욥의 노래 민음사 세계시인선 리뉴얼판 3
김동훈 옮김 / 민음사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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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시인선 3, 『욥의 노래』는 구약성경 <욥기>의 다른 번역본이다. 구약성경에 속하는 <욥기> <시편>, <잠언>, <전도서>, <아가서; 사랑의 노래>와 함께 시가서로 분류된다. ‘은 고대 족장 시대 에돔 사람으로 히브리 구전문학에서 구약 시대를 대표하는 선한 사람이자 시련과 인내의 대명사이다.<책날개> 의로운 사람 욥이 사탄의 시험에 의해 자식과 건강을 잃고, 그런 환경에서도 하나님에 대한 믿음을 잃지 않으며 후에는 그의 의로움이 인정받았다는 것이 주된 내용인데, 이것은 <욥기> 1장과 2장 그리고 42장에 대해서만 언급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3장부터 41장까지는 무슨 내용일까.

 

 


2장 후반부, 욥을 위로하기 위해 멀리에서 찾아온 세 명의 친구 엘리바스(데만 사람), 빌닷(수아 사람), 소발(나아마 사람)은 비참한 욥의 모습을 보고 이레 밤낮 입을 떼지 못 한다. 욥의 비참함이 그토록 심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4장부터 친구들의 고소가 시작된다. 엘리바스는 죄 없이 망하지 않으며, 정직한 자 망하는 법이 없다는 세간의 확률을 근거로, 욥이 죄 있는 자임을, 정직하지 않은 자임을 천명한다.(4) 자신의 결백함을 주장하는 욥. 언제까지 그딴 식으로 말하냐고 고발하는 빌닷의 오만한 충고(8). 항변하는 욥. 그 분은 거짓된 사람들을 전부 다 아시니 거짓을 식별하신다는 소발의 조롱(11). 소리치는 욥.

 


 

기운도 쇠하고 살날들도 다 가니 나를 위한 것은 무덤뿐.

나를 조롱하는 자들 없었다면 좋을 텐데, 반감 속에 뜬 눈으로 밤 지새우네. (17)


 



 




위로하겠다고 찾아온 세 친구들은 욥을 책망한다. 지금의 이 고난은 너의 숨겨진 죄 때문이라며, 어서 그 죄를 자복하라고 말한다. 무죄하다는 너의 주장 그 자체가, 죄의 증거라고 말하는 친구들. 욥은 하늘에서도 땅에서도, 신에게서도 친구에게서도 위로 받지 못한다. 자신의 출생을 저주하는 욥을, 극심한 육체적 정신적 고통 가운데 있는 욥을 친구들은 고소한다. 위로하겠다고 먼 길을 찾아와서는 욥에게 손가락질한다. 너의 죄 때문에, 네가 악인이기 때문에 이런 일이 생겼다고 말한다.


 

 





38. 드디어 신이 나타난다. 내가 땅의 기초 놓았을 때 너 어디 있었는가? 로부터 시작해 계속해서 이어지는 신의 위엄과 능력에 대한 질문 앞에 욥은 항복한다. 그리고 말한다.

 

 



욥이 주께 대답했다.

당신은 전능하시고 당신 계획에 불가능은 없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무지한 말로 계획은 어둡게 하는 자가 누구냐?”라고 하셨지요. 이처럼 제가 깨닫지도 못하고 이해하지도 못하면서 말했습니다.

너는 들어라 내가 말하리니 묻는 말에 대답하라.”라고 하셨지요.

제가 당신에 대해 귀로 듣기만 했는데 이제는 눈으로도 보는군요.

할 수 없이(그러므로/그래서) 티끌과 재 위에서 나를 탓하며 조아립니다. (42 : 1-6)

 

 


강유원의 『문학 고전 강의』에서 강유원은 마지막에 제시된 욥의 말을 통해서 확인할 수 있는 것은 하나라고 말한다.





 

 

세상의 모든 것은 신에 의한 것이라는 것. 나는 나의 결백을 확신하지만 내가 고난을 겪는 것 또한 나의 의지대로 어찌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165)

 

 

 

지난 두 주 동안은 마음이 불편했다. 불편함이 극단까지 치밀어 오른 정도는 아닌 모양이어서, 아무튼 나는 그 일에 대해 일기장에 하소연하지 않았다. 나는 여기에 이렇게 쓴다. 두 주간 마음이 불편했다. 그리고, 3개월, 1년이 지난 후에 이 글을 읽고는 그 때, 내가 왜 마음이 불편했는지 기억하려 노력할 정도로 그 일을, 잊어버렸으면 좋겠다.

 


내가 잘못한 것이 아님에도 받는 오해, 확신에 찬 오해 앞에서, 나는 강하게 부인하지도, 소리 지르지도, 원망하지도 않았다. 나는 그냥 그렇게 멍하니 서서, 이런 오해의 발생과 발전에 내 잘못이 있는가 가만히 생각해 봤다. 엉켜버린 실타래 같은 오해를 풀어야 할 책임이 내게 있나 그렇지 않은가를 생각하는 시간이 힘들었다. 아무튼 시간은 그렇게 흘러갔고, 나는 좀 괜찮아졌다.

 


그 시간을 나는 『욥의 노래』을 읽으면서 지나왔다. 이유를 알 수 없는 고난, 말로 다할 수 없는 고통, 친구들의 조롱. 이 모든 것은 나의 작디 작은 사건사고와는 비교조차 할 수 없는 것이지만, 여하튼 나는 위로 받았다


그 시간들을 지나왔다. 이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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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실 2017-06-27 13: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괜찮아지셨다니 다행입니다.
이것 또한 지나가리라.....
가끔은, 충분한 대화가 필요할 때가 있더라구요.
현명한 분이니 잘 해결하시리라 믿어요^^

단발머리 2017-06-30 11:40   좋아요 0 | URL
네... 이제 좀 괜찮아졌습니다.
현명한 사람은 아니지만.... 아니면 현명한 사람이 아니라서...
좀 더 현명한 사람이 되고 싶기는 합니다.
댓글 감사해요, 세실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