옹동스 1 - 나는 행복한 고양이 집사
Snowcat(권윤주) 지음 / 예담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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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러그를 하다보면 간혹 한번도 만나지 못한 사람들인데도 먼 친척이나 오래된 친구처럼 여겨지는 사람들이 생긴다.일상에 지쳐서 한참을 잊고 살다가도 문득 요즘 어떻게 지내나, 하면서 불현듯 못견딜만큼 근황이 궁금해지는 사람들이...스노우캣 역시 그런 사람들 중 하나다. 한번도 만난 적이 없는 사람인데도 왠지 오래전부터 알고 지내던 언니 같은 느낌이었는데, 역시나 일상에 치여 한참을 잊고 지내다가 올 초엔가 갑자기 그들이 너무도 궁금해져 버렸다. 어떻게 지내시나, 왜 요즘 이렇게 조용하시지? 라면서 인터넷을 뒤져봤더니만, 알고보니 그들은 전혀 조용히 지내고 있지 않았고, 꼬박꼬박 자신들의 근황을 업데이트하고 있었으나 단지 다만 내가 철저히 그들을 잊고 있었던 것이었다. 우선은 그들이 건재하다는 것에 반가웠고, 둘째는 못보는 사이에 고양이 한마리가 더 늘어 있길래 깜짝 놀랐다. 스노우캣 집에 식구가 하나 더 는다는 중차대한 변화가 있는 동안 난 까맣게 하나도 모르고 있었다니... 무심함이 좀 지나쳤네 라는 생각에 반성을 할 즈음, 두 마리 고양이가 어떻게 된 영문인지 궁금해졌다. 해서 스노우캣의 블러그를 유심히 살펴보니, 냐옹이에게 꼬마 여동생이 생긴 모양이던데, 그런데 내가 그들을 봤을 즈음해서는 이 꼬마 여동생의 몸매가 가히 냐옹이를 육박하고 있을 즈음에서여서 말이다. 도무지 누가 오빠고 누가 오누이라는 것인지 한참은 헷갈렸었다. 그만큼 내가 고양이를 알아보지 못한다는 것이었을테지만, 하도 간만에 보다보니 누가 누군지도 가늠하지 못해 생긴 일이었다. 하지만 스노우캣의 그림과 사진을 찬찬히 들여다보니 금세 알겠더라. 누가 냐옹이고, 그리고 누가 응동인지...그리하여 그들 남매의 이름이 옹동스!!! 이 책은 바로 스노우캣, 옹동스의 행복한 고양이 집사가 은동이를 둘째로 들이기로 결정하면서부터 생긴 일들을 그려낸 것이다. 사실 난 이 책이 나온다고 했을때 그다지 관심이 있진 않았었다. 왜냐면 나에게도 두번째 조카가 생겨서 그 아이를 쫓아 다니는 일에 정신을 빼앗기고 살았었기 때문이다. 그냥 스노우캣 가족들이 잘 살고 있다니 다행이다, 가족이 늘었다니 얼마나 다행이냐, 이 정도에서 그쳤을 스노우캣 엿보기는 이 책을 소개하는 몇 장의 컷으로 나를 설득시키고야 말았다.


그게 뭐냐고? 그건 바로 <우리 애는 천재인 것 같아요>라는 장에서 스노우캣이 냐옹이의 천재성을 설명하는 장면이었다. 자신의 고양이야말로 천재라면서 그 일화를 일일이 손에 꼽는것만으로도 입이 아플 것이라고 생각하는 스노우캣 집사는 듣는 사람들이 그걸 알아듣지 못할까봐 몇 몇 장면들을 우리에게 소개한다. 그 중 하나가 동물병원이라는 말에 쌩하고 도망가는 냐옹이의 그림이었다. 그 그림에 내가 박장대소하면서 웃고 만 것은 그것이 요즘 내 조카를 바라보는 내 시선과 어느정도 일치했었기 때문이다. 약~~! 이라는 말이 어디선가 들려오면 횡하니 짧은 발들을 굴려가며 구석으로 도망가는 20개월 내 조카를 바라보는 내 심정과 닮은 점이 있었기 때문이다. 황급하게 입을 손으로 막으면서 절대로 절대로 아무것도 입 안으로 들이지 않겠다는 의지를 강력하게 표명하는 녀석을 보면 이걸 장하다고 해줘야 하는 건지 다그쳐야 하는건지 아니면 신기해 해야 하는건지, 하여간 마음이 그랬었는데, 알고보니 스노우캣에게도 그런 경험이 있었던 것이다. 그런 장면을 보다보면 깨닫게 되는 것이다. 아이를 키우는 어른들의 마음과 고양이를 키우는 고양이 집사의 마음이 별반 다르지 않다는. 그리고 그런 깨달음은 이 책에 대한 호기심으로 이어졌다. 과연 우린 얼마나 얼마나 닮았을까요, 우리는 서로를 보면서 정말 그렇지 않나요 라면서 동감의 고개짓을 하게 되지는 않을까요 라는 생각을 하면서 말이다.


