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곱 권의 책과 다섯 명의 작가와 한 명의 독자
♧◇♡♤
책 7권, 작가 5명, 독자 1명
코스모스
은하계
태양계
지구


거실
42인치 TV 앞 의자에 앉은 내 왼손에 들린 스마트폰 자판을 두드려 뚝딱뚝딱 만들기 놀이 한 판

결론은 수박 좋아
결론은 수박 잘잘라


*
팁 하나. 북플에서 시작했으면 북플에서 끝내기: 북플앱으로 썼다가 PC 알라딘서재에서 수정하면 다시 북플에서 수정하기가 안되서 이래저래 귀찮은 상황 발생. 띄어쓰기가 어쨌거나 저쨌거나 오타가 나거나 말거나 한 줄 띄기가 되거나 말거나 상관없는 타입이면 오케이. 나는 여태 그런 점에 구애 안 받는 타입인 줄 알았는데 이제보니 엄청 큰 영향(잠이 달아날 정도로)을 받는 타입이라는 걸 알았음. 평생 모르고 살다가 갈 수도 있었는데 이제라도 알게 된 점 고맙게 생각함. 이게 다 알라딘 덕분. 알라딘 없었으면 어쩔뻔. 알라딘 땡큐. 땡큐베리감사함미다.

팁 하나. 먼저 고릴라 되기:
일단 가상세계를 인정하고 나면 새로운 길이 열린다. 무한한듯 무서운 그 세계도 가만 보면 고만고만 만만한 구석이 있기 마련이다. 그저 캄다운 하고 그게 거기 있다 인정하고 다시 보면 고릴라가 ˝놀러 갈래?˝ 고릴라 입에서 사람의 말이 나오는 걸 봐도 놀라 자빠지지 말고 ˝오케이 땡큐. 그렇게 말해줘서 고마워˝ 하며 벌떡 일어나 고릴라 품으로 점프 점프 고릴라야 날 받아줘서 고마워. 이게 다 알라딘 덕분. 알라딘 없었으면 어쩔뻔. 알라딘 땡큐. 땡큐베리감사함미다.

팁 하나. 물 너무 많이 주지 마. 뿌리 나올 때까지 수경재배 해도 되. 흙으로 옮겨 심을 때도 마구잡이로 하지 말고. 햇빛은 적당한지 바람은 통하는지 시간은 언제가 좋을지 세세하게 따져봐. 결론은 버킹검이든 플립북이든 어디든 새로운 길이 펼쳐질 거야. 또 만나겠지. 언제든 어디서든. 언젠가는.


앤서니 브라운, 다나카 히로노부, 배작가, 리디아 데이비스, 이지은과 잘잘라

고릴라, 글, 그림, 100페이지 플립북












질문 1. 당신은 고릴라입니까?
YES / NO

나는 아무튼 YES를 선택하고 화살표를 따라갔다. 화살표를 따라간 자의 최후.
충격 결말.

˝당신은 고릴라입니다. 먼저 인간이 될 방법을 생각해 내시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2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페크pek0501 2024-03-01 17:0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노트북 사용하는데 수정하면 북플에서도 수정돼 있더라고요.언제나 재미있으신 잘잘라 님께 감사를!

잘잘라 2024-03-01 22:11   좋아요 0 | URL
페크님 재미있게 봐주셔서 고맙습니다. 요즘 페크님 칼럼 못 읽어서 아쉽지만, 어떤 경우에도 우리는 한 사람 한 세상이니까요. 언제나 페크님 새책, 새글 기다립니다.
 

(8쪽) 질문 1. 당신은 고릴라입니까?


        YES / NO

...무슨 생각일까.
여기서 일단 ‘YES‘를 선택하고 화살표를 따라간 나는 충격적인 문장을 만나게 된다.

 당신은 고릴라다. 먼저 인간이 될 방법을 생각하라.




아이쿠 이 정도면 생각이 났을 법도 한데 웃느라 그랬나?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 이 책이 그 책일 줄은...


