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지 않아도 책 구비에 진심인 사람인지라 오후 수업에서 신경 쓴 부분은 다양한 동화책을 준비해 놓는거였는데, 학교 도서관만 이용하기에는 권수가 부족해서 동네 도서관 두 곳의 책을 대출해 준비해 놓기는 했다.

 


이 책에서는 이 페이지가 제일 근사했다. 주몽과 세 친구가 부여 금와왕 아들들의 추격을 피해 달아나는 장면. 책에는 시퍼런 강물이라고 나오는데, 연두색과 초록색의 조화, 아니면 에머랄드빛이라 해야 하나. 아무튼 두 페이지가 시원하게 하나로 엮여 바다를 멋지게 표현했다. 바다, 하니까 떠올라서 핸드폰을 뒤져보니 오키나와 갔을 때의 사진이 있어서 그것도 같이 올린다. 여름, 그립다.

 


 






주몽은 커다란 알에서 태어났다. 주몽은 우리처럼 사람인데 어떻게 알에서 태어났나. 이런 이야기를, 나는 이런 이야기를 나눈다. 이야기 자체에 몰입해야 하는데, 주인공의 난관에 같이 함몰되어야 하는데. 난생, 태생, 난태생. 우리 포유류는 난생이야, 태생이야? 오리너구리 이야기도 잠깐 해주시고.

 


길이길이 남기고 싶은, 알라딘에 박제하고 싶은 건 이 페이지다. 나는 이 이야기의 이 부분을, 이번에 처음 들었고 처음 알았다. 해모수는 하백의 딸 유화와 정을 통한 사이인데, 하백은 해모수가 영 마뜩잖았다. 해모수를 시험하기로 한 하백, 프랑스 파리의 한식 전문점에서 대통령이 재벌들 불려서 술 멕이듯, 해모수에게 술을 만땅으로 먹이고는 유화와 함께 가죽 상자에 가두어 두었다. 아침이 되고, 다섯 용이 황금 수레(해모수 자가용)를 끌고 하늘나라로 올라가려고 부릉부릉 부르릉하니, 잠에서 깬 해모수는 깜짝 놀라




 

해모수는 얼른 유화의 비녀를 뽑아 가죽 상자를 찢고는 혼자 하늘나라로 올라가 버렸어요.

곧 다시 만나게 될 거요!”라는 말을 남기고……

 


어머나. 혼자 간다, 해모수가. 아이구야. 화가 잔뜩 난 하백은 그 길로 유화를 집에서 쫓아내고. 그다음은 우리 모두 다 아는 이야기. 해모수가 떠나듯 주몽도 부여를 떠난다. 어쩔 수 없었지만 그렇게 다들 떠난다. 남겨진 건 여자 그리고 아이. 혹은 엄마 그리고 아이. 해모수가 가죽 상자에서 탈출하려 할 때 필요한 게 유화의 비녀라는 점도 눈길을 끈다. 유화 소유의, 유화를 위한 도구를 해모수는 자신의 탈출을 위해 사용한다. 그리곤 버린다. 유화의 머리카락은 헝클어지고 비녀는 저만치서 나뒹군다. 이런 이야기는 물론 하지 않는다. 어머, 해모수 혼자 간 거야? 정도에서 접는다. 지나친 개입은 옳지 않다. 해석은 어디까지나 자신의 몫이고, 아이들이라고 그걸 하지 못할 리 없다.

 

 


계약 만료는 지난 금요일이라 이제 퇴사 2일차다. 집에서 보낸 시간이 그렇게 길었는데도 겨우 몇 개월만에 시간에 대한 개념이 바뀐 듯하다. 아니면 퇴사 2일차라 그럴 수도 있겠다. 자꾸 시계를 쳐다보게 된다. 지금 이 시간쯤에 나는 출근 중이었고, 다음 시간을 준비하고 있었고, 커피를 마시고 있었고, 그리고 **이를 만나고 있었고. 지금 이 시간에는 책상을 닦고 있었다. 집은 안 치워도 책상 위는 항상 깔끔했던 나. 과거의 나.

 


오랜만에 집에서 커피를 내렸더니 너무 진하게 됐다. 물을 더 부어야겠다. 따뜻한 물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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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2-19 09: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12-19 09: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12-19 09: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12-19 09: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독서괭 2023-12-21 16:0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동안 선생님으로 일하셨군요!! 국어수업? 독서교육? 너무 잘 어울려요. 퇴사생활에 다시 적응하시려면 시간이 좀 걸리겠네요. 알라딘 서재에서 더 많은 활동을 기대합니다.
집은 안 치워도 책상은 깔끔하셨군요. 전 책상도 안 치우는데.. 흠..
커피를 한약처럼 ㅋㅋㅋ

단발머리 2023-12-24 17:52   좋아요 1 | URL
국어수업도 하고요. 독서교육은 안 하지만 같이는 읽어요^^
알라딘 서재에서 더 많은 활동을 제가 계획했었지요. 계획을 했습니다. 그러나 ㅋㅋㅋㅋ
집에서는 아메리카노로 마시니까요. 과자 없으면 마실 수가 없습니다, 당최 ㅋㅋㅋㅋㅋ
 

















<여전히 미쳐 있는>을 여전히 읽는 중이다.