읽어보니, 정말 그녀와 나는 별반 다르지 않더라. 생명을 책임감을 가지고 키워낸다는 사명감 외에 내가 똑같다고 생각하게 된 것은 우리가 그들을 바라보는 애정 넘치는 사랑이었다. 알고보니 스노우캣의 바람과 나의 바람이 그다지 다르지 않았다. 물론 미래를 생각하는 마음에서는 현저하게 차이가 나겠지만서도, 그건 바람의 문제가 아니라 종의 문제에 기인한 것일 것이고. 해서 그녀의 옹동스에 대한 사랑과 나의 조카들에 대한 사랑은 전혀 다르지 않았다.예전부터 스노우캣 집사의 고양이 사랑에 대해선 익히 알고 있었지만, 그녀의 남다른 사랑이 별나다고 생각하던 내가 그녀에게 동질감을 느끼게 된 것은 아마도 내게 조카가 생겨서일 것이다. 과거엔 몰랐던 사랑을 이제는 알았기에 가능한 대입이라고나 할까.


그런 시각에서 책을 보니, 스노우캣이 왜 그렇게 옹동스를 애지중지 하는지 너무도 잘 이해되더라. 그녀에겐 옹동스가 자식이자 조카라는 것을. 그녀가 마음껏 애정을 줄 수 있는 살아있는 생명체들이라는 것을 말이다. 그런 감정들을 그간 누누히 자신의 책에서 설명했음에도 이제서야 알아듣는다는게 참 우스웠다. 그런걸 보면 경험이 지식을 앞서가지 못한다는 말을 옳은 말인가보다.


해서 결론은, 이 책 재밌습니다. 감히 천재급이라 할만한 능력자 고양이 냐옹이를 키우던 스노우캣 집사가 백치 아다다급의 천진한 말썽쟁이 은동이를 둘째로 들이면서 생기는 일들이여요. 첫째 냐옹이의 불안과 그걸 바라보는 스노우캣의 죄책감, 그럼에도 가족을 들이기 위해 조금씩 서로가 노력하는 과정들이 그려져요.무엇보다 이 책 속에서 흥미로웠던 점은 새로 등장한 캐릭터인 은동이의 황당한 사건 일지여요. 냐옹이와는 다른 매력으로 우리를 사로잡는데, 당황하면서도 대견해하는 스노우캣 집사의 추임새에 곁들여 은동이의 활약을 우린 미소를 지으며 들을 수 있어요. 거기에 스노우캣이 자신만의 꿈을 집을 드디어 만들어내는 과정 역시 흥미롭더라구요. 블러그에 나온 사진을 보면서 집 한번 잘 샀네 아주 멋진데 싶었는데, 알고보니 스노우캣이 열심히 고민하고 애쓴 결과 얻어낸 결과물이더군요. 옹동스를 위해 멋진 집을 선사해주려 고민하는 스노우캣이 얼마나 근사해 보이던지요. 스노우캣 집사가 옹동스를 만난 것도 행운이지만, 옹동스가 스노우캣 집사를 만난 것 역시 그들의 행운이었다고 봐요. 그들의 꿈같은 나날들이 , 소박한 일상들이 지금처럼 이어지기를 바라봅니다. 우리모두 누구가를 사랑하며 사는 삶을 살고 있다면 그건 아마도 낭비된 삶이 아닐 것이란 생각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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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15-04-27 20:33   댓글달기 | URL
사랑스러운 책이군요. 담아갑니다~

이네사 2015-04-28 23:35   URL
네, 그렇답니다. 제가 리뷰를 워낙 엉성하게 쓰느라고 가장 중요한 사랑스러운 책이라는 말을
빠뜨렸는데, 용케 그걸 캐치해 내셨네요. 덧글 보고 깜짝 놀랐네요.^^
 




마다가스카 시리즈에서 악동겸 귀요미겸 브레인을 담당하던 펭귄 4총사가 이번에는 주연을 맡아 영화 한 편을 찍었다. 바로 이 영화 <마다가스카의 펭귄>이다. 잘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 설명을 드리자면,  위의 사진 가장 왼쪽에서부터 코왈스키, 스키퍼, 프라이빗, 리코가 되겠다. 아, 물론 이건 그들의 어릴적 사진이라서 현재의 모습과는 좀 차이가 있긴 하지만서도, 그래도 한번이라도 그들을 봤던 사람들이라면 누가 누군지 정도는 한 눈에 알아볼 수 있을 것이다. 가장 키가 큰 코왈스키는 무리내에서 브레인을 담당하는 펭귄으로, 세상에서 가장 똑똑한 펭귄이라는 자부심으로 무장한 녀석이다. 팀내 서열 2위를 차지하고 있는데, 얼핏 생각하기에 똑똑하기 때문에 대장을 하고 싶어하지 않을까 싶겠지만서도, 똑똑하기 때문에 자신이 대장을 하기엔 무모함도 대범함도 임기응력도 부족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는 녀석이기도 하다. 허당에 로맨티스트에 못말리는 실험정신때문에 간혹 곤혹을 치르기는 하지만, 과학자로써의 냉소적인 마인드와 스키퍼에 대한 열정적인 충성이 묘하게 공존하고 있는 캐릭터다. 그다음 카리스마 넘치는 상남자 스키퍼....대장중의 대장이라고 불려도 손색이 없는 펭귄으로, 이 영화를 보심 알겠지만 떡잎부터 남달랐던 녀석이다. 지능보다는 직관이, 지식보단 잔머리가 월등하게 발달한 케이스로 리더쉽이란 무엇인가를 몸소 보여주고 있는 인물이기도 하다. 탁월한 위기 대처 능력과 현실감각으로 좌충우돌 어디로 튈지 모르는 부하들을 적절히 컨트롤 하면서 팀의 분위기를 이끌어 간다. 하지만 대장으로써 그의 가장 큰 장점을 들라면 부하들에 대한 흔들리지 않는 애정으로, 그가 왜 그렇게 팀에서 존경과 충성을 받는지 이해하게 만드는 요소이기도 하다. 그다음 프라이빗, 서열 4위인 그는 아이 취급 하는 형들에게서 어른 대접을 받는 것이 소원인 펭귄이다. 치명적인 귀여움이 무기로, 정작 본인은 그것을 능력이라고 생각하지 않아 언제쯤 쓸모있는 펭귄으로 성장할 수 있을까 고민중이다. 그런 그의 고민이 이 영화를 관통하고 있는 주제중 한 측으로, 이 영화는 한마디로 버려진 알에서 태어난 어리버리한 프라이빗이 어떻게 밥값하는 어리버리한 펭귄으로 거듭나게 되는지를 보여주는 성장담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우리의 막가파 행동대장 리코~~~누가봐도 팀내 서열 3위이지만, 자신외엔 2인자가 있을리 없다고 우기는 녀석으로 무식과 파괴본능을 담당하고 있다. 우주보다 넓은 뱃속에 무엇이건 저장했다 토해내는 능력이 특징인데, 종종 그의 뱃속이 사건을 해결하기도 한다는 것을 부인하긴 어려울 것이다. 저돌적인 성품에 물불 안 가리는 성격이지만 의외로 순정파이기도 한 그는 대장 스키퍼에 대한 충성심 하나 만큼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그렇게 개성 넘치는 그들이 조연이 아닌 주연으로 출연하게 된 이 영화...재미있겠어요? 없겠어요? 과연 어느쪽일지 궁금하지 않으신가요?


