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등급 공부 습관 - 꼴찌를 1등으로 바꾸는 놀라운 습관의 힘
최인호 지음 / 21세기북스 / 200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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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1등급 공부습관'.. 3살 버릇이 여든을 간다고 공부도 습관이 중요해야 한다고 하는데 요즘 우리집 딸들도 그렇지만 세대가 문명의 이기들이 넘쳐나니 공부에 쏟아야 할것을 다른 곳에 반은 쏟아 버리는것 같다. 손에는 핸드폰 귀에는 MP3이어폰 그리고 책상에는 늘 컴퓨터가 켜져 있으니 예전에 앉은뱅이 책상앞에 앉아 교과서위주로 공부하던 우리세대와는 너무도 다르니 그것들을 규제하는 부모와 마찰을 늘 빚는다. 우리집도 예외는 아니다. 자기들 방 하나 제대로 정리정돈에 청소도 못하는,그럴 시간도 없는 아이들이 귀에 이어폰은 항상 꽂고 다니며 음악을 들으며 손에서는 핸드폰이 떠나지 않으며 부모에는 문자도 한통 제대로 보내지 않으며 친구들에게는 밤과 낮을 가리지 않고 문자를 주고 받는다. 그런 녀석들에게 그런 시간을 쪼개어 공부에 더 매진하라고 하면 부모의 잔소리로 받아 들여진다.
 
그런 의미에서 중3인 딸에게 무언가 획기적인 것을 전해주고 싶기도 하고 나름 요즘은 어떤 방법으로 공부를 해야 1등급을 맞을까 하며 펴 들었는데 책이 신선하다. 잘나가는 학원강사에 국문학과를 나와서인지 소설처럼 아이들 이야기를 대화하듯 다르고는 다른 내용을 다시 요점을 짚어가며 정리하고 어떻게 해야 하는지 방향을 제시해 주고 있어 머리에 쏙쏙 들어왔다.
 
습관만 바꾸어도 정말 일등급이 아니라 공부하는 마음이 바뀔것 같은것이 늘 아이들에게 하고 있는 말들과 방법도 나와 있기도 했지만 그래도 한번더 내 자신에게 다짐을 하고 딸들에게 말해주고자 하는 핵심을 짚을 수 있는것 같아 좋았다.우리집 아이들은 상위권 정도는 하기에 공부에 대한 부담감은 덜 하지만 그래도 모자란 점을 보충하는 의미에서 읽어보니 중학생들 보다는 고등학생의 입장에서 본다면 도움이 더 될 듯한 책이다. 그렇다고 공부가 중학교 고등하교 선을 갈라 말하기도 그렇다. 중학교는 고입이 있고 고등학교는 대입이 있기에 좀더 큰 관문이 틀리다 뿐이지 공부한다는 틀은 벗어나지 않으니 중학생들이라도 읽으며 도움이 될 듯 하다.
 
공부를 하려면 먼저 '변화가 필요해' 했듯 정말 주변 정리를 하고 나면 마음자세가 달라지는것 같다. 깨끗한 방에서 공부하는것 하고 어지럽게 어질러진 책상에서 공부하는것 하고는 집중이 틀릴것 같다. 이 책에서는 고등학생을 주인공으로 하여 <수능 솔로문>이라는 카페에서 그녀에게 미션을 지시하듯 한단계 한단계 공부하는 습관부터 바꾸는 그러면서 자신도 모르게 달라지는 것을 다루었는데 한참 아이들에게 문제가 되었던 <오답노트>도 지금의 아이들에게는 별 필요가 없다는 것을,자신에게 맞는 것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는 것을 말해주기도 하고 무엇보다 공부는 <집중과 인내>라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그 예를 들듯 독서도 <목표의식과 인내>가 있어야 참 독서가 이루어지며 독서와 논술을 지루하지 않게 할 수 있다는 것을 제시한다. 그런면에서 보면 나도 올해는 <목표 100에 리뷰작성>이란 목표를 나 자신과 약속을 했기에 독서를 하면 할 수록 목표치에 근접에 간다는 것도 있지만 리뷰를 작성하다 보면 다독이 아닌 정독으로 독서 방향이 바뀌는 것을 느낀다. 요즘 독서는 다독이 아닌 <한 권을 읽어도 제대로 읽자는 정독을 강조>하는 것에 줄을 같이 하고 있다.
 
