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한 과학책 - 지구 생활자들의 엉뚱한 질문에 대한 과학적 답변 위험한 과학책
랜들 먼로 지음, 이지연 옮김, 이명현 감수 / 시공사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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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책이 하도 안 읽혀서 혹시나 하는 마음에 잡게 된 책. 이런 책을 읽으면서 희희낙낙 하는걸 보면 영낙없이 이과 체질인 것도 같고. 그렇다고 이걸 완전히 이해하는 것도 아닌걸 보면 이과 체질이 아닌 것도 같고...아직까지도 이러는걸 보면 내가 고등학교 시절 이과로 갈 것이냐 문과로 갈 것이냐로 줄기차게 고민한 것도 이해가 간다. 해서 문과 체질인지 이과 체질인지 아리송한 사람이 읽는다고 해도 무난한 무려 과학책이 되겠습니다. 물론 위험한...이라는 단서가 붙었지만서도. 사실 그 "위험한"이라는 단어가 무시하면 안 되는 것이더군요. 특이해 보이려고, 내지는 재밌어 보일려고 그냥 붙인 제목인줄 알았는데, 책을 읽어보니 알겠더군요. 굉장히 많이 생각해서 지은 제목이라는 것을. 이보다 더 적당한 단어는 없다고 말입니다. 맞습니다 . 이 책, 아주아주아주 위험한 과학책 되시겠습니다. 처음엔 저도 이게 어떻게 위험한 책이 된다는 것인지 이해가 안 갔어요. 책 설명서에는 이 책이 단지 지구 생활자들의 엉뚱한 질문에 저자가 과학적으로 답을 해준 것일 뿐이라고 했거든요. 질문에 답을 한 것일뿐인데, 그게 위험해봤자 얼마나 위험하겠냐고 저는 그렇게 생각했었습니다만, 알고보니 제가 몰랐던 것이더라구요. 질문에 답하는 것만으로도 위험할 수 있다는 것을요. 세계는 넓고 엉뚱한 상상력을 가진 이들은 많다보니, 그들이 쏟아내는 질문들이 만만한게 아니더라구요. 그들에게 없는 것은 어쩌면 이런 질문에 성실하게 답할 괴짜 과학자가 아니었을까요? 해서 그들은 열심히 질문을 던집니다. 맛보기로 몇 개만 보여 드릴까요? 과연 어느 정도의 질문들일지? 


지구가 자전을 멈추면 어떻게 되나요? 진짜 광속구를 던지면 무슨 일이 벌어지나요? 미국에서 해마다 완전히 불타 없어지는 가옥은 몇 채쯤 되나요? 그 숫자를 크게(적어도 15%이상)늘릴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은 뭘까요?원소 벽돌로 주기율표를 만들면? 70억명이 다 함께 점프를 한다면? 지구상의 모든 인간이 사라진다면 마지막 인간광원은 언제쯤 꺼질까요? 하늘로 계속 올라간다면 언제쯤 어떻게 죽게 될까요? 얼어죽나요? 질식사일까요? 우리집 프린터가 돈을 찍어낼 수 있다면 세상에 큰 영향이 있을까요? 천둥번개가 칠때 수영장에 있는 것은 얼마나 위험한가요? 어린왕자에 나오는 소행성은 가능한가요? 사람이 얼마나 빨리 뛰어야 치즈를 자를때 쓰는 철사에 몸이 두동강 날 수 있을까요? 인체에 DNA가 사라지면 어떻게 되나요? 해일이 밀려올때 육지에 있는 수영장속으로 잠수하면 살아남을 수 있을까요? 영화 <300>처럼 화살을 쏴서 하늘을 가릴 수 있나요? 지구의 평균 반지름이 매초 1센티미터씩 커진다면 사람들이 체중이 늘었다는 것을 깨닫는 데까지 얼마나 걸릴까요? 태양이 갑자기 꺼진다면? 모든 응시생이 시험을 찍는다면 만점자는 몇 명이나 나올 수 있나요? 중성자별 밀도의 총을 발사한다면?...


대체로 이런 질문들이여요. 저자가 종종 어맛~~~! 이라면서 경찰서에 "저기요~~!" 전화를 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였어요. 이 책의 장점이라면 어떤 희한한 질문이라도 저자가 충실하게 대답하려 노력을 한다는 것이여요. 그 대답을 듣다보면 전혀 알지 못했던 희한한 과학 상식을 알게 된다는 건 덤이고 말이죠. 과학을 배우면서도 과연 이게 뭐에 쓸모가 있을까 내내 회의에 잠기셨던 분들이 있으셨다면 반가워하시길요. 그 과학 상식이 이렇게 알뜰하게 쓰이기도 한답니다. 극한까지 가는 질문을 상식적으로 대답해주는 저자의 유머각각이 참 마음에 들었네요. 위험한 상상과 폭발을 좋아하는 사람 치고는 건전한 상식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어찌나 매력적이던지요. 이해하기 쉽도록 귀여운 만화까지 곁들여서 반전매력이 차고 넘치는 분이었어요. 하지만 만약 2권이 나온다면 과연 나는 그 책을 사볼것인가? 에 대해서는 의문이네요. 하도 읽을 것이 없어서 주리를 틀고 있다면 또 모르지만, 위험한 이야기를 너무많이 읽었더니 좀 질리는 기분이 들어서요. 제가 다른건 몰라도 파괴본능 이런건 없는 편인가봐요. 하여간 세상은 넓고, 위험한 것들은 쎄고 쎘다는 것을 알게 해준 이 책. 심심풀이용으로 과학책 한권 읽고 싶다시는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아, 그리고 이 책을 읽고 알았네요. 이 지구 문명이 언젠가는 멸망할 것이라는 것을요. 과연 그때가 되면 인간들은 어떻게 되어 있을까요? 우리는 다른 행성을 찾아 새로운 문명을 창조할 수 있을까요? 그것이 저의기 궁금하네요. 아마 그건 우리들중 누구도 알 수 없는 것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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