첫인상은 매우 강렬하고 매혹적이지만 두께가 주는 압박감이 상당하기는 한데, 책을 펴서 읽기 시작하면 생각보다 술술 잘 읽혀서 깜짝 놀라게 된다. 특히 도입부에 등장하는 힐러리 클린턴 이야기는 흥미도를 150% 상승시키는 효과가 있는데, 공저자 두 사람이 이 책을 집필하게 된 동기로 트럼프의 당선을 꼽았을 정도로 트럼프의 당선이 당대 미국 사회에 끼친 충격이라는 것은 가히 상상을 초월할 정도인 듯싶다.



데본주에 있는 13세기풍 초가집 코트그린으로 이사한 실비아 플라스는 모든 걸 가진 듯했다. 원하던 남자 테드 휴스를 남편으로 맞았고, 천사 같은 아이 둘을 얻었다. ‘진실과 약속으로 가득 찬 크리스마스이브’ (114) 같은 나날을 꿈꿨던 실비아. 하지만, 행복하고 소중한 나날들은 생각보다 훨씬 더 짧았다. 시골 생활의 외로움과 난방장치나 현대식 부엌 없는 오래된 집에서 두 아이를 돌보는 고단함(116)이 두 사람을 덮친 것이다. 그다음 두 사람의 이야기는 책의 표현 그대로 잘 알려져 있다’. 다른 여성과의 불륜 행각. 이를 알게 된 실비아. 강제로 쫓아냈던 테드가 돌아오기를 기다린 실비아. 테드가 런던으로 떠난 게 1962 8월이다. 그리고 1963 2 11, 실비아 플라스는 침실 책상 위에 폭탄처럼 보이는 원고를 남겨두고는 가스 오븐을 틀었다. (112)



기사로 읽은 최윤필의 <가만한 당신>에서는 <테드 휴즈-실비아 플라스 부부의 비극 속 조연으로 살다>에서 테드의 누나 올윈 휴즈를 다룬다. 실비아가 세상을 떠난 후, 법적으로 이혼 상태가 마무리되지 않았기에 실비아의 모든 작품의 저작권은 당연히 테드의 몫이었는데, 실제로는 생전에 실비아와 사이가 좋지 않았던 시누이 올윈이 실비아의 유작과 이후 실비아 전기에 대한 권한을 가지게 되면서 테드를 희생자로, 실비아를 자기중심적 몽상에 빠진 사람으로 몰아가는데최선의 노력을 다한다. 최윤필은 BBC 프로덕션의 귀네스 펠트로 주연의 <실비아>에서 테드가 자상하고 배려심 깊은 남자로 묘사된 데에도 이런 사연이 있었을 거라고 추측한다.







실비아의 선택은 실비아의 것이다. 그녀의 절망에 테드가 미친 영향이 가장 컸던 것을 부인할 수는 없겠지만, 그것이 테드의 잘못이라고 딱 잘라 말할 수는 없을 것이다. (물론, 나는 딱 잘라 파경의 가장 큰 원인은 테드의 불륜이라고 말하고 싶기는 하다) 다른 사람들로부터 도움을 받지 못해 실비아의 우울함이 더욱 심해졌을 수도 있고, 재능 있고 명석한 여성이었지만 당시 사회를 지배하던 집안의 천사에 대한 압박에서 자유롭지 않았을 수도 있다. 문학적 성취에 대한 갈망과 스스로에 대한 회의감 등은 예술에 천착하는 작가에게서 흔하게 볼 수 있는 모습이기도 하다. 실비아는 자신의 기쁨과 희망을, 절망과 탄식을 작품으로 남겨두었다. 하지만.  



어떤 진실은 끝까지 밝혀지지 않고. 그 진실과 가장 밀접한 관련이 있었던 사람은, 사건으로서의 사실 혹은 그 진실이 밝혀지는 것을 보지 못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실비아의 작품은 테드와 올윈에 의해 편집되었다. 실비아와 동시대에 살았던 사람들은 테드와 올윈 때문에 죽음 직전 실비아의 진실에 끝내 다가가지 못했을 것이다. 이제 테드는 죽었고, 올윈도 죽었다. 실비아에 대한 진실과 테드와 올윈에 대한 진실, 실비아의 실제와 그들의 옳지 않은 행동에 대한 진실이 밝혀질 것이다. 하지만, 이제 실비아는 없고. 테드도 올윈도 없으며. 잘못된 사실을 진실로 믿고 있던 사람들도 이제는 없다. 죽었다. 아마도 죽었을 것이다.