내년이면 큰딸이 고등학교에 들어가니 도움이 되는 책이기도 하다. 녀석에게 책을 읽는 동안 작은것 같지만 꼭 실천해야 하는 것들을 말해 주었더니 콧방귀를 뀌듯 귀담아 들으려 하지 않는다. 늘 엠피 이어폰을 꽂고 음악을 들으며 공부하기에 집중력이 떨어진다고 해도 말을 듣지 않는데 지금은 엠피가 내가 필요한 것이지만 며칠 없이 산다면 그게 또 없어도 되는 물건이 되고 만다. 있는것과 없는 것의 차이를 알아보라는 의미로 엠피를 압수했는데 결과를 어찌 느끼고 있나 모르겠다.
 
공부나 독서나 인생도 마찬가지 이겠지만 <자신에게 냉혹해져라> 참 좋은 말인듯 하여 밑줄을 서슴없이 그어왔다. 접어 놓기도 하고..
'카네기,록펠러,빌 게이츠,워런 버핏은 세계에서 손꼽히는 부자들이다. 그런데 이들은 하나같이 부자 조건의 1순위로 '자신에게 냉혹해져야 한다'라고 말한다. 시간 ,돈, 약속, 결과 등에 냉혹하리만큼 철저하게 자신을 관리하라는 말이다.   -98p
자신에게 냉혹해지기는 쉬우면서도 무척 힘들다. 그것을 이겨내는 자만이 웃을 수 있겠지만 인간이기에 늘 나약함이 들어난다. 공부고 독서고 시간이고 올해 남은 시간동안 좀더 냉혹해지는 법을 배워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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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나를 미치게 할 때 - 화내거나 짜증내지 않고 아이 마음과 소통하는 법
에다 레샨 지음, 김인숙 옮김 / 푸른육아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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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요즘 사춘기의 두 딸들과 함께 눈을 뜨면 부딫히는 일들이 많아 좀더 아이들에게 다가가는 방법으로 이 책을 들었다. 작가는 심리학회 회원이며 교육자에 가족문제 상담 전문가란다. 자신도 아이들을 키우면 힘들었던 기간이 있었고 40여년간의 노하우를 총망라하여 정리해 놓은듯한 실전 경험도 곳곳에 있어 내가 읽기에는 우리 아이들에게 맞는 부분들은 얼마 없는듯 했지만 자식은 나이가 어리건 나이가 더 들었건 화가 날때는 부모를 미치게 말들기에 읽는내내 동감을 하여 읽었다. 아이들의 지난 날을 회상하며 '맞아 맞아..' 를 연발했는데 화가 나는 순간에는 갖지 못하는 '인내' 그리고 '아이의 눈높이'에서 제대로 아이를 바라보지 못했다는 것을 반성하게 만들었다.
 
중3인 큰아이와는 고입문제로 그리고 녀석의 고집센 행동을 엄마의 주관에서 '안돼'를 외치는데 자신이 하는 행동이 지금은 자기가 원하는 바람는 행동이라도 그것이 잘못되었음을 말해 주어도 아이는 받아 들이지 못한다. 엄마인 난 녀석이 아직 '완전한 이성인'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아이를 '어른 취급'을 하기에 그런 녀석을 받아 들이지 못해 날마다 냉전 아닌 냉전에 들어가게 만든다. 하지만 좀더 한발작 아이에게 다가가고 아이의 눈높이에서 바라봐 주었다면 마찰이 일어났을까 생각도 해 본다. 우리가 자라던 세대와 지금의 세대는 너무도 다르기에 우리가 자라던 그때처럼 아이들에게 모든것을 강요한다면 마찰을 피할 수가 없다.아이들은 부모세대를 이해하지 못하기에 서로간에 간격이 벌어지는 것이다.
 
