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모두 식인종이다를 읽고 있다.

 


세 챕터를 읽었는데 다 읽지 못할 거 같아서 읽은 부분까지만 기록으로 남겨둔다. 제일 먼저 읽은 건 <산타클로스의 처형, 1952>이다. 제목에서 예상되는 것에 비해 전반적으로 좀 약하다. (재미가 없었다는 뜻) 두 번째로 읽은 건 이 책의 얼굴이자 센터이자 대표작 느낌의 <우리는 모두 식인종이다>이다. 원주민들 사이에서 발견된 쿠루병(주된 부족의 언어에서 떨다를 뜻하는 쿠루병으로 불렸다)과 퇴행성 신경 질환인 크로이츠펠트야코프병 사이의 유사성을 밝히는 과정에서 원주민 사이에서 실존했던 식인의 풍습에 대한 간단한 서술이 이어진다.

 

 

식인 풍습은 기근 시대에 식량을 보충하는 수단이나 인간의 살에 대한 욕구로서 식량과 관련 있을 수 있고, 죄인의 징벌이나 적에 대한 복수로서 정치적인 성격을 띨 수도 있다. 또 고인의 성품을 물려받거나 반대로 고인의 영혼을 멀리 보내기 위한 마법적인 성격, 혹은 종교의식, 장례와 제사, 성년식과 관련되거나 풍년을 기원하는 의식의 성격을 띨 수도 있다. 고대 의학의 많은 처방에서 확인되듯이, 식인 풍습은 치유적인 수단이었을 가능성도 있다. 유럽에서도 멀지 않은 과거에 그런 처방이 실제로 행해졌었다. 내가 앞에서 언급한 뇌하수체의 주입이나 뇌물질의 이식, 게다가 오늘날 흔히 시행되는 장기 이식은 치유적인 성격을 띤 식인 풍습의 범주에 속하는 게 분명하다. (127)

 

 

식인 풍습의 방점은 식인이라기 보다는 육식에 있다고 생각한다. 인간의 살을 먹는 것은 안 되고, 동물의 살을 먹는 것은 괜찮은가. 엄마가 자주 해주시던 꽁치 김치조림은 언제 먹어도 맛있었는데, 엄마 옆에서 그 맛에 감탄하고 있노라면, 엄마는 곧잘 대답하셨다. 남의 살이 들어가야 맛있지. 남의 살. 꽁치가 안 들어가도 맛있지만, 꽁치 들어가면 더 맛있다. 남의 살에 대한 욕망과 육식, 그리고 식인과의 경계가 얼마나 희미한지에 대해 생각한다. 건강검진에서 빈혈 판정을 받고, 빈혈 아니라고, 안 어지럽다고 우기다가 헤모글로빈 수치 들이미는 의사에게 6개월간 철분제를 먹어야 한다고 처방 받은 내가, 차분히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여성 할례와 대리 출산>. 여성 할례에 대한 내 입장은 확고하다. (아무도 묻지 않았지만, 입장 밝히는 사람. 정치인도 아니면서 왜 입장 밝히나. 대통령이나 제대로 입장 밝혀라!)

 


남성 할례 역시 여성 할례처럼 다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남성 할례의 고통이 여성 할례의 고통보다 가볍다 여겨져서도 안 된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지금 필요한 자세는, 남자도 힘들어~~의 스탠스가 아니라, 이 상황을 어떻게 종식시킬 것인가에 대한 확실한 대책 마련일 것이다. 자문화 중심주의에 빠지는 것을 경계해야 하겠지만, 문화 상대주의가 모든 사안에 대한 유일한 해답이 될 수 없음은 명백하다. 여성 할례를, 사티를(인도의 아내 순장), 명예 살인을 문화와 풍습의 관점에서 바라봐서는 안 된다. 복잡하게 설명할 수 있고, 길게 말할 수 있겠지만, 미소지니(misogyny), 여성 혐오라는 단어의 사용이 여전히 부담스럽다면, 여성에 대한 폭력과 살해 시도, 그 잔인한 행위들을 멈추는 데에 모든 힘을 쏟아야 한다.

 

 

대리 출산에 대한 부분도 여러 생각거리를 안겨준다. 이제는 시험관 시술을 통해 태어난 아이들을 만나는 일이 어렵지 않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수의 불임 부부들이 혈통적 연결을 원하고 있기에 고비용의 힘든 불임 치료 과정을 지속하고 있다. 타인의 정자와 타인의 난자로 태어난 아이를 내 아이로 받아들이기 힘들기 때문에 가능하면 남편의 정자, 아내 난자의 수정을 통한 출산을 원하고 있다. 생물학적 연결에 대한 현대인의 갈망 혹은 유전자의 소리 없는 아우성(?).

 


클로드 레비 스트로스는 고대 히브리 사회의 형사취수혼(형이 죽은 뒤 동생이 형을 대신해 형수와 부부 생활을 지속해 대를 이어가는 혼인 풍습) 제도나 수단 누에르족의 망령결혼(친척 남자가 고인의 아내와의 사이에서 아들을 낳아 조카로 양육하는 풍습)이 정자 주입과 다름없다고 여기고 있다. 티베트의 여러 명의 형제가 한 명의 부인을 공동으로 소유해 모든 자식을 장남의 자식으로 귀속시키는 것, 또는 이와 반대로 투피카와이브족의 경우처럼 한 남자가 자매 관계에 있는 여러 명의 여자와 결혼해 여자들이 자식들을 함께 키우는 경우도 생물학적인 아버지가 누구인지, 어머니가 누구인지 따지지 않는다고 말한다.

