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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문장을 주세요

프레이야님 덕분에 정리해봅니다.

최근에 읽은 소설의 첫문장..

 

엔더들은 항상 소름끼치는 존재였다.

 

 

 

 

 

 

 

처음엔 실수로 시작되었다.

 

 

 

 

 

 

 

강 건너 들판 끝으로 해가 지고 있었다.

 

 

 

 

 

 

 

‘똥주한테 헌금 얼마나 받아먹으셨어요.

 

 

 

 

 

 

 

칠 년 전, 나는 동화작가로 떡! 등단을 했다.

 

 

 

 

 

 

 

읽기 전에, 그야말로 처음 책을 폈을때 읽는 첫문장과

이렇게 책을 다 읽고 난 뒤에, 다시 읽는 첫문장의 느낌이 정말 정말 다릅니다.

편안하고 정든 교정을 찾아 추억을 되새겨보는 느낌이예요.

이 페이퍼.. 계속 이어가고 싶네요.

 

 



 
 
hnine 2012-05-15 13:53   댓글달기 | URL
이 문장을 위해 작가들은 얼마나 고심했을까요.
'처음엔 실수로 시작되었다' 전 이게 제일 마음에 들어요.

메리포핀스 2012-05-16 14:16   URL
저두요^^ 어떤 실수를 했는지, 어떤 일이 진행되고 있는 것인지 궁금해져서 단숨에 이야기 속으로 빨려들어가는 느낌이예요^^

프레이야 2012-05-15 20:42   댓글달기 | URL
메리포핀스님, 첫 문장들 감사해요^^
첫 문장이 얼마나 중요한지, 그리고 쉽지 않은지는 글을 쓰는 사람들의 공통 고민이지요.
저도 '처음엔 실수로 시작되었다'가 제일 마음을 끄네요.^^
근데 '완득이'의 첫 문장이 저랬군요. 저도 다읽고 나서 다시 첫 문장으로 돌아가보질 않아서 기억이 가물가물^^

메리포핀스 2012-05-16 14:27   URL
'완득이' 첫 문장도 특이해요.^^
첫 문장, 리뷰를 쓸때도 첫 문장이 제일 어려워요.
하물며 작가들에게 첫 문장은 정말 큰 숙제일듯!^^

차트랑 2012-05-22 08:00   댓글달기 | URL
첫 문장의 어려움에 대해 말씀해주시니
완전 공감되는걸요
연인과의 첫키스도 그리 쉬운 일이 아니잖아요^^
 
Words To The Whys

(이런 리뷰 완전 좋아요^^)

 

술렁입니다. 삼월이라 술렁~

봄이라 술렁~

영어문법책 사고 싶어서 술렁~

 

개나리색, 진달래색, 새싹색에 better English 표지색을 더하고

새 소리 봄바람, 3월 첫날의 햇빛을 비추니

술렁 술렁 울렁 울렁~

 

♪울렁 울렁 울렁대는 가슴 안고~ 

 

 



 
 
아롬 2012-03-01 22:11   댓글달기 | URL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귀여운 메리포핀스님~~~.
저도 님처럼 노래가 막 부르고 싶어져요~~~.^^

메리포핀스 2012-03-02 14:34   URL
어제는 울렁 울렁 울렁대는 가슴 안고 노래하고 춤추고 싶었는데
오늘은 가만히 턱 괴고 앉아 창밖을 바라보며 빗소리만 듣고 싶어져요.
날씨 따라 왔다리 갔다리~~^^
 
글을 읽다. 나를 보다. 떨림을 나누다

포스터가 이뻐서 퍼옵니다.  

포스터가 이뻐서, 한번 응모해 볼까봐요.  

포스터가 이뻐서. 

 



 
 
pjy 2011-05-12 13:23   댓글달기 | URL
메리포핀스님이 이뻐서 일단 쳐다보기로 했습니다^^ 응모까지는....글쎄요^^;

메리포핀스 2011-05-13 13:33   URL
제가 마우스 클릭하는 오른손 검지손가락이 쫌 이쁘긴 하지요~ ㅋ

세실 2011-05-12 23:26   댓글달기 | URL
근데요. 은순씨는...메리님 어머니 성함이세요?
울 엄마 성함이 은순씨거든요. ㅋ

2011-05-13 13: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5-14 13: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좌충우돌 우리집 부엌에 한 가닥 희망을~

- 김치 좀 가져갈래? 