우리 아이들은 큰 마찰을 빚으며 자라지는 않았지만 작은 아이가 아기때부터 잠을 잘 자지 않는다든가,우유를 잘 먹지 않고 토해내고,그렇다고 밥을 잘 먹은 것도 아니고 라면을 원하여 자기가 원하는 것을 끓여 겨우 먹이며 학교 가기전까지 힘든 먹는것과 잠자는 것으로 무척이나 힘든 시간을 보냈다. 지금이야 자신의 지난 시간을 이야기 하면 그때 좀더 잘 먹었더라면, 엄마 속이지 않고 잘 먹었더라면 하고 말하지만 그 시간에는 생각과 모든것들이 성숙하지 못하고 무언가 할 말이 있었는데 엄마인 내가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여 힘든 시간을 보냈으리라 웃으며 말하지만 책을 읽다보니 작은 아이의 어린 시절에 촛점을 맞추다 보니 그때 읽었다면 아니 그때 이런 책을 만났더라면 좀더 여유있는 녀석과 엄마의 관계를 만들 수 있지 않았나 싶기도 하다.
 
'기다려주라' 아이들은 한발 뒤로 물러나 '기다려주면' 무언가 늦지만 아이의 눈높이에 맞추어 성장을 하는것 같다. 하지만 부모는 언제나 늘 바쁘다. 아이보다 한발 앞서 가서 어른의 눈으로 기다리기에 아이와 부모와의 거리를 좁힐 수가 없다. 지금 내가 아이들과 학교나 공부문제로 싸우고 있는 것도 보면 부모는 부모눈높이에서 아이는 아이 눈높에서 보기에 간격때문에 서로의 마찰을 불러 온다. 한발 뒤로 물러서 느긋하게 기다려주면 아이대로 말을 하고 행동하고 그리고 성장하는 것을 너무 부모의 틀에 가두려 한것은 아닌지.
 
40여년간의 육아문제로 상담한 내용들과 자신의 아이들을 키우며 있었던 일들이 생활경험으로 나와 바른 부모의 자세까지 나와 있어 한참 아이와 힘든 시기를 보내는 유아기 초등기 부모들이 읽으면 좋은 책같다. 단락을 마감하듯 몇개의 예제다음에는 간략하게 정리해 놓아 상화에 맞는 것을 찾아 읽어보려 할때 다시 찾아 읽기에도 좋게 팁이 잘 정리되어 있어 좋다.
 
실패를 감수하는 법 - 무엇인가를 배우려면 실수나 실패까지도 감수할 만할 용기가 있어야 한다. 나무 탁자를 만들때는 처음 만들때는 한쪽 다리가 짧은 볼품없는 작품이 나올 수도 있다. 그렇지만 두번째 만들 때는 처음의 실수를 통해 훨씬 좋은 작품을 만들 수 있다. 배움은 시행착오를 거쳐야 얻게 되는 길고 지루한 과정이다. -157p
내가 큰딸에게 늘 하는 말인데 실패도 받아 들일 줄 알아야 한다고 말을 하지만 아이는 아직 그런 자세가 되어 있지 않고 그만큼 성숙하지 못한것 같다. 자신에 인생에서 승승장구만 생각하지 아직 사춘기 소녀에게는 실패란 먼 말인것 처럼 나에게도 많은 실패와 고난뒤에 이만큼의 나이에서야 비로소 실패를 겸허히 받아 들일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을 아이에게 강요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책을 읽으며 생각이 들었다. 다음에 한번 더 기회가 된다면 정리팁만이라도 다시 읽어봐야 겠다.
 
과잉보호와 무관심 사이에서 균형을 잡기란 쉽지 않다. -72p
 
아이가 처음으로 '싫어요' 라고 말하는 것은 '나 여기 있다고요' 라고 말하는 것과 같다. 그것도 매우 용감하고 반항적인 태도로 말이다.이제 아이에게 더 많은 선택권을 주어야 할 때이며 아이가 자신에 대해 알아갈 수 있는 기회를 더 많이 주어야 할 대가 온 것이다. -139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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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밥바라기별
황석영 지음 / 문학동네 / 200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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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저기... 개밥바라기 보이지?
잘 나갈 때는 샛별, 저렇게 우리처럼 쏠리고 몰릴 때면 개밥바리기. 나는 어쩐지 쓸쓸하고 예쁜 이름이라도 생각했다.
 