 

 

생물학적 혈족과 사회적 혈족 간의 갈등은 유럽에서 법률가와 윤리학자에게 골치 아픈 문제로 여겨지지만, 민족학자들이 연구하는 사회에서는 그런 갈등이 존재하지 않는다. 이런 사회는 사회적 관계를 더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생물학적 혈족과 사회적 혈족이 그 사회의 이데올로기나 구성원의 의식에서 충돌하지 않는다. 유럽 사회가 그런 사회를 본받아 행동해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그러나 적어도 이런 사회의 사례들에서 대리출산으로 제기되는 문제들이 상당히 다양한 방법으로 해결될 수 있으며, 어떤 하나의 방법이 절대적이고 당연한 것으로 여겨질 이유는 없다는 교훈을 얻을 수 있는 듯하다. (70)

 














당연히 마가렛 애트우드님의 <시녀 이야기>를 떠올릴 수밖에 없는데, 성적 쾌락을 금지하고 오로지 출산을 목적으로 성행위를 강요할 때, 그 일은 가능한가. 사정하는 남성은, ‘두 발 달린 자궁으로 여겨지는 여성의 감정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는가. 저자는 대리 출산에서 사람들의 주된 관심사가 수정과 섹스, 즉 육체적 쾌락을 분리하는 것처럼 보인다고 말한다(70). 그게 가능한가. 인간 심연의 감정과 욕망이 벌거벗은 채로 요동칠 때, 감정적이고 성적인 공유를 차단할 수 있는가. 그게 가능한가.

 

 

 













여기까지 읽고, 기특하게도 영어책을 읽었다. 꾸준히 안 읽어도 가끔 꾸준해지는 사람. 입장 요구 안 하는데 입장 밝히는 사람. 이 문단의 ‘He’는 엘리자베스에게 새로운 텔레비전 프로그램을 제안하는 사람이다. 그에게는 딸이 하나 있다. 그녀의 이름은 아만다이다.

 


His ex-wife had long insinuated that he wasn't Amanda's biological father, but he'd figured she'd only said it to hurt him. Sure, he and Amanda didn't look alike, but plenty of children don't look like their parents. Every time he held Amanda in his arms, he knew she was his; he could sense the deep, permanent biological connection. But his ex-wife's cruel insistence ate at him, and when paternity testing finally became available, he produced a blood sample. Five days later, he knew the truth. He and Amanda were total strangers. ... He'd stared at the test results, expecting to feel cheated or devastated or any of the other ways he'd guessed he was supposed to feel, but instead he'd felt completely nonplussed. The results didn't matter at all. Amanda was his daughter and he was her father. He loved her with all his heart. Biology was overrated. (<Lessons in chemistry, 209)

 

 

낳은 정, 기른 정, 무엇이 더 귀한가. 낳아보면 안다, 낳은 정 귀하다. 키워보면 안다, 키운 정 귀하다. 낳은 정, 기른 정, 무엇 하나 버릴 것이 없다. 낳은 정, 기른 정, 둘 다 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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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쟝쟝 2024-04-16 17:5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렇게 묻지 않는 입장을 계속 밝히시다니…

단발머리 2024-04-16 18:16   좋아요 0 | URL
참 난감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사랑하는 사람이 갑자기 내 앞에서 사라지는 일, 영영 사라지는 경험, 지옥 같은 세상을 산다는 게 어떤 건지 나는 잘 모른다. 옆에 있는 사람들은 그저 짐작할 뿐이다. 하지만 그 대상이 자식이라면. 그 마음은 나도 만분의 일, 십만 분의 일은 알 거 같다. 뜨는 둥 마는 둥 아침을 어설프게 먹고 나서는 아이의 뒷모습을 볼 때의 내 마음. 많이 다정하지 않으셨던 둘째 큰엄마도 사촌 오빠가 도시락을 안 가지고 간 날에는 하루 종일 굶으셨다 하셨다. 그 마음의 만 배, 그 마음의 십만배.

 


또 이렇게 십 년이 흘렀다. 우리는 무얼 했을까.

 

 

고통은 고독한 경험일 수는 있어도 결코 사적인 경험일 수는 없다. (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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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크리스틴 델피의 노동에 대한 가설 세 가지는 다음과 같다. (0-서문, 9)

 

1) 가부장제는 현대 산업사회에서 남성에 대한 여성의 종속 체계다.

2) 이 체계는 경제적인 기반을 가지고 있다.

3) 이 기반은 가정 내 생산이라는 생산 양식이다.

 


가부장제는 경제적 기반, 즉 가정 내 생산이라는 생산 양식을 통해 여성을 종속시킨다. 물리적 폭력과 종교, 이념, 문화라는 정치적, 사회적 기제뿐 아니라, ‘경제적인 체계를 활용해 여성 종속을 강화하고 유지한다.

