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주토끼 (리커버)
정보라 지음 / 아작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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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세상은 어디나, 언제나 불공평하다.
고통분담은 언제나 약자들이 감당해야 할 몫이고.
99 마리 양을 가진 사람이 1 마리 양을 가진 사람의 것을
빼앗는 세상이다.
부당하고, 억울한 이들이 가득한 세상.
나는 못하겠고 누군가 대신 복수를 해준다면 좋겠지만...
그럴 일은 없고 칼부림 이든, 휘발유를 뒤집어쓰든, 자동차로 돌진하든, 타워에 올라가든, 무릎을 꿇고 애원하든
다 자신의 몫으로 남겨진다.
작가의 말처럼 쓸쓸하고 아린 이야기들이 모여있다.

몸 이든, 마음 이든 칼에 베이고 갈기갈기 찢기는 것은
똑같이 아프고 고통스럽다.
그렇다고 복수를 하면 괜찮아 질까.. 찢긴 마음이 남겨진
흉터가 없어질까..
자신의 욕심에 스스로 눈먼 인간을 눈 뜨게 할 방법은 없다.
(바람과 모래의 지배자)
필요함이 다하였으니 폐기처분을 기다리거나, (머리, 안녕, 내 사랑) 또다시 자기만의 동굴과 집으로 (흉터, 즐거운 나의 집) 숨어들거나 누군가 기적처럼 찾아와서 삶에 묶인 줄을
풀어주기를 기다릴 뿐이다. (재회)

그러나 나는 희망한다.
누군가는 팔꿈치를 내밀어 줄 것이고,
내가 그때 당신 옆을 스쳐 지나갔던 사람이란 걸 기억해 줄
것이라는 것을...
인간의 시간이 끝난 뒤에 찾아갈 곳이 있으니
삶의 끝에 죽음이 있다 한들 죽음이 오기 전까지는 살아갈
테니 또다시 인간을 만나 사랑하길 선택한 공주처럼
(바람과 모래의 지배자)
사막의 하늘을 가로질러 초원을 향해 천천히 움직여 본다.

˝소원을 빌 수 있다면
나는 아주 조금만 행복해지고 싶어
너무 많이 행복해지면
슬픔이 그리워질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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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허를 덮는 환상 : 회복 - 에스겔서 강해설교 폐허를 덮는 환상
강선.서정걸.윤철규 지음 / 무근검(남포교회출판부)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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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에스겔서 강해, 폐허를 덮는 환상 4권 (환상, 우상, 심판, 회복) 완독.
에스겔서는 상징적 의미의 내용이 많아 읽기 힘들었는데 이렇게 쉽고, 이해가 쏙쏙 잘 되게 설명해 주니 에스겔서, 어렵지 않아요~.

에스겔서는 한 마디로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이다.
하나님은 에스겔에게 환상을 통해 이스라엘의 죄악이 얼마나 심한지, 그리고 그들이 왜 심판을 받을 수밖에 없는지에 대한 말씀과 골짜기에 있는 마른 뼈들이 살아나는 환상을 통해 이스라엘의 땅과 성전 회복을 약속하신다.
시간과 공간의 제한을 넘어선 하나님의 회복은,
하나님이 시간과 공간의 주인이심을 나타낸다.

지금 한없이 힘들고 지쳐 있다면, 낙망하고 있다면 꼭 읽어보시길 추천합니다.
내 곁에서 같이 힘들어하고 같이 아파하시는 하나님의 사랑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러니 다시 일어설 용기와 힘이 생겨납니다. 끝까지 참으시고, 끝까지 용서하시고, 끝까지 포기하지 않으시고 기회를 주시는 하나님의 끝없는 사랑을 느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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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마트에서 울다
미셸 자우너 지음, 정혜윤 옮김 / 문학동네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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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이 좋아 너무 기대하고 읽어서 그런가?
아님 내 감성이 무딘 것일까?
어디서 눈물이 흘려내려야하는 지도 모르게
그냥 쭉 ~~ 읽었다.
약간의 아릿 함은 있었다.
그러나 눈물 펑펑이 아니었다.
그냥 엄마에 관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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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 번째 감각
김보영 지음 / 아작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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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이야기부터 이 작가에 대한 기대감이 밀려왔다.
아무런 의심도 없이 읽었다. 그런데 내가 얼마나 자기 주관적이며 상상력이 없는지를 읽으면서 깨달았다. 당연한 줄 알았던 이야기가 내 이야기가 아니었다. 나는 왜 당연하다고 생각한 걸까...
SF 소설의 새로움을 맛보았다.
한국을 대표하는 sf 작가 중 한 사람이라고?, 2000년 이후의 신진 SF 작가들에게 여러 영향을 끼쳤다고?. 이 수식어가 딱 맞는다는 걸 이 책이 증명한다.
김초엽 작가가 나를 SF로 이끌었다면 김보영 작가가 SF의 신세계를 맛보게 해주었다. 우리나라에도 이렇게 좋은 SF 작가가 있다는 걸 알지 못했다. 모든 이야기들이 이질감 없이 잘 읽혀서 좋다.
딴 세상 이야기라고 느껴지지가 않게 이야기를 너무 잘 썼다.(너무 SF 적 냄새가 났다면 끝까지 읽기 힘들었을 것이다). 옛 날 이야기를 읽는 듯. 설화를 읽는 듯이 읽었다.

