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경선 이후에도 버니 샌더스가 자기 당의 대통령 후보인 알고 공화당 못지 않게 힐러리 클린턴에게 독설을 퍼붓던 사람들이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고 나서야 제정신을 차렸다는 리베카의 지적은 아프게 따갑다. 



출생에서부터 경력, 클린턴과의 결혼과 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되기까지 힐러리의 삶을 그려낸힐러리 클린턴』에서 강준만은 스타이넘의 말을 이렇게 인용한다. 




스타이넘은흑인인 오바마를 지지하는 것은 인종 통합이고, 여성인 힐러리를 지지하는 것은 남녀 갈등 조장이라니 말이 되는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그녀는오바마처럼 지역사회 운동가와 변호사, 주의원 8년에 흑백 혼혈이라는 동일한 조건을 갖춘 정치인이 여성이었다면 대통령 후보에 오를 있었겠는가라고 물으며, 미국 정치가 여전히 여성들을 조직적으로 배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270) 






미국 정치만 여성을 조직적으로 배제하지는 않을 것이다. 세계가, 세상이 여성들을 조직적으로 배제하고 있다. 중요한 정치다. 무엇이 중요하고 무엇이 중요하지 않은가. 무엇이 급한 문제이고 무엇이 미뤄두어도 되는 문제인가. 무엇이 근본적인 문제이고 무엇이 지엽적인 문제인가. 문제를 인식하고 판단하는 규정 능력을 가진 자만이 현재를 바꿀 있다. 또한 현실을 바꿀 있다. 오늘날까지 그런 규정 능력은 남성들만의 것이었다. 정치는 남성들만의 것이었다. 그래서 남성들은 정치에 진출하려는 여성을, 정치적인 힘을 발휘하려는 여성을, 권력 행사의 주인이 되겠다는 여성을, 한결같이 배척했다. 



세상에 완벽한 사람이 없듯 세상에 완벽한 대통령 후보는 없다. 클린턴의 거짓말, 클린턴의 욕심, 클린턴의 실수 때문에 클린턴은 완벽한 대통령 후보가 없었을지 모른다. 하지만 그녀에게 가해진 이중 구속은 너무나 가혹하다. 그녀가 여자이기 때문에,라고 쉽게 쓰고 싶지 않지만, 사실 그렇다. 




새일 도일은 이렇게 썼다. “클린턴은 슬퍼하거나 화낼 없다. 하지만 기뻐하거나 즐거워할 수도 없다. 그뿐 아니라 이런 감정들을 표현하는 것을 삼가서도 된다. 궁지에서 빠져나갈 길이라곤 없다. 그녀의 행동은 무엇이든 틀린 된다.” 




여성이 겪는 웃긴 젠더 충성도가 없어도 젠더 충성도가 있어도 미움을 받는다는 것이다. 페미니즘이 악마화되고 왜곡되는 나라에서 불안정하고 천박한 백인우월주의자이며 성폭력 범죄자에게 투표를 해도 비난을 받고, 그리고 유력한 여성 후보자에게 투표를 해도 비난을 받는다. 여성들의 운명은 힐러리와 닮아 있다. 많이. 아주 많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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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8-11-01 11: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역시 솔닛의 글은 너무 좋으네요, 단발머리님...

단발머리 2018-11-01 12:41   좋아요 0 | URL
아껴 읽고 싶은데ㅡ너무 읽고 싶어서.. 어제 반이나 읽었어요 ㅠㅠ

syo 2018-11-01 12:3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살 때는 신간이라고 출간알림 뜨자마자 바로 사 놓고,
막상 사면 너무 좋아서 차일피일 미루다가 반 년이 지나도록 안 읽는 책이 너무 많아요.....

결국 이 책도 내년 봄에나 읽게 될 것 같아ㅋㅋㅋㅋㅋㅋㅋㅠㅠㅠㅠㅠㅠ변탠가!

단발머리 2018-11-01 16:22   좋아요 0 | URL
알림 뜨자마자 바로 구입하신 것 참 잘한 일이시구요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syo님은 내년 봄까지 독서 목록이 쫘악~~~ 정해져 있으시겠지만서도,
이 책은 잡으면, 절대 놓치지 않을거예요! 를 외치게 될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