랩 걸 (알라딘 리커버 특별판, 양장) - 나무, 과학 그리고 사랑
호프 자렌 지음, 김희정 옮김 / 알마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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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책이라면 모두 그렇듯 책은 생각할 거리를 많이 준다. 풀브라이트상을 수상한 유일한 여성 과학자이며, 2005 젊고 뛰어난 지구물리학자에게 수여하는 제임스 매클웨인 메달 수상자인 저자 호프 자런은 과학자로서 자기 인식 시점에서부터 성장 그리고 성과를 얻어가는 과정을 식물의 뿌리와 이파리, 나무와 옹이 그리고 꽃과 열매와 연관지어 서술한다.   




가루가 오팔로 만들어졌다는 사실을 아는 것은 무한대로 확장되고 있는 우주에 사람, 나뿐이었다. 상상할 수도 없이 많은 사람들이 사는 넓고 넓은 세상에서 , 작고 부족한 내가 특별한 존재가 것이다. 나는 나만의 독특하고 별난 유전자들이 모여서 생긴 존재일 아니라 창조에 관해 내가 알게 작은 진실 덕분에, 그리고 내가 보고 이해한 진실 덕분에 실존적으로 독특한 존재가 되었다. 모든 팽나무의 씨를 강화하는 광물질이 바로 오팔이라는 확실한 지식은, 누군가에게 전화하기 전까지는 나만 알고 있는 진실이었다. 그것이 가치가 있는 지식인지 아닌지는 오늘 생각할 문제가 아니라 느꼈다. 인생의 페이지가 넘어가는 순간 나는 서서 사실을 온몸으로 흡수했다. (105)  




나는 모든 달인을 부러워한다. 자신이 원하는 것을 찾아내고, 자신이 원하는 일을 꾸준히 해내는 사람을, 멈추지 않는 열정을 가진 사람들을, 나는 질투한다.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아직도 모르고 있기에, 내가 발견한 무언가를 계속할 용기를 가지고 있지 못하기에, 열정적이지 못한 스스로를 변명할 기회만을 찾고 있기에, 나는 열정을 가진 모든 사람들을 부러워한다. 호프 자런, 그녀는 평생 동안 자신의 열정을 쏟아 부을 만한 일을 발견한다. 어두운 실험실, 팽나무의 씨를 강화하는 광물질이 오팔이라는 사실을 알게 그녀, 우주에서 가장 먼저 지식을 알게 그녀는 과학자로서 살게 자신의 삶을 예상한다. 이제는 예전으로 돌아갈 없다. 새롭게 알게 사실을 바탕으로 완벽하게 독특한자신 되고 , 그녀는 이제 과학자가 아닌 사람으로 살아갈 없다. 샤워는 2주일에 , 아침식사와 점심은 책상 밑에 쌓아둔 영양 음료 캔으로 때워버리고(185), 맥도날드 치즈 버거를 해동해 실험실에서 먹으며, 젖은 옷을 입은 땅을 파헤치고, 연구가 필요한 곳이라면 어디서든 텐트를 치고, 가설을 분석하고, 결과를 추론하며, 실험의 결과를 설명하는 , 연구하는 삶을 살아갈 밖에 없다.  




그동안 우리는 학위를 땄고, 직장을 여섯 옮겼으며, 4개국에서 살았고, 16개국을 여행하고, 병원에 입원하기를 다섯 , 중고차 여덟 대를 갈아치우고, 적어도 4 킬로미터를 운전했고, 마리가 영면하는 것을 지켜봤고, 6 5000개에 달하는 탄소 안정적 동위원소를 측정해냈다. 특히 동위원소측정은 우리의 커리어를 내내 관통하는 목표이기도 했다. (395) 

 



학문 여정을 함께 연구자 빌과 그녀와의 관계는 사람들이 이해하기 어렵다. 사람들은, 남자와 여자가 낭만적인 관계 아닌 다른 관계일 있다는 , 게다가 여자가 남자에게 급여를 지급하는 상태로, 가정이 없는 남자와 가정을 이룬 여자가 팀으로 일할 있다는 이해하지 못한다. 두개의 단어로 쉽게 설명될 없기에, 이해하지 한다. 빌은 호프에게 가족이다. 다툰 후에 화해의 말을 건네지 않아도 미안한 마음을 알아채는 사람이고, 가장 힘들 가장 위로가 되는 말을 주는 사람이다. 책에서 그녀는, 자주우리라는 단어를 사용한다. 그녀는 자신이 이루어낸 성과, 업적, 결과는 모두 빌과의 협력 속에서 이루어진 것임을 반복해서 강조한다. 심지어 자신이 아이까지 낳고 행복한 가정생활을 있는 전제로서의 빌을 인정한다. 




책으로 . 언젠가 나를 위해 그렇게 해줘.” (396) 



빌은 그녀에게 말한다. 호프가 자신에 대해 말해주기를, 자신에 대해 주기를, 자신에 대한 기억을 책으로 남겨 주기를. 그리고 그녀는 그렇게 한다. 책을 쓴다. 