- 뭔 김치? 또 했어? 

- 응. 열무김치 새로 한 거 좀 가져가라. 

- 딴 사람들 태우고 가야되서 김치 냄새 나면 좀 그런데.. 이번엔 그냥 안 가지고 갈래. 근데 엄마. 저번에 오이소배기 진짜 맛있게 먹었어. 그래서 내가 한 번 해볼라구. 오이소배기는 나도 할 수 있겠지? 

- 오이소배기는 쉬워. 오이 사다가 재려서 째겨서 속 늫으믄 되.  

- 크크크. 엄마한텐 쉬워두 난 자신 없어. 속은 어띃게 만들어? 

- 숴('쉬워' 준말인데 발음대로 표기할 방법이 읎네... 그러고 보면 한글이 표음문자라지만 소리를 다 표현하는 데는 뭔가 부족하다.) 부추 한 단 사구 무 좀 있으믄 채 쓸구. 마늘 좀 늫구 고춧가루랑 버무리믄 되는데 뭐. 

- 소금은 안 쳐? 뭐 간을 해야할거 아냐. 

- 응 그거. 새우젓 즘 늫지. 내가 담근거 맛있는데 그거 갖다가 즘 늫구 해라. 

- 새우젓을 집에서 담궜다구? 

- 응. 내가 인자 별 걸 다 하지? 흐흐. 작년에 소래에서 새우젓 사다가 집에서 맑게 씻어가지구 건졌다가 간수 뺀 거 그거 맛있는 소금 쳐서 차곡차곡 해서 저 뒤에 김치냉장고에다가 겨우내 익힌거여. 아주 맛있게 잘 됐어. 된장두 담갔는데 익으믄 갔다 먹어라.  

아싸아~ 된장 예약! ㅋㅋ 

 

그렇다. 울엄마 참 별 걸 다 한다. 아파트 살믄서 된장 고추장 다 담가 먹고 쑥 나면 캐다가 떡 해 먹고 나물 해다 말리고 도토리 해다 묵 해먹고 아파트 앞 공터에다가 오이, 상추, 고추, 호바, 토마토, 부추, 파.. 별 걸 다 심어 먹는다. 하다 하다 인제 새우젓까지 담궜다하니 우와... 존경스런 울엄마!!! 

집밥. 집에서 먹는 밥? 아니. 그러믄 뭐 밖에서 음식 사가지구 가서 집에서 먹으믄 다 집밥이게? 말을 할라믄 정확히 히야제. 집밥이라 하믄 「집에서 해 먹는 밥」을 말함이여. 내한티는 「엄마(옛날 아빠들은 엄마를 '집사람'이라고 불렀지비. 허허.)가 해 주는 밥」으루 듣기지만서두 말여.  

아무튼지간에. 집밥에는 특별한 비밀이 있다 뭐 그런 책두 있는갑지만은 말이시. 요즘은 된장 고추장 다 사먹는 판이니께 집에서 담근 된장 고추장은 기경하기게 쪼까 어렵게 되야부렀다 이거여. (한데 왜 이러까이. 긍께 뭔 말을 하다보믄 말이여. 특히나 집 야그 헐때 더한디. 온갖 사투리가 다 출동해뿐다 이거여. 아따.. 요상허구마.) 아무튼 혀서, 요샌 다 따로 불러야 된다 이거여. 기냥 된장 고추장 이러믄 십중 팔구는 사먹는 거다 이거제. 긍께 집에서 직접 담근건 앞에 집짜를 붙여야 써. 집밥, 이러는거 맹키로 집된장, 집고추장 이래야 된다 말시. 그뿐이여 어디? 집김치, 집간장, 집반찬.. 다 붙여야제. 

