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왕과 책사 - 천하를 얻는 용인과 지략의 인간학
렁청진 지음, 박광희 옮김 / 다산북스 / 2011년 12월
평점 :
절판


책사의 나라인 중국을 해부한 책. 중국인들이 가장 존경하는 인물로 제갈량을 꼽는다는 말에 의아해했었는데, 이 책을 보고나니 이해가 간다. 황제 못지 않게 중국인들의 초미의 관심을 받는 것이 그를 보위하는 책사였고, 그들에 능력치에 따라 역사가 드라마틱하게 바뀌어 가는 모습을 경험해왔기 때문에 중국인들이 일종의 국민들의 내셔널 하비(취미)로 책사에 대한 로망을 키워온 것이 아닌가 하는...특히나 그것이 우리나라에는 없는 문화라서 더 흥미롭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라마다 고유한 특성이 있다고는 하나, 정부에 대한 관심이 문화적 특성이 될거라고는 생각지 못해서 말이다. 이 책 속에서 중국인들은 누구나 마음속에 자신이 언젠가 나라를 바꾸어놓을 수 있는 책사가 될 수 있다는 웅대한 꿈을 가지고 있다고 하던데, 저자의 농담이 아니라 진담이여서 서늘했다. 천안문 사태때 왜 그렇게 정부가 극단적으로 진압을 하는지 이해가 안 갔었는데-그냥 좀 자유를 달라는 거잖아요? 라면서--중국의 역사를 그리고 국민성을 제대로 바라보면 그런 결정을 내릴 수밖엔 없었겠다 싶기도 하다. 주절 주절 서론이 길어졌는데, 본론으로 들어가보면 중국의 유명한 책사들을 한자리에 모아 분석해 놓은 책이다. 중국에는 유구한 역사와 더불어 무수히 많은 나라와 황제들이 있었고, 그에 비례해 수많은 가신들이 있었으니, 그 중에서도 유능해서, 혹은 무능해서, 혹은 끈질기게 오랫동안 자리를 지켜내서 역사에 이름을 올린 사람들을 골라서 묶은 것이다. 옛날 이야기를 듣는 듯 흥미롭다는 것이 장점. 실제로 옛날 이야기이고, 실제로 벌어졌던 것이라는 점이 함정이라면 함정이겠지만서도. 중국이 나라는 넓고 사람은 많다 보니 어찌나 극단적인 사람들이 넘쳐 나는지 말이다. 중국의 스캐일을 보면 우리나라는 상대도 안 된다는 생각이 든다. 그것이 어떤 분야이건 간에...제왕과 책사라는 제목에서 짐작 되듯이, 책사가 아무리 잘나면 뭐하나? 제왕을 잘 만나야지...그렇게 책사와 제왕 사이의 궁합이 어떤 결과를 내놓는지를 보여준다는 점도 흥미로웠다. 이를 통해 궁극적으로는 권력과 인간 심리에 대한 통찰을 보여준다는 것도. 중국인들은 어떻게 보면 태생적으로 심리학자의 소질을 타고 내어난 사람들인 듯... 이 책 하나만으로도 중국이란 나라가 얼마나 어마무시한 잠재력을 숨키고 있는지 짐작이 되던데, 좀 기가 죽는 기분이다. 번역이 조금은 완벽하게 마무리 되지 못한듯했던 점과 뒤로 갈수록 이야기가 탄력을 잃어간다는 점때문에 추천작으로 넣어졌지만, 통찰력만큼은 강추천작 못지 않은 책이었지 않으니, 역사에 관심이 있다시는 분들은 한번 들여다 보시길...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