개밥바라기별이란 제목에서 그게 어떤 별일까 했는데 우리가 너무도 잘 알고 있는 별이다. 샛별, 초승달과 함께 서쪽하늘에 나타나면 '개밥바라기' 작가의 성장기,자신을 찾기 위하여 좌충우돌하며 보낸 시간들은 우연히 만난 막노동꾼에게서 '개밥바라기'라는 말을 들으며 지금은 개밥바라기지만 언젠가는 반짝반짝 빛나는 샛별이 되리라 하는 희망이 있음을 암시해주는 가슴이 따듯한 소설.
 
성장기는 성장통이 있는가보다. 더 큰 그릇이 되기 위하여 아이에서 어른이 되기 위한 고개를 넘는 아픔은 어느 누구에게나 있는 법,나 또한 지금 두 딸들이 사춘기를 맞아 날마다 싸움아닌 싸움으로 일관되는 삶이라 더욱 이 소설이 와 닿았는지 모른다. 문지방에 발을 딛고 선 아이처럼 실바람에도 흔들릴 듯한 그 시간속에서 자신안에 숨겨진 자신을 찾기 위한 노력이 지금의 작가를 있게 하지 않았나 싶다.
 
'한달만에 집에 돌아오자 이제 다시는 소년으로 되돌아갈 수 없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ㅡ183p
소설은 베트남전에 참가하기 전,서울에 올라가 가족과 친구를 만나며 지난 시절을 회상하듯 사춘기부터 베트남전에 가기 위하여 열차에 올라타는 시선으로 이어지며 소설은 끝나는데 구성이 약간 피천득의 <인연>을 닮은 듯도 하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화자는 늘 1인칭 '나'이다. 하지만 그 나는 똑같은 이가 아닌 준,인호,정수,선이,미아로 이동하면서 다각도로 보여지는듯 하지만 그들은 친구로 한데 어우러져 작가를 자화상처럼 그려낸 인물 '유준'이라는 인물의 촛점으로 연결지어진다. 그의 친구들 속에서 공부보다는 글쓰기를 택하고 틀에 얽매인 삶보다는 자유로운 삶을 구가하기 위하여 학교를 벗어나 무전여행을 하며 성장통을 거치고 이겨내어 청년이 되는 과정을 거치듯 하는 준과 그의 친구들 그러면서 한 여자를 알게 되고 그녀를 사랑하는듯 하였지만 그녀 옆의 친구인 '미아'를 더 닮았던 준.
 
'나는 채 자라나지 못한 중닭이나 어중간하게 커버린 강아지의 껑충하고 볼품없던 꼬락서니를 문득 떠올리고 픽 웃었다.' ㅡ118p
격동의 시간을 삶면서 유치장에 들어가게 되는데 그곳에서 만난 막노동꾼 아저씨,그를 따라 전국을 돌며 막노동으로 단련되는 정신과 육체에서 어떤 고난이 와도 이겨낼 자신으로 거듭난 유준, 어느 순간 삶을 버리려 수면제를 삼겨도 보지만 운명의 끈은 그를 놓아주지 않고 더 단단하게 살게 만든다. 오랜 수감생활이 빚어낸 작품들 '오래된 정원' '심청' '손님' '바리데기', '바리데기'를 통해 어린 독자들을 많이 만날 수 있어 이 작품을 구상하게 되었다는 작가는 <개밥바라기별>이 자신의 문화적 연대기의 기술에서 새로운 표지석이 되리라 생각한다고 하였다.
 
'나 권투 좋아해요. 사각 링에 딱 갇히면 각자 무지하게 외로울거야.온 세상에 바로 코앞의 적뿐이니까.' -205p
어찌보면 '오래된 정원'의 전 이야기가 되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의 작품 '장길산'과 '오래된 정원' '바리데기'를 읽었는데 이 소설은 작가를 이해하는데 더 도움이 되기도 하고 작가의 마지막 말처럼 '나는 개밥바라기별의 이미지가 이 소설을 읽은 여러분의 가슴 위에 물기 어린 채로 달려 있게 되기를 바란다' 하는 것처럼 아픔이지만 아픔이 승화되어 좋은 작품들로 나타남이 지금의 '황석영'을 만들어준 자신의 실체를 찾은 시간이라 본다.
 