그렇게 본다믄 우리집은 헐게 더 되야. 지금은 아부지가 안기시니께 집사람이라고 불러주는 사람이 읎어서 그릏지만은 아무튼 오랜 시절 「집사람」이었든 울엄마가 허는건 죄다 '집'을 붙여야 쓰겄다 이거지. 엄마가 물 길어다 줘가매 키워 먹는 야채들 말이여. 거그다 어디 한 번 다 한 번 붙여보드라고! 얼쑤~  

집파, 집상추, 집오이, 집가지, 집고추, 집감자, 집고구마, 집옥수수, 집부추, 집토마토, 집깻잎, 집시금치, 집무우, 집배추, 집열무, 집갓...  어느핸가는 말여. 거 뭐드라. 거.. 고구마 맹키로 생겨갖고 맛은 꼭 배 맛이 나는 거 있는디.. 그.. 야 뭐시든가  암튼 그런 요상한 것두 키워봤는데 그 머드라 하이고 이름이 생각이 안나네 그랴.. 야바우? 야.. 야.. 아.. 갑갑혀. 아 맞다! 야콘! 그랴 야콘 야콘 야콘.. 것두 심었다니께! ㅋㅋㅋ 

나는 시방 울엄마가 싸준 집떡(쑥버무리라고 들어는 봤당가? 쑥버무리는 파는데가 잘 읎은께 기냥 집 자 빼까이? 그랴도 되겄네 그랴. 거시기)을 먹음서 집커피를 한 잔 땡김서 이 야그를 쓰고 있다네 그랴. 집야그.  

아침부텀 미안허게 되얐구만 그랴~ ^ ^ 

 

 



  1. 엄마를 불러봐~
    from Somewhere of Alice 2011-04-26 09:27 
    이 책, 『세 엄마 이야기』는 엄마들에 대한 이야기다. 아이의 엄마는 힘들 때면 엄마를 부르고, 그 엄마는 또 그 엄마를 부르는 이야기. 그러면 엄마들은 한달음에 달려와 딸을 돕고, 손녀를 돕는다. 심지어 부르지 않아도 달려오는 그 정성!농부가 장래 희망인 우리 집 어린이와 뭐든지 DIY를 주장하는 남편은 이야기 속의 엄마의 엄마랑 비슷한 우리 엄마랑 잘 맞아 옥상에 온갖 채소며 꽃 화분을 구비하고 올해 농사에 들어갔다. 엄마의 채소밭 또는 정원의 꽃들
 
 
책을사랑하는현맘 2011-04-25 11:45   댓글달기 | URL
으와...정말 부럽다...
'집밥'-된장 고추장 다 담가먹어야 진짜 집밥 맞아요..
마트에서 산 된장 너무 맛없어서 작년에 물어물어
직접 콩 재배하셔서 된장까지 담그는 어느 할머니께 잔뜩 사다 쟁여놨어요..
맛도 맛이지만 건강 생각하면 늘 흐믓해요.
그나저나 포핀스님은 어머니 닮아 부지런하고 의욕적이신가봐요~

메리포핀스 2011-04-25 19:40   URL
의욕적인건 맞아요. 의욕만 넘치고 앞서서 탈이긴 해두요. ㅎㅎ
부지런하진 못해요. 워낙 벼락치기 습관이 온 몸에 배서.. ㅠ_ ㅠ
엄마를 못닮아서 제일 아쉬운건 바로 '피부'인데요,
엄마 피부는 백옥, 저는 완전 반대예요.
다리밑에서 주워왔다고 놀림 많이 받았어요. ㅋㅋ


마녀고양이 2011-04-25 12:14   댓글달기 | URL
어제 말이죠, 제가 신랑에게 저녁 먹다가 집에서 먹는게 밖보다 맛있지 하고 넌지시 물었어요.
그랬더니 신랑이 집밥에 무엇을 비해? 라고 하더군요. 홍홍. 기뻤답니다.
제가 요즘 요리 실력이 쪼금 늘었는데다가, 언니네텃밭에서 듣도보도 못한 봄나물을 계속 보내주거든요.
식탁에 향긋한 풀들로 반찬을 차리면, 머랄까 웰빙 같달까. 크크.

오이소배기 말씀하시니, 요리 잘하시는 분들은 항상 다 쉽대요.
울 엄마도 저렇게 대답하세요. 아하하.

메리포핀스 2011-04-25 19:45   URL
오호라~ 마고님 요리 솜씨가 좋으시군요!! 음..
언니네텃밭.. 드디어 때가 왔어요!
그동안 집에 늦게 들어오는 날이 많아서 미뤄뒀었거든요.
생각난김에 한번 둘러봐야겠습니다! 하하.

