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351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
안정효의 글쓰기 만보 - 일기 쓰기부터 소설 쓰기까지 단어에서 문체까지
안정효 지음 / 모멘토 / 2006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혹시나  글을 잘 쓰게 해주는 방법을 알려 주시지 않을까 하는 맘에 집어 든 책.처음엔 그럴 것도 같았다.
"있었다.""것"과 "수"를 없애라...는 말을 읽을 때까진.(내가 그런 쓸데 없는 말들의 상용자를 넘어서 중독자에 남발자였음을 부끄러운 마음으로 고백하는 바이니...)

그런데 ,그러니까,딱 거기까지만 내게 유용한 책이었다.
그 다음부턴 글을 쓴다는 것이 정교하고 어렵고 복잡하고 웬만한 지력을 가지고는 발도 들여 놓으면 안 되는 세상이라는 것을  조목조목 알려 주시고 있기 때문이다.
나 같은 보통이들이 읽었다간 지례 항복하기에 딱 알맞는 내용의 책이다.
읽고, 늘 생각하고,관찰하고,...책을 집필하기 위한 과정들이 뭐  별게 있겠느냐고 생각하시는 분들을 위해 ,안 정효 님은 책 쓰기의 힘든 과정들을 실감나게 보여 주고 계신다.
실제로 읽어 보면 하나의 책을 내기 위해 얼마나 많은 지적인 작업이 필요한 것인지를 생생하게 목격하실 수 있을 것이고,책을 아무렇게나 뚝딱 써내는 것으로 보였던 작가들이 다시 보이게 되실 것이다.

스티븐 킹의 글쓰기의 유혹이란 책을 보면 이렇게 책을 쓰는 것이 어렵다고는 안 한 것 같은데.킹이 글쓰는게 제일 쉬웠어요라면서 학교에서 시키는 대로만 하니 수석을 했더라고 말하는 얄미운--어찌 보면 무책임한-- 학생이라면 ,안 정효님은 노파심이 많은 인생 선배같은 느낌이 든다.
"내가 해보니 힘들더라,그러니 너희들도 만만하게 생각하면 안돼" 하고 말이다.
결국, 잔뜩 주눅이 들어 버렸지만, 그래도 의외의 수확이 있었으니 들어 본적이 없는 작가와 책 목록을 잔뜩 얻었다는 것이다.책의 말미에 가면서 작가의 이름을 베끼는 것도 귀찮을 정도였으니, 내가 무식한 것인지,아님 안 정효 님이 대단한 독서가인지...

-오, 둘 다 인가?
어쨌거나 노다지를 발견한 기분이었다.
결론적으로 여러 모로 유용한 정보가 많은 책이었다.
글을 본격적으로 쓰시고 싶은 분들이나 혹은 더 이상은 읽을 책이 없어서 답답하시다는 분들에겐 좋은 교본이 될 듯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야생에 살다 - 길들여지지 않은 삶에 대하여
데이비드 쾀멘 지음, 이충호 옮김 / 푸른숲 / 2006년 8월
평점 :
절판


 


원제가 마음에 든다.
야생로부터의 다듬지 않는 생각들.
Wild thoughts라고 말했지만, 이보다 더 정교하고 매끄럽게 다듬은 글을 만나기란 쉽지 않다는 것을 고려하면 ,우선 제목에 속으면 안 된다는 것을 알려 드려야겠다.

이 책은 작가가 여러 잡지에 발표한 글 가운데서 가장 흥미롭고 매력적이며 기억할 만한 것들만 23편 모은 것이라고 한다.
처음 이 말을 읽었을때는 글쎄...라고 했는데,읽어가다 보니 빈말이 아니었다.
 글들이 흥미롭고 매력적이며 기억할만한 수작들었기 때문이다.
정확히 말하자면 놀랄 정도로 글을 잘 쓰는 사람의 글이다.
여러 가지 주제들을--그것도 무거운 주제들--쉽고 재밌으며 설득력있게 써내려가는 것을 보면서 꼼짝 없이 이 사람의 논조에 빨려 들어갈 수 밖엔 없었다.

