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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한자 Vocabulary 2000
손민정 지음, 이영주 감수 / 영진.com(영진닷컴) / 2005년 9월
평점 :
품절
우리 아들은 초등학교에 다니는데 마법 천자문을 보고서 아빠가 한자를 아는지 시험한다. "아빠 이 글자가 무슨 뜻이게?" "그거 깨뜨린다는 뜻으로 쓰이는 '파'자 아니야" 매번 이렇게 아들이 내는 시험에 통과하는데 한편으로 마음이 편치 않다. 나는 한글세대여서 한자를 읽을 수는 있지만 쓸 줄은 몰라서다. 우리 어릴 때는 신문이나 책에 한자가 많이 나와서 읽고 쓰는 훈련이 됐는데 1990년대 말부터 상황이 달라져서 한자를 볼 기회가 거의 없으니 읽는 것은 그런대로 되는데 쓰는 것은 영 자신이 없다.
그래서 한자 쓰는 연습을 해야겠다고 마음먹은 지가 꽤 됐는데 실천을 못하고 있었다. 굳이 핑게를 대자면 마땅한 책이 없었다. 한자 연습용 책은 대개가 펜글씨 교본처럼 생겼다. 사자성어 나오고 한자어가 쭉 나오고 하는데 이게 정말 내게 필요한 한자어인지 확신하기 어려웠다.
그런데 우연히 서점에서 한자 보케2000을 보고 이거다 싶었다. 처음 이 책을 볼 때 '도대체 제목이 뭐야?' 하는 생각을 하며 시쿤둥했는데 내용을 보고 생각이 바뀌었다. 우리가 가장 많이 쓰는 한자어를 2000개 모아서 순서대로 정리하고 해설을 달아놓았기 때문에 이 책으로 한자어를 익혀나가면 최소한 '이런 한자를 알 필요가 있는거야?'하는 의심은 하지 않아도 될 것같다.
한자어에는 해설도 달려 있는데 해설이 한자를 이해하거나 외우는데 도움을 주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공부의 중국어 발음은 쿵푸(쿵후)로 중국에서는 무술을 뜻한다' 는 해설을 읽으면 공부는 저절로 외워진다. 해설이 더 많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데 해설이 많았으면 아마 짜증이 났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