 


가장 역사가 길고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가정 내 생산 활동을 무급노동으로 간주하고, 그 노동의 수행을 여성의 본성과 연결시키는 것이다. 특히, 육아와 양육을 여성 고유의 특성과 합치, 고정시킴으로써, 가정 내 생산 활동과 가사 노동, 돌봄 노동을 여성의 일혹은 여성만의 일로 만든 것이 주효했다.

 


사회를 사유하는데 없어서는 안 되는 중요한 요소인 마르크스적 개념 가운데 저자가 주목한 개념은 계급이다. (0-서문, 69)

 


계급 개념은 나아가 사회적 지배를 설명의 핵심에 놓는다. 우리는 사회적 지배의 동기(경제적 착취)에 관해 논의하거나, 근본적인 도식을 바꿀 필요 없이 이러한 동기에 반대하거나 이를 바꿀 수 있다. 이것은 이분법적 개념이며 따라서 한계는 있다. 그러나 우리는 계급 개념이 광범위하고, 위계적이고, 마찬가지로 이분법적인 분류에, 특히 (여성/남성, 성인/아동, 백인/비백인 등)과 같이 주어진 사회의 내부에 위치한 계층화에 어떻게 적용되고 있는지 볼 수 있다(「계층화 연구 속의 여성 참조). (0-서문, 69)

 


, 저자는 여성 억압의 주된 요인으로 자본주의하에서 계량화되지 않고 있는 가정 내 부불노동을 지목한 것과 동시에 여성이 하나의 계급으로 존재함을 주장하였다.

 



 













여성들은 집 밖에서 임금 노동을 하든 하지 않든, 계속해서 집에서 "무보수로" 가사 노동을 도맡아 했다. 왜 가사노동이 자본주의 사회는 물론이고 사회주의 사회에서도 여성의 일로 간주되는지 오직 경제적인 견지로만 설명할 수 없었던 수많은 마르크스주의 페미니스트들은 단순히 모든 여성은 똑같이 여성이라는 계급, 즉 제1 (남자라는 성을 섬기기 위해 존재하는 제2 (여자라는) 성에 속하기 때문에 모든 사회에서 가사 노동이 여성에게 할당된다고 결론지었다. (<페미니즘 교차하는 관점들>, 151)

 


여성에 대한 억압이 자본주의뿐만 아니라 성 계급에 따른 차별 때문이라는 마르크스주의 페미니스트들(사회주의 페미니스트, 유물론적 페미니스트)의 주장은 가부장제와 자본주의의 공조를 밝히는 데 있어서 설득력 있는 이론을 다수 제공했다. 여성은 단일한 집단이 아니다. 따라서 여성에 대한 억압을 하나의 요소로만 분석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어느 나라에서는 인종과 성별이, 어떤 환경에서는 계급과 성별이 여성을 억압하는 수단으로 동시에 작동하기 때문이다. 크리스틴 델피의 문장으로 읽으면 이렇다.

 


















프랑스에서 25세 이상 여성의 10퍼센트 미만만이 독신이라는 점에서 미루어 보면, 모든 여성이 일생의 어떤 시점에는 결혼할 확률이 매우 높고, 따라서 모든 여성이 특정한 생산 관계에 들어갈 수밖에 없다. 이 생산 관계에 확실하게 영향을 받는 집단으로서 여성들은 하나의 계급을 구성한다. 태어나면서부터 이 계급에 속하도록 운명 지어진 범주로서 보자면 여성들은 하나의 카스트를 이룬다. 결혼 관계에 깃든 노동 전유와 착취는 모든 여성이 경험하는 공통의 억압이다. (1-주적, 54)

 

 

가부장제와 자본주의의 합동 작전이 가장 극명한 장소는 가정이다. 가정 내 여성의 노동은 역사 이래로 지금까지 무급 노동으로 간주되었는데, 가부장제의 원칙에 따라 재산을 상속받지 못하는 차남이나 막내의 경우 가정으로부터 독립 혹은 독립에 대한 의지를 표명함으로써 임금을 보존 받는 경우가 있는 데 반해, 여성의 노동은 여전히 무급 노동으로 남아있다. 여성의 무급 노동이 급여로 전환되는 건, 여성이 그 노동을 가정이 아닌 다른 곳에서 수행했을 때다. 그런 경우, 가정 이외의 장소에서 생산활동을 담당한 여성에게는 약간의 경제적 독립이 주어지지만, 가정 내 육아를 비롯한 기타 가사 노동은 여전히 여성의 몫으로 남아있다. 여성을 기다리는 건, 이중, 삼중의 노동이다. (1-주적, 43)

 


 

여성의 지위, 특히 가족 내 여성의 위치가, 구체적으로 아이가 있는 기혼 여성의 위치가 노예/하인과 다름없음을, 읽고 확인하는 일이 가히 유쾌하지는 않다. 실비아 페데리치의 문장을 처음 만났을 때만큼은 아니지만, 현실에 대한 자각은 여전히 뼈아프고 한결같이 곤란하다.

 

계산되지 않는, 눈에 보이지 않는, 인정받지 못하는 일들, 내가 해야만 하는 일들에, 나는 태업으로 임했다. 버지니아 울프의 글이 도움이 되었다. 용기를 주었다.