그가 쓴 소재들을 다양하다.
낚시,카약으로 급류 타기,스키,인공 근친 교배로 대량 육성되고 있는 백호의 추악한 진실,슈퍼 비둘기의 양산을 우려하고,퓨마를 사냥하는 사람들의 이야기와 다윈에 대한 재밌는 분석,그리고 눈사태를 예측하는 사람들을 쫓아 다니면서 들은 눈에 대한 감각을 들려 주기도 하는등 도대체 이 사람의 관심사는 어디까지인가 하는 비명이 나올 정도다.
다양한 관심사보다 더 놀라운 것은 작가의 저술 능력이었다.
나 처럼 그 방면의 문외한이 들어도 솔깃할 정도로 쉽고 흥미롭게 서술을 하고 있기 때문에 지루한 구석이 전혀 없었기 때문이다.
자연을 대하는 다양한 감각들에 대한 풍부한 정보들을 이렇게 술술 아무렇지도 않게 서술하는 작가를 보면서 존경심이 일었다.
도대체  이런 글을 하나 쓰기 위해서 대단히 많은 사전 작업이 필요할까?
이 작가가 발로 손으로 그리고 머리로 끈질기게 추구하며 책임감을 가지고 쓴 글이라는 생각에 독자로써 뿌듯했다.

자연을 사랑하라는 말은 많이 한다.
하지만 재미가 없어서 듣지 않게 된다.
내겐 차라리 이런 지적인 사람들의 공들인 글 하나가 더 낫고 신선했다.
치우지지 않는 감각으로 자연을 바라 보면서 공존의 길을 모색하자는 것도 공감이 되고.
재밌고 유익하며 정보도 풍부하고 식상하지 않은 매력적인 책이다.
유머도 넘치는 사람이라서 내가 읽고 있는 것이 대단히 심각한 주제라는 것을 알아차리기도 어려웠다는 것도 맘에 든다.

단,아쉬운 점이 있다면 표지가 칙칙해 보인다는 점이다.
이 책이 재밌다는 것을 한 눈에 보여 주지 못해서 말이다.
표지보다 재밌고 발랄하며 경쾌한 책이니 표지에 속지 마시길...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그들의 눈은 신을 보고 있었다 대산세계문학총서 7
조라 닐 허스턴 지음, 이시영 옮김 / 문학과지성사 / 2001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I love the way Janie crawford left her husbands,
the one who wanted to change her into a mule
and the other who tried to interest her in being a queen
A woman, unless she submits ,is neither a mule nor a queen.
Though like a mule she may suffer
and like a queen pace the floor.

                                                            -- 칼라 퍼플의 작가 앨리스 워커--

 

위의 시는 칼라 퍼플의 작가인 앨리스 워커가 이 책을 읽고서 지은 시여요.이 책을 단적으로 나타내고 있는 시이기도 하죠.

 이 책의 주인공인 재니는 세번 결혼을 한답니다.
엄마가 학교 선생님에게 강간을 당해 낳은 자식었던 재니는외할머니 손에 길러져요.
엄마가 그녀를 낳은 뒤 수모를 이기지 못하고 달아 났기에 그녀는 엄마의 얼굴을 본적도 없죠.
미국 흑인 노예 시대를 온 몸으로 견디며 살아온 그녀의 할머니는 흑인 여자들이 어떤 고난의 삶을 살게 되는지 진절머리나게 보았다는 이유로, 재니가 성숙하자 마자 서둘러 기반이 튼튼하다고 생각되는 노총각에게 시집을 보냅니다.
하지만, 17살의 나이에 원치 않는 결혼을 하게된 재니는 할머니의 뿌듯함과 대견함,"넌 정말 부자구나,난 이 나이에도 이런것이 없는데.."라는 부러움에도 그것이 자신에게 행복을 가져다 주지 못한다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그리곤 두려움 때문에 자신의 인생길을 결정한 할머니를 증오하게 되죠.
그러다 조라는 장사꾼을 만나 무모하게 야반도주를 감행하지만, 곧 그 결혼에도 회의를 하게 됩니다.
새 남편 조는 그녀의 아름다움을 다른 이들에게 전시용으로 과시하는 사람이었거든요.
내실은 그녀를 무시하며 입 다물고 자신이 시키는 대로 하길 원하는 독재자었지만 ,겉으로는 여왕처럼 떠받들며 사는 것처럼 보여지길 원했죠.
더군다나 그녀는 아름다움으로 자신이 박제되는 것을 견디지 못하는 여자였어요.허영이 그녀에겐 맞는 옷이 아니었던거죠.
그런 화려한 불행은 조의 죽음으로 끝이 나고,돈 많은 과부가 된 그녀에게 다시 연하의 남자 티제이가 나타나요.
많은 사람들은 그가 그녀의 돈을 노린 것이라고 생각을 하고, 그녀 역시 그런 의심을 하지만,그럼에도 그녀가 그를 사랑하는 것을 막을 수는 없었죠. 재니는 티제이에게 말해요.