▶ 구판 :《글 잘 쓰는 법, 그딴 건 없지만》2020년 5월
▶ 개정판:《내가 읽고 싶은 걸 쓰면 된다》 2024년 2월
▶ 원서:讀みたいことを、書けばいい》 2019년


어저께 그림책《고릴라》를 읽어서 그런지 여기 나오는 고릴라가 진짜 내가 아는 고릴라라도 되는 냥 흥분했다. 아 맞다. 인간의 뇌는 패턴 찾기, 연관 짓기, 의미 부여하기 좋아한다고 했지. 정말 기를 쓰고 뭐든 연결하고 싶어서 이러는 걸까.


어젯밤 꿈 속에 고릴라는 나오지 않았지만 오늘 이 책에서 고릴라를 만났으니 땡큐베리 감사합니다.

실제 고릴라 털은 어떨지 몰라도 앤서니 브라운 그림책 《고릴라》에 나오는 고릴라 털은 꽤나 부드러워 보인다. 이게 지금 무슨 상관이라고 털타령이냐 싶겠지만 하루 종일 집에서 혼자 지내는 날이 길어지다보니 고릴라 글자만 봐도 아빠 생각이 나서 뭐라도 붙들고 늘어지고 싶은 심정이랄까.

내가 읽고 싶은 걸 쓰면 된다고 했지만 그건 아직 세상에 읽고 싶은 게 안 나왔을 때 얘기고, 지금처럼 좌 《고릴라》 우 《내가 읽고 싶은 걸 쓰면 된다》를 갖춘 나로서는, 내가 읽고 싶은 걸 내가 써서 읽는 수고는 사양하는 게 상책이라는 생각 뿐이다. (아이고 요만큼 쓰는 데만 해도 45분이 걸렸다는 점을 잊지 말자.)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6p.)내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김윤나TV]에는 이런 댓글이 덜린 적도 있다.
˝책도 강의도 잘 보고 있습니다. 그런데 한 가지 이상한 점이 있어요. 작가님은 영상에서 자꾸 웃어요 웃을 필요가 없는 장면에서도 왜 자꾸 웃는지 모르겠어요.˝
그렇다. 나는 적절하지 못한 상황에서 괜찮지 않은데도 ˝괜찮아요˝라고 말했고, 어색한 상황에 처하면 반사적으로 웃었다.

ㅡ 내 마음을 알고 싶다. 내 꿈을 알고 싶다. 내 이야기를 알고 싶다. 알고 싶으면 물어봐야지. 그저 웃고 말거나 괜찮아요 하면서 얼버무리지 말고 쫌.


(8p.)나는 개개인의 말에서 드러나는 삶의 패턴에 ‘말의 시나리오‘라는 이름을 붙였다. 인생을 영화에 비유하면, 우리는 저마다의 시나리오를 가지고 살아가는 것이다. 즉 말의 시나리오란 ‘말이 되풀이해 들려주는 반복되는 삶의 이야기‘인 셈이다.
우리 말은 이미 우리에게 굳어진 말의 시나리오에 많은 영향을 받는다. 이때의 말은 대화를 위해 발화되는 말만 의미하지는 않는다. 대화할 때 당신이 머릿속으로 어떤 생각을 하면서 혼잣말을 하는지, 무슨 표정을 짓는지, 어떤 태도를 보이는지를 모두 포함한다. 시나리오는 말로 드러나고, 말은 시나리오를 지속시킨다.

ㅡ 10년 전의 나라면 이쯤에서 책을 덮어버렸을 것이다. 이해하지 못하거나 부정하고 싶은 마음이 컸을테니까. 지금은 오히려 너무 와닿아서 씁쓸할 지경이다. 이제라도 이해해서 다행 아닌가 하다가도 내 나이를 생각하면 울고 싶다. 울면 우는거지 뭐. 울다가 읽다가, 읽다가 쓰다가, 쓰다가 웃다가, 울다가 웃다가 그러다 가면 되지 뭐.


(12p.)나는 코칭을 통해 사람들이 자기 삶의 시나리오를 이해하도록 돕는 일을 한다. 자신이 어떤 이야기를 되풀이하며 살아가고 있는지를 그 이야기 밖에서 바라보도록 안내한다. 그리고 새로운 이야기를 써나가는 방법을 제안한다. ...이 책에서도 나는 같은 역할을 할 것이다.

ㅡ 계속 읽어나가는 이유다. 지금이야말로 나에겐 나를 위한 나의 이야기, 새로운 이야기가 필요하다.