'물이 맑으면 갓끈을 빨고 물이 흐리면 발을 씻는다. 맑고 흐린 세상풍파를 다 받아들이는 거야.' ㅡ243p
꼭꼭 숨겨둔 작가 자신의 내면의 비밀창고를 열고나니 무척 빨리 읽어 내려가진다. 막힘없이 읽다보니 내 자신의 지난날도 생각나고 작가가 지난온 시간들이 주마등처럼 마구마구 지나치듯 표지의 그림처럼 머무르기도 한다. 희미하면서도 무언가 응시하고 있는 듯한 소년, 그 소년이 바라보던 개밥바라기는 샛별이 되어 빛나는 듯 하다. 그는 어쩔 수 없는 '이야기꾼'인것 같다. 무언가 마력이 숨겨져 있는 듯한 그의 이야기에 빨려 들어간것을 보면.
 
'뭘 하러 흐리멍텅하게 살겄냐? 죽지 못해 일하고 입에 간신히 풀칠이나 하며 살 바엔, 고생두 신나게 해야 사는 보람이 있잖어.' ㅡ259p
갑자기 그 이야기속의 등장인물들이 궁금해졌다. 선이,미아,정수,인호 막노동 아저씨.. 지금은 모두 잘 살고 있겠지. 그들도 작가처럼 지난날을 그리며 개밥바라기별을 바라보고 있는 것은 아닌지. 성장기 단편소설로 황순원의 '소나기'가 우리의 발목을 잡고 있다면 이 시대 우리 아이들이 읽어도 괜찮은 '개밥바라기별'이 성장기 소설의 으뜸으로 자리매김하는 것은 순간일듯 하다. 그의 성장통에 편승하여 오전내내 미소를 살며시 지으며 읽었던 개밥바라기별이 이제 저녁하늘을 바라보면 '개밥바라기' 라고 외칠것 같은 그런 존재로 거듭남과 함께 작가의 혼란의 시간을 아름답게 그려주어 작가에게 고마울뿐, 그의 이야기는 여기서 끝이 아니라 시작처럼 앞으로도 더 많은 별을 그려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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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맥 매카시 지음, 정영목 옮김 / 문학동네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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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 쏟아진 찬사에 감히 책을 집어 들기가 망설여졌다.2007년 퓰리처상 수상작,아마존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1위, 그리고 감히 <성서>에 비견되는 소설이라 하여 묵직함에 늦게서야 책을 접하게 되었다. 코맥 매카시는 나로서는 처음으로 접하는 작가라 검색을 먼저 해보고 작가를 좀더 가깝게 느끼고 소설을 읽는것이 더 빨리 이해할듯 하여 알아보니 '은둔작가'이다. 70세의 은둔작가로 어린 아들을 보면서 영감을 얻어 이 소설을 쓰게 되었으며 그의 은둔생활이 이 소설에 많이 묻어난다는 것.
 
많은 리뷰들을 보니 소감도 반반이다.대단하다는 평과 넘 이해하기 힘들고 평보다는 떨어진다는 평들,난 어떻게 해석해야하나 하며 읽다보니 나도 처음엔 평보다는 좋지 않은것 같은데 대단한 상도 받고 성서에 비교가 될까 고개가 저어졌다. 하지만 읽으면 읽을수록 그의 이야기에 빠져들게 만들며 이래서 그랬나 보다 하며 작은 감흥이 일기 시작이다.
 
소설은 대재앙으로 아무것도 남아 있지 않은 지구에 아빠라 불리는 남자와 어린 아들이 지독한 굶주림과 죽음의 공포, 희망이라곤 찾아 볼 수 없는 재뿐인 곳에서 먹을 것과 잠자리와 입을 것을 겨우 겨우 찾아 연명하며 길을 따라 무언가 희망을 찾아 가는 이야기다.끊임없이 둘은 짧은 대화를 하며 하루하루를 버티어 가고 그리고 그 대화로 인하여 살아 있음을 느끼며 서로의 존재를 확인한다.
 
