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니, 이게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일까? 이 만화 영화의 원작이 100여년간 아이들의 사랑을 받아온 "꿀벌 마야의 모험" 이라고 하던데, 나는 도통 그런 책을 읽은 기억이 없으니 말이다. 그간 살아오면서 왠만한 책들은 다 읽었다고, 읽진 않았다고 해도 제목 정도는 들어봤다고 자신하던 내게 나도 모르는 인기 아동 도서가 있었다니, 깜짝 놀라고 말았다. 더군다나 그 기간이 100년이란다. 10년도 아니고, 20년도 아니고, 100년...나온지가 그 정도 됐다면 오다가다 제목 정도는 들어봤음직한데도 아무리 기억을 뒤져봐도 깜깜하다. 혹시나 어렸을 적 봤는데도 기억을 못하는 것일까? 그러고보니 제목이랑 마야의 모습이 어딘선가 한번은 본 것 같애! 라면서 유도 심문에 기억 날조도 해봤지만, 정직하게 말하자면 당최 기억에 없다. 마야건 꿀벌이건 간에 말이다. 더군다나 충격적인건 그간 이 동화가 EBS에서 만화로도 방영을 해주었다고 하더라는 것~! 도대체 어떻게 한번도 내 레이다에 걸리지 않았는지 도무지 알 길이 없다. 늘 ebs를 눈여겨 본다고 생각해 왔었는데, 아마도 빠진 기간이 있었는가 보다. 그렇다보니 맨처음 이 영화가 만들어졌다고 했을때 몇 명의 엄마들이, 아니 그 마야 말이여요? 제 아이가 그거 엄청 좋아했는데...라면서 반색하셨을때 난 정말로 당황했었다. 모두가 아는 이야기를 나 혼자 모를때의 그 황당함과 소외감을 아시는지. 딱 그랬다니까. 이건 아는 척을 할 수도 없고. 난 분명 난생 처음 본 동화책인데, 그게 100년이나 됐고, 유명하다니... 그래서 애니로까지 만들어졌다고 하는데, 도무지 이건 감이 잡히지 않는거다. 이거 믿고 봐도 되는 것일까요? 다른 사람들은 기대 된다고 흥분하시는데, 정말로 기대해도 좋은 것인가요? 그런 의문이 머리에 꼬리를 물고 달려왔다. 

그래서 결론은 ? 일단 합격점이다. 독일 애니라고 해서 약간의 우려(?)가 있었던 것은 사실인데--아이를 위해서 아니라 나를 위해서라면 볼 생각을 하지 않았을 것이다.--우려가 무색하게시리 괜찮았다. 색상도 선명하고, 마야를 비롯한 곤충들은 귀엽기 짝이 없고, 갖가지 곤충들의 이야기를 비교적 사실에 가깝게(?) 아니, 충실하게 그려준 것도 마음에 든다. 꿀벌 사회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모르는 아이들이 본다면 이해가 빠를 것 같아서 특히나 그랬다. 적어도 꿀벌이나 개미등 곤충이 어떤 사회 구조를 가지고 지탱해 가는가 라는걸 단박에 짐작하게 해줘서 말이다. 각자의 할 일이 태어나기전부터 정해져 있어 개개인의 개성이라는 것이 몰가치하고 불필요한 꿀벌 사회에서 마야는 얼마나 이질적인 존재인가. 어린 탓에 늘 사고만 치고 다니는 아이들 입장에선 마야야말로 자신들과 동질감을 느끼기에 충분한 존재였지 않는가 한다. 개성을 주체하지 못하는 탓에 결국 꿀벌 사회에서 쫓겨나고 그것도 모자라 꿀벌 왕국을 지키려 했다가 2인자의 간계로 감옥에 갇히게 된 마야, 어린 관객들의 열화와 같은 원성과 응원을 뒤로한채 과연 마야는 꿀벌 왕국을 지켜낼 수 있을 것인가? 라는 것이 이 작품의 주요 줄거리인데, 흥미진진하게 볼만한 내용이었지 않는가 한다. 그외에 다양한 곤충들이 등장해 아이들의 호기심과 웃음을 유발해주고 있었는데, 아이들이 볼만한 애니로 손색이 없을 듯하다. 거기에 곤충 사회를 재밌고 이해하기 쉽게 그려내준 점도 좋았고 말이다. 부모님들과 아이들이 함께 보기엔 괜찮은 영화였지 않는가 하면서...


<이 영화의 최고 유머 담당인 덤앤 더머 개미들...함께 본 조카 역시 이들이 제일 기억에 남는다고 한다. 아이들에겐 역시나 이런 단순한 바보 캐릭터가 최고인가보다. 시사회 전에 꿀벌 박사님이 오셔서 꿀벌에 대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들려 주셨는데, 아이들에겐 귀한 시간이었을 듯 싶다. 물론 " 왜 영화는 안 틀어주는 거여요? 언제 틀어줄 거여요?" 라며 주리를 틀고 있던 귀여운 유아들은 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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