‘3 꽃과 열매 <챕터 8> 임신과 출산에 관한 이야기다. 팽나무를 강화하는 광물질이 오팔이라는 사실을 확인했던 , 마음 깊은 곳에서 자신이 좋은 과학자가 수도 있을 거라는 알게 바로 , 호프는 자신이 지금까지 알던 여성들처럼 기회를 이제 공식적으로 완전히 놓쳤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한다.(106) 어쩌면 그녀는 자신의 어머니를 떠올렸을 지도 모르겠다. 모어 카운티에서 가장 영리했을 뿐만 아니라, 전국 과학 영재 대회에서 선외 가작상을 받았던 소녀.(호프의 엄마와 함께 선외 가작상을 받은 사람 중에는 노벨 물리학상과 수학에서 가장 영예로 여겨지는 필즈상 수상자도 있었다) 호프의 엄마는 공부를 도중에 포기하고 호프의 아빠와 결혼해 아이를 낳았다



하나만을 선택하라고 아무도 강요하지 않았다고 말할지 모르겠지만, 그녀는 중에 하나만을 선택해야 했다. 과학자로서의 자신과 평범한 여성으로서의 자신. 과학자로서 살기로 선택한다면, 그녀는 보통의 여성들과는 다른 삶을 밖에 없다. 과학자이며 어머니이고, 부인이며 학자인 여성을 만나지 못했기 때문이다. 자신이 꿈꾸는 삶을 성공적으로 이뤄낸 모델을 명도 없는 환경에서 많은 수의 여성들이 여성으로서의 , 여성에게 기대되는 삶을 선택하는 오히려 자연스러운 일이다. 태어나면서부터 지금까지 보아왔던 여성의 역할과 배역에 자기 자신을 맞춰갈 밖에 없다. 호프 자런이 과학자로서 살아갈 자신을 인식했을 , 지금까지 알던 여성들의 삶에서 멀어진 느낌이 들었다는 것이 바로 때문이다. 그럼에도 사랑은 찾아오고, 그녀는 아이를 갖게 된다. 




퇴원하기 전날 , 잠을 이루지 못하고 누워 생각에 잠겨 있던 나는, 내가 자주 그렇듯이, 어떤 문제 하나를 해결하지 못한 이유가 그것이 해결 불가능해서가 아니라 해결책이 관습에서 벗어나야 필요가 있었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깨닫는다. 나는 아이의 어머니가 되지 않기로 결심한다. 대신 나는 그의 아버지가 것이다. 그것은 나도 어떻게 해야 할지 방법을 알고 있는 일이고, 내가 자연스럽게 해낼 있는 일이기도 하다. 나는 이런 생각이 얼마나 이상한 것인가를 생각하지 않을 그를 사랑할 것이고, 그도 나를 사랑할 것이며, 모든 괜찮을 것이다. (326) 




나는 <챕터 8> 반복해서 읽었다. 그녀가, 아버지가 되기로 결심했던 장면이 너무 좋아 읽고 읽었다. 읽으며 생각했다. 나는 , 아버지가 되겠다는 생각, 좋은 생각을 하지 못했을까. 아버지라면, 만약 내가 아이의 아버지가 되려고 했다면, 나는 정말 좋은 아버지가 있었을 텐데. 엄마로서의 무력감과 죄책감을 느끼지 않아도 되었을 텐데. 엄마가 되어, 부족하고 게으른 엄마가 되어 행복한 기억과 추억 속에 후회와 아쉬움을 배경처럼 펼쳐놓지 않아도 되었을 텐데. 



이상한 생각, 아이의 아빠가 된다는 생각은 나를 자유롭게 한다. 많이 사랑해주고, 자주 격려해주고, 근사한 시간들을 보내기로 한다. 희생하지 않으면서 사랑하고, 지적하지 않으면서 고쳐주고, 타인을 사랑할 아니라, 자신,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사랑하는 것에 대해 말해줄 있을 것이다. 



사랑받을 있음을, 이기지 않아도 사랑받을 있음을 말해주겠다. 

사랑받을 뿐만 아니라, 사랑할 느끼는 행복에 대해서 말해주겠다. 

사랑할 때, 사랑을 느낄 때, ‘사랑한다말해야 한다고, 

말해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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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나무 2018-03-02 10: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그래도 도서관 갈때마다 눈에 들어오는 책들이 몇 권 있는데 입맛만 다시다가 다음에 데리고 가줄께! 그러고 옵니다.
그 책들 중 한 권이 이 책이에요^^
알쓸신잡에서도 유시민 작가가 공부하러 간 자신의 딸을, 이 책을 읽고 더 이상 걱정 안하고 안심시켜준 책이라고 소개했는데 인상 깊었어요.
단발머리님의 리뷰도 또 가슴에 펌프질을 합니다^^

요즘 두꺼운 책들 장시간 읽느라 목뼈들이 아우성을 칩니다.
목디스키가 온건지?ㅜㅜ
눈도 침침하고.....좀 더 나이 들면 책 읽는게 진짜 힘들어질까봐 미리 겁 나네요.
그러기전에....좋은 책들 어서 빨리 읽어놔야 할텐데요ㅋㅋ
그래놓구선 또 서서히 잊어버릴꺼면서....에휴...ㅋㅋ

단발머리 2018-03-03 23:04   좋아요 0 | URL
저도 이 책에 대한 좋은 소개를 많이 들었구요. 유시민 작가님의 소개도 역시나 귀에 확 들어오더라구요.
공부하는 딸에 대한 걱정을 덜었어요. 이렇게 살아갈수도 있겠구나.... 그 부분이요.
제 리뷰가 책나무님께 펌프질을 선사했다면, 그것도 너무 기쁘구요.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요즘 열독하시느라, 힘드시군요. 눈이 침침한 건 저도 재작년부터 그래요.
그럴때 너무 꿀꿀합니다. 이제 막 시작인데... ㅠㅠ
그래도 책읽는나무님께 화이팅을 전해드립니다. 우리, 눈 영양제 하나씩 사서 먹으면서요.
영미! 영미영미영미!!!!
 
