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재배

 

마음 밭에 똑같이 심었지만, 어떤 건 죽고, 어떤 건 살고.

 

내 마음 속에 있다고 모두 내 것이라 할 수 있을까요.

내 마음 사이사이에는 당신이 남긴 사랑, 우리가 함께 채운 시간,

누구도 심은 적 없는 감정들까지 모두 한데 뒤섞여 자라고 있습니다.

그걸 모두 내 것이라고 할 수는 없지요.

우리가 할 수 있는 거라곤 무언가 내 마음에 들어왔을 때 잘 보듬어주고

사라지면 한동안 그리워하는 일 뿐입니다.

 

 

 

아빠, 힘내세요

 

 

 

아직도 내가 가장 위에…….

 

아빠, 힘내세요. 자식이 있잖아요.

아빠, 힘내세요. 취직이 안 돼요.“

 

재미삼아 중얼거리다가 울고 말았습니다.

이러려고 노력한 게 아닌데,

이러려고 졸업한 게 아닌데.

 

 

 

이해한다는 말 대신

 

다 그만한 과정이 있다고!

 

당신이 나의 고통을 제대로 알아주지 않는다고 투덜거리곤 했습니다. 내게 공감하지 못하는 당신의 모습에 서운해하곤 했지요. 그런데 별안간 나 역시 당신의 고통을 온전히 이해한 적이 없었다는 사실이 떠올랐습니다. 당신의 토로에 그 정도는 별거 아니지 않나?’라고 속으로 생각했었거든요. 맹세코 당신의 고통을 얕잡아 볼 생각은 아니었어요. 어쩌면 우리는 서로의 고통을 평생 이해하지 못할지도 모릅니다. 그러니 우리, 더욱 서로를 쓰다듬고 위로하고 응원해줘야 해요. 뜨겁게 안아주면서.

어쩌면 우리는 서로의 고통을 평생 이해하지 못할지도 모릅니다. 그러니 우리, 더욱 서로를 쓰다듬고 위로하고 응원해줘야 해요. 뜨겁게 안아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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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loe 2016-10-26 21: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당신이 나의 고통을 제대로 알아주지 않는다고 투덜거리곤 했습니다. 내게 공감하지 못하는 당신의 모습에 서운해하곤 했지요. 에서 저는 덩달아 울컥했네요.

바람소리 2017-08-30 12: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을 읽으면서 서정주시의 국화옆에서가 생각나네요..잘 보고 입니다
 

자발적 외로움



 

 

 

 

 

말하면, 말해버리면 진짜가 되는 거잖아

  

드러내고 싶지 않은 마음,

하지만 당신이 가까이 다가와준다면 들키고도 남을 만큼 얕게 숨겨진 마음.

그런 마음을 품고 안절부절못하는 날 아무도 몰라주는 것 같아 외로웠습니다.

누구도 내게 신경 쓰지 않는 것 같아 쓸쓸했어요.

 

그렇게 외로워하면서도 단지 위로받기위해

나약하고 애처로운 내 모습을 그대로 보여줘야 한다면

차라리 혼자 견디는 게 낫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들키고 싶은 마음이면서도 어설프게 감춘 채 쓸쓸해하는 이유는

아마도 약해빠진 속을 드러낸 보상으로 받게 될 당신의 위로를

달게 받을 자신이 없어서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언젠가는 그럴 수 있겠지만, 아직은 말이에요

.

 

   

 

진짜 나

 

 

 

 

 

 

    

이것도 습관인가?

 

 

잘 모르겠습니다.

비겁한 모습을 감추려고, 쑥스럽고 창피한 모습을 숨기려고,

흔들리며 불안해하는 마음을 덮으려고 수없이 바꿔 쓰는 모습들.

그 중 무엇이 진짜 나일까요.

그 모두가 나의 일부라면 그 전부를 품은 하나의 나는 어떤 모습일까요


 

 

   

탈출

 

 

 

 

      

 

그들의 기대로부터 자유롭기 위해

 

좋은 사람이고 싶었습니다.

잘 보이고 싶은 마음에 나를 무리하게 몰아붙였습니다.

이제는 불필요한 책임감에서 벗어나 차라리 미움 받는 편이 낫겠습니다.

미움은 그들로부터 빠져나와 나를 자유롭게 만드는 열쇠가 되어 줄 테니까요.

여러모로 진정한 해방인 거죠

 

    

 

설레다, 2016


누구도 내게 신경 쓰지 않는 것 같아 쓸쓸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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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e0509 2016-10-16 07:1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누구나 한번쯤은 고민했을 내용,하루에도 수십번 고민했을 내용...공감 되는 내용이 마음을 편하게 해주네요^^

네트리 2016-11-16 00: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공감이 되는 나.. 부끄러우면서도 왠지 나를 알아주는것 같아 고마운....

바람소리 2017-08-30 12: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대부분의 해답은 내속에 있더군요..단지 알아채지 못햇을 뿐입니다.
 

