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올해의 소설 : 성가신 사랑, 버려진 사랑, 잃어버린 사랑 
















달전 쯤이던가, 생파를 위해 친구들을 만났는데, 친구 명이 손에잃어버린 아이 이야기』 들고 있었다. 반가운 마음에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눴다. 친구는 근처가 아닌 멀리 떨어진 곳에 위치한 도서관에만 책이 소장되어 있어 생파를 위해 서울로 올라오기 , 부러 일찍 출발해 도서관에 들러 책을 대출해 왔다고 했다. 나는, 시리즈가 너무 좋아 한글로 읽고, 영어로 읽었다 했다. 오랜만에 책을 읽으며 하얗게 지샜던 아름다운 밤이 떠올라 좋았다. 


올해 나온나쁜 사랑 3부작나폴리 4부작과는 다른 색깔, 다른 느낌이다. 나는 나폴리 시리즈가 좋기는 한데, 시리즈도 나름 열폭 포인트도 있고 괜찮다 싶다. 좋아하는 작가라면 다들 그렇지 않을까 싶다. 인생 소설을 권이나 안겨줬으면, 다음 작품이 정도 아니라고 실망하고 그러는 동네 예의가 아니다. 열병에 걸린 들뜨게 하는 페란테 마법은 항상 환영이다. 실망이란 없다. 





나이 스물셋이었고 남편과 나는 대학에 남기 위해 치열하게 살고 있었다.

잔니는 해냈지만 나는 해내지 못했다. 여자는 수천 가지 일을 해낸다. 힘겹게 일하고, 여기저기 뛰어다니고, 공부를 하고, 꿈을 꾸고, 무언가를 만들어내고 그러다 지쳐 쓰러진다. 그러는 동안 가슴은 커지고 질은 부풀어 오른다. 안에 둥그렇게 웅크리고 있는 생명체 때문에 온몸이 욱신거린다. 생명체는 나의 것이고 나의 인생이지만 끊임없이 몸에서 뛰쳐나가려 한다. 뱃속에서 살지만 정작 내게는 관심이 없다. 나는 묵직하고 유쾌한 생명체를 격렬하게 사랑하지만 때로는 생명체가 혈관 속에 주입된 벌레의 독처럼 혐오스럽기도 하다. (『잃어버린 사랑』, 59) 






2. 올해의 외국어 : 프랑스어 




말하기도 부끄럽지만 올해의 외국어는 프랑스어다. 3년을 배웠어도 그렇게 대충일 없을 독일어의 구텐 , 게트 에스 이넨? 당케, 굿. 운트 이넨? 당케, 아우트 굿 등이 이렇게나 또렷이 남아있는 보면 역시 무슨 공부든지 일찍 시작해야한다는 생각이 들기는 한다. 그래도 프랑스어 공부하는 시간, 듣는 시간, 읽는 시간이 한결같이 즐거웠다. 즐겁고 행복한 핑크빛이었다. 호텔 뷔페 부럽지 않은 호사였고, 명품백 버금가는 사치였다. 내년의 외국어는 돌고 돌아 다시 돌아 영어일 테지만, 2019년의 외국어가 프랑스어였다는 자체는 무척이나 마음에 든다. 2019년의 외국어는 프랑스어. 






3. 올해의 다시 읽을 : 화성 연대기 















읽고 나서 계속 생각나는 , 그런 작품이 있기는 하다. 단편 중에는혁명하는 여자들』 <늑대여자>, 『윌리암 트레버』 <페기 미한의 죽음> 있는데, 화성 연대기의 작품 <2005 9, 화성인> 그런 작품이다. 지구인의 요청으로 자신의 외양을 계속해서 변형해가는 화성인의 모습은 우리 모든 인간의 모습이기도 하다. 누군가의 요청으로 스스로를 바꾸어가는 , 변화를 요청하는 외침과 고함 속에 결국에는 자기 자신을 잃어버리는 . 다시 읽어야 , 읽고 싶은 소설이다. 




대체 아이는 누구이고 정체는 무엇일까? 우리처럼 사랑에 굶주린 아이는 누구일까? 고독을 참지 못해 외계인 캠프로 들어와 우리 기억 속에 있는 목소리와 얼굴로 변장을 하고 아내와 사이에 불쑥 나타나, 우리에게 받아들여지고 비로소 행복해진 아이의 정체는 무엇일까? 어떤 아이일까? 어느 산에서, 어느 동굴에서 왔을까? 지구에서 로켓이 왔을 세계에 남아 있던, 마지막으로 살아남은 작은 종족에서 것일까? (277) 




책을 읽어봐야겠다 결심하게 된건 몰리님의 페이퍼 덕분이다. 정확히는 기억이 나는데, 많이 공부하지 않은 소설가가 있는 심플한 영어에 대한 몰리님의 설명이 있었는데, 그게 인상깊었다. 나는 한글로 읽었기에 맛을 제대로 느낄 없었지만. 도서관 책으로 읽었는데, 책이 정말 너무 낡아서 이번에만 읽어준다의 심정으로 읽었다. 어떤 식으로든 책을 다시 구해 생각이다. 




4. 올해의 페미니즘 : 2  

















올해의 페미니즘 책이라면 단연2 성』이다. 제일 오랫동안 읽었던 책이기도 하지만, 제일 재미있었던 책이기도 하다. 여성들이 열정적으로 페미니즘에 빠져들고 공부하는 이상해 보일 수도 있을 거라 생각한다. 유행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테고, 비슷해 보이는 주제에 대해 어떻게 계속해서 관심을 갖을 있는지 궁금할 수도 있다. 자기 이야기라서 그렇다. 자신의 속에서 알게 모르게 이루어졌던 억압이, 모든 거짓말들이 만들어졌는지, 어떤 방식으로 작동하는지 페미니즘이 보여주기 때문이다. 시야가 열리는 경험이 이루어진다. 열광할 밖에 없다. 자동적으로 각성이 이루어진다. 



단기기억에서 장기기억으로 전환될 최소 4번의 반복이 필요하다는 뇌과학자의 이야기를 들었다. 보부아르의 논증을 장기기억으로 저장하고 싶다면 2.5번을 읽어야 테다. 마침 정리할 부분도 눈에 띈다. 모성본능(672), 당연히 젊은 쪽이 이긴다(685), 소피아 톨스토이(686), 현명한 어머니란?(687), 아이의 행복(689), 여자는 가사로는 결코 자기를 구제할 없다(691) 등등. 올해의 선택이 자꾸내년에도 다시 으로 바뀌는 하지만, 아무튼 내년에는 2 성을 2.5 하는 것이 목표다. 완벽하게 완벽한 , 2 . 