남겨진 사람들은 실비아와 테드, 올윈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지만, 진실에 대한 수정은 이루어지지 않는다. 이루어질 수 없기 때문이다. ‘잘못된진실을 들은 사람들, 그 진실에 대한 수정본을 들어야 하는 사람들은 죽었다. 실비아는 1963 2 11일에 죽었다. 60년이 흘렀고, 오늘은 2023 12 18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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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3-12-18 13:5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여전히 미쳐있는 을 여전히 읽고 있습니다. 어휴 단발머리 님 글 너무 좋으네요. 처음에 힐러리 얘기로 시작해서 저도 참 인상깊고 좋았어요. 단발머리 님이 말씀하셨듯, 책을 펼치고나면 생각보다 잘 읽히더라고요. 그래봤자 아직 조금밖에 못 읽었지만요. 자, 쭉쭉 읽어나가 봅시다!!

단발머리 2023-12-23 17:02   좋아요 0 | URL
전 이제 다시 펼쳤습니다. 쓰고 싶은 맘도 들고 더 읽고 싶기도 한데, 일단 케이트 밀릿 글을 한 편 썼고요.
쉬는 시간 후에 다시 시작하겠습니다. 부릉부릉 부르릉!!

잠자냥 2023-12-18 14:4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여전히 ㅋㅋㅋㅋㅋㅋ 그래도 술술 읽히죠?!
저는 그래서 최윤필의 관점을 좋아합니다.
실비아 플라스가 오죽하면 머리를 오븐에..-_-

단발머리 2023-12-23 17:03   좋아요 0 | URL
여전히 술술 읽힙니다. ‘여전히 미쳐 있는‘, ‘여미처‘ 사이에 담담한 ‘잠자냥‘ 제가 발견했습지요.

공쟝쟝 2023-12-18 16:2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여미쳐 진짜 재밌죠? (재밋는 거랑 별개로 저도 읽다 맘ㅋㅋ 그런 책 천권있음) 저 관련한 글 읽었었는 데, (양효실 에세이였음) ...... 실비아의 대단히 멋진 아버지랑도 꽤 관련이 있다고 생각했었어요. (죽기 얼마 전에 아빠 개새끼 하는 시 쓰고 죽었음 ㅜㅜ)

단발머리 2023-12-23 17:04   좋아요 0 | URL
죽기 전에 쓴 ‘아빠 개새끼‘ 시를 저도 좀 찾아보려고요. 그렇게 욕하고 싶은 사람이 아빠 뿐만은 아니었겠지요.
양효실씨는 또 누구시랍니까........ 아, 할 거 겁나 많음요.

수이 2023-12-18 16:3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환생해서 다시 시 쓰고 다시 소설 쓰고 다시 평론 써주면 좋겠다 싶은 이미 죽은 여성들 중 실비아 플라스는 단연 탑. 가슴 아픕니다.

단발머리 2023-12-23 17:05   좋아요 0 | URL
저도 딱 그 생각했어요. 더 썼어야 하는 사람, 더 오래 살았어야 하는 사람.
1. 실비아 플라스
2. 캐롤라인 냅

독서괭 2023-12-21 16:4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읽기 시작했습니다! 오, 실비아 플라스에 대해 그런 이야기들이 나오는군요? 흥미진진!

단발머리 2023-12-23 17:07   좋아요 1 | URL
저 반 읽었거든요. 독서괭님 달려 읽으시면 금방 저보다 앞서 읽으시겠군요.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너무 많아요, 진짜....
흥미진진하고 슬픈 이야기들.......
 

 













원서 읽을 때는 번역본이 있어도 찾아보지 않는 편이다. 않는 편, 이 아니라 거의 찾아보지 않는다. 유난한 영어 실력이 있어서는 아니고(아니고 2, 아니고 3) 귀찮아서 그렇다. 나중에 번역본을 찾아 주르르 읽더라도 읽을 때는 그냥 원서만 읽는다. 하지만, 번역본과 함께 원서를 읽는 것은 굳이 영어 공부가 아니더라도 깊이 읽기의 좋은 방법이기는 한데, 그게 바로 오에 겐자부로의 읽기법/공부법이다. 그에 대해서는 내가 간단하게 글을 써 둔 것이 여기(https://blog.aladin.co.kr/798187174/7834499)에 있다.