호모 데우스 - 미래의 역사 인류 3부작 시리즈
유발 하라리 지음, 김명주 옮김 / 김영사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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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발 하라리는 인류가 지구상에서 굶주림, 질병, 폭력의 문제를 대략적으로 해결했으며, 이제 인류의 다음 목표는 불멸, 행복, 신성이 될 것이라 전망한다. 인간이 2200년에는 죽음을 극복할 거라는 전문가들의 예언과 생화학적 조작을 통한 행복 추구에 대해서는 거부감이 드는 것이 사실이다. 약물을 이용한 행복 추구는 시작일 뿐이다. 뇌에 대한 전기자극을 통해서나 유전자 조작을 통해 인간은 더 행복해질 수 있다. 혹은 더 행복하다고 느끼게 된다. 마지막으로 생명공학, 사이보그 공학(인조인간 만들기) 그리고 비유기체 합성으로 인간은 신으로 업그레이드 된다.(69) 인간이 신으로 변신한다. 우리가 예측할 수 없는 세계로 빠르게 돌진하고 있다는 걸 깨닫는 순간, 누군가 제동을 걸어주기를 바라지만,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유발 하라리는 이렇게 설명한다.


우리는 왜 행복과 불멸로 만족하지 않을까? 적어도 초인적 힘을 추구하는 무시무시한 시도를 왜 내려놓지 못하는가? 그것이 나머지 둘과 불가분의 관계이기 때문이다. 당신이 다리가 마비된 환자들을 다시 걷게 해주는 생체공학 다리를 개발한다면, 같은 기술로 건강한 사람들의 다리 성능도 높일 수 있다. 당신이 노인의 기억상실을 멈추는 방법을 알아내면, 같은 치료로 젊은이의 기억도 향상시킬 수 있다. 어디까지가 치료이고 어디부터가 성능 향상(업그레이드)인지 명확한 선은 없다. 의학은 언제나 표준 아래로 떨어진 사람들을 구하는 일로 출발하지만, 그 다음에는 같은 도구와 노하우로 표준을 뛰어넘을 수 있다. (81)


지금 상황에서 유전자 조합의 선택으로 만들어진아기를 생산한다는 건 비윤리적인 일이며, 보통의 사람들은 감당할 수 없는 일이다. 하지만, 1차 세계대전에서 부상자들의 얼굴 상처를 치료하면서 성형수술이 발달하게 된 것이나, 불임부부를 위한 시험관 아기를 생각해보라. 쌍꺼풀 수술은 수술이라는 이름을 붙이지 않아도 될 만큼 일상화 되었고, 시험관 쌍둥이들은 도처에 있다. 치료를 위해, 불가피하게 시작되었던 흔히 않던 예들이 이제는 우리 생활에 적잖이 스며들어 있다. 선택과 대체 그 다음 순서는 수선. 위험한 돌연변이 유전자를 제거하려는 시도가 시작될 것이다. 더 강한 면역체계, 평균보다 높은 기억력, 남들보다 밝은 기질을 가진 아이를 원합니까? 이 유전자 아기 카달로그를 보세요.(85) 저자의 예측이 맞을 것 같다는 불길한 예감이 든다.


1부에서는 유인원 한 종에 불과한 호모 사피엔스가 어떻게 지구의 지배자가 되었는지를 추적한다. 사피엔스는 독립적인 생태구역으로 나뉘던 장벽을 깨뜨려 지구를 단일한 생태적 단위로 만들었다.


수만 년 전 석기시대 조상들이 동아프리카에서 지구 곳곳으로 퍼져나가면서 오스트레일리아에 살던 대형 동물의 90퍼센트, 아메리카에 살던 대형 포유류의 75퍼센트, 지구의 모든 대형 육상 포유류의 약50퍼센트를 멸종으로 내몰았다. 이 모든 멸종 사건들은 그들이 최초의 밀밭에 파종하고, 최초의 금속 도구를 만들고, 최초의 글을 쓰고, 최초의 동전을 주조하기 전에 일어난 일이다. (110)