양철나무꾼 2011-04-25 15:49   댓글달기 | URL
으앙, 저도 햇김치 먹고 싶어요.
엄마도 보고 싶구요~ㅠ.ㅠ

님 좋겠어요.
보고싶으면 언제든지 달려갈 수 있고,
부르고 싶으면 언제든지 전화로라도 목소리를 들을 수 있잖아요.
전 꿈속에서나 가능해요~

메리포핀스 2011-04-25 19:50   URL
님...
음...

저도 실은 무뚝뚝 대명사이긴한데, 과부 심정 과부가 안다고, 저도 타지에서 혼자 지내면서부터 엄마랑 좀 통하게됐어요. 같이 지낼땐 정말 장난아니었어요. 엄마는 맨날 한숨, 저는 맨날 반항.. ㅎㅎ..

Alice 2011-04-25 18:05   댓글달기 | URL
어머니께서 정말 부지런 하시군요! 말만 들어도 입에 침이 고입니다.
저도 엄마가 해주는 밥이 젤로 맛있는데,
이제 딸에게 '집밥'해주러 갈 시간이네요.
저녁 맛있게 드세요~

메리포핀스 2011-04-25 19:54   URL
^ ^ 저녁 맛있게 드셨나요?
오늘 반찬은 뭘하셨을까 궁금하네요.
저는 아침엔 쑥버무리+커피, 점심엔 쑥버무리+커피, 저녁엔 쑥버무리+커피,를 맛있에 먹었답니다. 쑥을 먹어서 그런가 소화도 쑥쑥 잘 되네요. ㅎㅎ

hnine 2011-04-25 21:06   댓글달기 | URL
직장 생활을 오래하신 친정 어머니 덕분에 친정 어머니가 해주신 밥을 먹어본 적이 손으로 꼽아요. 오히려 제가 결혼 하고 잠깐 친정에 머무는 동안 (그때까지도 직장 생활을 하고 계셨어요)제가 저녁 상을 매일 차렸더니 그걸 그렇게 좋아하시더라고요.
가족을 위해 밥상을 차리는 것은 정말 의미있는 일이지요.
메리포핀스님 글은 소리내어 읽어야 맛이 나요 ^^

메리포핀스 2011-04-26 18:16   URL
hnine님^^...
오늘 같은 날이면, 분명 빈대떡을 부쳐 먹었을텐데요, 빈대떡에 막걸리 한 잔 해서 배가 불러도 그래도 기어이 밥을 챙겨 먹이던 우리 엄마, 요즘은 그냥 "배 부르면 알아서 해라" 이러시지요. 저는 "엄마! 엄마 옛날엔 안그랬잖어! 엄마! 엄마 그거 나이 드셨다는 증거야! 자식들 밥을 챙겨 줘야 젊은 엄마지!" 이렇게 우겼고 그러면 엄마는 "밥통에 밥 있다. 퍼다 먹어" 라면서 속으론 은근히 기뻐하신다는 걸 느끼지요. 한번 엄마는 영원한 엄마, 한번 딸은 영원한 딸. 이게 요즘 제가 엄마를 대하는 자세입니다. 흐흐.

30분 뒤에 제가 만일 김치빈대떡과 설중매(반 병 남은 설중매가 사흘째 한 자리에 떡- 버티고 있네요.)로 저녁을 대신하고 있다면, 그건 순전히 hnine님 댓글 덕분입니다욧. 흐흐.

pjy 2011-04-27 00:37   댓글달기 | URL
저희 엄마도 집에서 된장, 고추장, 간장 다 담궈드시거든요~~
벌써 몇년전에 제가 엄마솜씨만 생각하면서 물어물어 오이소배기를 담갔지요^^ 손크게 오이는 20개 부추도 한단~
결국 부추는 남아서 부추전 해먹고, 오이소배기는 생각보다 만들기 쉽고 맛있었지만~
매일매일 오이소박이를 먹는데도 양이 줄어드는 속도와 익어가는 속도가 맞지않아서 아깝게 쉬어터져서 막판 난리났었습니다 ㅋㅋㅋ

메리포핀스 2011-04-27 00:44   URL
흐흐 제가 이번에 엄마한테 "엄마 오이는 몇 개 사? 오이 한 접에 100개든가? 그럼 반접만 하까?" 이랬다가 XX년 소리 들었어요. 저는 우선 열 개만 사보려구요. 열 개도 많으려나..ㅋㅋ

감은빛 2011-04-28 00:30   댓글달기 | URL
저도 오이소배기 맛나게 잘 만듭니다! ^^
맛의 포인트는 메리포핀스님의 어머님 말씀처럼 새우젓의 맛에 의해 좌우되지요.