 


<Edible Economics>에는 어려운 단어가 많이 나오는 편은 아니고, 구조도 많이 어렵지는 않아서 짬짬이 읽고 있었는데, 한글로 읽으면 더 명확하게 이해할 수 있겠구나 싶어 근처 도서관에 상호대차를 신청했다. 교회에서 오는 길에 책을 대출했는데, 주일에는 오전에 나갔다가 오후에 돌아오기에 바로 집으로 가고 싶은데, 그날따라 백화점에 볼일이 있어서 혼자 백화점으로 갔다. 남편이 오기를 기다리면서, 방금 대출한 책을 꺼내 들었다. 주일 오후, 백화점 지하 1층 푸드코트. 북적이는 사람들 틈에서 커피 한 잔 없이 책을 펼쳐 들었다. 잠깐 고개를 숙였다가 다시 들었더니 40분이 흘러 있었다. 나의 집중력 무엇. 베즐리에 가서 밤 많은 식빵을 하나 사서 열어 놓고는 다시 읽기를 시작했다.

 

 

<마늘에서 초콜릿까지 18가지 재료로 요리한 경제 이야기>가 부제인 이 책은 식재료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한다. 그 재료가 쓰이는 방식, 요리에 대한 이야기에서 시작해 자연스레 산업에 대한 이야기로 넘어가고, 그에 대해 사람들이 경제에 대해 가지고 있는 오해에 대해 설명해 준다. 그래서 <1>의 제목이 편견 넘어서기. 챕터 2의 주제는 오크라인데, 오크라는 목화, 카카오, 히비스커스, 두리안 등이 함께 속한 아욱과 식물인데, 미끌미끌한 식감이 특징이다. 오크라는 아프리카에서 납치되어 노예로 끌려온 사람들과 함께 미국을 비롯한 아메리카 대륙에 들어왔다고 한다. (65) 아이티 혁명에 대한 이야기가 이어지고, 이는 자유 시장에 논의를 불러온다. 자유 시장의 팬들이 자본주의를 옹호할 때 자유의 개념을 자주 사용한다(73). 그 자유란, 누구의 자유인가, 라는 질문.

 


거기에 더해 프리드먼이나 헤리티지 재단이 가장 소중하게 여기는 자유는 좁디좁은 경제적 자유의 개념 중에서도 자산 소유자(지주와 자본가)가 가장 큰 이윤을 내는 방법으로 자신의 자산을 사용할 수 있는 자유다. 자산가의 자유와 충돌할 가능성이 있는 다른 사람들의 경제적 자유 - 노동자들이 집단행동을 할 자유(예를 들어 파업), 실직한 노동자들이 새 직장을 구할 때 강력한 복지 국가의 보호를 받아 좀 더 나은 선택을 할 수 있는 여유를 누릴 자유 등 - 는 잘해야 그냥 무시되고, 많은 경우에 반생산적이라는 이유로 비난을 면치 못한다. 최악의 경우 노예화된 아프리카인처럼 누군가가 '자산'으로 정의되면 그들의 비자유는 폭력, 심지어 전쟁을 불사하고라도 관철되어서 그들의 '소유주'의 자유로운 재산권 행사를 보호해야 한다. (75)

 


자유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추구하는 자유가 자본가의 자유임을 우리는 모르지 않는다. ‘안전한 일터에서 생명과 건강을 위협받지 않으면서 즐겁게 일할 자유’, ‘귀여운 자녀와 충분한 여가 시간을 보낼 자유같은 것은 아무도 이야기하지 않는다. 언론사의 대주주는 기업가이거나 그들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적인 경제학자로서 약자의 권리, 노동자의 권리에 대한 이런 발언이 나는 참 소중하다고 생각한다.

 

 

 

이제 번역본이 손에 들어왔으니 다시 원서로 돌아갈 수 있을지 모르겠다. 나의 17,800원을 안타까워하며, 원서에서 마음에 들었던 구절을 올려본다.

 


 


하지만 앞으로도 계속 이렇게 살아갈 것인가? 이해할 수 없는 경제학 이론이 난데없이 나타나 우리가 몸담은 세상 전체를 뒤집어엎고 주물럭거리는 것을 절망 어린 침묵 속에서 그저 바라보고만있을 것인가? 지금 우리 사회가 만들어지고 돌아가는 방식에 만족한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가? 자신이 우리 모두에게 가장 중요하다고 믿는 원칙과 정부의 철학이나 정책이 일치하는가? 세계적인 거대 기업과 평범한 노동자가 공평하고 정당하게 세금 부담을 나누고 있다고 생각하는가? 모든 어린이가 잠재력을 100퍼센트 발휘해 가장 성공적인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이 기울여지고 있다고 생각하는가? 우리 사회의 가치가 공동체, 공동의 책임, 모두가 공감하는 목표를 향상시키는 방향과 일치한다고 믿는가? 독자들의 답이 어떨지 짐작이 간다. 그리고 나도 거기에 동의한다.(36)



Tell me. 번역서는 이 부분을 다음 문장과 부드럽게 연결했던데, 나는 이 표현이 이대로 좋았다. Tell me.