5. 올해의 : 분노와 애정 




인덱스를 해두고 중요 부분을 메모하다가 포기해버렸다. 도서관 책으로 읽을 책이 아니어서. 책에 대해서라면 페이퍼를 10개쯤 있을 같다. 올해의 책은분노와 애정』이다.  












6. 올해의 남주 : 길버트 블라이스 



2017 캐나다 시즌제 드라마 <빨간 머리 /Anne with an E> 길버트 블라이스가 올해의 남주다. 말은 필요 없고, 사진만 필요하다. 











7. 올해의 운동 : 플랭크 







올해의 운동으로 정했지만, 아직 1초도 시도해보지 했다. 있을 거라는 나의 근거 없는 자신감이 항상 두렵다. 하지만 시도할 밖에 없는 이유가 있는데, 그건 플랭크 때는 시간이 느리게 흐른다고 다락방님이 말해줬기 때문이다. 시간은 다르게 흐른다. 위에서는 아래보다 시간이 빨리 흐른다. 고로 산에 올라가지 않는 말고는 시간을 천천히 보낼 있는 다른 방법이 없는 알았는데, 아니었다. 플랭크를 하면 2분이 20분처럼 흘러간다고 한다. 좋은 방법을 어떻게 모른 있을까. 그래서 올해의 운동은 플랭크. 내년의 운동도 플랭크. 시작은 내년부터. 하하. 하하하. 



플랭크를 하지 않은 탓에 한해도 이렇게나 빨리 지나갔다. 빠르고 복잡한 세상사, 아직도 갈피를 잡지 못하고 흔들리는 이내 마음, 자라는 아이만큼 나는 늙어버리고, 이렇게 하루를 보낸다. 그래도 알라딘이 있어서 많이 웃었다. 알라딘이 좋은 알라딘서재 때문이고, 알라딘서재가 좋은 알라딘 이웃 덕분이다. 좋은 이웃들을 만나 많이 웃고 많이 행복했다. 오랫동안, 가능하면 아주 오래오래 이렇게 책을 이야기하며, 커피 이야기를 나누며, 같이 화내고 같이 슬퍼하고 같이 웃고 같이 울면서 그렇게 살고 싶다. 미세먼지가 가득해 마스크를 써야하지만, 그럼에도 알라딘 마을 이웃들에게는 특별한 행운과 행복이 함께하는 성탄이 되시길. 





하늘에는 영광 

땅에서는 평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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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호랑이 2019-12-25 18: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단발머리님 크리스마스 잘 보내셨는지요? 지난 한해 감사드리며, 내년에도 잘 부탁드립니다^^:)

단발머리 2019-12-27 08:32   좋아요 1 | URL
겨울호랑이님~~ 제가 경황이 없어 크리스마스 인사를 이제야 올리네요.
올 한해 좋은 글 감사했어요~~ 저야말로 내년에도 잘 부탁드려요*^^*

다락방 2019-12-25 18: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참... 너무 예쁘고 유익한 페이퍼에요.
단발머리님, 메리 크리스마스!

단발머리 2019-12-27 08:33   좋아요 0 | URL
아하하!! 감사해요.
제가 늦어서 크리스마스 인사를 이제야.... 다락방님, 즐겁고 따스한 연말 되시길요!

프레이야 2019-12-25 18: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단발머리 님의 올해의 시리즈군요. 괜찮네요 이런 정리. 플랭크는 내년부터 ㅎㅎ 저도 이런 정리 한 번 해봐야겠어요.
길버트 블라이스 사진을 한참 보고 갑니다.
가족과 함께 해피크리스마스 저녁 보내세요^^

단발머리 2019-12-27 08:35   좋아요 1 | URL
프레이야님 댓글 읽고 길버트 블라이스 사진 더 올려볼까 1초간 생각했습니다. ㅎㅎㅎㅎㅎ
올 한 해 책 출간하시느라 무척 바쁘셨겠어요. 여유롭고 행복한 연말 보내시기 바래요!!!

몰리 2019-12-25 19: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도르노가 올더스 헉슬리 <멋진 신세계>를
이거, 미국으로 망명하고 미국적 정신에 흡수된 작가라야 쓸 수 있었을 책이다...
같은 말도 하면서 가혹하게 비판하는 글을 썼던데, 아니 이런 논의를 하시려면 <화씨 451>도 읽으셨어야죠.

심정이 되었었습니다. <멋진 신세계>에 반동적, 퇴행적인 면이 있는 것과 정반대 방향에서
<화씨 451>은 진보적, 혁신적인데 꼭 미국 정신과 헉슬리의 반동성을 연결할 것이었으면
미국에서 나온 진보적 작품들도 고려해 주셨어야..... 생각하다가 내년에 레이 브래드버리를 더 읽고
페이퍼 써야겠다 작정하게 되었습니다. 아무튼... (오늘은 댓글에도 아도르노....) Long live <화씨451>!

단발머리 2020-01-25 19:05   좋아요 0 | URL
몰리님~~~!! 아니 이런..... 물론 제가 <화씨 451도> 읽어더랬답니다.
몰리님 페이퍼 읽고 나서 원서 딱! 구입해서는 막 들고 여기저기 다니다가 결국은 한글로 마쳤거든요.
저도 내년에는 레이 브래드버리 더 읽겠다 해서 어제부터 <온 여름을 이 하루에>를 읽고 있어요.
오늘에도 내일에도 댓글에는 아도르노~~ 가 있어야 합니다.
제 서재에 아도르노 웬일입니까.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Long live <화씨451>!

2019-12-25 20:3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9-12-27 08: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블랙겟타 2019-12-26 23: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까먹지 않으려면 몇번 더 <제2의 성>을 읽어야겠네요.