 


물론 마펭 광팬인 나로써야 궁금할밖에... 해서 보고난 결론은 기대한만큼 재미있었다는 것이다. 어른이 보기에 유치하면 어쩌나 약간 걱정했었는데, 기우더라. 오히려 기대보다 더 흥미진진한 구석이 많아서 굉장히 만족스러웠다. 내용은 마펭들이 주연인만큼 그들의 과거부터 보여주는 것으로 시작한다. 남극에서 그들이 어떻게 만나게 되었는지 그리고 어쩌다 사총사가 되어 세계를 떠돌게 되었는지부터 말이다. 마펭에 관심이 없었던 분들에게는 별 흥미가 없었을 사항이었을지 모르지만, 그들에게 무지 관심이 많았던 나로써는 그들의 첫 만남부터 보여준다는 것이 넘 마음에 들었다. 몇 분 안 되는 씬이지만, 각자 성격이 드러나는 등장에서 미래를 짐작하게 하는 것까지 도입부부터 신선했지 싶다. 그리고 그 다음 장면도 역시나 내 마음에 쏙 든다. 마다가스카의 서커스에 합류했던 그들이 서커스에서 탈출을 시도하는 광경 말이다. 무빗무빗 노래가 지겹다면서 빨리 탈출하자고 하는데, 그 냉소적인 면을 유난히 사랑하는 나로써는 박장대소할 수 밖엔 없었다. 역시나 나를 실망시키지 않는 전개였다. 해서 그렇게 서커스에서 탈출한 그들에게 기다리고 있던 것은 펭귄이라면 이를 가는 문어 데이빗. 난데없이 문어 일당의 포로가 되어 버린 마펭 4총사는 데이빗이 펭귄을 몰살시킬 것이라고 하자 전면전에 나서기로 한다. 문제는 마펭 4총사들의 전력을 알지 못하는 비밀 특수부대 <노스윈드>에서 마펭들에게 조용히 숨어 있을 것을 명령했다는 것. 과연 종족들의 말살이란 절체절명의 위기에 맞서 마펭들은 가만히 있을 수 있을 것인가? 스키퍼는 전투는 전문가에게 맡기라는 노스윈드 대장의 말에 반기를 들며 자신만의 작전에 나서게 되는데...


일단 재밌다. 기껏해야 뒤뚱뒤뚱 걷는 것이 다일듯한  귀엽고 사랑스러운 펭귄들이 특수부대 요원들보다 더 신출귀몰하게 작전을 수행하는 과정이 반전의 묘미다. 거기에 개성 강한 캐릭터들의 향연이라는 점은 또 어떤가. 기존 마펭 캐릭터들의 성격 확실한 개성도 만만찮은데 그외 이 영화에 새롭게 등장한 등장인물들의 개성도 부족함이 없다. 영국식 발음 하나만으로 깐깐하고 거만한 성격의 소유자라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던 늑대 비밀 요원, 어깨를 담당하고 있지만 귀여운 것이라면 사죽을 못쓰는 북극곰, 코왈스키가 첫눈에 반할 정도로 매력적인 올빼미 에바와 귀여운건지 끔찍한건지 헷갈리게 만들던 미니 폭탄등 정예부대 노스윈드의 면면도 흥미로웠고, 악당으로 새롭게 등장한 문어의 음흉함도 설득력 있었다. 악당이 어설프면 아무래도 긴장감이 덜하기 마련인데, 다행히도 이번 악당은 악당으로써 제몫을 해냈지 싶다. 특히나 존 말코비치의 목소리 연기가 역의 감칠맛을 더하지 않았는가 싶던데, 진짜로 그는 전생에 문어가 아니었을까 싶을 정도로 흐느적댄다.