만신창이가 될 지도 모르지만

 

 

 

괴로워도 모르는 길, 혹은 괴롭지만 좋은 길

 

과거로 돌아간다면 나는 과연 이 일을 다시 선택할까 스스로에게 묻곤 합니다.

선택하지 않는다면 가지 못한 길에 대한 막연한 동경과 미련은 남겠지만,

지금의 불안과 외로움은 덜할 테지요.

그러나 저는 몇 번을 다시 돌아간다 해도 이 일을 선택할 것 같습니다.

이러니저러니 투덜거리긴 해도 좋아하는 마음이 불안이나 외로움보다 크니까요.

 

누군가의 눈엔 미련하기 짝이 없는 선택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나는 알고 있습니다.

이 일이 주는 괴로움을 감내하게 하는 즐거움이

길 위로 돋은 뾰족한 가시 사이사이에 선연히 존재한다는 것을.

곳곳에 흉터로 남은 상처들과 여전한 괴로움을 고스란히 인내하게 될지라도

다시. 또 이 길 위에 있을 겁니다.

 

 

 

 

 

곡예

 

 

 

외줄타기 인생

 

삶이라는 길은 자주 그 모습을 바꿉니다. 한 가지 모습을 오래 보여주지도 않을뿐더러 하루에도 수십 번 다른 모습을 보이기도 합니다. 그 모습이 바뀌기 전에 선수를 치면 이렇게 힘들지는 않을 텐데, 우리 대부분은 삶의 모습에 맞춰 살기 바쁘지요. 그럴 수밖에 없을 겁니다. 앞날을 예견하는 일이 보통의 일은 아니니까요.

삶은 걷기 쉽게 혹은 마음껏 달려갈 수 있을 만큼 팽팽하고 탄탄할 때도 있고, 조심하지 않으면 금방이라도 부러질 것처럼 가느다랗고 느슨해져 있기도 합니다. 파도 타듯 휘청거리며 날뛰기도 하고, 때론 무섭게 속도를 내며 솟구쳤다 갑자기 내리 꽂히기도 하고요.

그런 삶 안에서 주어진 생명을 소중하게 받아들이고 아슬아슬 균형을 잡으며 신중하게 나아가는 일. 떨어지지 않기 위해 별별 짓을 다 하게 되는 일. 그게 바로 인생이라 부르는 서커스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애쓰지 않아도

 

 

 

 

그렇게 애쓰지 않아도 괜찮아

 

울컥 올라오는 울음을 애써 삼킵니다.

그럼에도 찔끔 눈물이 나기 시작하니 울어도 되는 걸까 잠시 고민합니다.

혼자 있는데도 눈물이 나오는 내가 과연 괜찮은 걸까 생각합니다.

눈물이 나오면 울면 될 것을, 우는 일은 유난히 마음을 주저하게 만드네요.

실컷 울면 마음이 후련해질 걸 알면서도 마음을 터트리기란 어쩜 이리도 어려울까요.

 

 

 

 

실컷 울면 마음이 후련해질 걸 알면서도 마음을 터트리기란 어쩜 이리도 어려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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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신창이가 될 지도 모르지만

 

 

 

괴로워도 모르는 길, 혹은 괴롭지만 좋은 길

 

과거로 돌아간다면 나는 과연 이 일을 다시 선택할까 스스로에게 묻곤 합니다.

선택하지 않는다면 가지 못한 길에 대한 막연한 동경과 미련은 남겠지만,

지금의 불안과 외로움은 덜할 테지요.

그러나 저는 몇 번을 다시 돌아간다 해도 이 일을 선택할 것 같습니다.

이러니저러니 투덜거리긴 해도 좋아하는 마음이 불안이나 외로움보다 크니까요.

 

누군가의 눈엔 미련하기 짝이 없는 선택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나는 알고 있습니다.

이 일이 주는 괴로움을 감내하게 하는 즐거움이

길 위로 돋은 뾰족한 가시 사이사이에 선연히 존재한다는 것을.

곳곳에 흉터로 남은 상처들과 여전한 괴로움을 고스란히 인내하게 될지라도

다시. 또 이 길 위에 있을 겁니다.

 

 

 

 

 

곡예

 

 

 

외줄타기 인생

 

삶이라는 길은 자주 그 모습을 바꿉니다. 한 가지 모습을 오래 보여주지도 않을뿐더러 하루에도 수십 번 다른 모습을 보이기도 합니다. 그 모습이 바뀌기 전에 선수를 치면 이렇게 힘들지는 않을 텐데, 우리 대부분은 삶의 모습에 맞춰 살기 바쁘지요. 그럴 수밖에 없을 겁니다. 앞날을 예견하는 일이 보통의 일은 아니니까요.

삶은 걷기 쉽게 혹은 마음껏 달려갈 수 있을 만큼 팽팽하고 탄탄할 때도 있고, 조심하지 않으면 금방이라도 부러질 것처럼 가느다랗고 느슨해져 있기도 합니다. 파도 타듯 휘청거리며 날뛰기도 하고, 때론 무섭게 속도를 내며 솟구쳤다 갑자기 내리 꽂히기도 하고요.

