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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예술가의 연인 - 엘뤼아르.에른스트.달리, 그리고 갈라
도미니크 보나 지음, 김남주 옮김 / 한길아트 / 200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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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사랑으로 존재할 수 있었다"라고 책 앞면에 적혀 있다.

그래서 그말에 솔깃해 거룩하거나 아름다운 사랑이야기가 나올 것이라고 짐작했다면 오산이다.사랑 비스드르므르한 것도 나오지 않으니까...

 
여기 한 여자(갈라)와 그 여자를 거쳐간 3명의 남자들(사실 거쳐간 남자는 셀 수 없음, 단지 그들이 유명한 사람이기 때문에 선택됬을 뿐이며,사실 갈라가 살아난다면 그녀는 이 책에 나온 남자 셋--엘뤼아르, 에른스트, 달리--모두를 생각만해도 끔찍하다며 질색할 것이라 짐작됨.아마도 그녀는 말도 말라는 표정을 지으며,사실 그 셋은 변태에 ,쓰레기에, 징징대는 아이에 불과했노라고 털어놓을 것임...) 에 대한 이야기가 있다.
사랑이란 말의 홍수처럼 쏟아내면서도 행동은 전혀 사랑과는 거리가 멀었던 사람들의 이야기라고 보면 된다.(사실 여기에 사람들이 사랑이란 단어를 쓸때마다 구역질이 나며 제발 사랑이란 말을 말아달라고 소리치고 싶어진다.)
다른 남자에게 자신의 아내를 바치던 첫번째 남편 엘뤼아르는 그녀가 그를 떠난 후에도 그녀와 그, 그리고 다른 남자나 여자가 같이 셋이 섹스를 하자는 욕망을 버리지 못하고,자신을 물심양면을 도와주던 친구의 아내 갈라와 바람이 난 에른스트는  엘뤼아르의 은근한 부추김에 셋이 동거하는 형편이 되나 결국 서로를 경멸 하면서 헤어지며,그리고 마지막 대미를 장식해 주시는 우리의 못말리는 나르시스트이자 미성숙한 인간으로 일생을 마치신 두번째 남편 살바트로 달리!!!

이렇게 정상적인 (이런 말을 해도 되는건지 모르겠지만) 사람이라곤 대체로 없다시피하며 그것은 갈라도 마찬가지 과였다. 이것이 바로 예술가들의 초상일까 하는 생각에 씁쓸했다.

세 쌍의 엽기적인 행각들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지만, 특히 달리 부부가 늙어서 기력이 떨어지자 남들에게 보여주던 가식과 허식을 더 이상 감추지 못하고 서로에게 폭력을 써대며 악을 쓰는 것을 보는 것은 정말 가관이었었다.
그러나 한편으론 거짓말도 힘이 있을때 가능하구나 하는 것을 알 수 있기도 했다.

즉, 거짓말도 힘들어요가 되는거죠?

