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조카가 어릴때--아기때?--함께 보면서 낄낄대던 < 못 말리는 양, 숀>이 영화로 돌아왔다. 한동안 재방송도 안 해주고 해서 서운하던 참이었는데, 영화로 한다니 얼마나 반갑던지... TV에서 마음껏 못 본 갈증을 조금이나마 해갈할 수 있을 것 같아서 상영까지 한참을 기다렸다. 올해를 시작하면서 기대작이라고 손꼽았던 작품들 중 하나였던 못 말리는 양 숀의 영화판 <숀더 쉽> 양의 해에 딱 맞춰 돌아온 숀은 우리에게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까나?





영화의 시작은 반복되어지는 일상이 따분해진 숀의 각성으로 시작한다. 평화롭긴 하지만 어제와 다를바 없는 오늘이 너무도 지겨워진 숀은 하루 정도의 일탈이라면 해봐도 좋지 않겠는가 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숀이 누군가? 양의 무리 중에서 유일하게도 "못 말리는" 이라는 형용사가 붙여진 양이 아니겠는가. 그에게 그런 별명이 생긴 것이 어쩌다 우연히 붙여진 것은 아닐 터...지나가는 버스에 영감을 받은 숀은 하루만의 휴가를 자신들의 무리에게 선사하기로 한다. 하지만 거기엔 두 가지의 장애물이 있었으니 바로 그들을 돌보는 목장 주인 아빠와 양치기 개 비처. 어찌어지 비처를 따돌린 숀 일행은 아빠를 잠재워 트래일러에 잠시 가둬 두기로 한다.다른 때와 마찬가지로 숀의 계획은 착오없이 착착 맞아 떨어져 두 장애물을 없앤 숀 일행은 아빠의 집에서 희희낙낙 자신이 원하던 휴가를 만끽하게 된다. 그저 그렇게 하루만 보낸다면 더 바랄 것이 없을 것 같았던 그때, 잠자고 있는 아빠를 태운 트래일러의 고인돌이 빠지면서 아빠가 정처없이 시내로 질주하는 사고가 생기고 만다. 이를 목격한 충성스런 개 비쳐는 숀 일행에 원망의 눈길을 날리며 트래일러를 따라 달리고, 숀 일행은 급작스런 사태에 당황하고 만다. 아빠가 잘못 되면 어쩌나 죄책감에 시달리던 숀은 큰 맘을 먹고 그를 찾아 시내로 나가기로 하는데, 과연 숀은 아빠와 비처를 찾아 농장으로 돌아올 수 있을까? 한편 영문도 모른 채 차 사고를 당한 아빠는 머리를 다쳐 자신이 누군지 어디에서 왔는지 기억을 하지 못하는데...




<<숀더쉽> 영화를 기다리면서도 한편으로는 걱정이 되는 것도 사실이었다. 윌래스와 그로밋이 처음의 신선함을 뒤로하고 점점 진부한 이야기를 쏟아내는 것을 안타까운 심정으로 지켜본 나로써는, 좋아하는 캐릭터인 숀이 들려주는 이야기가 또다시 진부함의 극치이면 어쩌나 하는 생각에서 말이다. 다행히도 대단히 신선합니다라고 말할 수는 없었지만, 그래도 최악이었다라던지 못말리는 양을 좋아하는 팬으로써 실망이었다라는 말을 하지 않을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 무엇보다 그간 못 말리는 양 숀에서 그닥 존재감이 없었던 목장 주인 아빠가 어느정도 비중있는 조연으로 나와준 것이 맘에 들었다. 그냥 목장 주인이 아니라, 숀과 그 일행을 사랑하는 목장 주인으로써 그들이 실종된 아빠 찾아 삼만리에 나선다는 설정이라서 더 뭉클했다. 맨처음 영화를 시작하면서 숀과 비쳐의 어릴 적을 보여주면서 얼마나 아빠가 그들을 사랑했는지 보여주는데, 여태 TV에서는 보지 못했던 장면이기도 했지만 그들의 사이가 너무도 좋아보여서도 반가웠다. 아빠와 숀과의 역사를 잠시나마 엿볼 수 있었다고나 할까? 아빠가 숀과 비쳐를 예뻐하는 장면을 통해 그들이 왜 나중에 그렇게 아빠를 찾아 다니는지 이해하게 만들었다는 점에서 영리한 전개였지 싶다. 참, '영리한' 이라는 단어가 나와서 말인데,영리한 이라는 형용사가 숀 이외에는 해당되지 않는, 어리버리한 등장인물들의 향연이라는 점도 아이들과 함께 마음껏 웃고 즐길 수 있는 이유였지 않았는가 한다. 다들 어찌나 멍청하고 단순한지 사랑하지 않을 수 없다. 귀여운거야 말할 것도 없고. 그렇다보니 마지막 감동은 덤이라면 덤이다. 단조로운 일상이 싫다 싫어 하면서 하루만이라도 일탈을 허락하소서 했던 숀 일행이 그 단조로운 일상으로만 복귀하게 해다오 하면서 난리법석 부르스를 추는 황당 소동 일지.흥미로운 것은 숀의 입장에 몰입해서 보다보니, 처음 단조로운 일상이야말로 끔찍해 보이더니만, 나중에는 그 일상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소동끝에 자연스레 체득하게 된다는 점이었다. 내 말하지만, 양들의 시선이라고 해서 무시하면 안 된다니까?. 하여간 결론은 재밌습니다. 아이들과 가볍게 볼만한 것을 찾으시는 분들이라면 솔깃하셔도 좋을 듯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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