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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렘 입숨의 책 - 구병모 미니픽션
구병모 지음 / 안온북스 / 2023년 1월
평점 :
단편소설을 읽어본 경험은 몇번 있는데, 완독은 번번히 실패했다. 소설을 한편 읽은 적은 있지만 소감을 이야기하기는 어려웠다.
그럼에도 이 책을 선택한 이유는 두가지 였다. 구병모 작가님의 소설이고, 쩡찌 작가님의 디자인이 들어간 표지의 책이기 때문.
구병모 작가님의 책은 <위저드 베이커리> 로 처음 읽어봤는데, 신비로운 세계를 맛본 기분이었다. 이 책의 표지도 그런 기분이 샘솟기도 하여 책의 어떤 이야기들이 있을지 궁금했다.
책을 모두 읽긴 했지만, 소설 한편이 끝날 때마다 책을 다시 한 번 더 읽어야겠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띠지의 문구처럼 이 세계의 스케일이 작지가 않다. 그렇기 때문에 조금 아쉬운 부분은 이 부분에 대해 조금 더 세밀한 표현을 주었으면 어땠을까. 한페이지나 두페이지 정도 이 부분을 더 채워줬으면 어땠을까 하는 기분이 들었다. 이 점 때문에 책을 다시 한 번 더 읽어야지. 하는 생각을 했던 것이고,
한 번 더 읽고 싶었던 두번째 이유는 소설 한 편이 끝날 때마다 주는 여운 이 꽤 강렬했다. 이 강렬함을 어떻게 표현해야할까...
원래 설명이라는 것을 잘 하는 편이 아니라 이 강렬함에 대한 느낌의 표현을 어떻게 설명해야할까 하는 걱정이 있지만, 쉽게 표현하자면 "이 책의 첫문장이 뭐였지." 하며 첫문장을 다시 보게 되는 매력이랄까... (필자는 책의 첫문장을 좋아하는 편이다.)
이 느낌은 여러번 읽어도 계속 받을 것이고, 두번 읽으면 처음에 안보이던 것들이 새롭게 보이게 되는 경우가 있지 않나.
이 책이 그럴 것같았다. 계속 읽으면 새로운 부분이 계속 보이게 될 것같았다.
책을 보면서 가장 놀랐던 점 중에 하나는. 책 속에는 13편의 소설이 있다. 그런데 이 소설이 무게가 있다. 가볍게 이야기가 끝나는 것이 아니다.
소설이 끝나고 작품에 대한 해설이 짧게 있는데, 소설을 읽을 때마다 그 해설이 기다려진다. "어떻게 이 소설이 나왔던 것일까?" 하고 말이다.
단편소설을 잘 찾아보는 편은 아니지만 이 책을 보면서 단편소설도 좋은 작품이 많이 있구나를 새삼 느끼게 된다.
필자에게는 장편소설에서만 익숙한 작가였는데 엽편소설도 잘 쓰는 작가라니.. 올해의 목표 중 하나가 구병모 작가님 작품을 계속 읽어보는 것이었는데, 그 목표를 잘 설정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동네서점에서 친필사인본을 입고한다고 하는데, 동네서점에 가서 한권 더 구입을 할까 고민하고 있다.
※ 해당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