 

내가 이런 자세를 좋아하는가 싶기는 하다. 그러니까 몸의 반 정도를 소파에 뉘고 한가하고 여유롭게 이 책을 읽어나가는 소극적인 독자가 아니라, 조금 확대해석하자면, 이 책을 같이 만들어 가는 사람으로서의 독자. 읽기 과정에서 저자와 소통하는 주체로서의 적극적인 독자. 그런 독자에 대한 호명을, 나는 좋아하는 듯하다.

 

 

텔 미. 물론! 텔미, 하면.... 텔미, 텔미, 테테테테텔미,에 익숙한 세대로서 춤은 안 되더라도 나의 텔미는 원더걸스의 그 텔미일테지만, 혹 모르는 일이다. 이제 나의 텔미는 장하준의 이 텔미일지도.

 


Tell me.

텔 미.

텔미 텔미 테테테테텔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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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수하 2023-12-12 13:4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의 Tell me는.... 더 옛날 노래네요. 샵의 Tell me, Tell me ...

왜 원더걸스가 먼저 떠오르지 않았을까요..

잠자냥 2023-12-12 13:59   좋아요 2 | URL
헐........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근데 전 <텔 미 썸딩> 생각 나고..ㅋㅋㅋㅋㅋㅋ

건수하 2023-12-12 14:14   좋아요 1 | URL
둘다 1999년이네요?

어우 전 그 영화는 안봤습니다... 그런 거 잘 못봄..

단발머리 2023-12-12 15:44   좋아요 1 | URL
건수하님 / 샵이 더 오래된 그룹 같은데.... 그건 진짜 왜일까요? ㅋㅋㅋㅋㅋㅋㅋㅋ전 그 노래를 몰라욬ㅋㅋㅋ

잠자냥님 / 덕분에 <텔 미 썸딩> 찾으러 갑니다. 건수하님 말씀의....그런 거...가 뭘까요?

건수하 2023-12-13 10:19   좋아요 0 | URL
빨간 액체가 많이 나오는 거요...

다락방 2023-12-12 14:1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경제서적 영어로 읽는 단발머리 님이라니!! 듀오링고 기초부터 시작하고 있는 저는 단발머리 님의 멋짐에 뿅갑니다. 경제도 어렵고 영어도 어려운데 경제를 영어로.. 샤라라랑~ ♡.♡

단발머리 2023-12-12 15:49   좋아요 1 | URL
듀오링고 말씀하셔서 좀 찾아보니 무척 흥미로워보여요. 문제는 저는 <작심3일> 인간이라 할 수 있을까, 싶어요.
왜냐하면 저도!! 하고 싶기 때문입니다. (이게 무슨 말? @@) 듀오링고 해보시고 괜찮으면 알려주세요. 무료인거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네요.

그리고 저... 이제 번역본 손에 잡은 사람.... 다시 원서로 돌아가기 어려울거 같아요. 샤라라랑~~

다락방 2023-12-12 16:18   좋아요 2 | URL
아 듀오링고 는 무료이긴 한데요(저도 무료 사용중), 무료는 광고.. 가 나옵니다. 흠흠. 그렇지만 프로그램 자체는 지속적으로 하면 영어 실력에 도움이 될 거로 보여요. 저 이제 사흘째인데 현재까지는 무척 재미있게 하고 있습니다. 저에게 이걸 소개시켜준 친구는 delicious 스펠링을 틀려서 무척 절망했다고 하더라고요? 기초부터 착실히 다져나갈 수 있습니다. 또한,

이거 다른 외국어도 가능해요! 물론 다른 외국어는 영어 기반이긴 합니다. 공부 자체를 영어로 해야 해요. 하하하하하. 저는 일단 한국어로 공부하는 영어만 하고 있긴 한데, 단발머리 님은 프랑스어 공부 하셨으니 프랑스어 하셔도 좋을것 같아요. 참고로 제 친구중 한 명은 러시아어를 공부하고 있습니다. 후훗.

또한, 유료전환하면 당연히 광고가 없는 걸로 알아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도 하다가 재미 붙이면 유료로 넘어갈지도...

단발머리 2023-12-12 18:20   좋아요 0 | URL
정확하고 세세하고 다정한 안내 감사드려요, 다락방님!!