그런 삶 안에서 주어진 생명을 소중하게 받아들이고 아슬아슬 균형을 잡으며 신중하게 나아가는 일. 떨어지지 않기 위해 별별 짓을 다 하게 되는 일. 그게 바로 인생이라 부르는 서커스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애쓰지 않아도

 

 

 

 

그렇게 애쓰지 않아도 괜찮아

 

울컥 올라오는 울음을 애써 삼킵니다.

그럼에도 찔끔 눈물이 나기 시작하니 울어도 되는 걸까 잠시 고민합니다.

혼자 있는데도 눈물이 나오는 내가 과연 괜찮은 걸까 생각합니다.

눈물이 나오면 울면 될 것을, 우는 일은 유난히 마음을 주저하게 만드네요.

실컷 울면 마음이 후련해질 걸 알면서도 마음을 터트리기란 어쩜 이리도 어려울까요.

 

 

 

 

2016, 설레다

실컷 울면 마음이 후련해질 걸 알면서도 마음을 터트리기란 어쩜 이리도 어려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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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e0509 2016-10-16 07: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 마음을 알아가기가 쉽지 않은 듯 합니나.현실을 인정하고 있는 그대로 즐기는 일~힐링되는 문구들이 마음에 와 닿네요.

Chloe 2016-10-20 04: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또 괜히 짠함이 앞서네요... 예쁜 책이네요

바람소리 2017-08-30 12: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공감합니다..어떤때는 억울하기하고,어떤때는 행복하기도하고,어떤때는 이해가 가기도하고,어떤때는 미련에 연연하기도 하는 돌아보면 뒤죽박죽인생입니다. 그래도 삶은 소중한 겁니다
 

만신창이가 될 지도 모르지만

 

 

 

괴로워도 모르는 길, 혹은 괴롭지만 좋은 길

 

과거로 돌아간다면 나는 과연 이 일을 다시 선택할까 스스로에게 묻곤 합니다.

선택하지 않는다면 가지 못한 길에 대한 막연한 동경과 미련은 남겠지만,

지금의 불안과 외로움은 덜할 테지요.

그러나 저는 몇 번을 다시 돌아간다 해도 이 일을 선택할 것 같습니다.

이러니저러니 투덜거리긴 해도 좋아하는 마음이 불안이나 외로움보다 크니까요.

 

누군가의 눈엔 미련하기 짝이 없는 선택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나는 알고 있습니다.

이 일이 주는 괴로움을 감내하게 하는 즐거움이

길 위로 돋은 뾰족한 가시 사이사이에 선연히 존재한다는 것을.

곳곳에 흉터로 남은 상처들과 여전한 괴로움을 고스란히 인내하게 될지라도

다시. 또 이 길 위에 있을 겁니다.

 

 

 

 

 

곡예

 

 

 

외줄타기 인생

 

삶이라는 길은 자주 그 모습을 바꿉니다. 한 가지 모습을 오래 보여주지도 않을뿐더러 하루에도 수십 번 다른 모습을 보이기도 합니다. 그 모습이 바뀌기 전에 선수를 치면 이렇게 힘들지는 않을 텐데, 우리 대부분은 삶의 모습에 맞춰 살기 바쁘지요. 그럴 수밖에 없을 겁니다. 앞날을 예견하는 일이 보통의 일은 아니니까요.

삶은 걷기 쉽게 혹은 마음껏 달려갈 수 있을 만큼 팽팽하고 탄탄할 때도 있고, 조심하지 않으면 금방이라도 부러질 것처럼 가느다랗고 느슨해져 있기도 합니다. 파도 타듯 휘청거리며 날뛰기도 하고, 때론 무섭게 속도를 내며 솟구쳤다 갑자기 내리 꽂히기도 하고요.

그런 삶 안에서 주어진 생명을 소중하게 받아들이고 아슬아슬 균형을 잡으며 신중하게 나아가는 일. 떨어지지 않기 위해 별별 짓을 다 하게 되는 일. 그게 바로 인생이라 부르는 서커스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애쓰지 않아도

 

 

 

 

그렇게 애쓰지 않아도 괜찮아

 

울컥 올라오는 울음을 애써 삼킵니다.

그럼에도 찔끔 눈물이 나기 시작하니 울어도 되는 걸까 잠시 고민합니다.

혼자 있는데도 눈물이 나오는 내가 과연 괜찮은 걸까 생각합니다.

눈물이 나오면 울면 될 것을, 우는 일은 유난히 마음을 주저하게 만드네요.

실컷 울면 마음이 후련해질 걸 알면서도 마음을 터트리기란 어쩜 이리도 어려울까요.

 

 

실컷 울면 마음이 후련해질 걸 알면서도 마음을 터트리기란 어쩜 이리도 어려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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