해서 결론은 굉장히 재밌는 시리즈 한 편이 나왔다는 점. 개그 집단으로써 마펭의 매력을 유감없이 보여준데다가 , 이야기도 그럭저럭 무리없이 흘러갔었으니 말이다. 쉼없이 웃게 해준다는 점도 좋았고, 개그가 유치하지 않다는 점도 좋았다. 조카와 함께 봤는데 조카가 가장 마음에 든 장면은 맨 마지막 쥘리앙과 모트가 등장했을 때라고 한다.(조카가 물어봐 달라고 해서 알게 된 것임.) 이유는 딱 기대했던 만큼의 모습을 보여주었기 때문이라고. 그래서 미소가 나왔다고 말이다. 펭귄들도 조연 아닌 주연으로 한 작품 넉근하게 찍어낼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한 이 작품, 바라건대 영화 관계자들이 이 캐릭터들을 앞으로도 계속 발전시켜 주셨음 한다. 이런 개성 넘치는 캐릭터를 한번 보고 만다는 것은 낭비이니 말이다. 하여간 내 사랑 마펭 사총사여~~~부디 영원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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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장소] 2015-01-13 17:47   댓글달기 | URL
순간 귀여워서 진저리를 쳤네요..과잉 감정
이다..하겠지만..저 들이 쓰러지는 걸 보며펑펑 우는 제가..있고보니..그다지..과잉은..아니고..늘
그런 상태인 모양 이라고...ㅎㅎㅎ
암튼 귀욤귀욤

이네사 2015-01-13 19:50   댓글달기 | URL
과잉은요. 진짜로 귀여워서 진저리를 치게 만드는 녀석들인걸요.
거기에 영리한 개그감까지 있다는 것이 이들의 장점이자 특기점이라고 할 수 있죠.
하긴 광팬인 제 눈에는 그들이 뭐를 하건간에 눈에 하트가 그려지겠지만서도요.

[그장소] 2015-01-13 18:56   댓글달기 | URL
이네사..라는 닉넴은 ..이네사 갈란테를..말하시는 건지..?했어요ㅡ^^
갈란테 팬!영화는 제..딸과 봐야지..하면서(^-^)v

이네사 2015-01-13 19:54   URL
맞습니다. 이네사 갈란테에서 따온 이름이여요. 팬은 아니고, 그냥 아는 정도...
팬도 아닌데 왜 이름을 따서 썼냐고 물으신다면 닉네임을 지으려고 고심하던 찰나에
그녀의 음악을 듣고 있었거든요. 순전히 우연이긴 한데, 어느정도는 제 이미지하고 맞더라구요.
해서 그 이후로 쭉 쓰고 있죠. 순간 당황했네요. 하도 오래전이라서 어떻게 그 이름이 되었었는지 까맣게
까먹고 있었거든요. 하여간 그렇게 된 것이었답니다.
나중에 꼭 보셔요. 파일이 돌길래 집에서 볼까 하다가, 영화관에서 봤는데 잘 했다 싶더라구요.
영화관에서 보니 더 재밌었거든요.^^

[그장소] 2015-01-13 21:31   댓글달기 | URL
이네사 갈란테를 아는 분. 제 주위에 예전에 한분..그 분도 닉네임 때문에 ...
신기합니다..갈란테..좋아요..~!
아는 분! 드물어서 더 반갑네요.
요 4총사 와 꼭 만남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좋은밤 되세요.^^

이네사 2015-01-14 09:25   URL
네,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되시길요.^^
덕분에 이네사 갈란테의 노래가 땡겨서 아침부터 아베마리아 듣고 있어요.
오랜만에 들으니 좋군요.

[그장소] 2015-01-14 10:50   댓글달기 | URL
분위기있는 오전을 시작..음... 그럼 저도..갈란테 포레버 걸어놔야겠어요.그럼 좋은하루되세요~
 
A Trick of the Light (Paperback) - A Chief Inspector Gamache Novel
Penny, Louise / St Martins Pr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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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도 읽을 것이 없어서 머리를 쥐어 뜯고 있다가 생각이 났다. 두어달 전에 루이즈 페니의 책을 사두었다는 것을. 다행히도 그동안은 어쨌거나 읽을만한 것이 있어서 고이 놔두고 있었는데, 이제 그마저도 떨어져서 말이다. 책장을 청소할때마다 못 본척 내진 모르는 척 외면을 하면서 난 전혀 널 읽고 싶지 않아라고, 최면을 걸어두었던 책을 해서 드디어 개봉하고야 말았다. 시기가 어쩌다 보니 크리스마스 즈음이라, 일종의 크리스마스 선물이 되었는데, 내가 나에게 준 선물치고는 꽤나 사려깊게 시기절적한 (?) 것이 된 셈이다. 혼자 북치고 장구쳐놓고선 그게 무슨 시기절적이냐고 하실지 모르시겠지만서도, 어떻게 내가 두어달 뒤에 아무것도 읽을 것이 없다고 진저리를 치고 있을지 알아겠는가 말이다. 난 정말로 몰랐다니까? 해서 깊은 좌절감에 어쩔 수 없이 너를 읽는다는 뉘앙스까지 보태서-쉽게 말해 다른 읽을 거리가 없어서 오로지 이 책에만 집중해서 볼 수 있었다는 뜻, 왜냐면 나는 책을 저글링하면서 보는 습관이 있어서, 한번에 두 세권을 동시에 읽는 것이 보통이다. 그렇다보니 재밌는 책은 먼저 읽게 되게 되는 반면, 재미없는 책은 뒤쳐지거나 잊혀지거나 던져지거나 한다. 그런면에서 내가 어떤 책을 한번에 읽었다는 말은 그 책이 굉장히 괜찮은 책이라는 뜻이기도 하다.--홀가분하게 즐기면서 읽을 수 있었다. 다른 읽을 거리가 있었다면 얼른 이 책을 읽고 그거 읽어야지 하는 마음에 안달을 했을텐데, 이번엔 정말로 그럴일이 없어서 말이다. 읽고 싶은 책이 없다는 것이 때론 나쁘지 않구나 싶었다. 더군다나 루이즈 페니의 아직 안 읽은 책을 손안에 들고 있을때야 뭐, 더이상의 것이 필요치 않기도 하고 말이다. 