단발머리 2019-12-27 08:49   좋아요 1 | URL
우리 같이 읽을 때마다 페이퍼 쓰고 이야기 나눠요. 그래야 저도 안 까먹고 블랙겟타님도 안 까먹고 하니까요. 같이 읽기 친구 너무 반가운대요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여유롭고 행복한 연말 되시기 바래요, 블랙겟타님^^

블랙겟타 2019-12-27 10:04   좋아요 0 | URL
네. 단발머리님
올해는 책읽기는 잘 따라갔지만 쓰기는 많이 못했던 거 같아요. 이렇게 댓글에서만 활동(?)했던게 대부분이라..(*´⌓`*)
내년엔 댓글에서만이 아닌 제 페이퍼를 통해 자주 나타날께요.( •ᴗ•)
읽기만 하면 까먹을테니깐요. ㅎㅎ
단발머리님도 연말 즐겁게 보내시구 잘 마무리하시길 바랄께요 :)

공쟝쟝 2019-12-29 21: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2.5독!!!! 장기기억은 4독이라구요?? 저 명심할래요~ (일단은 일독 부터)
참!새해복많이받으세요 단발머리님❤️
그리구 새해플랭크!!!!!!!

단발머리 2019-12-30 00:08   좋아요 0 | URL
4독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저도요^^
시작은 물론 1독이겠죠. 그 다음에 2독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새해 복 많이 많이 받으세요, 쟝쟝님! 우리 다음주에 만나요.
난, 이 말이 꼭 하고 싶었는데, 이번주가 되어 버렸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번주에 만나요, 우리💜

공쟝쟝 2019-12-31 22:27   좋아요 0 | URL
으꺄!(야단법썩) 우리 만나요~ ~만나요~~ 만나면 못다한 수다수다 해요!! ~~!!
 




















데이비드는 책의 저자 엘리자베스 길버트(길버트. 지난 며칠간 나를 들뜨게 했던 길버트. 길버트 아닌 다른 길버트. 하여간 길버트) 이혼 소송 중에 사귀던 사람이다. 눈부시게 잘생기고 세상 경험이 많고, 독립적이며, 채식주의자에 입이 거칠고, 영적이며, 위험한 매력을 지닌 남자. 신의 섹시한 신입 유격수(35). 남자, 아름답고, 완벽하며, 나를 사랑해주는 열정적인 남자가 빨래를 해준다. 빨래를. 




서로를 똑같은 별명으로 부르는 우리는 일심동체였다. 우리에게는 함께 목표, 맹세, 약속, 저녁식사가 있다. 그는 내게 책을 읽어주고, 빨래까지 해주었다. (처음 일이 있던 , 나는 깜짝 놀라 수잔에게 경이로운 사건을 보고했다. 마치 공중전화를 걸고 있는 낙타라도 사람처럼. “남자가 빨래를 해줬다니까! 심지어 어떤 옷은 손빨래까지 해줬어!”라는 말에 수잔은 똑같은 대답을 반복했다. ˝어쩜 좋니, 정말 큰일났다.˝) (36) 




남자, 완벽한 남자, 인생보다 , 소중한, 위대한 남자가 그녀를 떠난다. 절망에 빠져 허우적대던 그녀가 에너지와 자신감을 되찾으면 그녀를 향한 그의 열정이 다시 불붙는다. 둘은 재결합하고, 며칠 혹은 몇주간 꿀맛 같은 며칠을 보낸다. 하지만 결국 그는 다시 뒷걸음질치고, 그녀는 매달린다. 그는 다시 떠난다. 


경제적으로,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가장 힘들었던 시기를 서술하고 있는데도 나는 자꾸 웃는다. 이런 문장 때문에. 데이비드는 내게 흥분제인 동시에 크립토나이트(슈퍼맨을 무력하게 만드는 암석-옮긴이, 41)였다. 흥분제인 동시에 크립토나이트였다. 크크. 크크크. 



그가 아무리 철철 넘치는 매력의 소유자라 해도 취향은 데이비드가 아니라 엘리자베스 쪽이다. 엘리자베스, 그녀가 스타일이다. 정확히는 엘리자베스 길버트. 길버트. , 나의 길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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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9-12-20 16: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렇게 잘 맞는데 왜 그는 자꾸 떠나나요? ㅜㅜ

단발머리 2019-12-20 16:13   좋아요 0 | URL
그러게 말입니다.ㅜㅜ 엘리자베스 길버트도 그렇게 말합니다. 이토록 서로를 사랑하는 두 사람이 해피엔딩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건 말이 안 된다.

그녀의 진단은 이렇습니다. 자신이 속한 세계의 몰락으로 인한 충격(9.11 테러사건)과 남편과의 지난한 이혼 소송 과정에서 그녀가 데이비드에게 너무 큰 부담을 준 것 같다고요. 데이비드로서는 세상에서 가장 행복하고, 자신감에 넘치던 여자가 알고 보니 혼자 남겨지면 끝없는 슬픔의 블랙홀이 된다는 사실에 놀란것 같다(37쪽)고요. 그녀 스스로도 말합니다. 나는 그에게 중독되어 있었다. 그의 관심이 시들어가자 쉽게 예측할 수 있는 증상에 빠졌다ㅠㅠ

다락방 2019-12-20 16:17   좋아요 0 | URL
저는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 번역서로 몇 년전에 읽었는데 싫어했어요 ㅋㅋ 책이 너무 수다스럽다고 해야되나, 제 타입 아니더라고요. 그런데 단발님 페이퍼 읽으니 다시 읽어봐야하나 싶어져요. 왜냐면 저 사랑.. 기억이 안나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독서란 무엇인가.....

단발머리 2019-12-20 16:21   좋아요 0 | URL
저는 이전에 영어로 반 읽고 어제부터 다시 읽고 있는데, 이건 뭐.... 다른 책입니다. 아주 새롭고 재미있고 그러네요. 그 말은 맞는 것 같아요, 수다스럽죠. 근데 오늘 같은 노곤한 금요일 오후에는 어울리는 것 같아요.
중독에 대한 이야기죠. 사랑에 중독된 한 여성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사랑이야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19-12-20 16:25   좋아요 0 | URL
저는 사랑에 중독되진 않았지만 한 남자에게 중독된 적이 있었죠. 그런 제가 이렇게 꼴페미가 되어버렸어요? 인생은 참 알 수 없는 것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단발머리 2019-12-20 16:29   좋아요 0 | URL
그러게 말이에요. 그 무엇에 대해서도, 그 어떤 것에 대해서도, 지나친 확신을 갖는 건 위험한 것 같아요.
우리는 당장 내일 일도 알 수가 없으니까요.
전 한 남자에게가 아니라 사랑이라는 감정에 중독된 적이 있었죠. 앞으로 그러지 않으리라 확신할 수 있을까요? 인생은 참 알 수 없으니까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확신 금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수연 2019-12-20 16: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다시 읽어야겠어요. 근데 다시 읽어야하는데 길버트 보고싶다 ㅋㅋ 길버트 보고난 후에 다시 읽을까봐요.