 <옛날에는 ,난 아무 생각도 못하고 살았어.그땐 가만 서서 웃는 시늉만 하며 죽어가고 있었지.그런데 당신이 와서 날 바꿔놓은 거야.그러니 난 우리가 함께 지나온 그 어떤 것에 대해서도 당신에게 감사해.>라고요.

결국 둘은 남들의 눈을 피해 자신들이 자유롭게 살 수 있는 곳으로 떠나 가지만, 얼마후 재니는 혼자 터벅거리며 돌아 오게 됩니다.그 동안 어떤 일들이 있었던 것일까요?

 <모든 사람들은 이 두 가지를 혼자 해내야 하지.하나님을 찾아가는 것과 자기 자신의 삶을 사는 법을 발견하는 것.>

 그녀가 돌아와서 친구에게 사정을 들려주며 하는 말입니다.
네.그녀는 자신의 삶을 사는 법을 발견한 거였답니다.
17살 때  늘 저 지평선 너머에는 무엇이 있을까 하고 궁금해 하던 소녀 재니는 드디어 그 수평선 너머에 무엇이 있는지 알게 된 것이죠.그리고 그녀는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해 합니다.
남의 시선과 의지에 자신을 맞추며 살아간다는 것이 얼마나 불행 했었던가를 떠올리리면서요.

 한 여인이 진정한 사랑을 통해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 가는 소설은 많이 있읍니다만, 이 책이 독특한 것은 작가의 통찰력이 배여 있는 강력한 힘과 시대를 초월한 메시지 때문이랍니다.
1901년에 태어난 흑인여성으로 대학 교육까지 받았지만 너무 가난해서 굶어 죽었다는  이 책의 작가 조라.
살기 위해 자존심을 죽이고 백인의 가정부를 하면서 끼니를 때웠다는 이 여자가 쓴 글을 읽어보면 놀랄 수 밖엔 없어요.
지금 교육을 받은 페미니스트 여성들에게 쓰라고 해도 쓰지 못할  여성들에 대한 놀라운 진실들을 담고 있거든요.
그래서 앨리스 워커가  그녀의 책에 경의를 담아 위와 같은 시를 쓴 걸 겁니다.
우리가 우린 자신일 수 있을까요?
그리고 우리 자신이 아닌 모습으로 살게 되었을 때 우린 그것을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 용기가 있을까요? 이 책을 읽으면서 든 의문이었답니다.

조라의 이 책을 읽는 것은 피곤한 일이었어요.신경이 날카롭게 서는 느낌이 들었죠.
하지만 읽을만한 가치는충분했다고 봅니다.재니가 그녀의 사랑을 만나 인생을 새롭게 보아 나가는 것을 보면서 얼마나 환희를 느꼈던지요.
전 티제이를 잃고 나서 오히려 담담한 그녀를 이해할 수 있었어요.
여성분들에게,특히 20대의 여성분들에게 한번 읽어 보시라고 권하고 싶어요.
아마도 그게 그 가혹한 환경에서도 이 책을 쓴  재능 많은 조라 닐 허스튼에게 우리가 보낼 수 있는 최소한의 위로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그녀에게 존경을 바치며, 그녀에게 다음 생이란 것이 있다면 더 좋은 세상에서 자신의 재능의 값을 톡톡히 받아 내길 바라 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아메리카 자전거 여행
홍은택 지음 / 한겨레출판 / 2006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미국을 동서로 가르는 길을 자전거로 일주한 80일간의 여정을 기록한 책.

단점만 보자면

1.그는 빌 브라이슨이 아니다.즉 유머가 없다.