 










안타깝도다펜을 들려고 시도했던


여성은 주제넘은 종으로 여겨지고,


그 과오는 결코 속죄될 수 없다네.


그들은 말하지우리가 성과 그 역할을 잘못 알고 있다고.


자녀 양육유행의상사교,


이것이 우리가 선망해야 할 소양이라고.


글을 읽고 쓰고생각하거나 질문하는 일은


시간 낭비일 뿐이며우리의 미를 가리고,


꽃다운 우리를 정복하는 데 방해가 된다고.


반면 노예처럼 집안 살림을 돌보는 무미건조한 일에는


우리가 가진 최고의 능력을 써야 한다고. (<자기만의 방>, 109-110)

 


내가 쓸 수 있는 에너지는 한정되어 있으니까, 내 에너지를 내가 쓰고 싶은 곳에 집중해서 쓰려고 했다. 아이들은 낮에는 엄마가 뭐하고, 자기들이 돌아오는 시간에 청소기를 돌리는지 묻지 않았다. 궁금할 시간이 없었다. 자기들도 노느라 바빴으니까. 하지만, 이것조차 한가한 말이라는 걸, 나도 안다. 아내폭력의 가해자들이 피해자 폭행의 이유로 꼽는 첫 번째 이유가 집안일을 잘 못해서이다. 집안일을 대충이라도 아니, 흉내라도 내본 사람은 알겠지만, 이 우주가 끝날 때까지 집안일은 끝나지 않는다. 집안일을 등한시하고, 반찬을 사다 먹고, 집청소를 대충 해도 모른 체하는 남자랑 살았기 때문에, 나의 태업은 가능했다. 그건 자랑할 일이 아니다. 박완서 선생님의 말씀처럼, 그냥, 그때, 그 순간에 내가 운이 좋았을 뿐이다.

 


그럼에도 읽는다. 이성애의 작동과 결혼제도의 합작으로 탄생한 4인 핵가족의 아내이자 엄마인, 내가 읽는다. 가정이라는 울타리 속에서, 스위트홈 찬가를 제법 크게 불렀던, 내가 읽는다. 다시 일하게 되어, 늦은 출근과 이른 퇴근에도 집에 오면 1시간을 바닥에 붙어있다가 간신히 일어나 빨래 돌리고 청소기 돌리는, 내가 읽는다. 손쉬운 비판이나 감정 상하게 하는 편 가르기 수단으로서가 아니라, 내 삶을 설명하기 위해서, 그 속에 감춰진 억압과 모순을 밝혀내기 위해서 읽는다. ‘페미니즘에 대해 거부감을 느끼는 기혼 여성들에게 가장 쉬운 말로, 가장 유연한 단어로 페미니즘을 설명하고 싶어서 읽는다. 더 행복해지기 위해서 읽는다. 내가 그렇게 소중히 여겼던 사랑 속에 후회와 원망이 전부였다고 말하고 싶지 않아서 읽는다. 내 딸을 위해서 읽는다. 더 좋은 세상을 위해서, 내가 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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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자 2024-04-12 21:1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멋진 후기 감사합니다 단발머리님!

단발머리 2024-04-12 22:49   좋아요 2 | URL
읽어주시고 귀한 댓글 달아주셔서 제가 더 감사하죠. 감사합니다, 달자님!!

미미 2024-04-12 22:5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 <자기만의 방>읽었는데 저 문장 신선하게 느껴져요ㅋㅋㅋㅋ
여전히 읽는 이의 심장을 두근거리게 하는 단발머리님의 글! 이 시간에 잠이 확 깹니다^^

단발머리 2024-04-13 14:36   좋아요 1 | URL
네네 ㅋㅋㅋㅋ 저도 읽을 때마다 항상 새로운… 바야흐로 울프를 다시 읽을 시간이 돌아왔나봐요.
잠이 확 깨셨다가 편안한 밤 되셨는지요~
여유롭고 즐거운 주말 되시길요^^

은오 2024-04-13 15:5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단발님은 진짜... 멋있는 분...♥️

단발머리 2024-04-13 16:28   좋아요 1 | URL
은오님은 진짜… 고마운 분… 💕

책읽는나무 2024-04-16 10:3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는 크리스틴 델피의 ‘서문‘편 읽으면서 무급 가사노동 이야기만 나오면 내가 여성주의 책을 읽는 이유가 뭘까? 늘 생각하곤 하거든요. 오늘 읽다가 문득 그래도 나는 내 가정을 지키고 싶다.는 반감이 들었어요. 그런데 단발 님이 나열하신 이유들에 제가 더 용기를 얻게 되네요. 전 제 가정을 지키기 위해 읽는다!!! 가 되겠군요.ㅋㅋㅋ

단발머리 2024-04-16 19:11   좋아요 1 | URL
사실 전업주부들이 가정에서 해내는 그 수많은 일들은 돈으로, 임금으로 환산되지 않으니까요. 그게 우리 일이라서 하고 있는 우리로서는, 참 억울한 일이 아닐 수 없겠습니다.
가정을 지키기 위해 읽는다!! 너무 멋져요. 책나무님은 살림고수셔서 더 많은 임금을 받으셔야 하는데...
아쉽습니다.
우리 그 돈을 모아모아, 알라딘에서 또 책을 사고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책탑 똭! 책장 똭!
 