단발머리 2019-12-20 17:01   좋아요 1 | URL
나.... 넷플릭스 없는데 하루에 길버트 3-40번씩 만나요. 어떻게 가능하냐면요. 계속 Anne & Gilbert를 검색해요.
계속 .... 앤 & 길버트, 길버트 & 앤, 앤과 길버트, 길버트와 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수연 2019-12-20 17:14   좋아요 0 | URL
사랑에 빠져버렸나봐 어째............... 제가 한편 보고 다시 와서 댓글을 달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서니데이 2019-12-24 17: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단발머리님, 2019년 서재의 달인 북플마니아 축하드립니다.
올해도 좋은 이웃이 되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즐거운 크리스마스 되세요.^^

단발머리 2019-12-30 07:45   좋아요 1 | URL
어머!! 서니데이님! 댓글 제가 바로 보기는 했는데, 답글을 단 줄 알고 있었네요ㅠㅠ
항상 다정하게 말 걸어주셔서 감사해요.
서니데이님도 올 한 해 좋은 활동 보여주셔서 서재의 달인 되신 거 축하드려요.
내년에도 잘 부탁드립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구요!!!
 




















When someone’s been gone a long time, at first you save up all the things you want to tell them. You try to keep track of everything in your head. But it’s like trying to hold on to a fistful of sand: all the little bits slip out of your hands, and then you’re just clutching air and grit. That’s why you can’t save it all up like that. Because by the time you finally see each other, you’re catching up only on the big things, because it’s too much bother to tell about the little things. But the little things are what make up life. (294) 





스코틀랜드 대학에 다니는 언니 마고가 집으로 돌아왔다. 인터넷 채팅을 통해 그간 어떻게 지냈는지 대충 알고 있다. 하지만 언니의 사소한 생활을 알지 한다. 이를 테면, 그녀 방의 아침 전경이 어떤지, 제대로 식사를 하기 위해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지,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지, 미국 남자아이들 보다 스코틀랜드 남자애들을 좋아하는지. 마고가 대학 수업을 좋아한다는 , 런던을 방문했다는 것이 라라 진이 언니의 생활에 대해 알고 있는 전부다. 라라 진이 말한다. So basically I know nothing. 

















그런데 눈여겨볼 대목은 니체가위대함 어디서 찾는가 하는 점이다. 그는 자기의 혈통, 자신이 앓았던 병과 치유법, 사람을 대하는 태도 등에 대해 적었다. 그리고 무엇을 어떻게 먹었는지 꼼꼼하게 적었다. 어떤 음식과 차를 언제 어떻게 먹었는지, 자신이 머물던 곳의 날씨와 풍토, 자신이 읽은 책들과 독서법, 자신의 문체, 자신이 들은 음악에 대해 적었다. 그러고는 독자들을 향해 물었다. “ 일반적으로는 별로 중요하지 않다고 간주하는 모든 사소한 사항들에 대해 내가 이야기를 했는지이유를 아느냐고. “위대한 과제를 제시할 운명을 가진내가 괜히 이런 이야기를 해서 손해를 같으냐고. 그러면서 이렇게 답했다. “ 사소한 사항들은 이제껏 중요하다고 받아들여졌던 것보다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중요합니다. 여기서 바로 다시 배우는 일이 시작되어야 합니다.” 


이런 바로 니체가 말한신의 죽음이고가치의 전환이다. 따로 갈음하는 말없이, 니체의 마지막 말을 다시 강조해두고 싶다. 여러분, “사소한 것들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중요합니다.” (103) 




신은 죽었다 명제로 동시대의 사람들에게 인식 전환의 거대한 문을 열었던 니체 역시 사소한 것들의 소중함을 역설했다. 평소에는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 것들, 사소하게 여기는 작은 일들이 얼마나 중요한지 강조했다. 날씨, 햇볕이나 바람. 어제 읽었던 책과 라디오에서 들려오는 어떤 노래. 내가 먹었던 음식과 커피, 차와 과일 그리고 과자. 모든 사소한 일들이 사실은 가장 중요한 것들이다.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중요한 사소하고 작은 일들. 





겨울방학은 다가오고 아이들은 단축수업을 한다. (선생님들~ 존경하고 부럽습니다) 학교는 가깝고 아이들은 곧장 집으로 오는데, 어제는 아롱이가 현관으로 들이닥치길래 핸드폰을 쳐다보니 3 1. 서둘러 일어선다. 검정색 롱패딩을 걸치고 집을 나선다. 목요일은 장이 서는 , 아롱이가 좋아하는 돈까스 트럭도 온다. 돈까스를 먹다가 한번 치킨 안심까스를 먹고 나서는 그것만 먹겠다고 하는데, 뼈가 없고 순살에 식감이 부드러워서 누구든 좋아할만한 맛이다. 치킨안심까스를 주문해놓고, 맞은편 도서관에 올라가 상호대차로 신청한 책을 대출한다. 나는, 공무원으로 예상되는 남자직원보다 파트타임으로 일하시는 것으로 예상되는 여자직원분을 좋아한다. 선생님이 모니터 앞에 똑바로 앉아 눈을 감고 계시다가 인기척을 느끼고 돌아보신다. 안녕하세요? 인사를 나누고 책을 받는다. 아롱이꺼 소설 동의보감 (), (), 그리고 . 3 커피숍을 들리고 싶은데, 엘리베이터에 안내문이 붙어 있다. 오늘은 쉬어갑니다. 고맙습니다. 3 카페. 



















새해를 준비하는 마음으로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 읽어보려 했더니, 책제목이 매우 비슷한 책도 검색이 되었다. 영어 제목은 『Eat, pray, love in Rome』인데 번역본은너에겐 친구가 있잖아』이다. 도서관 선생님이 같은 책인데요? 하시다가 ? 아니네요?라고 하실 정도로 책은 거의 똑같아 보인다. 그러길 바라면서 만든 책이리라.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 작가 엘리자베스 길버트가 말미에 만나는 남자인 루카 스파게티가 책의 저자다. 실존 인물이며 실명이다. 루카 스파게티. 끝까지 읽을지는 모르겠는데, 문단은 캡처해 두었다.  