인간은 어떻게 지구의 지배자가 되었는가. 저자는 인간이 특별하다는 믿음이 성경에서 왔다고 본다. 원시시대 수렵채집인들이 인간과 여타 다른 동물들을 나누는 본질적 간극이 없다고 믿었던 것과는 달리(111), 성경은 애니미즘을 거부하고 우리 안의 동물성을 부정함으로써 인간이 신의 특별한 창조물이라는 생각을 공고히 했다는 것이다. 또한 전통적인 일신교는 사피엔스만이 불멸의 영혼을 가졌으며, 이는 실험실에서 이루어진 실험들을 통해 확인되었다고 주장한다. 중요한 점은 동물뿐 아니라 사피엔스 역시 영혼을 지니고 있다는 과학적 증거를 찾지 못했다는 데 있다는 데 있다.(147) 보통 우리가 말하는 영혼은 분리되지 않고 변하지 않고 영원히 지속되는 어떤 것을 의미하는데, 그런 실체는 단계적 진화를 통해 생길 수 없다는 말이다. (151)


2부에서는 인간이 만든 세계와 인간의 세계 지배에 대한 역사적 탐구와 인본주의에 대한 고찰이 이어진다. 자신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라, 자신에게 충실해라, 자신을 믿어라, 자신이 좋다고 느끼는 것을 해라,는 인본주의의 외침은 의미의 최종 원천이 인간임을 천명한다. (309) <지식=성경X논리>라는 중세 유럽의 지식 공식의 변환 또한 눈길이 간다. 과학혁명의 발로로 지식 공식은 <지식=경험적데이터X수학>으로, 인본주의의 지식 공식 <지식=경험X감수성>으로 변환되었다는 것이다.


동물들의 실험 뿐 아니라, 사피엔스의 실험에서도 영혼이라는 실체가 발견되지 않았기에, 인간에게 영혼은 없다는 주장보다 더 눈길을 끄는 건 자아에 대한 설명 부분이다. 근대의 영향 아래 살고 있는 현대인이라면, ‘자아라는 내적 본질이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기 쉽지 않을 거라 생각한다. 자유주의가 성립하려면 나는 오직 하나의 진정한 자아를 가져야만 한다.(399) 하지만, 생명과학은, 개인이 자유의지를 갖고 있다는 생각은 생화학적 알고리즘들의 집합이 지어낸 허구적 이야기에 불과하다고 주장하며, ‘자유의지를 지닌 개인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419) 자유주의에 대한 믿음이 붕괴하는 현장이다.


개인주의에 대한 자유주의의 믿음

생명과학의 주장

나는 분리할 수 없는 존재이며 단일한 본질을 지니고 있다. 내 안 깊숙한 곳에서 단 하나의 분명한 내적 목소리가 바로 진정한 나이다

유기체는 알고리즘이고, 인간은 분리할 수 없는 존재가 아니다. 인간은 여러 알고리즘들의 집합으로, 단일한 내적 목소리 또는 단일한 나는 없다

진정한 나는 완전히 자유롭다

인간을 구성하는 알고리즘들은 유전자와 환경의 영향을 받고, 자유의지가 아니라 결정론적으로 또는 무작위적으로 결정을 내린다

다른 누구보다 내가 나 자신에 대해 잘 안다

외부의 어떤 알고리즘이 나보다 나 자신에 대해 훨씬 더 잘 안다

            


나보다 나를 더 잘 아는 시스템은 이미 우리 곁에 와 있다. 페이스북이 의뢰한 최신 연구는 페이스북 알고리즘이 이미 한 사람의 성격과 기질을 그 사람의 친구나 부모 또는 배우자보다 더 잘 안다는 사실을 보여주었다. (465) 10개의 좋아요만으로 알고리즘은 직장동료보다 실험 참가자를 더 잘 예측했다. 친구보다 잘 예측하기 위해서는 70개의 좋아요가 필요하고, 가족보다 더 잘 예측하기 위해서는 150개의 좋아요, 배우자보다 더 잘 예측하기 위해서는 300개의 좋아요가 필요했다. 클릭한 좋아요300개가 넘는다면 페이스북 알고리즘은 내 남편보다 나의 견해와 욕망을 더 잘 예측한다는 뜻이다. (466)


이렇게 자유주의는 세 가지 실질적 위협에 처했다. 첫째는 인간이 가치를 완전히 잃게 된다는 것이고, 둘째는 인간이 외부 알고리즘의 관리를 받게 된다는 것이며, 셋째는 일부 사람들은 업그레이드되어 필수불가결한 동시에 해독 불가능한 존재로 남아 소규모 특권집단을 이룰 거라는 점이다. (474)  


대중의 시대가 끝나고, 인간 병사와 노동자들이 알고리즘에 밀려나면, 잠들지 않고 아프지 않고 멈추지 않고 일하는 로봇들이 일자리와 전쟁터에서 활약하는 그 때가 되면, 가난뱅이 대중에게 투자할 필요가 무엇인가. 권력의 향배를 결정할 투표권을 대중에게 허락할 이유가 무엇인가. 업그레이드된 사피엔스, 초인간들이 보통의 인간, 자연 그대로의 인간을 이미 유행이 지난 버린 개인의 존엄과 평등이라는 20세기의 시선으로 바라볼 것이라 감히 추측할 수 있는가.  