 

푸바오가 갔다. 푸바오를 낳아준 아이바오와 아빠 러바오, 자식처럼 푸바오를 돌봐준 사육사님들을 두고 갔다. 푸바오의 원래 소유권자인 중국으로 돌아갔다. 판다 마케팅이 이처럼 거대한 산업인지 나는 몰랐다. 우리나라가 유난한 게 아니라, 전 세계 판다 사랑이 유난한 거 같다.

 




푸바오가 떠나는 날에는 비가 내렸다. 추적추적 비가 내리는 가운데, 푸바오와의 이별을 아쉬워하는 사람들이 푸바오가 타게 될 특수차량 앞을 서성였다. 유튜브를 열었더니 그날 푸바오가 떠나는 장면을 생중계하는 방송이 6개였다. 내 화면에서는 그랬다. 가히 전 국민적 관심사였다. 푸바오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있고, 푸바오에 관심이 없는 사람들이 있고, 푸바오를 모르는 사람들도 있는데, 그날 그곳에는 아쉬움과 안타까움을 넘어 슬픔과 억울함을 가진 사람들이 가득했다. 화면 밖으로 새어 나오는 울음소리가 그랬다. 나는 그 소리가 조금 불편했는데, 나처럼 느끼는 사람들도 있을 터였다.

 



가려진 채로 푸바오가 나오고, 그리고 푸바오를 태운 케이지가 특수 차량에 실렸다. 중국까지 푸바오와 동행하는 강바오(강사육사님의 애칭)가 차량 앞쪽에 승차하고, 그리고 그 찰나. 송바오(송사육사님의 애칭), 우산도 쓰고 있지 않던 송바오가 몸을 돌려 차량에 기대어 한 손으로 차량 면을 쓰다듬다가 두어 번 가볍게 두드렸다. 송바오에게는 이 자리가 푸바오와의 마지막 순간이고, 그렇게 송바오는 푸바오와 이별을 한다. 감정이 요동친 건 그 순간이었다. 푸바오의 차량을 쓰다듬는 송바오를 본 그 2-3, 마음이 널을 뛰고, 나도 모르게 왈칵 눈물이 맺혔다.


 



우리 집에서는 내가 푸바오를 제일 좋아하는 사람이고, 푸바오 동영상을 제일 많이 본 사람이지만, 사실 나는 푸바오를 안 지가 얼마 되지 않았고, 아직 푸바오와 아이바오도 구별하지 못하는 사람이다. 힘들었던 코로나 시기를 지나며, 푸바오가 큰 힘이 되어 주었다고 사람들이 말했을 때, 나는 그 말이 무슨 뜻인지, 무슨 의미인지 알 수 없었다. 그날, 푸바오가 탄 차량을 송바오가 쓰다듬을 때, 내 마음이 움직였던 건 송바오의 마음이 어떤 마음인지를 내가 알았기 때문이다. 이건 어디까지나 내 추측이다. 내내 사랑으로 키웠던 자식을 멀리 보내는 마음. 다시는 보지 못할지도 모르는 애인과 영영 헤어지는 마음. 내 마음을 주었던 애인에게 이제 더는 내 마음을 줄 수 없다는 걸 알아차릴 때의 마음.

 


아이바오는 그날 푸바오가 떠나는 걸 알지 못한다. 독립 훈련의 힘든 시간을 보낸 후, 이제 아이바오와 푸바오는 떨어져 생활한다. 둘 다 그 생활에 익숙해졌다. 아이바오는 푸바오의 쌍둥이 동생들을 돌보느라 적잖이 피곤하고, 푸바오는 푸바오대로 새로운 판생을 이어나가게 될 것이다. 나는 아이바오에게 이입하지 않는다. 아이바오는 모를 것이다. 아이바오는 푸바오를 낳았고 키워주고 사랑해 주었지만, 이제 푸바오를 생각하지 않는다. 아이바오는 푸바오와의 영영한 이별을 알지 못한다. 내가 이입하는 건, 송바오이고, 그의 마음이고, 그의 사랑이다. 왜냐하면 나는 송바오의 그런 마음을 이해하기 때문이다. 내 마음속, 강신주의 문장처럼 말이다.

 

















내가 어떤 사람을 특별한 사람으로 생각하는 것은 어려운 일은 아닐 수 있습니다. 다만 어려운 문제는 타자로 하여금 나를 특별한 사람으로 생각하도록 강제할 수는 없다는 데 있습니다그에게는 나를 특별한 사람으로 생각할 수도 혹은 그러지 않을 수도 있는 자유가 있기 때문이지요사랑에서 중요한 점은 우리 자신뿐만 아니라 타자도 자유를 가지고 있다는 자명한 사실에 있습니다. (『망각과 자유), 21)

 



사랑할 때 나는 내 마음이 그에게 가 닿기를 바랐다. 그를 원하는 내 마음이 그에게 닿기를 바랐다. 내가 원하는 건 그것인가. 그게 전부인가. 아니다. 내가 원하는 건, 내 마음이 그에게 닿고, 그가 같은 마음으로 내게 응답해 주는 것이다. 그도 나를 사랑해 주는 것이다. 그도, 내가 그를 아끼는 그 마음으로, 나를 아껴 주는 것이다. 하지만, 모든 것은 변한다. 사랑의 맹세는 시간의 흐름 속에 퇴색해지고, 열정은 권태로 쉽게 변색되어 버린다.