무엇보다 행복은 우리가 기대하지 않았던 곳에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신선한 토마토 파스타 접시에, 우리 축구팀이 넣은 골에, 이탈리아 재래시장 캄포 피오리Campo de Fiori에서 마시는 시원한 백포도주 잔에, 배우기 시작한 새로운 외국어 단어 하나를 알아갈 때의 설렘 속에. 왜냐하면 이탈리아 시인 트릴루사Trilussa물과 포도주라는 시에서 말한 대로결국 행복이란 아주 사소한 있기 때문이다. (13)






화요일부터 밥에 귀리를 넣어 먹고 있다. 백미 40, 귀리 30, 찹쌀현미 15, 찹쌀백미10, 흑미 5 비율이다. 흑미 때문에 아이들은 귀리의 출현을 알아채지 못하고 있다. 현미인 아는 같다. 키가 현미. 아니면 아예 눈치채지 못할 수도. 아이들에게 귀리밥이 행복이 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같다. 아마 나도 그러리. 아직도 새우깡을 좋아하는 내게도 그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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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9-12-20 12:1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우앙.. 저도 방금전에 라라진 얘기 페이퍼에 썼는데 단발머리님도.. 찌찌뽕!

페이퍼가 아주 훌륭합니다, 단발머리님. 사소한 것에 대한 얘기를 라라진으로부터 스파게티까지 완전 흐름이 쫘악- 근사해요! 단발머리님, 진짜 제가 건방지게도 한말씀 드리자면, 점점 더 글이 좋아히즌 것 같아요. 더 잘쓰시는 것 같아요. 능력이 막 앞으로 쭉쭉 뻗어나간달까요. 그런 모습을 같은 알라디너로서, 독자로서, 친구로서 지켜보는 제가 무척 행복합니다. 이것은 저의 사소한 생복이며 동시에 큰 행복이기도 합니다.

:)

단발머리 2019-12-20 13:59   좋아요 1 | URL
우리의 찌찌뽕은 정희진쌤과 에드워드를 넘어 이제 라라진까지 이어지네요. 이게 바로 저의 행복입니다.
좋아진다고 해 주셔서 감사해요. 사실 저는 잘 모르겠어요. (이거 잘 읽어보면 왠지 건방져 보입니다. 진짜에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제 글의 독자가 다락방님이라는 사실에 으쓱해지네요. 독자이자 좋은 친구인 다락방님이 있어 제가 매우 행복합니다.
사소한 듯 하지만 사실은 어마무시하게 행복합니다^^

비연 2019-12-20 12: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네요 단발머리님~^^
귀리밥, 저도 한번 해먹어보고 싶은데, 괜챦을라나요~

단발머리 2019-12-20 14:01   좋아요 0 | URL
헤헤헤 그런가요.
귀리밥은 전체적으로는 밥의 모습입니다. 길쭉한 현미 같고요. 맛은 괜찮구요. 저는 톡톡 씹어 먹는 맛이 좋더라구요.

수연 2019-12-20 16: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탈리아에서 화이트와인에다가 막 배우기 시작한 독일어를 독일 아줌마랑 같이 나누는 것도 꽤 근사하겠다 하고 나 홀로 상상중 ㅋㅋ

단발머리 2019-12-27 08:52   좋아요 0 | URL
그 그림 조금만 더 구체적으로 그려보면 좋을 거 같아요. 상상만은 아닐수도 있겠다 그런 생각도 들고요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페이드 포 - 성매매를 지나온 나의 여정
레이첼 모랜 지음, 안서진 옮김 / 안홍사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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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에게도 강요받지 않은 나와 같은 여성들은 우리의 목소리를 찾아 누군가 강요하지 않았다는 말이 아무것도 우리를 강요하지 않은 아니라는 사실을 주장할 필요가 있다. 강압적인 상황에서 지구상 가장 강력한 강제성은 무형으로 존재하는데, 강제의 존재를 인식하기 위해서 주먹이나 , 칼이 있어야만 한다고 주장하는 무척이나 인간적인 어리석음이다. 성매매 경험은 강요되었다. ‘자유로운범주에 속하는 우리들을 강압한 이다. (343) 




저자 레이첼 모랜은 노숙 생활을 전전하다가 다섯 살에 성매매에 유입되었고, 이후 7년간 착취당했으며, 22세에 성매매에서 벗어나 24세에 더블린시티대학에 진학해 저널리즘 학위를 취득했다(책소개). 


한국 독자들에게 짧은 글에서 저자는 부탁한다. 성매매를 경험한 여성들이라면 있는 범위 내에서 자신들의 경험에 대해 말해달라고. 성매매 경험을 하지 않은 사람들이라면 그들이 말할 주의 깊게 들어달라고. 열린 마음을 가지고 호기심을 표하며, 판단하지 않는 태도를 보여달라고(20). 정희진은 추천사에서특별한 경험 겪은 당사자가 문제의극복뿐만 아니라 그것을 경험한 사람의 사유를 하나의 세계로서 보여주었다고 평가했다(10). 쉽게 읽을 없고 쉽게 읽히지 않는 이유다.  



행복한 창녀 신화, 성매매 여성이 성적으로 즐긴다는 신화 등은 여성을 존중과 경멸, 품위와 천박, 존경과 비난이라는 부류로 구별한 상태(145)에서 성매매에 종사하는 여성에게 경멸, 천박, 비난이라는 굴레를 씌우기 위한 거짓말이다. 성매매 합법화와 비범죄화는 성을 구매하는 남성에게는 면죄부를 주고, 성매매 여성에게는성매매 여성이라는 꼬리표를 공식적 차원으로 수용하라고 강요하기 위한 것이다. 





