난 무척 추운데 책을 보다보면 책 속 사람은 여름을 사는 거야. 그 반대일 때도 있어. 여름에 겨울에 일어나는 이야기를 보는 거지. 겨울에 여름을 사는 사람을 보면 안 추울까 하는 생각을 나도 모르게 하고 여름에는 겨울 이야기를 보고 시원하겠다 해. 그건 내 처지에서 본 거여서 그렇군. 책 속 사람도 겨울에는 춥고 여름에는 더울 텐데.

 

 철이 실제와 달라서 다른 느낌을 느끼는 건 영상을 볼 때 더해. 실제로 영상이 한 건 제철일 텐데, 난 시간이 지나고 우연히 볼 때가 많아. 그래서 철이 맞지 않기도 해. 영화도 봄여름가을겨울에 맞춰서 공개하겠지. 철에 딱 맞게 보는 게 좋기는 할 거야. 제철 과일과 채소가 몸에 좋잖아. 그것과는 좀 다르겠지만. 지금은 과일과 채소를 제철에만 먹을 수 있는 건 아니군. 그래도 그때그때 나오는 걸 먹는 게 몸에 좋을 거야. 내가 그런 걸 잘 챙겨먹는 건 아니지만.

 

 과일이나 채소는 제철에 나오는 걸 먹는 게 좋지만 책이나 만화 영화 드라마는 꼭 제철이 아니어도 괜찮겠지. 여름에는 덜한데 겨울에 여름에 일어나는 이야기를 보면서 책 속도 겨울이라 여길 때도 있어. 나중에 내가 그렇게 생각한 걸 깨닫고 책 속은 여름이었지 해. 그게 그렇게 안 좋은 건 아니겠지.

 

 봄과 가을 이야기는 언제 봐도 좋을까. 기분이 우울할 때는 밝은 봄이 좋을 것 같아. 봄이라고 날씨가 늘 좋은 건 아니지만. 아주 더운 여름에는 더위를 가시게 하려고 일부러 겨울이 배경인 영상을 보기도 하겠지. 책도 괜찮아. 여름에 오싹오싹 하면서 볼 만한 책으로 《스노우맨》(요 네스뵈)이 가장 먼저 떠오르는군. 무서운 이야기도 괜찮겠어. 미쓰다 신조가 쓴 걸로. 그것보다 더 무서운 것도 있을까. 더위를 가시게 하는 건 있는데, 추위를 덜하게 하려면 무엇을 읽고 봐야 할까. 그때는 따스한 이야기를 봐야겠어.

 

 앞에서 더위나 추위를 잊는 거 말했는데, 그런 거 잊지 않고 그때를 사는 것도 괜찮아. 책이나 영상은 어느 때 보든 재미있지.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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