전 지구적 데이터 처리 시스템이 전지전능해지는 만큼, 시스템과 연결되는 것이 모든 의미의 원천이 된다.(529) 우리의 경험을 분주하게 데이터로 전환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것은 추세의 문제가 아니다. 생존의 문제이다. 우리는 자신이 여전히 가치 있다는 것을 자기 자신과 시스템에 증명해야 한다. 그리고 그 가치는 데이터로의 전환에 있다.(530)


유발 하라리는 세 개의 질문으로 이 책을 마무리한다.(544)



유기체는 알고리즘이고, 생명은 데이터 처리 과정일 뿐이며, 이 세상에는 의미라는 것이 존재하지 않으며, 지능과 의식 또한 그러하다는 주장. 자아라는 개념 역시 특별한 역사적 필요에 의해 만들어진 허구라는 주장, 우리보다 지능이 매우 높은 알고리즘이 곧 출현할 것이며, 나보다 나를 더 잘 알고 있는 알고리즘의 지배 아래 있게 될 것이라는 예측이 바로 눈 앞에 있다.


솜씨 좋은 유발 하라리의 설명과 논증에도 불구하고 의미에 대한 내 집착은 조금도 줄어들지 않는다. 만약 그러하다면, 생명을 연장시키기 위한 데이터 처리 과정의 일환으로 이 세상에 유기체의 형태로 존재하고 있는 유발 하라리라는 알고리즘은 왜, 세상에 이 책을 내놓았는가.


, 과거 속 사피엔스의 발걸음을 추적하고 미래의 인간에 대해 예상하려 하는가.


, 기술 인본주의의 도래와 데이터교의 위험에 대해 초인간이 되지 못할 현재의 인류에게 경고하려 하는가.


, 도대체 왜, 이렇게 두꺼운 책을 썼단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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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행복하자 2018-02-13 21: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라리도 몰라서 독자에게 물어보려고 아니면 스스로에게 계속 되물어보려고 하는걸까요? 어느정도 예측은 가능하되 어느것도 확실하지 않은 시대의 지식인들은 나름의 극한직업일수 있겠다라는 생각이 듭니다. 하라리의 뇌를 살짝 들여다 보고싶습니다^^

단발머리 2018-02-14 08:24   좋아요 0 | URL
책 거의 끝날 부분에요. 하라리가 그러더라구요.
미래를 예측할 수 없지만, 이 책에 제시된 시나리오를 예언보다는 가능성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단 하나의 예상보다 지평을 넓혀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가능성의 스펙트럼을 넓혀보자.....라고요.
하라리가 예측한 미래사회가 오히려 천천히 왔으면 좋겠다, 전 그렇게 생각하기도 했어요. ㅎㅎㅎㅎㅎ
하라리 뇌는 저도 좀 보고싶네요~~~
즐건 설 되세요, 지금행복하자님~~~~~^^

징가 2018-02-19 01: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님 생각에 동의합니다. 님 말씀처럼 의미란 존재하지 않는다고 규정짓는 것자체가 무의미를 정의하는 것이고, 무의미를 정의하기 위해선 의미가 존재해야한다는 모순적 결론에 도달하게 되네요... 결국 인간은 과거를 통해 미래라는 일어나지 않은 일을 예상하는 알고리즘에서 벗어날수 없는 건 아닐는지요. ‘오늘의 천재가 내일의 바보를 능가할수없다’ 는 말이 생각나네요

단발머리 2018-02-19 21:52   좋아요 0 | URL
새로운 형태의 신인류에 대한 유발 하라리의 설명을 듣다보니 어디까지가 인간인가,에 대한 질문이 멈돌았습니다.
어쩌면 저는 유기체는 알고리즘이라는 전제 혹은 명제에 동의하지 않는 것일 수도 있겠네요.
 
호모 데우스 - 미래의 역사 인류 3부작 시리즈
유발 하라리 지음, 김명주 옮김 / 김영사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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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7쪽.


책 읽다가, 아는 사람 나와서....


나 지금 반갑나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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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aru 2018-02-07 13: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허허 ㅋ 중반 넘어가신거죠? 분량은 ~~~

단발머리 2018-02-07 15:27   좋아요 0 | URL
총 619쪽에 뒤쪽 참고문헌 등 빼면 544쪽이네요.

367쪽이니까 반은 넘어 왔어요. 생각보다 재미있네요.
(두꺼운 책은 재미없을거라는 믿음^^)
아는 사람도 나오고요 ㅠㅠ

꼬마요정 2018-02-07 16:3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야, 칠도 해주시고... 박정희가 영광으로 알아야겠는데요.. 외국책에서 아는 이름 나오면 반갑긴(?) 하더라구요 ㅎㅎ

단발머리 2018-02-07 16:59   좋아요 1 | URL
저 사진은 북플 기능인 ‘형광펜‘을 이용해서 줄을 그었어요.
박정희가 꼭 영광으로 알아야할텐데요...
˝군부독재자들˝에도 표시했어야 했는데, 반가워서 그랬나요? 그건 빼먹었네요.

반갑습니다, 꼬마요정님^^
 
떠나간 자와 머무른 자 나폴리 4부작 3
엘레나 페란테 지음, 김지우 옮김 / 한길사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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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적인 글을 통해 소설가로서 성공적인 데뷔를 한 레누. 출판사에서 준비한 행사에서 약혼자의 어머니가 소개한 타라타노 교수를 만나게 된다. 교수는 소설 속 해변 장면이 외설적이라는 대중의 평가에 대해 더 적극적으로 방어할 것을 조언한다. 교수는 성에 대한 지식이 풍부하고 이를 바탕으로 과감한 글을 써낸 여성작가들에 대해 말한다. 레누는 교수가 말하는 여성작가들의 이름을 공책에 모두 받아 적었다. 술이 거나하게 취한 교수는 엘리베이터에서 그녀를 껴안고 키스하려고 한다.