멋진 어머니 두셨어요! 살짝 부러워지는데요! ^^

메리포핀스 2011-04-28 01:31   URL
하하. 농협에서 백오이 한 개에 440원씩 주고 열 개 사다 놨어요. 당장 씻어서 소금 뿌려야 될텐데.. 일단 사다 놓은 걸로 만족하고 이러구 앉았네요. 후우~ 오이소배기 담근다고 밤 새는거 아닌가 모르겠네요. ㅋㅋ

꿈꾸는섬 2011-04-28 22:10   댓글달기 | URL
우린 정말 행복한 사람들이네요. 부지런한 어머니가 계시니 말이에요. 저희 엄마, 시어머니도 모두 장은 직접 담가드시거든요. 댓글을 본 메리포핀스님 오이 비싸게 사셨다. 전 10개에 3000원 주고 샀거든요.ㅎㅎ

메리포핀스 2011-04-28 23:37   URL
헐~~~ 10개 3천원.. 그래두.. 제가 산 오이가 좀 더 길지 않았을까요? ㅎㅎ.. 오이를 440원에 산 건 괜챦은데, 저는 엄마만 있고 시어머니는 아직(?) 못만난것,두 괜챦은데, 음.. 배가 고프네요. 지금 뭘 먹으면 괜챦을 리가 없겠지요..ㅜㅜ
 
'가슴 설레이는 인문학' 개강 첫날

그림책으로만 5만원 채워서 주문을 넣었어요. 이 책을 읽고 싶은 사람이 바로 저라는게 좀 문제예요. 어제 서점에서 본 『콧구멍을 후비면』이 진짜 재밌었거든요. 보니까 평매대에 깔린(신간이거나 잘나가는?) 그림책은 비닐 포장이 되있어서 견본을 봐야되더라구요. 평일 낮시간이라서 사람이 별로 없는 틈을 타서 견본 그림책을 차례 차례 읽어봤지요. 그렇게 살펴보고 네 권을 찜해가지고 왔어요. 신난거죠. '오와~ 신대륙이다!!!' 속마음은 그런데 막상 주문을 하고 보니 슬그머니 이런 생각이 드는거예요. '내가 지금 제정신인가? 마흔 넘어서 이게 뭐하는 짓인가.' 정말 그래요.  

-부모도 아니고 애도 아니고 대체 니가 뭔데 애들 그림책을 사니? 
-아니 뭐. 그림책은 꼭 애들만 보란 법 있어? 
-생각을 해봐라. 너, 남자가 여자 팬티 입는거 같은거야 그게. 변태의 시작이라고. 
-야야. 제발. 뭐든지 그렇게 극단으로 몰아가는 니가 더 문제라는 생각은 안드냐?
-그렇게 자신있으면 어디 솔직하게 한 번 얘기해봐. 너네 엄마한테 전화해서.
-엄마한테? 엄마라... 울엄마 뭐라고 하실지, 그건 안 물어봐도 훤해.
-사람은 변해. 물어보지도 않고 어떻게 안다는 거야.
-아 몰라. 아무튼 싫어. 싫다구! 

이런식으로 생각하다가 '누가 나 엄마시켜주면 참 잘할텐데'까지 갔어요. 
그럼 거기서 딱 그만 해야 되요. 더 하면, 정말 변태가 시작될거 같아요.  

