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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한가운데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28
루이제 린저 지음, 박찬일 옮김 / 민음사 / 199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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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도 오래 전에 읽어서 어렴풋한 인상만 남아있다. 주변 남자들의선망의 대상이 되는 여자 하나와 그 주변의 남자, 그리고 그 남자들을 바라보는 여자들이 만드는 비대칭의 관계(그 여자들이 소설 속 인물이었는지 읽는 나를 포함한 여성독자이었던지...). 지금도 기억나는 것이 주변 지식인 남성들의 선망을 한 몸에 받던, 촉망받는 여자, 전혜린이 겹쳐 보이는 것이었다. 전혜린 주변을 맴돌던 남자들이 실상 다른 여성들에게는 얼마나 가부장적이고 개차반으로 군림했을까를 떠올려 보았다. 그리고 남성들로부터 순위매김 당하는 여자들이 너도나도 전혜린을 토템 삼고 전혜린이 되고 싶어하나는 욕망의 쓰리쿠션 반사를 보면. 내 실상 다른 여자와 좀 다르다는 말을 듣고 싶을 망정 돌아보면 이건 남성지배적 힘의 구도가 벌이는, 본다와 보이다가 각축을 이루는 시선의 게임이다. 안다. 내가 원래 꼬여 있는 인간이란 걸.나한테는 이 소설이 전혜린 신화와 겹쳐 보였다. 넌 다른 여자와는 달라. 넌 출중한 여자야라는 말을 받이들이는 것 또는 그것을 희구하는 삷은 달콤하면서도 오줌 지린 냄새가 묻어있다. 언젠가 이 책 을 다시 읽게 되다면 나는 덜 꼬인 소회를 남길 수 있을까.

넌 보통여자와라는 달라. 라는 말이 건네는 흥분됨과 그 근저세 깔린 여성비하가 일으키는 정체성의 균열. 그래서 난 부끄러운지도 모르고 전혜린빠를 자처하는. 니나를 동경하는 남녀 모두 별로다.보따리에 함께 꽁꽁 싸묶어서 지네들끼리 살라고 인근 없는 바닷가에 던져버리고 싶지만. 가성비상 내가 쪽수에 밀리지. 생각해보면 여대생이 가장 닮고 싶어하는 여자 인물이 누구인지 순위발표하는 것과 본질 상 다를 바 없다. 백지연도, 김주하도, 여성인듯여성아닌 여성같은 너. du bois는 흑인들의 이러한 정체성의 균열을 double conciousness 라고 칭했다.

졸려서 이제 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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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가명이고, 물론 살짝 기대합니다.물론 일부러 두서 없이 쓰기도 삽니다. 빌릴 수 있는 건 빌려 대출과 공짜에 기대어 삽니다. 구립 도서관 없었으면 나의 급속한 역문명화를 막을 수는 없었겠죠. 약 빨면서 야만에서 문명으로 슬쩍 다시 갈아 탔습니다. IMF 때에도 화장품 시장은 굳건 했다죠. 그래서 분열증을 일으키기 딱 좋은, 하이퍼 리얼리티로 도덕률을 앞세우는 언법은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틈 속을 보게 해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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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도에 관하여 - 나를 살아가게 하는 가치들
임경선 지음 / 한겨레출판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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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화되기에는 질시하게 된다. 가지런하고 명쾌한 입장이. 쿵짝이 맞는 걸 보면 나는 질시가 앞서는 사람이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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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 Venetian Snares - Traditional Synthesizer Music
Venetian Snares / Planet Mu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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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험적인가 하면 그건 모르겠지만 귀에 신선하고 뻔하지 않으면 좋지 않은가. 위키로 찾아보니 어느날 갑자기 돈이 궁해졌다며 만들어 놓은 곡들을 앨범으로 다시 내놓고 있다고 한다. 옷차림과 꾸밈새는 은 WWF 팬 같은데 음악은 사뿐사뿐 날렵하다. 속지를 읽으며 수입 CD 사서 듣고 싶지만 아쉽게도 빌려 듣는 입장이다. 빌려 바를 수만 있다면야 CD를 사고 대신 화장품을 디지털로 대출 받고 싶지만. 이럴 바에야 그냥 가상 자아로 살 수있으면 좋겠다. 티비를 보며 가상 여행을 가고 가상 음식을 먹고 가상광고라는 말도 생긴 판에 나는 왜 소프트웨어로 살 수 없단 말인가. 헉슬리가 멋진 신세계를 쓰면서 과연 양가적인 만족을 취하지 않았다고 할 수 있을까. 존재의 기반은 계속 무너져 가고 있는데 알약에 의지하고 싶지 않겠는가. 갑자기 웬 딴 소리. 아무튼 VENETIAN SNARES를 또 한꺼번에 파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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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주로 빌려 읽는 처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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