 

당시만 해도 그렇게 사회적으로 존경받고 나이 든 남자가 그런 부적절한 행동을 할 수 있다고는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 게다가 그는 내 예비 시어머니의 친한 친구가 아닌가. (79)


 


남자친구의 누나인 마리아로사의 집에서 하룻밤 머물게 된 레누는 그 날 새벽, 갑작스런 인기척을 느낀다. 그 집에 함께 살고 있는 베네수엘라 출신의 화가, 후앙이다. 레누 곁에서 얌전히 자고 싶다는 후앙. 그런 소설을 썼으니 이런 경험도 네게 도움이 될 거라는 후앙. 단호하게 거절하는 레누를 위선자라고 비웃는 후앙.



대체 왜 토리노에서는 타라타노 교수 그리고 이 집에서는 후앙이 내 몸에 손을 댄 것일까. 나는 대체 그들에게 어떻게 비춰졌고 그들은 내게 무엇을 보여주고 싶었던 것일까. (103)

 



안락한 삶을 뒤로하고 환희와 열정의 시간마저 빼앗겨버린 릴라는 소시지 공장에서 일한다. 사장 브루노는 뜨거운 그 해 여름의 수줍음을 많이 타던 예전의 그 브루노가 아니다.

 


우리 공장에서 일하는 여공들은 공장장이나 남자 동료들이 엉덩이를 주물럭대도 찍소리도 못해요. 사장이란 작자가 원하면 그를 따라 숙성고로 가야 하죠. 그의 아버지, 할아버지, 증조할아버지 대부터 그래왔겠죠. 그 자식은 여공의 몸을 덮치기 전에 숙성고에서 나는 햄 냄새가 얼마나 짜릿한지 모른다는 일장 연설까지 늘어놓죠. (160)

 


사장은 숙성고로 여공들을 불러낸다. 간부들은 여공들의 엉덩이를 주무르고, 공장 수위는 소시지를 훔쳐가는 사람을 찾아야한다며 어린 여공들이 정문을 지나칠 때 빨간 벨을 누른다. 소시지를 찾겠다며 그녀들을 더듬는다.

 




소설을 쓰는 레누도, 소시지 공장에서 일하는 릴라도, 자신의 몸에 쉽게 손대려는 남자들과 마주한다. 소설을 썼기 때문인가. 여성의 욕망을 드러낸 소설을 썼기 때문인가. 아니면 소시지 공장에서 일하기 때문인가. 돈을 벌기 위해 소시지 공장에서 일해야 하는 처지에 있기 때문인가.

 


아니면, 검사가 되었기 때문인가. 국가를 위해 일하고자 다짐한 검사가 되었기 때문인가.

 


소설가는, 소시지 공장 여공은, 그리고 한국의 검사는 자신의 몸을 더듬는 더러운 손과 마주해야 한다

엘리베이터 안에서, 숙성고에서 그리고 장례식장에서.

 


이런 일은 소설 속에서만 가능하다고 말하고 싶은가. 최영미 시인이 말한 괴물상상 속에만존재한다고 말하고 싶은가.

 


우리는 아무 것도 보지 못 하는가.

보고서도 또


못 본 체 하는 것은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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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부만두 2018-02-07 08: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당분간 이 글 아껴둘게요~

단발머리 2018-02-07 08:20   좋아요 0 | URL
네, 유부만두님~~~
^—————^

2018-02-07 08: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2-07 08:30   URL
비밀 댓글입니다.

책읽는나무 2018-02-07 08: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당황스럽고,열 뻗침도 동반하는 소설인거군요?
근데도 재밌다?!!
결말이 궁금해지는 소설이네요.

단발머리 2018-02-07 08:56   좋아요 0 | URL
두 여성이 초등학교 시절부터 청소년기, 결혼, 출산의 시간을 함께 하거든요.
이탈리아의 정치, 사회 문제도 자주 보이구요.
무엇보다 재미있어요. 그래서 책장이 마구 넘어갑니다.
아~~~~ 그립네요, 그 시간들이요^^

책읽는나무 2018-02-07 09:01   좋아요 0 | URL
예전에 줌파 라히리의 책을 아직 안읽었다니까 라로님이 저더러 부럽다고 하셨었어요.
딱 그런 느낌인 듯 해요^^
그리운만큼 단발머리님도 읽지 않은 제가 부러운가요?ㅋㅋ
책 시리즈를 사야할지?도서관에 희망도서 신청해야할지?고민중이에요^^

단발머리 2018-02-07 09:19   좋아요 0 | URL
부러워요, 부러워요. 막 부럽습니다~~~
저는 1-3권은 대출해서 읽었구요, 4권은 도서관에서 아직 구입 안 했더라구요.
저희 동네는 1, 2월에 희망 도서 신청을 받지 않거든요.
그래서, 4권만 구입해서 읽었어요.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2018-02-07 09: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다락방 2018-02-07 09: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래서 리베카 솔닛이 엘레나 페란테를 자신의 책에서 언급했는가 봐요, 단발머리님. 이제 막 1권 시작한 제가 기대가 큽니다.