2.그는 미국인이 아니다.그래서 풍광과 그가 지나온 여정이 매끄럽게 조화되지 않은 티가 역력하다.참, 이상하단 생각이 든다.다른 기행문을 쓴 작가들은 자신이 태어나지 않았던 나라를 여행해도 어색한 것이 없는데, 이 작가의 글을 읽다보면 그 어색함이 두드러지니 말이다.
우리나라 사람 특유의 배타성이나 어색함, 수줍음, 융화하지 못하는 것 때문일까?

3.지루한 면이 많다.별로 알아도 그만 몰라도 그만인 이야기들이 자세히 별로 재밌지도 않는데도 주절이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즉 언어의 낭비란 생각이 들었다.


4.생각의 치졸함이었다.어쩜 그렇게도 생각하는게 대단할 게 없는 지...
아무데도 가지 않는 나도 생각할 만한 기초적이고 기본적인 이야기를 대단한 일을 말하듯이 써내려 가더라.당연히 지루하다.
주목해야 할 것은, 우리나라 사람들이 이것밖에는 안 된다는 것이다.
다른 세게적인 사람들의 글과 비교해 아직도 격이 너무도 떨어진다.
자신의 글이 얼마나 유치한지도 모를 정도로 말이다.

5.여행이 밥벌이 수단이 되어서는 재미가 없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여행은 그저 떠나는 것이여야 한다.이렇게 가정이 있고, 여행기를 써서 밥벌이를 할 목적으로 떠난 것은 ,다른 기행문에 비해 뭐랄까? 개방성과 융통성,그리고 다양성이 부족한 느낌이 팍하고 들었다.

6. 소크라테스의 말이 다시 한번 떠오르는 책이었다.당신이 어디를 가건 당신을 가지고 간다면 그건 안 간 것과 별 차이가 없다는 말.
그 역시 달라진 것이 한나도  없다.그를 가지고 다녔고, 꽁꽁 싸면서 다녔기 때문에.
처음부터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입지 않을까 두려워하면서 다른 이의 청을 거절하는 것으로 시작하더니 끝도 그렇게 맺는다.인간에 대한 연민, 공감. 이해의 폭이 전혀 넓혀지지 않는 것이다.그러니 아무리 넓은 공간을 여행하며 진 풍경을 보았다고 해도,그냥 그 사람 그 대로인 것이다.얼마나 허무한 일인가?
그런데도 이 사람은 단지 여행을 끝냈다는 것에 흥분에 그것도 모르는 것 같다.
안타까운 일이다.이 사람은 평생을 살아도 별로 인생에서 건질 것이 없고, 나아질 것이 없으며. 자신을 지키며는 살겠지만 다른 이들을 위해서 무엇인가를 할 사람이 아니라는 게 명백했다.
읽을만한 가치가 있는 책이 아니었다.
그가 보통 사람으로써 그저 여행을 했더라면 보다 더 많은 것들을 얻어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하이커들은 정신적으로 불안정한 사람이 많다고 한다.왜 그럴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워커홀릭 1 - 변호사 사만타, 가정부가 되다
소피 킨셀라 지음, 노은정 옮김 / 황금부엉이 / 2006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로펌의 파트너가 되겠다며 7년간 쉬는 날도 없이 일에 파묻혀 살아온 아이큐 158의 29세의 변호사 사만타가 졸지에 영국 시골 부잣집의 가정부가 되면서 겪게 되는 헤프닝들을 엮은 책.

일이나 성공보다는 빵을 만들고 근육이 튼튼한 정원사와 진실한 사랑에 빠지는게 더 인간적이고 행복을 위해 좋은 거라는, 말도 안 된는 이데올로기를 전파하고 있지만, 머리를 중립으로 놓고, 아무 생각없이 읽으면 아주 재밌는 책이다.

브리짓존스를 떠올리게 하는 수선함과 덜렁댐을 무기로, 변호사가 된 적이 없어 그렇게 바쁜 적이 없는 뭇 여성들의 대리만족을 여실히 시켜 주시는 이 못말리는 사만타의 매력도 그럭 저럭 괞잖지 않았나 싶지만,브리짓 존스보다는 조금 더 유치하다는 것을 밝히는 바이다.

하지만 영화로 만들면 더 재밌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남자들이 이런 책을 읽으면 기가 막혀 할까?아니면 유치하다고 웃다가 뒤집어 질까?...궁금하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351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