사회적으로 권력 있는 남성들에 의해 착취당하는 현실은 줄곧 수그러들지 않았고, 도망칠 없었기에 우리에게 실질적 혜택이 있는 유일한 방법은 착취를 경제적인 이유로선택했다라고 표현하는 일이었다. 성매매를성적 자기 결정권으로 표현하려는 시도가 뒷받침될 없는 이유는 우리가 성적인 이유가 아닌 경제적인 이유로 결정을 내렸기 때문이다. 성적인 요소는 즐길 없었고 견뎌야 했는데 우리가 진정으로 자기 결정권을 행사할 있는 위치에 있었더라면 업주에게는 업소가, 성구매자들에겐 필름이 남았을 테다.(127) 





나는 성매매의 원인과 결과, ‘성매매란 역사적으로 가장 오래된 직업 하나 뿐이라고 말하는 뻔뻔함, 성매매로 인해 피폐한 삶을 사는 성매매 여성들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이것이 지속되는 이유는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성매매는 결국 문제다. 


가난하다고 해서 모두 성매매 유혹에 쉽게 빠지는 것은 아니다. 성매매 여성에게 결정권이 있다거나, 그래도 성매매하는 여성이 시간당 있는 돈이 다른 일에 비하면 많지 않느냐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면, 사람은 당장 책을 읽어야만 한다. 성매매는 자신의 몸을 파는 것일 뿐만 아니라, 학대당했음에도 학대당했다고 말할 없는가장 불리한 위치스스로 가두었다고 여겨지는 일이기 때문이다. 성매매로 인한 인간성 파괴의 현실을 이 책은 가감없이 보여준다. 그 일을 스스로 '선택'하는 여성은 존재하지 않는다. 존재할 수 없다.   



정도는 다를지 몰라도 우리 모두는 스스로의 가치 일부를 내어주고 대가로 돈을 받는다. 까다로운 고객을 응대해야 하고, 듣는 아이와 실랑이를 벌어야 하고, 무거운 짐을 옮겨야 하고, 주사를 놓아야만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러한 일들 , 어느 하나도 자신의 자체가 거래 대상이 되지 않는다. 성매매는 몸을 내어 돈을 받았기 때문에 침해된성적 자기 결정권 주장할 없다. 사람들은 성매매 여성들이 일을선택했다고 말한다. 그리고 선택한 사람은 다른 사람이 아닌 바로자신이기에, 일로 인한 모욕과 수치, 괴로움과 고통에 대해서는 말하지 말라고 강요한다. 



하지만 어떻게 그것이 선택일 있는가. 행복 대신 불행을 선택할 있는가. 사랑 대신 낯선 이와의 섹스를 선택할 있는가. 인간이기를 거부하는 구매자들 명을 만나러 가는 길이 선택일 있는가. 아이의 신발을 사주기 위해 거리로 나서는 것이 선택일 있는가. 그렇게 밖에 없었다면, 그것이 선택일 있는가. 




저자는 다섯 살에 성매매에 유입되었고 7년간 일을 해왔다. 그녀는 어떻게 탈성매매 있었을까. 사랑하는 사람이 생겼다. 그녀는 사랑하는 사람과의 행복하고 충만한 경험을 통해 새로운 세계를 만났다. 지옥같은 세계를 탈출하기로 결심했고 실행했으며 결국 성공했다. 자신의 존재를 사람들이 알게 되면 어떻게 할까,라는 두려움 속에서 아이를 키우고, 대학에 진학하고, 새로운 일을 찾았다. 그녀가 워드 프로세서를 통해 쓰는 일을 시작하게 대목은 특히 감동적이다. 




글을 보낸 9개월이나 10개월 만에 받은 수표는 단순히 금전적으로 좋은 소식이었을 아니라 혐오하지 않고 즐길 있는 일로 돈을 있다는 능력의 증명이었다. 봉투를 열면서 느꼈던 놀라움은 표현할 없다. 돈을 보낸 사람은 생각지 못했겠지만 봉투를 여는 나는 기쁨, 자신감, 희망을 얻었다. (354) 





여성 해방의 종국은 경제적 독립이라는 점은 책에서도 확인된다. 여성의 가사노동은 무임금, 동일노동 조건에서 남성에 비해 저임금을 받는 현재의 상황이 이에 대한 증거다. 결국 문제다. 




성매매 여성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놓고 강간하지는 않지만 강간 판타지를 실행하려고 돈을 지불하고 여성의 몸을 도구 삼아 이용하는 남성들은 다소 만족할지 몰라도 그 실행을 위해 돈을 건네야만 한다는 사실을 아주 잘 알고 있다. 돈의 교환은 그들의 통제력을 상쇄시키고 결국 강간 판타지 경험의 효력을 희석시킨다. (343쪽)

성폭행의 스릴은 통제력으로 정의되고 가장 극단적인 강간범들은 가능한 한 가장 강력한 통제력을 추구하므로 성매매 교환에서 원하는 바를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수년간 만난 수많은 폭력적인 변태들은 모두 공통적으로 그들의 판타지를 실행하는 데 돈을 지불해야 한다는 사실에 적대적이고 깊은 분노를 표했다. (343쪽)

판타지의 악랄함이 더 강해지면 이 남성들은 그 판타지를 실행하기 위해 돈을 지불하지 않는다. 그들은 성매매 여성을 강간한다. 그 남성들은 성매매 여성을 처음부터 강간할 만한 사람으로 보지 않기에 이후엔 성매매 여성의 몸으로 이 판타지를 즐기려 애쓰지 않는다(성매매 여성을 하찮게 인식하는 증거이다). 몇몇 강간범들에게는 성매매 여성의 몸에 실현한 강간 판타지가 충분할지 모르겠지만 모두에게는 아니다. (343쪽)

판타지가 충족되지 않는 다른 이들은 성매매 여성을 강간하면서도 충분히 진짜 강간이라고 느끼지 못하기 때문에, 자신들이 ‘진짜’라고 여기는 상대로 옮겨갈 수 있으며 실제로 그렇게 한다. 이 남성들은 성매매 여성들을 건너뛰고 비성매매 여성을 강간하는데, 성매매는 이를 막을 수 있는 구제 능력이 없다. (34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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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9-12-18 22:1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드디어 다 읽었군요, 단발머리님. 힘든 독서를 끝마쳤어요! 고생했어요.
저는 이 책이 2019년 올해의 책이에요. 꼭꼭 눌러쓴 글이라는 건 바로 이런 글을 두고 얘기한다 싶어요. 단발머리님 리뷰 읽으니 이 책을 한 번 더 읽어야겠어요.