페이지를 열자마자 스리 파인즈에 살인 사건이 벌어진다. 짐작은 했었지만 다시 같은 마을에 살인 사건이라니. 이젠  익숙하다 못해 진부하게 느껴진다. 이런 패턴이 과연 또다시 먹힐 수 있을까 라면서 살짝 실망감을 감추지 못할 무렵, 또다시 루이즈 페니는 전혀 예상치 못한 전개로 나를 흥분시킨다. 도무지 이 작가의 재능은 어디에서 나오는지 모르겠는데 번번히 허를 찔린단 말이지. 매번 예기치 못한 역습에 즐거운 비명을 질러가면서 읽는데, 그것이 루이즈 페니의 필살기인 것 같기도 하고...만만하게 보여서 경계를 늦추었더니 바로 공격을 해들어오는데 당해낼 장사가 없다. 하여간 이번 살인 사건의 장소는 스리 파인즈의 화가 클라라의 집 정원이다. 화가로 첫 전시를 성공리에 마친 그녀가 절친들을 불러 모아 파티를 열었는데, 그 다음날 그녀의 정원에서 시체가 발견된다. 자신의 정원에서 시체가 발견되었다는 사실에 식욕이 싹 가신 클라라는 그 시체가 자신의 어릴적 베스트 프랜드인 릴리안 다이슨이라는 것을 알고는 식욕이 돌아온다. ( 봤지? 독자를 홀리는 재주가 보통이 아니라니까. ) 혹시나 이번엔 클라라가 범인으로 감옥에 가는 것이 아닐까 걱정이 된 스리 파인즈의 여인 사총사는 그간 가마슈를 지켜봐온 경험을 바탕으로 혐의자 취조에 나서게 되지만, 오히려 내부분열만 가져온다. 감옥에서 무죄 석방이 된 올리비에는 스리 파인즈가 감옥보다 더 치욕적이라는 것때문에 가마슈를 용서할 수 없다. 올리비에가 어떤 사람이라는 것이 다 까발려진 마당에 마을 사람들이 예전처럼 그를 대할 수 있을까. 그것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한 올리비에는 이 모든 것이 가마슈 탓이라고 생각한다. 화가로 큰 성공을 거둔 클라라는 성공이라는 댓가를 치르기 시작한다. 남편 피터와의 균열은 점점 크게 벌어지더니 떡하니 그 둘 사이에 깊은 수렁을 만들어내고, 평론가들의 날이 선 평론에 기가 죽은 클라라는 루스 자도의 조언에 귀를 기울이게 된다. 가마슈의 부하 보부아르는 댐 사건의 충격에서 여전히 헤어나오지 못한다. 힘들게 이혼한 그는 그동안 자신이 진정으로 사랑했던 여인이 따로 있었다는걸 인정하기에 이른다. 문제는 그녀가 유부녀에다 가마슈의 딸이라는 것 정도? 그는 자신이 사랑에서 눈을 돌려야 할지 아니면 용기를 내야 하는지 결정할 수 없어 한다. 살해된 여인이 클라라의 어릴적 친구라는 사실에 주목하게 된 가마슈는 그녀가 왜 클라라의 정원에서 살해된 것인지 의아해한다. 그녀가 AA클럽( 금주 협회) 회원이었다는 것을 알아낸 가마슈는 그녀를 알았던 사람들이 극명하게 두 부류로 나뉜다는 것에 흥미를 느낀다. 불행하고, 잔인하며, 남의 인생을 망치는데 앞장서던 표독스러운 여인 릴리안과 행복하고 밝은 개과천선한 릴리안으로...두 가지 부류들 다 자신이 본 릴리안이 진짜라고 주장하는 가운데, 가마슈는 릴리안의 진짜 모습은 무엇인지, 그리고 과연 인간이 변할 수 있을까 질문하게 되는데...


