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와 그 불확실한 벽』에 이어 『벽 타는 아이』를 주문했다. 어제 항저우 아시안게임 수영 남자 800미터 계영 경기를 본 뒤라 나는 벽으로 릴레이 주문을 이어가기로 했다. 무라카미 하루키 소설의 벽에서 최민지 그림책의 벽으로 이어지는 주문이라니 모처럼 재밌는 일을 만들어 낸 기분이다. 벽 타는 아이 다음으로는 어떤 벽을 주문해야 할까. 아 맞다. 일단 한가위 명절이라는 벽부터 어떻게 좀 해봐야지. 아아 진짜 벽같은 명절이다. 이눔의 벽을 어떻게 넘어뜨리나. 벽을 인정하고 나 하나만 왔다갔다 하자는 식으로 지내자니 눈치 없고 양심 없는 그 벽이 해가 갈수록 기고만장 높아만 간다. 힘에 부친다. 벽은 높아가고 나는 희미해져간다. 내가 정말 벽을 무너뜨리고 싶기는 한 건가? 그것이 문제로다. 안되겠다. 명절은 길다. 책을 더 사자. 책 속에 든 도끼를 꺼내 벽을 두드려 드리지. 2023-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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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와 그 불확실한 벽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홍은주 옮김 / 문학동네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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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 동안 다 읽었다. 빨려들어갔다고 해야겠다. 끝끝내 ‘나‘의 이름은 나오지 않는다. 당연하다. 주인공 ‘나‘는 응당 ‘무라카미 하루키‘ 자체니까(그래서 그랬나? 가끔은 작가의 회고록을 읽는 기분이었음). 추석이 다가온다. 내 그림자를 떼어내서 KTX 태워 보내고 싶구나. 아아 명절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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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23-09-15 14:0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최신작을 벌써 읽으셨군요. 발빠르십니다. 빨려들어가신 것 보니 꽤 재밌나 보군요.

잘잘라 2023-09-15 23:01   좋아요 1 | URL
지금 제 상황에 딱 필요한 이야기였던 거라고, 저 혼자 흐믓해하고 있어용. 홍홍홍
 
상황과 이야기 - 에세이와 회고록, 자전적 글쓰기에 관하여
비비언 고닉 지음, 이영아 옮김 / 마농지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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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8p.) 어떤 글이 우리 마음에 와닿는 것은, 글을 읽는 시점에 필요한 우리 자신에 관한 정보를 제공해주기 때문이다.』 그렇다. 『상황과 이야기 The Situation and the Story』 가 이토록 내 마음에 와닿는 것은, 바로 지금 필요한 나에 관한 정보를 제공해주기 때문이다. 어찌나 굿타이밍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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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를 읽는 힘
메르 지음 / 토네이도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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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쪽) 세상의 정보를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행간을 해석해 내 것으로 만들 수 있는 사람은 살아남을 것이다.」 그렇다. 돈 많은 사람이 살아남는 것이 아니다. 순서대로 1.세상의 정보를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2.행간을 해석한다. 3.내 것으로 만든다. 끝까지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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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 자고 뭐 해?
- 길찾기
- 기찻길? 새벽 기차?
- 그래 맞아. 기찻길 옆 오막살이 아기 아기 잘도 잔다 칙 폭 칙칙 폭폭 칙칙폭폭 칙칙폭폭 기적 소리 요란해도 우리 아기 잘도 잔다
- 아기 자는 거 맞아?
- 깨워 봐
- 무서워. 안 일어나면 어떡해.
- 괜찮아. 일어나. 너 지금 꿈 속이야.
- 이런 이런. 아침이 밝았구나~ 수요일 시작이다. 5:55 휴대폰 배터리 10%

2023-08-30 수요일 스타트

통로 만들기 길찾기 문 그리기 문 열기 뛰쳐 나가기 또는 그냥 살그머니, 글쓰기 스타트






글쓰기는 종종 특별한 세계로 진입하는 유일한 통로가 된다. - P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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