 


내가 그를 더 사랑했던 게 무슨 소용인가. 나는, 내 사랑을 거두어들였다. 그가 나를 더 사랑했던 게 무슨 소용인가. 그는 더 이상 내 마음을 받아줄 수 없다. 그렇다면, 그 사랑이 끝난다면 그건 아무 의미가 없는 걸까. 오직 완성된 사랑만이, 해피엔딩만이 중요한 걸까.

 

 


열 번을 생각하고, 또 생각해 봐도, 결국 중요한 건, 내 마음이라는 결론에 다다른다. 내 마음을 알지 못한 채 그가 떠나도, 그를 사랑하는 내 마음은 내게 그대로 남아있으니 말이다. 본인 스스로,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아직도(!) 이성애 이야기를 쓰는 작가라고 했던 임경선은 정희진쌤의 오디오 매거진에서 말했다. “우리는 서로 사랑하는 게 아니고요. 내가 그 사람을 사랑하고, 그 사람이 나를 사랑하는 거죠. 서로 사랑하는 게 아니에요. 각자, 상대를 사랑하는 거죠.”

 


송바오의 마음이 푸바오에게 가 닿을까. 어쩌면 잠깐 푸바오는 송바오를, 강바오를, 아이바오를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내 앞에서 없어져 버린, 내 앞에서 사라진 그 사람들을/엄마를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푸바오는 푸바오의 새로운 삶을 시작한다. 영영한 이별 앞에서 자신의 삶을 새롭게, 귀엽게 꾸려 나갈 것이다.

 

 


남은 건, 그를 사랑하는 내 마음이다. 가질 수 없었던, 혹은 영영히 내 것이 될 수 없는 마음에 대한 아쉬움이 내게 남는다. 그리움이 남는다. 내가 가진 건 이것뿐이다. 그를 사랑했던 내 마음. 줄 수 있을 거라 생각했지만 여전히 내게 남아있는 그것, 오직 그것뿐이다. 내 마음, 그를 사랑했던 내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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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오 2024-04-12 13:0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우리 애기.... 아... 전 사실 어느 시점부터 에버랜드랑 사육사한테 정이 좀 떨어졌어요. 애기가 대나무 서리 좀 했다고 3주를 외출을 안시키질 않나, 애기 가기 전에 검역해야 하는 거 애기 태어날 때부터 알고 있었으면서 검역 공간을 따로 만들어두지 않고 빛도 안 들어오는 실내에 한 달을 가둬놓질 않나. 사육사들이 푸바오를 아끼지 않았다고 생각하진 않지만 사육사도 에버랜드에서 월급받는 직원이구나, 동물을 전시용이라고 생각하는구나 싶은 장면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하더라고요. 애기들 밥 먹고 있는데 잡아서 관람객들 쪽으로 돌리는 행위, 자고 있는데 자꾸 들어서 잘 보이는 데로 옮기고 사진 찍고 그러는 거. 에버랜드 지침이겠지만 이런 거 보고 나니까 그냥 애기가 우리랑 멀어지더라도 좀 넓은 공간에서 편하게 살았으면 하는 마음이 들었어요.
근황 보니까 그래도 밥도 잘 먹고 표정이 괜찮더라고요. 판다중에서도 푸바오는 워낙 다정하고 똑똑하고 순한 애기라 잘 지낼 수 있을 거 같아요. 한국은 잊고 행복하게 지내거라 아가!!

단발머리 2024-04-12 13:37   좋아요 2 | URL
세상에.... 대나무 서리 좀 했다고 3주 외출을 안 시키다니요. 그건 진짜 화나네요. 그리고 검역 공간도요...... 사육사님들도 푸바오 아끼고 사랑하셨겠지만, 그것도 어디까지나 일의 범위 안에 있겠지요. 관람객들 눈치 볼 수 밖에 없을 테구요. 모두 다 돈이었다 ㅠㅠㅠ
저도 푸바오 간다고 해서 처음에는 아쉽기도 했는데 거기가 환경이 좋다고, 그리고 넓다고 소개하더라구요.
은오님 바램대로 울 애기 넓은 공간에서 편하게 잘 살아갈 거 같아요. 아직도 푸바오에 대한 관심이 여전히 뜨겁고, 그래서 중국에서도 신경쓰는 거 같더라구요.
한국은 잊는다면 좀 서운하지만.... 행복한 판생 이어지기를 바랍니다. 푸바오, 잘 먹고, 잘 놀고, 행복해!