세실님이 올리신 글이 생각났어요.
그 여자, 아니 그 엄마 생각이 났다고 해야할까요? 아무튼.
저도 음식점이나 마트 같은 데서 가끔 이상한 엄마들을 봐요. 이해할 수 없는, 상식 밖 행동을 하는 엄마를요. 그런데 그게요. 어쩌면 제가 이해할 수 있거나 제가 상식이라고 생각하는 그 '엄마'는 너무 '완성된' 또는 '완벽한' 또는 '다 자란' 엄마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는거예요. 언니나 동생, 친구들을 보면 사실 임신을 하고 엄마가 될 준비(준비보다는 걱정을 더 많이 하지만)를 하지만, 막상 아이를 낳아 키우면서 닥치는 모든 상황은 자기들도 '처음' 해보는 거니까. 엄마는 우선 엄마라고 불리지만 엄마도 아이와 함께 점점 더 엄마로 자라나는게 아닐까. 자란다는 말이 이상하면, 완성이라고 할까요. 아니면 숙성? 그만해야하는데 자꾸 하네요. 상념이 끝도 없이 줄줄.   

어떤 사람을 보면서 책을 읽는 느낌이 날 때가 있어요. 끝을 보고 싶은 사람도 있고, 그냥 재미없어지는 사람도 있고. 제 얘기도 그러네요. 이 얘기는 어떻게 끝이 날까요. 제가 쓰면서 제가 끝을 모르겠어요. 

용두사미. 컴플렉스 유발어. 
오늘부터는 좀 달리 생각해보려구요.
진짜 용 본 사람 없으니까,
진짜 용 머리, 꼬리..
'용 꼬리가 뱀 꼬리처럼 생겼으면 어쩌려구
 그런 말에 컴플렉스를 느끼구 그런다니?'  

이럴때 쓰라고 '어거지'라는 말이 생겼겠죠?
아.. 정말 어떻게 수습이 안되네요.
수습곤란.  물의를 일으켜서
죄송합니다.
죄송. 

ㅠ_ㅠ 


 

 

 



 
 
양철나무꾼 2011-04-22 17:38   댓글달기 | URL
저도 이상한 엄마들, 왕 많이 봐요.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 제가 이상한 엄마일지도 모르고요.
근데 그림책이 또 재밌긴 재밌잖아요.
전 돼지책, 마술연필, 마음의 집...이렇게 읽고 조카 물려줬어요~^^

메리포핀스 2011-04-22 20:08   URL
아 맞다. 저도 조카 있어요. 이뿐 우리 조카들.. 하하.
여차하면 조카에게 물려주면 되는 것을!!!

(몸이 멀어지면 마음도 멀어진다,는 말이 맞아요. 대전까지만해도 안그랬는데, 울산 살고부터는 조카들 생각이 잘 안나요. 지들은 더하겠죠? 인지상정.. ㅎㅎ)

순오기 2011-04-22 18:45   댓글달기 | URL
그림책은 절대 '애들만' 보는 책이 아니어요.
1세부터 100세까지 모두가 보는 책이지요.^^
우리집에서도 내가 보기 위해 그림책을 엄청 질러요~~~ ㅜㅜ
우린 동지의식으로 똘똘 뭉쳐도 될 거 같지 않나요?ㅋㅋ

<동갑내기 울엄마>라는 그림책이 있어요.
엄마도 나를 낳고 엄마가 되었으니, 나랑 엄마랑 동갑이라는...^^

메리포핀스 2011-04-22 20:13   URL
좋아요 좋아요 동지! 동지!! 동지!!!!!
순오기님도 순오기님 보시려고 그림책을 엄청 지르신다고라고요? 흐흐..
우리는 동지! 좋아요 동지! ^ ^

책가방 2011-04-23 01:10   댓글달기 | URL
저도 중학생 아이만 둘이지만 그림책을 많이 구입하는 편이랍니다.
빈화분, 돼지책, 마술연필, 거짓말 세마디를 소장하고 있네요..ㅋ
그림책이 짧은 거 빼면 여느 성인책 못지 않다고 생각해요.
거기다 쉽게 읽히기까지...^^