 예술가들 중에는 그들의 작품만으로 승부하는게 더 나은 사람들이 있다.
그들의 사생활이 어떠했는지 간에 과거로 묻어두고,제발 그들의 작품만으로 승부하게 "알고 싶지 않아요!"를 외치게  만드는 사람들 말이다. 바로 여기 나오는 세사람이 그랬다 .
갈리가 어떤 여자였는지 ,정열적이였는지 ,속물이었는지, 아니면 차가운 여자였는지,그래도 어쩌면 예술가를 알아보는 안목이 있는 여자인지는 모르겠지만 한가지는 분명하다.그녀는 이상한 남자만 끌어들이는 재주가 있었던 것은 틀림없다.
그녀가 행복했었을것이냐고 묻는다면...글쎄, 아무리 사랑한다며 시로, 편지로, 그림으로 도배를 했다지만  변태 남편들과 사는게 행복했을까? 
예술가들에 대한 환상을 파삭하고 깨버리는데는 아주 제격인 책이었지만 그래도 별로 남에게 권하고 싶은 책은 아니었다.하지만 그래도  달리에 푹 빠진 사람이라면 한번 읽어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달리의 면모를 제대로 볼 수 있는 책이었으니까.
이제서야 달리가 왜 백화점에까지 그림을 그려줬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그가 백화점에 그림을 그린 것을 두고 예술가의 거만과 허세를 벗어던진 것이라고 사람들은 생각했었다던데.
사실은 갈라가 돈을 밝혀서라는 것을 알게되고나니, 서글펐다.
물론 그럼 그렇지 하는 생각도 들긴 했지만서도...
이래서 역시 사람을 존경하려면 멀리 떨어져 있어야 한다는 말이 나왔나보다.
여자로써는 자신의 딸에게 전혀 관심이 없었다던 갈라가 남자를 키우는 것에는 헌신하는 것을 보면서 어쩜 이런 여자들은 아이를 갖지 않는게 더 나았을 것이란 생각도 든다.
내 주위에서도 그런 여자들을 심심잖게 보게 되는데,사실 그렇게 보기 좋은 모습은 아니다.물론 내가 판단할 문제는 아니지만 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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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먼 자들의 도시
주제 사라마구 지음, 정영목 옮김 / 해냄 / 200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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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인을 알아낼 수는 없는 질병으로 사람들이 차례로 눈이 멀어 버린다. 갑작스럽게  실명한 사람들은 혼란과 공포속에서 정신병원에 격리가 되버리고, 격리된 사람들은 인간이 생각할 수 있는 모든 악에 대항해가며 살기 위해 발버둥을 치게 된다.
결국 안과의사의 아내 단 한사람만 빼고 온 도시 사람들이 실명을 하게 된 상황에서 사람들은 그래도 희망을 가지고 살아남을 수 있는지 의문을 가지게 되는데...

이 책은 그들의 그러한 오딧세이를 생생하고 잔혹하게 묘사해 나간 것이다. 그들에게 구원을 올것인가?

한 도시의 모든 사람들이 차례 차례로 눈이 멀어가다 결국 한사람을 제외한 모든 사람들이 실명을 한다는 설정을 비롯해 ,그 과정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풀어나가는 것을 보면 이 작가가 얼마나 상상력이 풍부하고 인간의 본성에 대해 통달하고 있는지 알 수 있다.
읽다보면 마음속에서 울려나오는 저항없이 그래, 아마 인간들을 충분히 그러고도 남지,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물론 그것이 매우 유쾌한 경험이냐하면 별로 그렇지 않았다는 것은 차치하고서라도 말이다.

혼란속에서 사람들이 얼마나 나약하고 쉽게 잔인해지며, 공포와 두려움에 즉각 항복한다는 사실을 여실이 보여주는 이 책에서 그러나 또 그들을 이끌어주고 구원해주는 사람도,그들에게 연민을 가지고 ,만연되는 지옥같은 풍경에도 희망을 잃지 않는것도 역시 인간(의사의 아내)란 것을 극명하게 대조해서 보여준 책이기도 했다.

 하지만 읽어내려가다보니 난 까뮈가 저절로 생각이 났다.(페스트 때문에)
전염병이 도시를 덥쳐 사람들이 지옥같은 혼란을 겪는 와중에서도 인간적인 믿음을 지키는 사람들에 의해 그나마 인간의 존엄성이 지켜진다는 설정이 두 책이 똑같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뭐랄까? 격이 다르나고나 할까? 까뮈의 책이 훨씬 더 아름다웠다.그러니까 미학적인 관점에서 까뮈가 포인트를 확실히 더 받는다고 보면 될것이다.
거기다 까뮈의 페스트는 얇기도 했다.그 얇은 책 속에 군더더기 없이 ,지극히 우아하고 정확하게 지옥을 묘사하고,인간애까지 를 그려낸 까뮈에 비해선 이 작가는 어딘지 경박해 보였다고나 할까?
오, 해봤자 쓸데 없는 말이지만, 까뮈가 그렇게 죽지 않았더라면 그 후에 그가 어떤 글을 내놓았을 지 참 궁금해진다.
대단한 작품이었으리라...까뮈 자신은 별로 자신의 죽음에 불만이 없을테지만, 난 너무 일찍 죽어버린, 아니 그만의 세계를 완성하던 단계에서 죽어버린 그가 새삼스레 아쉽게 느껴졌다.