저도 해볼래요! 하고 싶지만 그러다가 누군가 ㅋㅋㅋㅋㅋㅋㅋㅋ 알라딘의 누군가.... 듀오링고 어때요? 하고 물어보시면 큰일이니 ㅋㅋㅋㅋㅋㅋ 조용히 혼자 한 번 해보겠습니다. 당근!! 무료 버전을 이용해야겠지요.

영어로 프랑스어는 안 됩니다. 그건 정말 안 될 일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시 페미니즘의 도전 - 한국 사회 성정치학의 쟁점들
정희진 지음 / 교양인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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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주의 뿐 아니라 2023년 현재, 우리 사회 가장 첨예한 주제에 대한 날카로운 분석. 너무 날카로워 책 한권에 모두 다 밑줄 긋는 불상사는 기본값. <페미니즘의 도전> 이후 18년이 지났음에도 여전한 우리의 현실에 실망스럽기는 하지만. 포기는 이르다. 다시! 다시 페미니즘의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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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3-12-08 17:5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단발머리 님도 완독!! 필 승!!

단발머리 2023-12-08 17:57   좋아요 1 | URL
필! 승! 🤨🤨🤨🤨🤨

독서괭 2023-12-08 18:0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우와 다들 빠르게 완독을!

단발머리 2023-12-08 18:23   좋아요 2 | URL
얼른 1회독하고요 찬찬히 2, 3, 4회독 가려고요 ㅋㅋㅋㅋㅋ

은오 2023-12-08 22:4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북다트 아니었으면 이 책 형광펜에 절여졌을 듯합니다 ㅋㅋㅋㅋ

잠자냥 2023-12-08 22:47   좋아요 2 | URL
책이 그래서 형광색

은오 2023-12-09 02:52   좋아요 0 | URL
출판사의 큰그림 ㅋㅋㅋㅋㅋ

잠자냥 2023-12-08 22:4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그래서 저는 아예 안 그음 ㅋㅋㅋㅋㅋㅋㅋ

단발머리 2023-12-12 08:56   좋아요 1 | URL
저두 선생님 책은 1회독할때 안 긋는데요 ㅋㅋㅋㅋㅋㅋㅋㅋ 이번에는 어쩔 수 없었다는....
참! 진리의 말씀인 것입니다 ㅋㅋㅋㅋㅋㅋ
 
에이스 - 무성애로 다시 읽는 관계와 욕망, 로맨스
앤절라 첸 지음, 박희원 옮김 / 현암사 / 2023년 6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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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부제는 <무성애로 다시 읽는 관계와 욕망, 로맨스>. 보라색이 눈에 띄어 읽어야지 싶었어도 계속 미루기만 했는데 알라딘 이웃님들의 흥미로운 리뷰가 계속 올라와서 읽기 시작했다.

 

 


이 세상 가장 중요한 인간 사이의 용무가 섹스, 라고 주장하시는 필립 로스의 소설을 즐겨 읽던 독자로서, 나는 필립 로스의 의견에 반은 동의하고 반은 동의하지 않는다. 인간은 동물이고, 섹스가 동물인 인간이 겪을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이라는 점에 동의한다. 하지만, 최고 감각의 지속성, 쾌락의 한도와 한계, 호르몬의 고저를 포함한 신체의 변화 등을 고려했을 때, 성애의 폭발, 성적 끌림 등의 찰나성, 나는 더 큰 방점을 찍는다.

 


이 책은 일반적인 성 고정관념에 의문을 제기한다. 모든 사람이 섹스를 좋아할 거라는 생각, 진짜 남자는 섹스를 많이 할 거라는 생각, 새로운 시대를 맞는 진취적이고 독립적인 여성은 원나잇에 개의치 않는다는 생각. 책의 문장을 그대로 가져와 본다. “섹스의 과시적 소비는 페미니스트 정치를 수행하는 한 가지 방식이 되었다.” (98) 이 책은 그런 생각에 도전한다.

 


나는 진지한 long-term relationship’에 관심이 많다. 나와 비슷한 입장(?)이었던 저자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저자의 남자친구 헨리는 5년간 개방 연애(open relationship)를 하자고 졸랐다. 애인이나 배우자를 두고 자유롭게 다른 사람을 만나자는 거였다. 저자는 그게 어려웠다. 매달리는 것 같아 싫었지만 그게 잘 안됐다. 괴로웠다.