공쟝쟝 2024-04-12 19:0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이 좋은 글에........ 마지막 짤 때문에 웃겨서... (모에화 심하다) ㅠㅠㅠㅠ 단발님 나는 감동받을 준비가 되어 있는 사람입니다만.... 글과 내용을 합치면... 푸바오는 모른다 아닙니까? 쟈닌해... 쟈닌하다....!! -짝사랑 전문가 올림-

단발머리 2024-04-16 19:12   좋아요 0 | URL
푸바오가 모른다고 나는 생각합니다. 아이바오도 모른다. 러바오는 당근 더 모르고요.
가장 잘 아는, 가장 이 고통에 가까운 사람은 강바오일테고, 송바오일테지요.
짝사랑 전문가시라고요? 짝사랑을 아시나요? 그 절절함을, 그 애닮픔을, 아신다 말이에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사전투표는 토요일 오후에 했다. 아침부터 나가자 나가자 실랑이를 하다가, 늦게 준비하는 1인과 토요일에도 학교에 간 1인의 동선을 고려해 투표 후 노상에서 치킨을 먹기로 했다. 벚꽃잎이 흩날리는 거리를 뛰어갔다. 이번 투표를 앞두고 큰애랑 여러 번 싸워서 아예 투표를 안 한다고 할까 봐 걱정했는데 투표소에 들어갈 때는 다정하게 들어섰다. 기표를 하고 나와서 기다리는데 큰애가 나오지를 않는 거다. 왜 이렇게 늦었냐고 했더니, 호호 불고 세로로 반 접고 또 반으로 접느라 시간이 걸렸다고 했다. 엄마 같은 (거대 정당 찍는) 사람들은 몰라. 우리 같은 사람들은 이 한 표, 한 표가 얼마나 중요한지 알아요? 내 한 표도 소중하단다, 아가야.

 

 



반유대주의가 유대인 절멸로까지 이어지는 그 지난한 순간에 대한 연구와 고찰이 이어진다. 내가 꼽은 문장은 여기다.

 


인종주의자들의 유대인 증오는 신이 선택한 민족, 신의 섭리로 성공을 보장받은 민족이 자신들이 아니라 유대인일지도 모른다는 미신적 우려에서 나왔다. 거기에는 결국 모든 외양에도 불구하고 세계 역사에서 마지막 승자로 등장할 것이라는, 이성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보증을 받았다고 그들이 두려워하는 민족에 대한 의지박약한 분노가 있었던 것이다. (451쪽)

 


역사라기보다는 신화로 여겨지는 이스라엘 민족의 이집트 대탈출 때도 이와 비슷한 일들이 벌어진다. 훈련 받은 군인 집단이 아니라, 어린아이부터 시작해 노인에 이르는 가족 공동체, 유목 민족이라 부르기에도 세가 부족한 이스라엘 부족의 대이동이 펼쳐질 때, 메소포타미아 지역은 공포로 흔들렸다. 그들, 이스라엘인들은 특별하다는 믿음, 그들의 신은 특별하다는 믿음이 선주민이었던 가나안 여러 부족들의 마음을 온통 지배했다. 이스라엘이 계속 승리한 것은 아니지만, 이스라엘의 승리는 계속해서 이어졌다. 이스라엘은 그렇게 메소포타미아 지역에 자리를 잡았다.  

 


자기 계발서가 반복해서 말하는 것은 자신에 대한 믿음을 가지라는 것이다. 그 모토가 할 수 있다일 수 밖에 없는 이유도 거기에 있다. 할 수 있을 수도, 없을 수도 있지만, 성공 가능성은 당연히 할 수 있다쪽이 우세하다. 상황의 변화는 태도에 달려있고, 태도는 마음에, 마음은 생각에 달려있다. 이스라엘은 항상 할 수 있다쪽이었고, 자신들이 선민, 선택받은 특별한 민족임을 믿어 의심치 않았다’. 요는, 이스라엘인들만, 유대인들만 그렇게 믿은 것이 아니라, 유대인의 말을 반복해서 들었던 인종주의자들도 유대인의 말을 믿었다는 거다. 그 말을 믿게 된, 진심으로 믿게 된 인종주의자들의 의심과 분노는 유대인 증오라는 결과로 산출되었다.

 



 


공산 전체주의 비판하는 세력의 몰락을 기대하며 <전체주의의 기원>을 읽는다. 자랑하기 참 좋은데 <전체주의의 기원>은 너무 두꺼워서 외출 때에는 다른 한나를 모시고 다닌다. 한나 풍년. 한나 대잔치다.

 



깝치는 마음 1도 없이 겸손하게, 저녁에는 치킨을 먹기로 했다. 파티 분위기 절대 아니다. 1년 만의 건강검진에서 평생 처음으로 빈혈판정이 나왔기에 그렇다. 단백질 보충이 필요하단다. 한나 풍년. 치킨 예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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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4-04-10 15:2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는 삼겹살 먹을 겁니다. 혹시 따님이 저랑 같은 정당을 찍은 건 아닐지.. 생각합니다. 흠흠..

단발머리 2024-04-10 15:26   좋아요 1 | URL
저희집 딸롱이가 다락방님과 같은 정당을 찍었을 거라고, 전 생각합니다. 일단 저랑은 다릅니다. 흠흠...
저도 냉동실에 삼겹살 있기는 한데.... 🤗

서곡 2024-04-10 16:2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흠 저는 닭강정 사왔습니다 ㅋㅋㅋ 사진 속 말차파이(?)도 맛있어보이는군요!!

단발머리 2024-04-10 16:45   좋아요 1 | URL
하.... 닭강정도 매우 좋은 선택입니다. 말차파이 정말 맛있었어요. 딱딱하지 않지만 꾸덕한 느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시지요? 포크에 힘을 주고 퐉!! 세워야 합니다 ㅋㅋㅋㅋㅋ 아, 또 먹고 싶네요!

