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터스 블랙 로맨스 클럽
리사 프라이스 지음, 박효정 옮김 / 황금가지 / 2012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스타터와 엔더; 책에서는 주로 10대를 스타터로 100살에서 200살 가까운 노인을 엔더로 부른다. 어차피 중간 세대는 없다. 오로지 스타터 아니면 엔더, 둘 중 하나다. 중간 없는 이야기. 춥고 배고프고 목마르고 위험한 길거리의 삶과 호화찬란한 저택에서의 삶, 둘 중 하나, 중간 없는 이야기. 10대와 노인, 궁핍과 부의 극명한 대립 구도가 두드러지는 이야기. 10대는 노인이 가진 부와 권력을 욕망하고 노인은 10대의 탱탱한 육체를 욕망한다. 서로를 욕망함에 있어서 할 것이냐 말것이냐 선택은 없다. 꺼지지 않는 욕망의 불꽃이 타오르는 이야기, 스타터스, 스타~트! 

 

 

욕망1. 캘리 우드랜드

엔더들은 항상 소름 끼치는 존재였다.(9p.)

 

『스타터스』의 첫 문장이다. 주인공 캘리 우드랜드가 엔더를 소개하는 말이기도 하고.

(이 소설은 1인칭 주인공 시점으로 전개된다.)

 

결국 삶의 마지막에 이토록 욕심 많고 고루한 늙은이가 되길 원한 것은 그들 자신이었기에, 사실 연장자라고 불릴 자격도 없건만. 난 억지로 그의 주름진 손을 잡아 흔들었다.(10-11p.)  팔다리가 몽땅 관절염에 걸린 소름 끼치는 늙은 에더들이 이 10대의 몸을 일주일 동안 차지하고는, 그의 피부 안에서 살아간다. 속이 홱 뒤집히는 것 같았다.(12p.) 

 

항상 소름 끼치는 존재, 욕심 많고 고루한 늙은이, 팔다리가 몽땅 관절염에 걸린 소름 끼치는 늙은 엔더.

그러나 캘리는 결국 그들과 계약을 맺는다. 항상 소름 끼치는 존재 엔더들과!

 

난 아름다웠다.

거기 있는 건 여전히 엄마의 눈과 아빠의 턱 선을 가진 내 얼굴이었다. 하지만 분명히 훨씬 나아져 있었다. 내 피부는 티 하나 없이 광택이 흘렀고, 내 광대뼈는 좀 더 분명해 보였다. 이것이 바로 돈의 힘이었다. 이것이 바로 끊임없는 자본만 가졌다면 모든 소녀가 되고 싶어 하는 모습이었다. 나는 거울에 좀 더 다가가서 내 눈을 들여다보았다. 어제 받은 화장의 흔적으로 눈가가 시꺼멨다. 최근 1년 간은 화장을 한 적이 없었다.

마이클이 지금의 날 보면 뭐라고 할까?(63p.)

 

"당신은 일종의 무감각 상태에 놓이게 됩니다. 전혀 고통도, 어떤 해도 없어요. 당신은 약간 몸을 가누지 못하는 상태로, 하지만 분명히 훨씬 부자가 되어 일주일 뒤에 깨어나는 거죠."(15p.)

 

 

"이건 매우 관대한 제안입니다. 오늘 서명할 때에만 줄 수 있는 보너스예요."

나는 그 돈이 필요했다. 타일러도 돈이 필요했다.(20p.)

 

욕망2. 타일러

타일러는 캘리의 남동생이다. 캘리는 16살, 타일러는 7살. 타일러는 어린데다가 아프기까지 하다. 타일러에게는 먹을 것이 필요하고 깨끗한 잠자리, 안전한 집이 필요하다. 그리고 무엇보다 보고싶은 부모님.. 타일러의 그것을 ‘욕망’이라고 부르는건 억지일까. 누나의 말을 참 잘 듣는 착한 동생인데? 그러나 캘리가 프라임 데스티네이션에 간 이유, 다시 갈 수밖에 없는 계기가 되는 것이 타일러이므로 타일러 자체가 욕망을 나타나는 일이 드물다 해도 누나 캘리를 통해 그것이 드러난다고 말할수는 있겠다. (사실 이런 설정은 너무 뻔하고 진부하게 느껴진다. 한편으론 그 뻔하고 진부한 삶을 살고 있는 내 모습이 비춰져 씁쓸하다.)