단발머리 2018-02-07 09:23   좋아요 0 | URL
그래서, 리베카 솔닛 책도 다시 들쳐보려구요~~~ 그 분이 언급하신 이유가 있겠지요, 암요~~

제게 좋았던 시간만큼 다락방님께도 좋은 시간이 되기를요~~
레누와 릴라 중에 누가 더 좋은지 말해주세요.
누가 더 싫은지도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18-02-07 09:26   좋아요 0 | URL
전 초반에 릴라의 아들한테 한 소리 하는 부분부터 좋더라고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단발머리 2018-02-07 15:25   좋아요 0 | URL
그 릴라의 아들이 보통 아들이 아니거든요~~ 그걸 알면 또 그게 뿌듯합니다.

˝그건 네 일이야...˝

라로 2018-02-07 14: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읽고 싶지만( 이미 레누가 소설가로 데뷔하고 교수를 소개 받은 것을 읽어버렸지만~~~~ㅎㅎㅎㅎㅎ) 이 글 아껴둘래요~~~2 ㅠㅠ

단발머리 2018-02-07 15:07   좋아요 0 | URL
아.... 제가 다룬 이야기는 전체 이야기의 30분의 1도 안 되지만, 스포일러 자제하겠습니다.
그리고.... 라로님도 읽으시면 좋으실듯요^^
전 세계 ‘피란테 열병‘ 상태라 영어로도 쉽게 구하실 수 있을 것 같아요~~ ㅎㅎㅎㅎㅎㅎ

psyche 2018-02-07 15: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유부만두님과 단발머리님 글을 보니 마구마구 읽고싶네요. 한글을 구하기는 어렵고 영어로 읽으면 팍팍 안나갈텐데...ㅜㅜ

단발머리 2018-02-07 16:57   좋아요 0 | URL
유부만두님은 영어로 읽으셨고, 저는 한글로 읽었는데요.
물론 저도 시작은 영어였습니다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마음이 너무 급해서 대출해둔 전자책을 펼쳐더랬습니다.
프시케님도 좋아하실 거라 생각해요.
전 ‘올해의 소설‘을 너무 일찍 만나 오히려 억울한 느낌입니다.

보슬비 2018-02-08 01: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권 읽고 있어서 이 글은 책 다 읽은후에 읽는걸로~~^^

단발머리 2018-02-08 11:30   좋아요 0 | URL
네네.... 저도 4권 리뷰는 조금 있다가 올리려구요~~
Keep 해 주세요^^
 
떠나간 자와 머무른 자 나폴리 4부작 3
엘레나 페란테 지음, 김지우 옮김 / 한길사 / 2017년 5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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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감정이 아니라 태도라는 말에 익숙하기는 하지만, 사랑할 때의 느낌이 짜릿하고 흥분되고 무한 행복의 감정이라면, 만약 그렇다면, 진정한 사랑은 이루어지지 않은 사랑이라고 생각한다. 만약 사랑이 그보다는 강력하지 않지만, 고마움과 미안함이 적절히 혼합된, 그러면서도 마음 한 구석이 따뜻해지는 그런 보드라운 감정이라면 이야기가 조금 다르겠지만 말이다.

어린 시절부터 니노를 알아왔지만 내게 그는 꿈같은 존재였다. 그를 내 곁에 영원히 붙잡아 놓는 것은 불가능했다. 그는 유년 시절에 내가 간절히 원했던 대상이었기에 나에게 그는 구체성이 결여된 추상적인 존재였다. 따라서 그와의 미래는 생각할 수도 없었다. (47)  

내가 원하는 사람, 내가 바라는 사람이 있다. 그 사람은 내게 꿈같은 존재이기에 그는 구체성이 없다. 그는 그림 같다. 그는 사진 같다. 꺼내어 볼 수 있으되 만질 수는 없다. 그와는 어떤 미래도 생각할 수 없기에 그에 대한 내 사랑은 완벽하다. 그에 대한 나의 희생 역시 그렇다. 나는 그를 위해 어떤 일이든 할 수 있고, 그를 위해 무엇이든 포기할 수 있다. 그는 꿈같은 존재이기에, 나와 미래를 함께 할 수 없기에 그러하다. 그런데 그 사람이 나를 원한다면, 그 사람도 나처럼, 예전의 나처럼 나를 원한다고 하면, 그럴 때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어찌해야 하는가.


잠시 기다렸다가 방으로 들어갔다. 방 안은 어두웠다.

드디어 결심한 거야?” (554)

그녀는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었는가. 간절히 원했던 그 일이, 그녀에게 일어났을 때, 그녀는 정말 행복한가. 이제 만족하는가. 원하는 것을 얻어서, 사랑하던 남자를 안아서, 그가 나를 사랑해서


주말에는 늦은 점심을 먹고 교보문고에 들렀다. 요즘에는 이렇게 시리즈로 책을 묶어 상자와 함께 판매하는 것이 유행인가. 한쪽에서 반가운 <나폴리 4부작>을 만났다. 나는 4권만 구입했기에 책을 배송 받았을 때 아무 생각이 없었는데, 이제야 알 것 같다. 4권만 비닐포장이 되어 있다. 1, 2, 3권까지는 맘대로 읽으세요. 하지만, 4권은 안 돼요. 4권에는, 그러니까 비닐포장을 뜯어내야만 읽을 수 있는 이야기가 있답니다.


