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로 된 강물처럼
윌리엄 켄트 크루거 지음, 한정아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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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중년이 된 프랭크 드럼이 자신의 가족의 운명을 송두리째 바꾸어 버린 40여년전의 여름을 회상한다. 1960년대 미국 미네소타주 브레멘이란 마을에서 13살의 프랭크는 동네 목사를 하고 있는 아버지와 변호사 아내를 꿈꾸었으나 목사 아내로 정착해버린 자신의 운명에 순응하지 못하고 있는 어머니, 그들의 첫 아이로 구개순열을 가지고 태어났으나 누구보다 아름답고 재능 넘치던 누나 에어리얼, 내성적인 탓에 말을 심하게 더듬는, 그 덕에 동네에서 저능아로 손가락질을 받고 있는 동생 제이크와 함께 사춘기라는 질풍노도의 시기를 힘겹게 지나가고 있었다. 완벽한 가족의 모습이라고는 할 순 없어도 그럭저럭 제기능을 하고 있던 이 가족은 그 해 여름, 줄줄이 마을을 강타한 죽음들이 가져다 준 충격에 휘청거리게 된다. 그 죽음들 속에 그들이 그렇게나 사랑하던 에어리얼이 끼여있었다보니, 그들이 그런 것도 놀라운 일은 아닐 것이다. 더군다나 그녀가 사고사가 아닌 살해된 것이라는걸 알게 된 마을은 누가 범인일까로 술렁이기 시작하고,  범인을 잡겠다는 열망을 곳곳에서 파열음과 갈등을 가져오게 된다. 과연 누가 이 사랑스럽고 전도유망한 소녀를 잔인하게 죽인 것일까. 고통속에서도 여전히 하나님에게 의지하는 목사 남편이 미운 프랭크의 엄마는 별거를 선언하고, 슬픔속에서도 이성을 잃지 않으려는 아버지는 하나님의 뜻이 과연 무엇일까 자문하게 되는데...1960년대 미국 중서부의 시대적 분위기를 배경으로, 한 소년이 누나의 죽음이라는 커다란 시련속에서 어떻게 성장해 나가는가를 그려내고 있던 소설이다. 보통 추리 소설이라고 하면 누가 범인인가에 촛점이 맞춰지기 마련인데, 이 소설에서는 범인을 찾는것 보단 사랑하는 이의 죽음이 가져다 준 파장이 어떻게 사람들을 변화시키고, 성장시키는가에 주안점을 두고 있었다. 잔잔한 호수에 돌맹이를 던져 넣으면 파장이 번져가듯, 프랭크의 가족들이 내내 봉합해두고 있었던 갈등을 누나의 죽음을 계기로 표면화시키는 과정들의 설득력 있었다. 마치 영화를 보는 듯, 영상미와 개성이 출중하다는 점도 장점. 영화로 만든다고 해도 놀라운 일은 아닐 듯. 다만 조금은 종교적인 색채를 띠고 있는 점과 착하게 결말을 내리려 한 것이 다소 현실성이 없어 보인다는 점은 아쉬웠다. 그럼에도 잘 쓴 책이라는 점에서만큼은 이의가 없으니 궁금하신 분은 한번 들여다 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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