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상해서 그랬어! 푸른숲 어린이 문학 3
정연철 지음, 조미자 그림 / 푸른숲주니어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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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를 가진 사람들이 이곳에 가면 개개인에게 어울리는 치유의 약을 조제 받고 씻은 듯이는 아니지만 상처를 아물게 할 수 있다.그런곳이 있다면 한번은 가보고 싶을 것이다.타인의 삶을 보면 행복해 보이지만 사람속을 보면 모두가 한가지씩 아픔은 가지고 있다.하지만 타인의 아픔보다 더 아프다고 여기는 이들이 있다.그들이 느티말을 찾아 갈 때는 상처가 낫지 않을 것 같지만 거짓말처럼 그곳에서 모두와 함께 하다보면 상처가 조금씩 아물어 가고 있음을,아니 다시 세상과 맞설 수 있는 자신감을 얻는다. 저자는 '느티말 약국'이라 했다.정말 약국과 같은 느티말 이야기를 읽다 보면 마음이 따뜻해진다.

 

엄마 아빠의 문제로 인해 진희와 진수는 할머니가 계시는 느티말에 가서 살게 되었다.어른들의 문제이지만 빨리 엄마와 아빠가 자신들을 찾아 왔으면 바라지만 진희가 자기고 노는 곰인형만큼이나 자신들의 삶은 점점 닳아 가고 있고 부모님과 멀어져 가는 기분이다. 그런 느티말에서 할머니 할아버지들은 공동으로 민박집을 운영하고 있고 그곳에 아픔을 간직한 이들이 와서 묵고는 간다. 진수도 아픔이 있지만 자신과 별반 다르지 않은 친구네가 민박집에 오고 그들은 처음 올 때와는 다르게 점점 바닥까지 떨어지는 모습을 보게 된다. 민박집에 온 뚱뚱보 두호와 처음엔 좋지 못한 만남이었지만 그들은 점점 서로를 의지하며 빈공간을 채워 가며 친구가 되어 가고 바닥까지 떨어졌던 두호네는 다시금 날 수 있는 힘을 얻고 느티말을 떠나게 된다.진수와 두호,둘은 서로의 성처를 보면서 자신의 상처를 보게 되고 그 성처에 약이 될 수 있는 시간을 가지게 된다.부유했지만 모든 것을 잃은 두호네,감자가 맛있다는 것을 처음 알게 되고 점점 야물어져 가면서 진수와 친구가 되어 가면서 두호 또한 처음 올 때와는 다른 단단함을 간직하고 느티말을 떠나게 되어 다행이다.

 

서울에서 전학을 온 기열,아토피가 심해 할머니집에 오게 되었지만 실상은 아토피보다는 엄마 아빠의 이혼이라는 문제 때문에 떠밀려 오게 되었다. 아토피라는 장벽을 세우고 친구도 멀리 하고 모든 문제를 아토피로 결론을 짓는 기열에게는 진수 또한 문제다. 기열이 좋아하는 승미는 촌티나는 진수가 뭐가 좋다고 하는지.정말 자신의 맘에 드는 것이 하나도 없는 느티말이지만 점점 마음의 문을 하나 둘 열면서 처방전을 받아 들고 느티말을 떠날 준비를 한다.어떻게 보면 아토피 또한 엄마에게 반항하듯 몰래 인스턴트 음식을 찾으면서 더 심하게 되고 아토피라도 엄마에게 관심을 받고 싶었던 것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완전히 자신의 모습을 백팔십도 바꾸고 느티말에 아이들이 타고 다니는 스쿨버스를 강제로 타고 온 미숙씨,그는 외지인이 아닌 이곳 느티말을 너무도 잘 알고 있는 사람이다.그녀는 더 잘 살아보려고 했던 자신의 잘못된 과거로부터 도피하여 이곳에 오게 되었지만 숨길 수 없는 자신의 모습을 마을사람들에게 들키게 되고 고향에서 충분한 휴식을 취하여서인지 다시금 세상으로 나갈 수 있는 에너지를 보충 받는다.미숙씨 또한 진수와 진희 남매를 보면서 자신의 아이를 떠올리게 되고 다시 힘내서 살아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되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상처는 혼자서 치유하기 보다는 사람속에 어울러져서 함께 치유하는 것이 더 잘 낫는다고 볼 수 있다.미숙씨가 아파서 누워 있을 때 마을 할머니들은 그녀에게 어머니처럼 먹을 것을 챙겨 주고 방에 군불도 지펴주면서 그녀의 몸과 마음을 치유해 주었다.그런가하면 그녀의 정체가 탄로나도 그녀 스스로 일어날 수 있을 때까지 기다려 주면서 스스로 날개를 펼 수 있게 해 주었다.속상하지만 아픔은 물 흘러가듯 다시 살아갈 수 새 살이 시간이 흐르면 다시 돋아 난다.느티말은 그런 곳이다. 빨리빨리 재촉하지 않고 기다려준다.나무토막에서 '나무 새'가 나오고 '나무 배'가 나오고 '나무 물고기'가 나오듯이 수십번의 칼질이 있어야 껍질을 벗고 거듭날 수 있는 날개가 나오는 그런 치유의 약국과 같은 곳이다.연말이라 그런가 따뜻한 이야기를 읽으며 바쁘게 달려 온 시간들을 뒤돌아보는 숨고르기 하는 시간을 이야기들 속에서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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