 결론적으로 이 책은 내가 좋아할만한 그런 책은 아니였다.
결국 작가가 아무리 좋은 작품을 써내도 결국 그것을 바라보는 안목은 독자의 취향에 달린 것인가 보다 하는 생각이 든다.
잃기 전에는 그 가치를 모른다는 말을 하기 위해 이 책을 쓴 것 같다고 하던데,그런 말들은 이제 내겐 식상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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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산무진
김훈 지음 / 문학동네 / 200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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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점을 찍는데 한점 주저도 없다.

난 한국소설을 잘 안 읽는 편인데, 가끔 가다 읽게되는이런 책들이 그나마 내 죄책감마저 여지없이 씻어주곤 하니,이거 좋아해야 할 일인지 아닌지 착찹할 뿐이다.

우선 상상력이 부족하다.재미도 없고.통찰력도 희미하고.

<언니의 폐경>을 보자. 처음 눈에 뜨이는 것이 차 안에서 갑자기 나온 생리를 처리하는 과정인데, 여자인 내가 보기엔 어색하다.갑자기 생리가 나왔을때 우린 그렇게 반응하지 않는다.

김훈의 책에는 그런 생경함들 투성이다. 자연스럽지 못하고,진짜 같지 않으며,개연성도 없으며,외계인 같은 사람들이 넘쳐난다.그런 사람들이 원래의 모습이라고 한다면, 아마도 난 김훈 작가완 다른 세상에 사는게 틀림없다.
거기다 그 외계인 같은 사람들은 하나같이 정나미가 떨어지고, 매력적이거나 개성적인 인물이라고는 전혀 없다. 사실 반드시 이 책을 읽어야 한다는 이유를 대자면 딱 한가지 !
제목이 멋있다는 것 뿐이다.그리고 표지도 그런대로 이쁘고,장식용으로 쓰면 좋을 것 같다.
남들이 뭐라하시건 (악평도 만만찮다는 기사를 읽었기에) 자신만의 소설을 쓰시겠다고 김훈님이 말씀하셨다니,이런 리뷰를 쓰는 나로써는 반가울 뿐이다.
안그랬다면 정말 리뷰를 쓰는데 애를 먹었을 것 같으니까.
김훈님을 내 보기엔 그냥 기자를 하시면서 평론을 쓰시는게 더 보기 좋을 것 같긴 하지만 또 아는가? 이런 시행착오를 거쳐 좋은 작품이 나올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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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dgghhhcff 2007-07-18 21: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핫 ^^ 죄책감마저 여지없이 씻어준다는 말에 저도 동감합니다..-_-

이네사 2007-07-19 23: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행이네요.저만 그런줄 알았는데...동지가 계셧네?
 
나는 그녀를 사랑했네
안나 가발다 지음, 이세욱 옮김 / 문학세계사 / 200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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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이 새여자를 만나 떠난날 ,시아버지는 며느리와 손녀들을 데리고 시골 별장으로 간다.
그곳에서 시아버지는 며느리의 상처를 어루만지고자 자신의 과거를 들려주며 , 이젠 며느리의 과거가 될 자신의 아들을 이해하라며 며느리를 다독거린다는 줄거리다.
떠나는 자의 아픔을 아느냐고 며느리에게 말하는데,이건 웃긴다고 해야 하는건지.

대략 난감한 책이었다.물론 공감도 되진 않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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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만근은 이렇게 말했다
성석제 지음 / 창비 / 200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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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단편소설 7개를 모아 엮은 것이다.읽을 때는 그런대로 잘 썼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읽고난지 정확히 2시간밖에는 지나지 않았는데, 기억이 잘 안난다.
매끄럽고, 풍성한 필체로 잘 읽혀지며, 가끔은 웃기도 했었던 것 같다.
기억에 남는것을 그래도 들자면.