그들이 끌고 다니는 바퀴가 불안정한 카트엔 재로 쑥대밭이 되어 사람이라곤 죽은 시체밖에 없는 곳에서 그래도 남겨진 양식과 그외 생활에 필요한 것들 몇가지를 싣고 길을 따라 이동을 하다가 잠은 인간사냥꾼들을 피하여 숲에서 자거나 숨어서 잔다. 가끔 만나는 사람들도 희망이 없기는 마찬가지이며 또는 사람을 잡아 먹는 사냥꾼들 뿐이다. 어느것 하나 생물이라고는 없는 척박함에서 우연히 만난 개마져 반갑지만 그것 또한 거둘수가 없다.자신들의 생명을 위협받을 수 있기에.
 
자신들의 생명을 지켜주는 것은 두 발의 총알,한 발은 생명을 유지하기 위하여 인간사냥꾼을 쏘아 어린 아들앞에서 죽음이라는 것을 경험하게 하고 그리고 자신들이 비록 살인을 하였지만 좋은 사람들임을 한번더 되새기며 남은 빈총알자리를 나무총알로 채우는 남자,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어린 아들도 남자도 힘겹고 아침을 맞는다는 것이 버겁게만 느껴진다. 그들의 시간엔 희망이 존재하지 않지만 그래도 남자는 '불을 운반하는 자' 라며 자신들에게 희망을 포기하지 않게 하기 위한 최면을 걸듯 한다. '불' 과연 그들이 불을 운반하였을까..
 
남자는 아들을 지키기 위하여 위험을 무릅쓰고 먹을것과 옷가지등을 구하기 위하여 회색의 바다에 있는 움직이지 않는 배에까지 가서 삶에 필요한 것들을 찾아 나오기도 하지만 그들보다 더한 사람이 그들이 구한것들을 훔쳐가기도 한다. 하지만 자신을 지키기 위하여 자신들의 카트를 찾고 상대의 마지막 옷가지들을 벗겨 자신들이 처했던 상황과 똑같게 만드는 남자,어린 아들은 아빠의 행동과 대화를 통해 살아가는 방법을 배우지만 남자는 점점 병들어 가고 급기야 죽음에 이른다. 세상에 혼자 남겨지게 된 아들,그 앞에 나타난 좋은사람이라고 하는 사람은 인육을 먹지 않으며 아버지를 숲에 남겨두고 소년을 데리고 자신의 가족이 있는 곳으로 데리고 간다.
 
이 소설은 아주 먼 미래에 우리가 만날 어떤 시간들일수도 있다. 그런면에서 성서와 비견되었나보다.노아의 방주처럼 마지막에서 희망을 찾아 떠나는 여행처럼 남자의 죽음은 절망이었지만 다시 희망으로 이어지는 그래도 살만한 지구,작가가 말하려 했던 핵심은 무엇일까.. '길에는 사람이 지나간 흔적이 없었다.어디에도 살아있는 것은 없었다.' 하지만 남자와 아들은 그 길에서 살아가고 있다. 지금까지 한 번도 없었던 일이라고 해서 앞으로도 절대로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소설속에 작가의 질문이 있다. 이런 일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작가의 견해일까...아무것도,생명이 거의 존재하지 않는 곳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없었어.' 그들은 오직 지난 세월속에 묻혀 버린 것들속에서 삶에 필요한 최소한의 것들만 취했다. '전에는 우리도 죽음에 관한 얘기를 하곤 했어.하지만 이젠 안 해.왜 그럴까? 모르겠어. 죽음이 이곳에 있기 때문이지.이야기할 게 남지 않은 거야.' 생명이 존재하던 시대에는 죽음이 먼 미래의 얘기였다면 지금 그들이 처한 현실은 죽음속에 있다. 생명이 사라진 시간과 길...
 