이 작품집을 읽으며 나와 다른 생각을 하고 다른 말을 하며 다른 행동을 하는 사람들을 이상한 눈으로 쳐다보았을 내 모습이 떠오른다.
나는 이 책을 다양성에 대한 이야기로 이해했다.
사람들은 보편적인 생각과 이야기에서 벗어나면 ‘너 어느 별에서 왔니‘라고 말한다. 수많은 사람들 중 똑같이 생각하고 똑같이 행동하는 사람은 없다 비슷한 생각과, 비슷한 말을 할 뿐이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자신도 남들과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남과 달라도 자신만의 세계를 구축하는 사람들의 이야기.
길 가다 나무에 기대어 잠자는 사람도 있고, 입이 아닌 손으로 말을 하는 것이 당연하며 내가 살고 있는 이 세계가 누군가의 한낮의 꿈 일 수도 있다. 요지경 같은 세상. 사는 게 재미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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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하수 2022-11-22 07: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이 책 사놓고도 안읽고 다른 책으로 건너뛰었거든요.
조만간 읽어야겠어 하고 있는데 이렇게 평을 해주시니 조만간 아니라 곧 읽어야겠어요~~^^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1 - 스완네 집 쪽으로 1
마르셀 프루스트 지음, 김희영 옮김 / 민음사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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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셀 프루스트의 동생 로베르 프루스트는 ˝불행한 일은,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읽으려면 중병이 들거나 한쪽 다리가 부러져야만 한다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나는 지금 이 계절 바로 바람에 낙엽이 날리고 차가운 공기에 옷깃을 여미는 싱숭생숭, 멜랑꼴리한 이 가을에 읽기에 제격이라 생각한다.. 울렁거리는 마음, 걷잡을 수 없는 마음만이 이 책을 읽을 수 있기 때문이다. (맨정신으로는 읽기 힘들다.)
처음이라 힘들지 한 번 도전해 본 경험이 있으니 가뿐하게 1권을 끝냈다. 
10년 만의 재 도전이다. 4권까지 읽다 중단하여 5권부터 읽을까 고민했지만, 그래도 한 번 읽은 부분에서 시작하면 덜 혼란스러울 것 같아 다시 1권부터 시작했다.

다행히도 이 책의 고비는 두 번째 장에 있다. 첫 장을 무사히 넘기면 두 번째 장에 비몽사몽 횡설수설하는 환각의 상태, 마르셀의 몽환적 얘기에 고비가 찾아온다. 그것만 넘기면 환각의 방을 빠져나오게 되고 이어서 마르셀의 콩브레(레오니 아주머니 집)에서의 어린 시절 추억이 시작된다. .
추억은 그 유명한 장면인 어머니 집에서 홍차와 함께 먹은 마들렌을 통하여 회상된다.
아침 인사를 하러 레오니 아주머니의 방에 들어가 기다리
며 그 방에서 풍겨 나오는 냄새의 이미지를 장장 3페이지
에 걸쳐 얘기하지만 참을 만하다. 앞의 환각의 방보다는 읽을만하다.

벽장이나 서랍장, 나뭇가지 무늬 벽지에서 풍기는 더 메마른 향내를 맡게 되면, 이내 나는 늘 말 못 할 식탐과 함께 꽃무늬 침대 커버에서 풍기는 방 중심부의 뒤섞이고 끈적끈적하고 김빠지고 소화가 안 되는, 과일 냄새 속에 들러붙는 것 같았다.˝

모든 사물, 시간, 공간, 사람에 대한 묘사가 아주아주 세밀하다. (지루함의 끝) 성당에 있는 묘석 하나를 얘기하는데 13줄, 성당 채색 유리는 2페이지 반을 차지한다. 319장에 이르기까지 그 모든 게 잠에서 깨어날 때의 불확실한 상태에 대한 얘기라니 새삼스럽게 또다시 놀랐다.
1권은 식물도감을 펼쳐 놓고(네이버 검색) 읽으면 도움이 된다. 꽃과 나무의 이름이 많이 등장해 그냥 지나칠 수가 없다. (화자가 얘기하는 이미지와 내가 생각하는 이미지가 맞는지 궁궁해 하나하나 다 찾아보면서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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