말미에 루이즈 페니가 열심히 썼으니 즐겨주심 좋겠다고 쓰셨던데, 그 문장을 읽으면서 나도 모르게 중얼거리고 말았다. 정말로 그랬다고. 그 이상의 말은 이 책에 필요없을 것 같다. 뭐, 미술계의 뒷면에 대한 이야기, 인간성에 대한 이야기, 알콜 중독과 용서에 관한 이야기, 관계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데 그 모든 것이 다 흥미진진하다. 캐릭터 확실한 스리 파인즈 마을 사람들이 만들어내는 다양한 일일 드라마에 지루함이 아니라면 나를 죽일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면서 이젠 제법 형사로써 한 몫을 해내는 이사벨 형사, 그간 흔들리지 않는 충성을 보여주던 보부와르의 갈등등이 중심 제대로 잡고 떡하니 버티고 있는 가마슈 경감을 배경으로 일사분란하게 그려지는데, 이보다 더 설득력있게 그려질 수 없을 것 같으니 말이다. 이 책을 읽다 보면 현재 어딘가에 스리 파인즈란 마을이 실재하는 것만 같다. 내 어딘지 알 수만 있으면 당장 짐싸들고 달려갈텐데 말이다. 스리 파인즈란 가상의 마을을 친근하고 친숙하며 아련할만큰 정이 가게 만들어냈다는 자체가 루이즈 페니의 재능을 여실히 보여주는게 아닐런지. 거기에 간간히 박장대소하게 만드는 유머에 인간성에 대한 흔치 않는 통찰력,  더 나아가 인간에 대한 흔들리지 않은 믿음까지 얹혀지다보니, 내가 왜 이 책을 그렇게 재밌게 읽었다고 말하는지 이해가 되실 것이다. 하여간 이 책을 읽고 나는 결심했다. 다시는 루이즈 페니를 의심하지 않겠다고. 이만하면 더이상 의심한다는 것이 불경한 것이라고 말이다. 앞으로 그녀가 쭉쭉 열심히 책을 써 내시길 바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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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식량이 떨어진 머나먼 외계행성에서 대체 식품을 조달하기 위해 지구로 노동자를 대거 파견한다. 그들이 만들어내는 식량의 원료는 바로 인간. 지구에 널리고 널린게 인간이라는걸 감안하면 굳이 사육 하지 않고 사냥만으로도 채집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능률적인 식략 조달방법이라고 할만하다. 문제는 인간을 어떻게 쥐도 새도 모르게 조용히 채집 또는 사냥하는가 라는 것일뿐...해서 여기 외계인 로라가 등장한다. 자신의 몸을 매력적이고 싱싱한 젊은 여성의 것으로 탈바꿈한 그녀는 그것을 무기로 밤마다 사냥에 나선다. 차를 몰고 거리를 어슬렁대면서 그녀가 주목하는 것은 혼자라는 듯한 분위기를 풍기는 남성. 길을 잃었다는 핑계로 그들에게 접근한 로라는 차에 태워 이것저것 호구 조사를 시작한다. 혼자 사는지, 그가 사라지면 슬퍼할만한 가족이나 실종되었다는 사실을 알아차릴만한 친구는 없는지 등등... 조사 끝에 적당한 후보자라고 판명이 되면 그들을 유혹해 공장으로 넘겨 버리는 것이 그녀의 일. 유혹에 넘어간 남성들에게 기다리고 있는 것은 로라의 싱싱한 육체가 아니라 껍데기만 남긴 채 압축이 되어 식량으로 제조되는 공정 뿐이었던 것이다. 날이면 날마다 거리를 배회하며 사냥감을 물색하던 로라는 연차가 늘어나면서 인간이란 사냥감에 대해 조금씩 알아가게 된다. 외계인이라는 특성상 인간이란 존재에 전혀 공감하지 못하고 있던 로라는 인간들이 자신을 동등한 존재로 대접한다는 것에 이상한 느낌을 받는다. 어느날 충동적으로 다 잡은 사냥감을 살려준 로라는 그길로 동료들로부터 쫓김을 당하게 되는데...


섬뜩하지만 아름답다는 표현이 적당한 듯한 영화다. 공포 영화로 분류할 수 없음에도, 어쩜 그래서 더 괴기스럽고 끔찍했는지 모르겠다. 지극히 현실적이여 보여서 말이다. 그러니까, 우리 주변에 인간을 식량으로 사용하는 외계인들이 실제로 존재한다는 상상이 가능했다는 것이다. 설령 그런 외계인이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다고 해도 그런 암시만으로도 섬뜩했던 것이, 인간이 식량이라는 전제로 영화를 보려니, 우리가 식량으로 삼고 있는 다른 동물에 대해 생각이 미쳐셔 말이다. 그 영화를 보면서 과연 그 외계인과 우리가 얼마나 다르다고 말할 수 있을까 싶어 아찔한 기분이었다.  감히 더이상 생각을 전개하고 싶지 않은 불편한 발상이었다. 그렇게 톡특하다고도, 참신하다고도, 그리고 개성이 넘친다고도 할 수 있는 이 영화의 장점을 들라면...


우선, 주인공 스칼렛 요한슨을 다시 보게 되었다는 점이다. 그녀가 매력적이라는 것은 익히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연기를 잘 하는지는 몰랐다. 그녀의 외계인 연기는 그야말로 악소리 난다. 분명 표현하기 굉장히 어려운 씬인데도, 얼굴을 보면 전혀 힘들어보이지 않는다. 진짜 외계인인듯, 지구에 처음 와서 인간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모르는 듯 천연덕스럽게 연기를 하는데 무표정한 연기 조차도 어찌나 자연스러운지...그녀의 몰입도 높은 연기에 감탄하고 말았다. 이 정도의 연기라면 아카데미상 여우 주연상을 주어도 아깝지 않을 것 같은데, 각종 상후보에 이름조차 거론이 되지 않는걸 보면 의아스럽다. 뭐, 아직 젊은 나이니 언젠가는 타겠지만서도, 그녀의 몸 사리지 않는 연기에 감명을 받은 것만은 분명하다.