성경과 비견된다고 하여서일까 읽는데 진도가 나가지 않는다. 두통이 온다. 작가가 은둔생활을 하며 지낸 시간들이 녹아 있어서인지 작가를 생각해서일까 맘이 아려오며 그가 살아온 길을 따라 나도 함께 여행을 하듯 느릿느릿 걸었다.반복되는 이야기에 지처가다  어느 순간부터 그 걸음에 속도가 붙으며 빨라진다. 그가 죽음으로 치달으니 그를 구하고 싶어진다. 어린 아들을 위해. '행운이란 이런 게 아닐지도 모른다는 말.남자는 거의 매일 밤 어둠 속에 누워 죽은 자들을 부러워했다.' -260p 다른자의 죽음이 행운처럼 느껴지는 현실, 길은 끝이 없다. '매일매일이 거짓말이야.남자가 말했다. 하지만 넌 죽어가고 있어.그건 거짓말이 아니야.' -269p 남자의 삶은 촛불과도 같다.자신을 태워 불밝히며 죽어가지만 희망을 아들에게 전해주는 희생적인 삶. '넌 계속 가야 돼. 나는 같이 못 가. 하지만 넌 계속 가야 돼.길을 따라가다보면 뭐가 나올지 몰라.그렇지만 우리는 늘 운이 좋았어. 너도 운이 좋을 거야. 가보면 알아. 그냥 가.괜찮을 거야..' -313p 남자는 죽는 순간에도 소년에게 길을 가다보면 희망이 있을것이라면서 길을 계속 가기를 원한다. 희망을 포기하지 않는다.그들이 지금까지 희망을 찾아왔기에.. 어쩌면 이 소설은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파피용' 이란 소설의 전대목을 이야기 하는 듯 하다.책을 손에서 놓고나니 괜히 걱정이 된다. 소년이 희망을 찾았을까... 그 소년이 대재앙 반대편의 희망의 나라에서 잘 살고 있었으면 하는 바램으로 소설책을 내려 놓았다.하지만 잔영은 오래가 눈을 감으면 검은 길이 쭉 이어져 나타난다. 내겐 작가가 화두를 던진 소설처럼 읽은만 한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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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방울처럼 나는 혼자였다
공지영 지음 / 황금나침반 / 200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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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움
 
빗방울처럼
나는 혼자였다
오, 나의 연인이여,빗방울처럼
슬퍼하지 마
내일 네가 여행에서 돌아온다면
내일 내 가슴에 있는 돌이 꽃을 피운다면
내일 나는 너를 위해 달을
오전의 별을
꽃 정원을 살 것이다.
그러나 나는, 오늘,혼자다.
오,빗방울처럼 흔들리는 나의 연인이요
 
- <비엔나에서 온 까씨다들>. 압둘 와합 알바야티
 
제목이 참 매력있는 책이다. 시가 어우러진 공지영의 산문집이다. 누군가 편지를 쓰듯 써내려간 글들을 읽으며 공감하는 부분도 있고 작가를 좀더 가까이 만나는 것 같아 좋았던 책이다.소설로 만날때도 좋지만 가끔 그 작가의 산문집이나 시집을 읽다보면 그 사람의 마음속을 들여다 본것 같아 참 좋을때가 있다.
 
'당하면 외로움이고 선택하면 고독이라고,우리는 한참을 웃었습니다만 외로우니까 글을 쓰고, 외로우니까 책을 뒤적입니다. 외로우니까 그리워하고 외로우니까 다른 사람의 고통을 이해합니다. 어떤 시인의 말대로 외로우니까 사람입니다... ㅡ87p
자신의 솔직한 감정이 잘 들어나 있는 부분인것 같다. 글을 쓴다는 것이 어쩌면 외로움을 이기기 위한 자신만의 최선책이라는 그 말에 공감도 가고 몇번이나 이 문장을 읽었다. 내 마음처럼...
 
산문집은 간편하게 읽을 수 있으면서 마음의 무장을 풀면 그사람의 내면을 둘러보다가 만것처럼 뭔가 찜찜하다. 읽는 순간,마지막까지 작가와 함께 하는 마음으로 읽어 나간다면 참 괜찮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산문만 있으면 약간 재미가 덜할것 같은데 괜찮은 시들이,생각을 하게 만드는 시들이 어우러져 더 읽을 맛이 났던 책.
 
눈물로 빵을 먹어본 적이 없는 이
뒤척이는 밤들을 잠자리에서 일어나 앉아
울며 보낸 적이 없는 이
천국의 힘을 알지 못하니
 
너희 천국의 힘 우리들 삶 한가운데로 인도하고
가련한 사람들 죄 짓게 만들어
고통 가운데 그를 버려두나니
모든 죄업 지상에서 갚게 함이라
 
ㅡ<현금 타는 사람의 노래> 요한 볼프강 괴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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