 1. 작가가 법학이 전공이었다더니,법학도 티가 났다.그래서 딴 건 몰라도 죄명과 특이한 죄가 줄줄이 나온다. "쾌활냇가의 명랑한 곗날"을 보면 그 절정을 달해, 일반 사람들은 들어나 보았으려나?"범죄단체 조직과 수괴죄? 가 나오더니 구성요건까지 등장한다.소설에 구성요건까지 등장해주는 건 처음이다.법돌이들이 읽으면 아마 아는게 나왔다고 좋아하지 않을까 싶다.

 2.이야기를 할 때 내가 하고자 하는 얘기를 남이 듣고 싶어하냐 하는 것은 전혀 별개다.
남들이 들어 흥미있고 재밌어 할 이야기를 지어낸다는 것에 우리나라 소설가들은 유난히 약한것 같다.그리고 이 책도 마찬가지여서 이 작가가 들려주는 이야기가 별로 흥미가 없었다.왜 그게 재밌다고 생각을 한 것인지 궁금하다.난 원래 이야기 중독자라 문체나 상상력보다 스토리를 더 우선으로 친다.
스토리가 탄탄해야 이야기가 살고 다른 여타의 결점들이 그런대로 가려지지만, 스토리가 약하다면 아무리 좋은 문체에 멋들어진 말들이 청산유수처럼 쏟아진다해도 곧 흥미를 잃으며 도대체 내가 왜 이걸 읽고 있는 건가 하는 회의가 생기게 되는데, 이책의 단편, '책을 보라'...도무지 이건 왜 쓴걸까? 도대체 무슨 말을 독자에게 하고 싶어서 쓴 글일질 짐작이 되지 않았다. 당숙은 조금 이상한 사람이다? 책은 그래도 소중한 것이다? 이삿짐 센타 사람들은 무책임하다? 무슨 일을 하건 일을 다 마무리 한다는 건 힘든 일이다???? 당숙은 책만 좋아하는 미성숙자다?

주제의식이 명확치 않다."황만근 ..."에서는 어떤 말을 하고 싶었던 것일까? 모자란 사람에게 연민을 갖자는 아닌것 같고,모자라도 어머니와 아들을 잘 건사한 사람이니 대견하다 일리도 없고.그러다보니,그의 때 이른 죽음에 어떤 감정도 생기지 않고, 그 뒤 작가의 나레이션도 장황하게 느껴질 뿐이다.
모아지는 구심점이 없는  책으로 보였다.

3.군더더기가 많다.말을 많이 한다고 해서 좋은 글은 아니다.멋진 말들이 줄줄이 등장한다고 해도 그 말이 더 뚜렷히 드러나는 것은 아니고.글의 다이어트가 약간은 필요한 것이 아니었을까 싶다.

 4.인생의 비극, 모순, 해학중 어느것을 작가는 택한것일까? 작가의 특징이 뚜렷하게 드러나지 않는다.김 유정의 경우를 보라.곳곳마다 해학이 넘쳐난다. 이 작가의 경우는 사투리를 징하게 써대는대도 뭔가 부족한 듯 느껴진다.세상을 보는 시선이 유동적인 것처럼 보인다.
성공적인 작가가 되려면 아마도 시선을 고정시키거나, 자신만의 특징을 유감없이 드려내야 할 것이다.

 그럼에도 오랜만에 보는 잘 쓴 한국소설집이란 것을 말하고 싶다.
상상력이 풍부하고, 연결이 자연스러울 뿐 아니라, 글 하나는 잘 쓰는 작가의 책이었다.
무한한 가능성이 엿본것 같아 흐뭇할 뿐이다.
언젠가는 그만의  문체로 세계적인 작가로 나아가는 그날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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