(28p.)‘하지 못하는 말들‘은 심리적 영토를 확보하고 그 영토에 주도권을 세우는 일과 관련되어 있다. 선을 긋고, 물러서게 하고, 존중을 요구하는 말을 하는 것은 나를 보호하는 일이기도 하다. 마땅히 해야 할 말을 못하고 돌아설 때 분노는 내면에 쌓인다.

(33p.)예를 들어 ‘사람들은 믿을 수 없다‘는 맥락적 기억을 저장해둔 사람이 있다고 가정해보자. 다른 사람이 조건 없는 호의를 베풀 때 그는 어떻게 반응하게 될까? 그 사람은 ˝고맙습니다. 그렇게 말해줘서 기뻐요.˝라고 말하기가 어렵다.

ㅡ 여기 맥락하고는 상관 없지만 내 경험이니까 굳이 ‘기록‘해두고 싶은 게 있다. ˝고맙습니다. 그렇게 말해줘서 기뻐요.˝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없다. 내가 직접 들어본 적이 없는 건 물론이고, 귀동냥으로도 다른 사람들끼리도 그런 말을 하는 것을 본 적이 없다. 그래서 언젠가 외국 드라마나 영화에서 그런 대사를 자막으로 봤을 때 어찌나 신선했는지 그 말을 기억해뒀다가 꼭 한 번 써먹어야겠다고 다짐했었다.

어릴 땐 누가 나를 칭찬하면 그저 멋쩍어하고 손사레까지 쳐가면서 되려 칭찬하는 사람을 불편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그렇게 말해줘서 고마워요.˝라는 말을 배운 뒤로는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 노력한다. 그 말을 할 기회, 들을 기회 둘 다.




* 키워드
1. 타인지향 시나리오 Other-Directed Scenario
2. 내부지향 시나리오 Inner-Directed Scenario
3. 자기감 sense of self
4. 심리적 영토
5. 사건-자서전적 기억 EAM, Episodic-Autobiographical Memory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68쪽 사진: 필로덴드론 글로리오숨

서점에서 본 책이다. 표지를 문지르면 좋은 냄새가 난다. 향기에 홀려서 그대로 계산대로 들고 가다가 ‘차라리 식물 화분을 하나 사는 게 좋겠다‘ 싶어서 책은 다시 제자리에 가져다 놓고 나왔다. 하지만 식물 화분 파는 곳을 찾지 못해 그냥 집에 왔다. 결국 다음 날 도서관에 가서 책을 빌려 왔다.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나올 정도로 식물 사진이 많은데 그 중에 이 사진이 제일 마음에 든다. 진한 초록색과 연두색이 어울린 색감이 좋다. 굵은 흰색 잎맥이 힘차게 느껴진다. 식물 이름은 ‘필로덴드론 글로리오숨‘이다. 외우기는 어려울 듯. 그래도 지은이가 이 식물을 제일 좋아한다고 해서 뭔가 통한 느낌이 반가웠다.



(269쪽) 수백 종의 식물이 자라는 내 정원에서 가장 좋아하는 식물을 꼽으라면, 나는 자랑스럽게 필로덴드론 글로리오숨을 꼽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엄마는 옛날부터 어디서든 꽃만 보면 사진을 찍어달라고 했다.

나는 요즘 어디서든 초록색 이파리만 보면 사진을 찍겠다고 들이댄다.


옛날 옛날 옛날에 아버지는 꽃집을 하고싶다고 했었다.

나는 요즘 틈만 나면 식물원에 간다.


시각 청각 후각 촉각

모든 감각이 깨어나는 느낌이다.

잘 된 일이다.


『파브르 식물기 찜』

밀리의서재에서 읽었는데 재밌다.

책으로 갖고 싶다.


드루이드가 되고 싶은 당신을 위한 안내서

지은이 이름이 프로개다.

출판사 이름이 드루이드아일랜드다.

블로그 인플루언서다.

블로그 타이틀이 재미있다.

'우리 강산 프로개 프로개' 

블로그에서 로즈마리 키운 글을 읽고 카타르시스를 느꼈다.

블로그를 둘러보고는 이 책을 사지 않을 수 없었다.

*링크 : 로즈마리가 자란다 

https://blog.naver.com/professionaldog/223019495752


댓글(2) 먼댓글(0) 좋아요(1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24-01-19 00: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4-01-19 01:06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