저도 조카들이 8명이나 되지만... 물려줄 생각같은 건 절대로 안해요.
차라리 맘에 드는 책은 새로 사서 주죠..^^

메리포핀스 2011-04-23 09:45   URL
아하하하 책가방님 ^___^
책가방님도 그림책 많이 사신다 이거죠! 빈화분, 돼지책, 마술연필, 거짓말 세마디까지! 다 갖고 계시단 말이죠! 거기다.. 조카가 여덟명이나 되는데 물려줄 생각같은건 절대로 안하신다는 거구요!!! 저 완전 신났어요. 어쩜 좋아요.. 이런식으로 꽂히면 안되는데.. ㅋㅋ 확실하게 쐐기를 박아주시는 마지막 한마디, '차라리 맘에 드는 책은 새로 사서'.. 음.. 신나는데다가 비장한 마음까지 들어요 저. ^ ^

순오기 2011-04-23 14:50   URL
하하하~~~~~ 나도요!!
마술연필, 돼지책, 거짓말 세마디 소장했고요.
조카의 아가들(나는 벌써 두 아가의 이모할머니거든요^^)에게도 절대 내 그림책 안주고 사서 줍니다.ㅋㅋㅋ

마녀고양이 2011-04-23 20:08   댓글달기 | URL
나 그저께 울 딸네미와 대판하고, 신랑과 대판하고, 미술치료 같이 듣는 수강생이란 대판하고
머 같은 여자가 되었잖아요. 참 일이 꼬이는 날이었어요.
상식 밖 엄마 하니까....... 그 생각이 다시 나요. ㅠㅠ

메리포핀스 2011-04-24 02:43   URL
헐.. 우째 그런 일이.. ㅠㅠ
그나저나 '그저께'가 그러니까 마고님이 '대판'하시는 날이었던거군요?
음.. 주말이니까, 이번주로 대판 다 끝났으면 좋겠어요.
기도할께요. 제가 오늘밤에 자기 전에 꼭.

책을사랑하는현맘 2011-04-23 22:39   댓글달기 | URL
아이들 책은, 제 책보다 더 예뻐요. 반짝반짝 빛도 나고
그 속에 등장하는 아이들 하나 하나가 예쁘고...
저도 아이들 책 좋아해요..ㅎㅎ

메리포핀스 2011-04-24 02:45   URL
그림책 동지 한 분 추가요!! ㅎㅎ

근데 모.. 현맘님이 그림책 좋아하시는건 모.. 너무 자연스러워요.
현맘님, 아이들 책처럼 이쁘고 빛나는 주말 보내주세요~
^ ^

2011-04-24 09:5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4-25 08:40   URL
비밀 댓글입니다.

세실 2011-04-24 09:57   댓글달기 | URL
전 아이들 크면서 점점 그림책과 멀어졌어요. 그래서 요즘 삭막해 졌나봐요.
오늘 아동실 근무하면서 그림책 읽어야 겠습니다.
님 지금 그림책 읽는거 좋으신 거예요. 마음이 따뜻해지잖아요. ㅎ
화이팅!!!

메리포핀스 2011-04-25 08:41   URL
아우 부럽 부럽. 그저 부러울 따름입니다욧.
부러운 직업 종결자, 세실님!!!

Alice 2011-04-25 00:27   댓글달기 | URL
가끔(사실은 자주) 상식 밖의 행동을 하는 엄마인 저는,
아직 엄마가 아니던 시절에는 몹시 우아하고 교양 넘치는 엄마가 될거라는 착각 속에 살았더랬죠.
저도 그림책 많이 좋아해요. 동지의식이 느껴져 처음 온 집에 글 남깁니다.
저희 꼬마는 아가 시절에 '콧구멍을 후비면'을 보고서 울었답니다. 정말 그런줄 알고.....
콧구망 파기 대장이었거든요. ^^

메리포핀스 2011-04-25 08:49   URL
Alice님^^ 어서오세요^^ 댓글 남겨주셔서 고맙습니다!!

저야말로 엄마될 가망이 희박하기 때문에 늘 달콤한 착각 속에 살아요. 엄마, 되기만 하면 진짜 진짜 우아하고 교양 넘치고 게다가 지혜롭고 사랑넘치는 엄마가 될텐데.. 하는..ㅋㅋ

콧구멍을 후비면, 보고 울었다니.. 어이구. 진짜 애들이 보기엔 무서울 수도 있겠구나 싶네요. 음.. 저도 어릴때 콧물 달고 살았는데.. ㅋㅋ 코딱지 생길 틈이 없을만큼요. 흐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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