둘째는 도대체 이걸 어떻게 찍었지 싶은 장면이 이 영화속에는 많았다는 것이다. 영화를 보다보면 진짜 힘들게 찍었겠다 싶은 장면이 종종 등장하는데, 여기 이 작품에는 댈 것이 아니다. 진짜로 촬영하기 힘들었겠다 내지는 저런 장면을 어떻게 찍었지 싶게 경악스러운 장면들이 나오는데, 그걸 흔연스럽게 찍어낸 이 감독 진짜 지독하다 싶더라. 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불편한 장면들을 잘도 찍어낸다. 외계인의 시선에서 인간을 바라보니 생길 수 밖에 없는 마찰음이 그렇게 클 줄이야. 우리에게 소중하다고 여겨지는 것들이 외계인들에게는 아무것도 아닌 것일때 , 예를 들자면 목숨이나 아름다움, 아기의 울음소리, 사랑 같은 것들 말이다. 그런 것들이 아무렇지도 않게 짓밟혀지고 유린당하는 광경을 보려니 그 차가움에 소름이 돋는다. 먹히는 자와 먹는 자 사이의 넘을 수 없는 간극 속에서도, 인간과 외계인에게 공통으로 소통하는 감정이 사랑이 아니라, 친절과 폭력이라는 것은 얼마나 아이러니하던지.그 둘이야말로 유니버설한 공통어라는 뜻일텐데, 어느정도는 일리있는 통찰이지 않는가 한다.

세째는 화면이 아름답다는 것이다. 스코트랜드의 아름다운 풍경을 배경으로, 간결하면서도 섬뜩한 아름다움을 유감없이 보여주고 있던데. 황량하면 황량한데로, 지독하게 쓸쓸하면 쓸쓸한데로, 서정적인 아름다움이면 또 그런대로.. 내용을 잘 살릴만한 배경지로 탁월했지 싶다. 어찌나 아름답던지 끔찍한 내용에도 불구하고 그곳에 가고 싶은 충동이 일더라. 거거에 육체로 유혹을 하고, 산채로 발가 벗겨져 식량이 되어야 하는 내용이 있다보니, 다양한 누드가 등장하는데, 그게 그리 선정적으로 보이지 않는다. 아마도 성의 대상이 아니라 식량의 대상으로 육체를 바라봐서 그런 듯한데, 우리가 대상을 어떤 심정으로 바라보는가에 따라서 상대가 달라보일 수도 있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더라. 외계인의 시각에서 인간을 바라보려니, 과연 우리가 소중하다고 생각하는 것들이 얼마나 가치 있는가 라는 것도.

네째, 가장 특이한 점이 이 부분인데,  이 모든 장점에도 불구하고 난 지인들에게 이 영화는 추천할 생각이 없다는 것이다. 왜냐면 아마도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이 영화는 불편하고 어렵게 느껴질 것이라서 그렇다. 나 역시도 그랬으니까. 분명 매력적인 구석이 있고 , 잘 찍은 영화라는 점에서는 이의가 없지만서도, 좋아하는 영화가 되긴 힘들다. 어쩌면 그래서 스칼렛 요한슨이 더 대단하게 생각되었다. 장면마다 고난이도 연기를 보여줘야 하는데다 엄동설한에 알몸으로 진흙탕을 뒹굴기까지 하던데, 그것이 연기에 대한 집념이 아니라면 가능했을 것 같지 않아서 말이다. 돈이나 인기만을 생각하는 배우였다면 결코 이런 역에 도전하지 않았을 것이다.

하여간 결론은 생각할 거릴 안겨주는 충격적인 영화로는 그만이지만, 생각하기 싫어하시는 분들에게는 비위에 안 맞는 영화가 되기 쉽상이라는 것. 하니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가 따져 보시고 보실지 마실지를 결정하시면 되실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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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적이 일어나기 2초전/ 아녜스 리디그


십대때 엄마가 되는 바람에 대형마트에서 캐셔로 일하고 있는 줄리는 지금의 삶이 만족스럽지는 않지만 아들 룰루 때문에 버텨내고 있는 싱글마더다. 어느날 마트에서 울고 있는 그녀를 본 한 중년의 신사가 줄리에게 여행을 제안한다. 그의 이름은 폴, 처음엔 온갖 나쁜 상상을 하던 줄리는 폴의 거부하기 힘든 진지함에 넘어가 함께 여행에 따라 나서게 된다. 세살난 아들에게 바다를 보여줄 생각에 들뜬 줄리는 함께 여행할 사람이 하나 더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가 바로 폴의 아들 제롬으로, 그는 아버지가 난데없이 젊은 여자와 그녀의 어린 아들을 데리고 나타나자 경계심을 품게 된다. 줄리 역시 뚱한 채 못마땅한 기색을 감추지 않는 제롬이 부담스럽기만 하고, 자신이 왜 이 여행을 온다고 했을까 후회하기 시작한다. 이 여행이 잘 될 것이라고 믿는 사람은 모두를 아는 폴과 아무것도 모르는 룰루뿐...과연 이 여행은 잘 마무리 될 수 있을까. 여행 가기전까진 서로를 몰랐던 그들이 2주나 되는 시간동안 잘 지내는 것이 가능하기는 할까? 줄리와 제롬은 회의적인 가운데, 다만 폴만이 느긋하게 이 상황을 즐겨 보자고 하는데...


작가의 경험과 진심이 부표처럼 떠있는 덕에 진부한 트릭과 감상이 넘실대는 바다에서 용케 익사하지 않고 헤어나올 수 있었던 책이다. 작가가 조산사인 자신의 경험을 적절하게 활용하고, 백혈병으로 아들을 잃은 아픔을 진심으로 담아냈기에 가능했던 일. 그걸 보면 이 작가는 상상력보다는 자신이 아는 것을 잘 쓰는 타입인듯하다. 그래서 상상력으로 만들어낸 나머지가 좀 개연성이 떨어진다. 진부한데다 감상적이고 개연성마저 떨어지니 좋은 작품이라고 하기는 어렵고... 그럼에도 이 책이 그럭저럭 읽히는 것은 작가 자신의 경험에서 오는 울림 때문이다. 떠나 보낸 아들을 잊지 않으면서도 오늘을 살아가야 한다는 것에 대한 슬픈 다짐 같은 것 말이다. 그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아는 나로써는 작가에게 응원을 보내는 수밖엔 없었다.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런 심정일 듯...