 

견디다 못한 헨리는 끝내 가을에 나와 헤어졌고 그건 마땅한 일이었다. 헨리는 떠났지만, 나는 우리가 개방 연애를 해야만 하는 이유를 놓고 나눴던 끝없는 대화를 이해하려고 계속 골몰했다. 남자에게는 언제나 딴 길로 새려는 마음이 있고 그게 자연스러운 거라던, 일대일 관계에 목을 매는 건 구식이고 내가 진짜로 노력하면, 정말 조금만 더 노력하면 그 욕망을 누를 수 있으리라던 헨리의 말. (28)

 


오만하고 무모하면서도 겁먹었던 스물두 살의 저자는 오도된 버전의 성 해방(112)을 실천하기로 마음먹었다. 데이트 사이트 오케이큐피드에 로그인을 해 그럭저럭 괜찮아 보이는 사람에게 메시지를 보내고, 그 남자의 집으로 갔다. 아프게 그리고 형식적으로 섹스는 금방 끝나버렸고, 저자는 득의양양하게 자리를 떴다. 감정 없는 섹스를 실천했다고, 자신은 이제 억압된 사람도 찰거머리도 아니라고, 나는 이제 충분히 진보적인사람이 되었다, 고 느꼈다.

 


헨리에게 이야기하자 헨리는 축하한다며, 자기가 다 기쁘다고 했다. 그런데 그 여름이 더 지난 어느 컴컴한 밤, 헨리는 마음 한구석에서 모든 게 이상하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내 행동이 어떤 면에서는 일종의 벌이자 불신의 신호라는 직감이 들었다고. 헨리는 정확하게 짚었다. 헨리의 기분이 이상했던 건 자기가 내게 1순위가 되고 싶다는 마음이 어쩌면 아주 작게나마 있었기 때문이었다.(114)

 

 


강제적 이성애는 가부장제의 근간이다. 과성애 혹은 성애의 과몰입 역시 가부장제를 존속시키기 위한 속임일 뿐이라고 저자는 강조한다. 다만, 나는 여전히... 사람은 누구나 진실하고 친밀한 관계를 원한다고 생각한다. 그 상대는 남자일 수도 여자일 수도 있다. 남자는 섹스를, 여자는 공감을 원하는 게 아니라고 생각한다. 남자는 여러 여성을, 여자는 한 남자만을 원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정서적 만족감을 주는 데에 섹스가 아주 주요한 요소라고 생각하지만, 섹스 없이도 공감과 애정의 정서를 충분히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섹스를 지나치게 경원시할 필요는 없겠지만, 그것이 인생 자체를 바꾸어 버리는 그 무엇이라고 생각할 필요도 없다고 생각한다. 지천명이 가까워지고, 매사가 귀찮고, 갱년기가 가까워지고 있는 여성이라 이렇게 생각하는 건 절대(!) 아니다. 나는 한참(?) 때도 연애가 귀찮았다.

 

 


오히려 내 관심은, 어떤 사람에 대해 느끼게 되는 로맨틱한 감정이다.

 


전 세계 사람들에 따르면 로맨틱한 감정에는 보통 이런 게 들어간다. 심취와 이상화, 신체적·정서적으로 가까워지기를 바라는 마음, 독점하고 싶은 마음, 내 감정에 답이 오기를 바라는 마음, 상대의 행동을 과하게 생각하는 것, 관심을 보이고 상대에게 공감하는 것, 상대를 위해 자기 삶의 일부를 바꾸는 것, 상대가 반대로 자기를 좋아하지 않으면 갈수록 집착하는 것. (194)

 


저자는 성적 끌림없이도 이러한 감정을 느낄 수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이성애 중심의 혹은 이성애강제되는 가부장제 사회에서 동성 간의 감정은 우정이라는 이름으로 반값 처리되는 경우가 많다. 남성들은 훨씬 유리한 위치에 있다. 가부장제에서 인간의 기본값은 남성이기에 남자들 사이의 우정은 연대’, ‘의리’, ‘충의뿐 아니라, 인생에서 누릴 수 있는 가장 큰 기쁨 중의 하나로 여겨진다. 당연하다. 그들에게 여성은 성적 대상이기에 진리에 도달하는 그 무엇을 논의할 만한 대상이 아닌 것이다. 이에 반해 여성들 간의 우정은 극히 사적인것으로 치부된다. 남자들의 회합은 정책 연대이고, ‘토의이며, ‘회의지만, 여성들의 회합은 그런 지위를 획득하지 못한다. <등산 모임>, <골프 모임><맘카페>, <엄마 모임>의 이름부터 그렇다.