 

캘리가 프라임 데스티네이션에 처음 방문했을때 이미 욕망의 불꽃은 피어난다. 엔더는 어떻게 스타터의 몸을 빌리는지, 스타터는 어떻게 엔더에게 몸을 빌려주는지 설명하는 직원에게 캘래가 묻는다. 직원은 참 뻔한 대답을 한다. 그러면서 계약을 맺고 싶어서 안달난 태도를 보인다. 캘리는 딱 한번 망설인다. 첫 방문에서는 계약서에 서명하지 않는다. 그러나 달리 방법이 없다. 타일러와 자신을 위해 안전한 집과 먹을 것을 구할 방법이! 첫 방문에서 이미, 계약서에 서명함으로써 그 모든 것을 한방에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아버린 캘리에게 달리 어떤 방법이 있었겠는가. 이미 욕망의 불꽃은 피어올랐다.

 

"그녀가 내 몸에 들어 있는 동안 내게 무슨 일이 생기면 어떻게 되죠? 스노보드를 타거나, 스카이다이빙을 하는데요? 제가 다치게 되면요?"

"여기서 그런 일이 일어난 적은 없어요. 렌터들은 경제적으로 법적 책임을 진다는 계약서에 서명을 합니다. 날 믿어요, 모두가 보증금을 돌려받고 싶어 한다니까요."(17p.)

 

이런 미친 짓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이 뭐라도 있어야 했다. 저 소름 끼치는 바디 뱅크나 합법적인 강제 노동 말고, 다른 방법이.(23p.)

 

 

변신

 

"그래도 넌 운이 좋아. 우리가 널 머리부터 발끝까지 완전히 공짜로 변신시켜 줄 테니까."

도리스는 내 손을 살펴보았다. 도리스의 손톱은 보는 방향에 따라 색이 바뀌는 번쩍거리를 무지개 색으로 빛나고 있었는데, 보고 있자니 전복 껍데기 같았다. 반대로 내 손은 해변에서 석탄이라도 캔 것 같았다.

"우리가 할 일이 아주 많겠어." 도리스가 중얼거렸다.

거리에서 산다는 것은 어쩔 수 없이 때를 덮어쓰게 된다는 뜻이기도 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내가 늪지 괴물이라도 된 것은 아닌데 말이지.

도리스는 자신의 손을 내 등에 대고, 두 개의 문이 자리한 쪽으로 날 데려갔다.

"우리가 일을 마치고 나면 아마 넌 네가 누군지 스스로도 알아보기 힘들 거란다."

"그거 정말 큰일이네요."(57-58p.)

 

아.. 엔더의 욕망, 올드맨의 욕망에 대해서 쓰고 다시 캘리의 욕망에 대해서 써야하는데.. 졸.리.다.

나는 졸릴 때 자야한다. 자야한다는 나의 욕망.

내일 다시 이 리뷰를 고쳐쓰겠다는 욕망이 일어날까?

그럴 수 있을까?

자신없다.

쩜쩜.

 



 
 
차트랑 2012-05-11 13:01   댓글달기 | URL
이백살 먹고도 스타터가 됩시다요~~

메리포핀스 2012-05-12 00:04   URL
저는 지금도 뭐든 시작만 하고 끝을 못 맺고 있어서리.. 그것이 문제걸랑요~ ^^;

cyrus 2012-05-12 21:23   댓글달기 | URL
스타터가 그런 뜻이 있었군요, 소설 속 엔더가 파우스트와 메피스토펠레스, 두 인물의 특징을
동시에 가지고 있네요. 젊고 싶다는 욕망을 가진 인간성과 부의 욕망을 부추기는 악마와 같은 이미지라..
무척 흥미로운 캐릭터네요, 랑공님 말씀처럼 스타터의 마음을 유지하면서
엔더가 되는 삶을 사는 것도 좋지만 쉽지가 않죠 ^^;;

메리포핀스 2012-05-15 10:54   URL
오~ 엔더.. 그런 생각까지는 못해봤는데 말이죠. 맞아요. 젊고 싶다는 욕망을 가졌고 부의 욕망을 부추기는 악마와 같은 이미지!!... 그런데‘엔더’라는 말은 뭔가 이상하게 들려요. 대체 누가 무엇을 기준으로 스타터와 엔더를 나눌 수 있다는 것인지.. 책에서는 생화학 전쟁이라는 특수 상황으로 인해서 중간 세대가 싹 사라져버렸기에 자연스레 스타터와 엔더를 나눠놓았어요. 엔더라고 해서 다 부자인 것도 아니구요. 그저 단순하게 나이가 어리면 스타터, 나이가 많으면 엔더라고 부르는 셈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