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여 공부를 하려거든 - 3625명의 공부 습관 관찰기
정경오 지음 / 양철북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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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거리1

 

옛날 서당 같은 곳에서 학생이 책 한 권을 다 읽어 떼거나 베껴 쓰고 난 뒤에 선생과 동료들에게 한턱 내는 일을 '책거리'라고 한다.

요즘에도 책거리를 하는 자들이 있다. 매점에서 과자를 사 와 그냥 먹고 이야기 나누다 끝나는 것이 대부분이다. 문제는 그 이후에 발생하는데 한 번 본 책을 두 번 다시 보지 않는다는 것이다.

책 한 권을 다 읽거나 베껴 쓴 일을 축하하는 이유는 무엇 때문인가? 그것은 이제야 초급 과정을 떼고 본격적인 학문의 세계로 들어가는 첫 관문을 넘었기 때문인데, 한 번 본 책을 복습하지 않는 자들이 반복과 사색하는 두 번째 세 번째 관문을 넘지도 못한 채 자축하고 있으니 참으로 복장이 터진다.

 

 

책거리2

 

본래 책거리는 자신의 학문이 성장함을 축하하고 친구들의 학업 성취를 독려하는 의미도 있지만 그보다는 선생님의 노고에 답례하는 뜻이 가장 크다. 그러나 어찌 된 일인지 요즘의 아이들은 자꾸 나에게만 쏘란다.

(46-47p.)

 

 

'복장이 터진다.'

'어찌 된 일인지 요즘의 아이들은 자꾸 나에게만 쏘란다.'

같은 문장에서 하하하 웃음이 터진다.

 

선생님 말씀에 다 공감하지는 못하지만

선생님 머릿속을 들여다보는 재미가 있어서

끝까지 읽고 별 다섯개를 눌렀다.

 

 

"선생님! 쏘세요!!"

 

 

 

 

수업과 고3 담임 업무로 쉴 새 없이 바쁜 일상이었지만 책을 써야겠다고 생각하게 된 이유는 안타까웠기 때문이다. 고1 때부터 수업 시간에 졸기 시작한 학생들은 수능시험을 일주일 앞두고도 졸고 있었고, 매번 시험이 끝나고 좌절하는 학생들은 수능 시험이 끝나고도 좌절했다. 매일 지각해서 화장실 청소를 하는 학생들은 졸업식 날도 지각을 해서 혼이 났다. 그들은 이미 넘어지는 것에 익숙했고 다시 일어서지 않았다.

공부의 최종 목표는 순위가 아니라, 넘어져도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사람이 되어 가는 과정을 배우는 것이다. 누구나 넘어지지만 누구나 다시 일어서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넘어진 사람을 다시 일으켜 세우는 힘은 과연 무엇일까?
(6p.)

<글씨 같은 것>

글씨와 관련하여 학교에는 두 부류의 학생들이 있다. 글씨를 못 쓰는 자들과 글씨를 너무 못 쓰는 자들. 그들이 써낸 논술 답안지의 절반 이상이 ‘해독불가‘를 이유로 최하점을 받고 있는데도, 그들은 글씨 같은 것에는 전혀 신경을 쓰지 않는 배짱 좋은 자들이다.
(155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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