4권까지 읽으세요.

왜냐하면, 4권에는  

레누가, 릴라가, 니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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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로 2018-02-06 14: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뭐요? 어떻게 되는데요?? 읽을테니 그래도 알려주세요~~~~~~!! ㅎㅎㅎㅎ

단발머리 2018-02-06 14:11   좋아요 0 | URL
그러니까, 이렇게 저렇게 저렇게 이렇게 되는데요.
아... 만나서 이야기해야 되는데요. 일단 라로님 1권 읽으시면 제가 실시간 비댓으로 모시겠습니다.
지금 읽고 계신 분들이 스포일러 싫어하실 수도 있으니까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18-02-06 15: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뭐지뭐지 아직 1권도 시작 안했는데 어쩌지... 저도 곧 읽을게요! (언제?)

단발머리 2018-02-06 15:51   좋아요 0 | URL
1권도 시작이 아니라~~~ ㅋㅋㅋㅋㅋ 1권 시작과 동시에 달리게 됩니다.
이 댓글을 읽는 당신은.... 곧 달리게 됩니다^^

유부만두 2018-02-06 15: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악!!!!! 2권도 그렇게 짜짠 해놓더니 말에요!!!!
3권 시작은 좀 쉬고 하려고 했어요. 기가 빨려서;;;;

단발머리 2018-02-06 15:50   좋아요 0 | URL
유부만두님 그 심정.. 엄청나게 이해돼요.
저는 우유부단하고 자신감 없는 레누도 레누지만, 특히 릴라가, 널뛰기 릴라가 미워서~~
그래서 읽기 힘들었어요.
그럼에도 저의 광고는 계속됩니다~~~
4권은 비닐 포장이 되어 있습니다. 왜 그럴까요~~~^^

리벤테르 2018-02-06 16: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쫌 전에 3권 다 읽은 1人인데요. 4권은 왜 전자책이 아직 안 나온걸까요. 앞에 세 권을 다 전자책으로 읽었는데 4권만 종이책으로 장만할 수도 없고... 궁금해 죽겠어요...ㅠㅠ

단발머리 2018-02-06 17:14   좋아요 1 | URL
반가워요, 리벤테르님~~
전 1권은 전자책으로, 2,3권은 도서관에서 대출했는대요. 4권은 종이책으로 구입해 읽었습니다. 너무 궁금하실 거예요~
아... 기다리시는게 나을까요?
아니면 그냥 종이책으로라도 빨리 읽으시는게 나을까요~~~~^^

책읽는나무 2018-02-06 17: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읽고 싶다.
여기저기서 재미나다고 하니!!!^^
요즘은 어려운 책 보담 재미난 책이 좋던데......책의 표지 영향인지...꼭 들장미 소녀 캔디를 읽는 듯한 느낌이려나?그런 생각이 드네요??
주인공들의 몰입도가 강한 책이로군요!!

단발머리 2018-02-06 17:35   좋아요 0 | URL
미친 가독성, 밤샘주의책으로 불린다지요~~~^^
전 새나라의 아줌마라 일찍 자는데, 이틀을 2, 3시까지~~~ 일상을 파괴하는 놀라운 재미를 경험하실 수 있으실거예요.

매력적인 주인공들이 떼로 등장하고요,
놀라운 사건들이 연거퍼 일어납니다~~
전 들장미 소녀 캔디와의 경합에서 승자를 판정하기 어렵네요 ㅎㅎㅎㅎㅎ

시이소오 2018-02-06 22: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벌써 4권 달리신겁니까? 아, 추월당했다 ㅎ

단발머리 2018-02-06 22:42   좋아요 0 | URL
시이소오님~~ 부끄러워요.
전 진작에 나폴리를 떠나 왔습니다.
그러니까, 니노가요~~ 니노니노니노가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시이소오 2018-02-06 22:54   좋아요 0 | URL
벌써 떠나시다니. 니노가 왜요? ㅋ 릴라한테 도로 가버렸을까나 ㅋ 궁금하자놔요 ㅎㅎ

단발머리 2018-02-06 23:42   좋아요 0 | URL
4권의 폭발력은 1, 2, 3권을 합친 정도 되겠습니다. 저의 물음은 계속됩니다.
왜 4권만 비닐 포장 되어있을까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시이소오 2018-02-06 23:47   좋아요 0 | URL
그렇다면 혹 애들은 가라, 수준이란 말입니카 ㅋ

단발머리 2018-02-07 09:00   좋아요 0 | URL
애들은 일단 집에 가야 합니다. (요 며칠, 아들은 자꾸 친구네 집에 가고 있어요^^)

광고 중에 이런 문구가 있더라구요.

끝나지 않을 것 같은 이야기가 끝났다!!!

제일 큰 충격은 이 이야기가 끝났다는 데 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아직도 아쉬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