페넬로페 2024-04-10 16:4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시원한 아이스커피와 케잌, 맛있겠어요.
거기다 책까지요.

제가 정말 궁금해서 그러는데요,
유대인 또는 이스라엘이 자신들이 선민이라는 것을 믿지 않았어요?
구약 성서의 내용과 달라 궁금해졌어요~~

단발머리 2024-04-10 16:55   좋아요 3 | URL
페넬로페님~~ 제가 명확하게 표현을 못 했나 봐요. 유대인들은 자신들이 선민임을 굳게 믿었습니다!

이스라엘은 항상 ‘할 수 있다’ 쪽이었고, 자신들이 선민, 선택받은 특별한 민족임을 ‘믿어 의심치 않았다’. 요는, 이스라엘이, 유대인들이 그렇게 믿었다는 게 아니다. 유대인의 말을 반복해서 들었던 인종주의자들이 유대인의 그 말을 믿었다는 거다. 그 말을 믿게 된, 진심으로 믿게 된 인종주의자들의 의심과 분노는 유대인 증오라는 결과로 산출되었다.


위의 저의 문장을 이렇게 바꾸어 볼게요.

이스라엘은 항상 ‘할 수 있다’ 쪽이었고, 자신들이 선민, 선택받은 특별한 민족임을 ‘믿어 의심치 않았다’. 요는, 이스라엘인들만, 유대인들만 그렇게 믿은 것이 아니라, 유대인의 말을 반복해서 들었던 인종주의자들도 유대인의 말을 믿었다는 거다. 그 말을 믿게 된, 진심으로 믿게 된 인종주의자들의 의심과 분노는 유대인 증오라는 결과로 산출되었다.


요렇게 바꾸어 보았습니다. 선민이라는 유대인의 주장을 다른 민족에 속한 사람들도 그대로 받아들였다는 점을 강조하다 보니, 의미가 명확하지 않았네요. 위의 문장도 이렇게 바꾸어 놓을게요. 혼란을 드려 죄송합니다 ㅋㅋㅋㅋㅋㅋ

페넬로페 2024-04-10 17:02   좋아요 3 | URL
네, 이해했어요.
감사합니다.

저는 유대인들이 너무 확고하게 자신들이 ‘선민‘이라는 것을 믿었고, 받아들였고, 강조했다고 생각해요.
그 믿음에서 오는 후폭풍이 다양했고 억울했고 고통스러웠던 거죠.
제가 절대 인종차별주의자를 이해하고 옹호하는 것이 아닙니다.
다만 한 번씩 유대인의 선민 의식이 조금 불편하더라고요^^

따님과 데이트 잘 하시고
휴일 오후 잘 보내시기 바래요
저도 방금 투표하고 왔어요^^

단발머리 2024-04-10 17:30   좋아요 2 | URL
네, 페넬로페님~~

무슨 말씀인지 알 거 같아요. 유대인들의 선민의식은 워낙 유난하고 유별나지요. 그런 정서가 없었다면 영토 없이 2000년을 떠돌던 소수 민족은 진작에 공중분해 되었을 거 같고요. 이스라엘의 선민의식은 그 탄생, 즉 아브라함이 여호와라는 신을 만나던 그 순간부터 시작된 거라 민족의 핵심 정서로 자리했던 거 같아요. 하지만, 나만 특별하다는 그 생각은 타인에 대한 무시와 모멸로 쉽게 이어질 수도 있으니까요. 가자 지구의 비극도 따로 떼어서 말할 수 없는 부분이기도 하구요.

마음 준비하면서 개표방송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제 30분 정도 남았네요. 편안한 휴일 저녁 되시기를 바래요!

서곡 2024-04-10 18:4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개표방송 보고 계시죠? ㅎㅎㅎ 저는 유투브 이채널저채널 돌아다니고 있습니다 닭강정은 벌써 다먹 ㄷㄷㄷ 라지로 사올것을 어흑

단발머리 2024-04-10 19:04   좋아요 1 | URL
네, 저희집도 노트북 다 나왔습니다ㅋㅋㅋㅋㅋㅋ저희는 치킨이랑 떡볶이 시켜가지고 아직 먹을 게 쪼금 남았습니다. M으로 시키셨군요.
아까비……

서곡 2024-04-10 19:1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래서 포테토칩 꺼내고 한 캔 더 땄습니다 ㅋㅋㅋ

단발머리 2024-04-10 23:12   좋아요 1 | URL
벌써 꺼내시면 어째욬ㅋㅋㅋㅋ 경합 지역 많아서 한 시 넘어서까지 보셔야할텐데욬ㅋㅋㅋ 저희집 의석수 맞히기 내기 했거든요. 아무래도 제가 맞힌거 같아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서곡 2024-04-10 19:2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 대단하십니다 ㅎㅎㅎ 실방 댓글 보는 재미도 쏠쏠 ㅋㅋㅋ

단발머리 2024-04-10 19:33   좋아요 1 | URL
결과를 맞혀서 기쁘고 내기에 이겨서 기쁘고ㅋㅋㅋㅋㅋ 즐거운 밤입니닼ㅋㅋ서곡님도 편안한 밤 되시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