단발머리 2019-12-18 22:20   좋아요 2 | URL
힘든 독서였지만 읽고 나니,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제가 상상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선 책이었고요. 정희진 쌤 말씀처럼 자신의 경험을 넘어선 사유가 너무나 대단하다고 느꼈어요.
좋은 책 추천해주셔서, 꼭 읽으라 권해주셔서 고마워요, 다락방님^^

블랙겟타 2019-12-18 23: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위에 있는 댓글을 읽고 이 책을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더 커졌어요. (•̀ᴗ•́)و
물론 단발머리님의 이 리뷰를 보고 1차적으로 생각이 들었지만요...(이미 다락방님은 읽으셨고!!왜 몰랐지?!)
공교롭게도 이 책을 보자 마자 생각이 들었던 책이 한 권있는데요. 아까 낮에 다음에 무슨책을 볼까 알라딘을 기웃거리던 중 <길 하나 건너면 벼랑 끝>이라는 책을 봤었거든요. 이 책도 성매매 업소에서 유입되고 빠져나오기까지의 겪은 경험들을 증언하고있는 책이라고 소개되어있었는데요. 단발머리님의 리뷰를 읽으며 <페이드 포>와 이 책이 비슷한 부분이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네요.
그럼 조만간 우선 <페이드 포>를 읽고..( •ᴗ•)

단발머리 2019-12-18 23:40   좋아요 1 | URL
저도 <길 하나 건너면 벼랑 끝> 책소개는 봤어요. 그 책도 쉽게는 읽을 수 없는 듯해요. 전 오히려 그 책이 위의 <페이드 포>보다 더 가까운 느낌으로 다가올 것 같기도 하구요. 이 책의 저자는 정말 꼭 필요한 경우에만 자신의 이야기를 나눴는데, 읽는 것만으로도 너무 괴롭고 힘들었어요. 블랙겟타님은 어떻게 읽을실지, 어떤 감상일지 무척 궁금하네요. 리뷰 기다릴께요^^

syo 2019-12-18 23:4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요즘 보면, 더덕단에서 syo가 발붙일 데가 없는 것 같아요.....
다들 열정과 식견이 어마어마......
믿었던(?) 블랙겟타님마저 사실 엄청난 고수로 밝혀져.....
으앙

단발머리 2019-12-19 07:32   좋아요 1 | URL
쇼님은 더덕단에서 ‘귀요미‘라는 중요파트를 맡고 계신데, 이 무슨 어이 없는 말씀입니까?
다만 저는 블랙겟타님이 엄청난 고수라는 걸 이미 알고 있다는 걸 밝혀드립니다.
블랙겟타님은 유망주죠. 더덕단 기대만발 유망주^^

비연 2019-12-19 07:57   좋아요 2 | URL
더덕단에 발붙일 데가 없는 자는 저, 비연입니다.
<제2의성>을 완독하지 못한 자 더덕단에 있을 자격이 있는가.. 라는 자괴감에 빠진 채 야근의 늪에 빠져 있는 비연... 가엾. 회사 시러. 미오. 뭐 이런 기기묘묘 상태입니다.
... 다 읽고 얘기하기로. 아니면 오만원을 제 이마에 붙인 사진이라도 올려야 할 듯 ㅜ

단발머리 2019-12-19 08:39   좋아요 0 | URL
<제2의 성> 완독 못 해도 말입니다. 한 번 더덕단은 영원한 더덕단 아니겠습니까.
연말이라 많이 바쁘시니 충분히 이해합니다.

최적의 상황이라면 비연님의 완독이 될 거이고요, 오만원 보다는 비연님 얼굴도 볼 겸사겸사해서, 그 사진도 급 환영합니다^^

블랙겟타 2019-12-19 14:32   좋아요 0 | URL
아니! syo님이야 말로 너무 하시네요. ( ˃̣̣̥᷄⌓˂̣̣̥᷅ )
syo님이 쓰시는 글 읽으며 와.. 나와는 다른 부류의 사람이다. 라고 매번 느끼고 나저의 글을 보고 좌절하는게 여러번이었는데요..ㅠㅠㅠㅠ
저는 고수도 아니고.. 유망주도 아닌..믿었던(?)그대로 입니다 ㅋㅋㅋㅋ

비연 2019-12-19 07:5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 책은 읽고는 싶은데 왠지 내용이 견디기 힘들 것 같은 느낌이라... 미루고 있습니다.
읽어야 할까 말아야 할까. 요즘 페미니즘 책을 읽으면서 ‘괴롭다‘라는 생각이 많이 드네요...

단발머리 2019-12-19 08:42   좋아요 2 | URL
저도 내내 미루다가 페미니즘 짝궁의 권고로 읽게 되었는데, ‘괴롭다‘는 거 자체는 사실인거 같아요.
다만 저는, 그 극한의 경험을 풀어내는 저자의 서사에 좀 감동되었다고 할까요.
1독을 권하고 싶기는 합니다ㅠㅠ 쉽지는 않죠, 페미니즘 책을 읽는 일이요.

블랙겟타 2019-12-19 14:58   좋아요 0 | URL
확실히 아직까진 이부분에서 차이가 나는거 같아요...
비연님이나 단발머리님께서 읽는게 힘들다라고 하셨지만 저에게는 아직 그정도는 아닐테니깐요. 저도 관심있으니까..현상에 대해서 알고 싶으니까 페미니즘 책을 최근에서야 읽고 있지만 생물학적인 남성인 제가 읽으면서는 ‘와-이건 아니지.. 하루빨리 바꿔야지.. ‘라며 ‘불편하게’ 읽히지만, ‘괴로운 것’의 정도는 아직 아닌것 같더라구요..
처음에 페미니즘 서적을 호기심 반, 약자에 대한 관심(?) 정도로 시작했을지 몰라도 점점 읽으면서 마냥 놀라워만 하면서 가벼히 읽으면 안되겠구나를 조금씩 느끼고 있습니다.
읽으면 읽을수록 앞으로 어떤 자세로 읽어야할지 저에게 과제가 주어지는 중이네요.
 


















어제는 오후 내내페이드 포』 읽었다. 페미니즘 짝꿍의 강추가 없었다면 끝까지 읽지 못했을 거라는 생각이, 4페이지 읽을 때마다 번씩 들었다. 어떤 책보다 읽기 힘들다. 고통스러운 기억을 되살리고 기억들을 언어로 직조하는 모든 과정 , 저자의 고군분투를 생각하며 겨우겨우 따라 읽는다. 