 

 


남자들의 우정 혹은 남자와의 우정에 대해서는 나는 잘 모르겠다. 남사친이 하나도 없는 나여서 그럴 수도 있겠다. 하지만, 내 주위만 둘러보아도, 자기 자신에 대해 엄격하고, 다른 사람을 배려하고, 타인의 아픔에 공감할 줄 아는 현명한 사람들은 모두 여성들이다. 남성들은 대우받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며 평생을 살다가 갑작스러운 낙하에 크게 상심할 뿐이다. 4살 남동생을 둔 8살 여자아이의 지혜를 남성들은 평생 눈치채지 못하기도 한다. (가끔, 만 명에 한 명 정도로, 딸아이를 둔 남성들이 이를 눈치채는 것 같기는 하다/주의 : 우리 아빠는 아님)

 

 


그래서 내가 할 수 있는 건강하고 바른 선택은 내 주위의 도덕적이고(사실, 지나치게 도덕적이기는 함) 진실하며 유머 감각이 뛰어나고 똑똑한 여성들과 사이좋게 지내는 것이라 할 수 있겠다. 나는 그들에게 성적 끌림을 느끼지는 않고, 앞으로도 그럴 일은 없을 거라 생각하지만(그것도 모르는 일, 체슬러도 말년에는 여성과만 동거함), 친구들과의 로맨틱한 관계를 잘 이어가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무성애로 다시 읽는 관계와 욕망, 로맨스>의 결론이 내게는 그렇다.

 

 


로맨틱한 관계를 이어가겠다. 그 대상이 꼭 남자일 필요가 없는 것처럼, 여성이 아니어야 할 이유도 없으니. 우정을, 사랑을, 로맨틱한 관계를 이어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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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3-12-07 11:1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어휴, 제가 이 글이 깊은 공감과 동의를 드리며 또 기립 박수도 드립니다.

저는 남사친이 있고 그들중 몇은 특히 너무나 애정하는데 그렇다고 그것이 섹스를 하겠다는 건 아닙니다. 충분히 관계를 유지하고 싶고 그러기 위해 노력도 할것이고 또 다정한 태도로 임하겠지만 그렇다고 우리 사이에 섹스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섹스 없이 그렇게 다정하게 유지되는 관계에 있어서 저는 너무 짜릿합니다. 뭐랄까요, 음, 정말 나 자신과 교류하길 원하는 느낌이라고 해야할까요? 물론 섹스를 한다고 해서 나를 원하는 것이 거짓이라는 것은 아니지만, 순수한 나 자신의 내적인 면에 애정을 표현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 저는 정말 좋습니다. 저는 제가 가진 동성과 이성의 관계들에 매우 만족합니다.

이 책 읽어봐야지 하면서도 자꾸 밀어두게 됐는데 단발머리 님으로부터 이런 글을 쓰게 하는 책이라니, 읽겠다는 다짐을 좀 더 굳혀봅니다.

단발머리 2023-12-07 11:24   좋아요 1 | URL
저는 일단 애정하는 남사친이 없습니다. 우정이란 자고로 긴 시간을 들여 서로가 서로에게 공을 들여야 하는데 저의 30대는 모두 가정사에 파묻혀 버렸고.

그럼에도 다락방님이 말씀하시는 남사친과의 우정과 관계에 대해 이해합니다. 혹은 이해한다고 느낍니다. 섹슈얼 텐션만이 인간이 인간에게 선사하는/선사하고픈 감정은 아닐테니까요. 저 역시 남성들과 그런 관계, 섹스 없이도 서로를 지지하고 다정히 대하는 관계가 가능하다고 생각하지만, 이제 저는 ˝지천명이 가까워지고 매사가 귀찮고, 갱년기가 가까워지는 여성˝이라서요. 저의 모든 에너지를 모아도 될까 말까....

저는 소세지 사러 나갈수는 없고(편의점이 멀리 있음) 퇴근길에 사가는 걸로 할게요. 대동단결!!


잠자냥 2023-12-07 11:1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로. 맨. 틱.


˝지천명이 가까워지고, 매사가 귀찮고, 갱년기가 가까워지고 있는 여성이라 이렇게 생각하는 건 절대(!) 아니다.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단발머리 2023-12-07 11:19   좋아요 0 | URL
절대 아니에요.

소세지 전해주는 마음은 사랑이고 애정이지만, 이건 아닙니다. 진짜 아니에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3-12-07 11:23   좋아요 1 | URL
극구부언 수상…

단발머리 2023-12-07 11:24   좋아요 0 | URL
지나치게 아니라고 하는 것은 아닌 것이 아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2023-12-07 13: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12-08 12: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은오 2023-12-07 23:4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래서 제가 바로 언니들에게 성적 끌림 없이 로맨틱한 감정을! 찐한 우정과 사랑을! 느끼고 있습니다💕 쮸아아아아아아아ㅏ앙압

단발머리 2023-12-08 12:24   좋아요 1 | URL
성적 끌림 없이 로맨틱한 감정을 느끼고 그 사랑을 공개 고백하는 은오님은 진정한 사랑의 대가!!
저는 뽀뽀는 좀 그렇고요. 화이팅을 보냅니다. 뽜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