언어로 정확히 표현되지 않으면 속에 감쳐진 잔혹함과 비인간성은 끝까지 밖으로 드러나지 않는다. 성매매라 말하고, 돈을 받았으니 어떤 대우도 감내해야 한다고 말하는 사람들은 이미 알고 있다. 다르게 표현했을, 속에 깃든 악마성을. 돈이 지불된 강간. 저자는 성매매란 돈이 지불된 강간이라 말한다. 




아침에는 차마 책을 다시 펴지 못하고 고병권을 읽는다. 읽었던 책인데 새롭게 다시 읽힌다. 고병권을 읽을 때마다 경건해진다. 마음도 자세도 자꾸 그렇게 된다. 오늘은 공부 이야기가 더 솔깃하다.  





내가 가진 것이 자갈과 나뭇가지뿐이어서 아직 공부를 없다고 생각하는 것은 잘못이다. 그것은 공부를 늦추는 핑계일 수는 있어도 공부에 대한 참다운 인식은 아니다. 공부는 언제든 있고, 당연한 말이지만, 바로 시작함으로써만 시작되는 것이다. 공부란 자신이 가진 미약한 것에서 시작해서 계속해서 앎을 생산하고 나아가는 것이지, 어떤 방법을 알아내서 단번에 도달하게 되는 아니다. 진리에 이르는 방법은 따로 없고 진리가 가는 길이 진리의 방법이다. 그리고 공부란 길을 스스로 내면서 나아가는 일이다. (64) 






얼마만큼 후회해야 훌훌 털고 일어설 있을까 생각한다. 며칠을 후회하면서 알게 됐는데, 후회에게는 딸린 자식이 많았다. 시간적 여유가 있을 공부했더라면, 대학에 다닐 열심히 했더라면, 고등학교 다닐 열심히 했더라면, 중학교 다닐 정신차렸더라면. 그렇게 딸린 자식들을 따라 걷다 보니, 끝에는 나약한 의지와 태생적 게으름, 그리고 저질체력이 기다리고 있었다. 존재에 대한 근원적 원망으로 마무리되려는 찰나, 고병권을 만난다. 



내가 가진 것이 자갈과 나뭇가지뿐이어서 공부할 없다고 생각하지 말자. 공부를 늦추는 핑계를 더는 만들어내지 말자. 시작함으로써 시작하자. 시작은 시작함으로써만 시작되니까. 

오늘부터 시작. 지금부터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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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9-12-18 08:5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어젯밤부터 ‘민혜영‘의 [여자-공부하는 여자] 시작했는데, 역시나 저는 이렇게 열심히 공부하지는 못할 거란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도 공부를 놓지 말고 계속 읽고 써야겠다는 생각은 해요. 저 역시 고등학교때, 대학교때 더 열심히 공부했다면 어땠을까..를 정말이지 수십번, 수백번 생각했답니다. 아,

아무튼 우리는 계속 공부하는 삶을 살도록 합시다, 단발머리님.

단발머리 2019-12-18 09:00   좋아요 0 | URL
예전에는... 요즘도 가끔은... 빡쎄게! 해야지만 ‘공부‘라는 단어를 쓸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그러니까 이렇게 설렁설렁해서는... 어디.... 이런 마음이랄까요. 요즘은, 체력도 떨어지고 눈도 자주 침침해지는 요즘은, ‘꾸준히‘라는 단어에 방점을 찍고 싶네요.

놓지 말고, 계속 쓰고, 같이 읽어요, 다락방님^^

수연 2019-12-18 09:0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도 단발머리님도 멋진 사람들.

단발머리 2019-12-18 09:12   좋아요 0 | URL
수연님도 다락방님도 멋진 사람들.

수연 2019-12-18 09:19   좋아요 0 | URL
민혜영님 책 저는 이제 읽기 시작해요. 오늘은 카페인 잔뜩 들어간 커피 마시면서 공부하기~ 하트 노트북으로는 어떻게 날리는지 알지 못하는 이 무식함을 탓하며 저릿저릿 대신 문자로 (귓속말: 사랑해)

단발머리 2019-12-18 09:24   좋아요 0 | URL
미네님 책 너무 좋죠. 그 용기, 그 노력에 박수를 칩니다. 아침에는 사과주스 마셨는데, 얼른 물 올려야겠어요. 항상 카페인이 부족한 나여ㅋㅋㅋㅋㅋㅋㅋㅋ 하트는 핸폰으로 발사합니다. 이렇게! 아이러브유! 😍💜

비연 2019-12-18 14:37   좋아요 0 | URL
다 멋진 분들..
비연은... <제2의성> 완독 아직 못 해서 안 멋진 사람..ㅜㅜㅜㅜ

다락방 2019-12-18 15:14   좋아요 0 | URL
비연님 오늘은 12월 18일 입니다. 이제 2주도 안남았어요!

단발머리 2019-12-18 15:41   좋아요 2 | URL
수연님도 다락방님도 비연님도 모두 멋진 사람들이에요.

문제는 시간이네요. 어디 가서 제가.... 36시간 휴식권을 구입해온다면,
그걸 비연님께 드린다면 당장에 <제2의 성>을 읽으실수 있을실텐데. 판매처를 모르니 ㅠㅠ
비연님, 힘을 내시어요!!!!

수연 2019-12-18 16:44   좋아요 1 | URL
비연님 제2의 성 완독 응원해요!!!!

비연 2019-12-19 14:02   좋아요 0 | URL
단발머리님...흑흑. 그런 휴식권이 있다면 제가 냉큼 사고 싶네요..ㅜㅜ
이제 다시 발동 걸고 <제2의성> 2권을 달리고 있습니다. 지난 번에 읽었던 600페이지 언저리에서 멈춰있었는데 앞으로 300여 페이지 어떻게든 해내리라... 저혼자 다짐다짐. 더덕당 생각하며 다짐다짐.

비연 2019-12-19 14:03   좋아요 0 | URL
다락방님, 수연님. 여러분의 자극과 격려가 제게 큰 원동력(?)이 됩니다.
졸려도 이쑤시개 눈꺼풀 위에 꽂고 읽어보아야 할 듯 싶어요 ㅎㅎ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