★★☆☆☆ 나의 세번째 가족/ 홀리 골드버그 스로운 


뉴욕 타임스 베스트 셀러, 아마존 올해 최고의 책이라는 문구에 속았다. 어쨌거나 최고라는 말이 붙은 것에는 약한 경향이 있어서 솔깃하고 말았던 것이다. 반드시, 꼭 좋은 작품일거라 라고 생각했었는데, 결론은 참 미국 사람들은 어린 천재를 좋아하는구나 라는 것. 이 책 속에서도 조숙하고 모르는 것이 없는 어린 천재가 등장한다. 그녀의 특징이라면 태어나자마자 입양이 된 입양아이자 백인이 아니라는 것. 자신을 친딸처럼 키워주고 있는 양부모에게서 전격적인 사랑을 받고 자라난 그녀지만 부모의 사랑도 그녀가 학교 생활에 적응하는데 도움이 되지는 못했다. 너무도 머리가 좋은 탓에 학교에서 왕따 신세가 된 윌로우는 컨닝을 했다는 누명을 쓰고 행동상담을 받게 된다. 상담소에 들르게 된 윌로우는 그곳에 먼저 와 있던 남매를 보고 드디어 자신에게도 친구가 생길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데...


천재가 세상을 구하는 이야기는 이제 진부하다. 그것이 12살밖에 안 된 7에 광적으로 집착한 천재일지라도 말이다. 위기에 처한 천재를 이웃들의 협력으로 구해주었더니 그녀가 그들을 도와준다는, 미국 버전 흥부 이야기라고나 할까? 이런 이야기에 감동을 받기엔 이젠 익숙하다 못해 식상하다는 것이지. 이젠 나 정말로 천재가 아니라 그냥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싶다. 감동 받지 않아도 돼. 그냥 우리 주변에 있음직함 사람들의 이야기를 읽고 싶다고...


★★☆☆☆ 교장/나가오카 히로키 


경찰학교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묶어 놓은 것. 아, 물론 실화는 아니고 소설이다. 왜 이것에 정색을 하는가 하면 진짜로 이런 일들이 벌어진다면 이건 경찰학교가 아니라 범죄자 학교라고 해야 하기 때문이다. 범죄자를 잡으라고 가르치는 곳인데, 이미 범죄자 못지 않은 마인드를 가진 학생들이 수두룩 하다는 것은 아무리 봐도 이상하다. 원래 경찰학교가 이렇단 말인가 하면서 조금 의아해하며 보게 된 책. 난 경찰 학생들은 그래도 범죄자를 잡는 다는 사명감이나 정의 관념이 있는 줄 알았는데, 이 책을 보니 아니더라. 그냥 직업이 필요해서 학교에 등록하게 된 사람들은 부적응자도 있고, 새롭게 천직을 발견하게 된 자들도 있고.문제는 그들이 범죄자를 잡는 것뿐 아니라 범죄를 구상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때 등장하는 것이 척하면 척, 부채가 떨어지기도 전에 점꽤를 맞춘다는 부채 도사의 재현을 보여주는 듯했던 가자마 선생님이다. 그의 눈을 통해 학생들이 벌이는 범죄를 간파하고 그를 해결한다는 것이 이 책의 주요 구성 거리인데, 가히 셜록 홈즈 수준의 수사력이라고 보면 되지 싶다. 물론 매력적인 면에서 보자면 셜록에 한참 못 미친다는 것이 이 책의 단점이지만서도...그럭저럭 시간 때우기 용으로는 괜찮다. 남는 것은 별로 없다는 것은 감안하시고 보심 되실듯.


★★★☆☆ 신없이 어떻게 죽을 것인가/ 크리스토퍼 히친스


몇년 전 그가 사망했다는 뉴스에 놀랐던 기억이 난다. 그렇게 빨리 돌아가실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었기 때문에...영자 신문이라도 들여다 보았더라면 그가 투병중이었다는 사실 정도는 알 수 있었을텐데, 영자 신문을 끊은지 오래되다 보니, 어느날 갑자기 결론만 들려 오는데 충격이었다. 마음의 준비가 전혀 되지 않은 상태에서 듣게 되었어서 말이다. 평소에 하도 짱짱하셔서 아주 아주 오래 사실 줄 알았는데, 아니 그런 카리스마를 누가 죽일 수 있겠는가라고 나는 당연하게 생각했었던 것 같다. 그 누가 달겨 들어도 조금도 주눅들지 않고 할 말 다 하시던 불독 같은 분이시다보니, 그에게 죽음이란 가장 어울리지 않은 단어였지 않았는가 한다. 그 자신이 너무도 생명력이 충만한 분이었으므로.  그런데 이 책을 읽어보니 그런 생각을 했던 것이 비단 나만은 아니었던 모양이더라. 가족들이나 본인 조차도 자신이 죽을 줄 예상하지 않았었다고 하니, 이해가 간다. 글에서 짐작이 되는 것과 그는 별반 다르지 않은 사람이었다는 것을. 그래서 더 아쉽고 안타까웠다. 그의 깜찍한 매력을 더이상 볼 수 없다는 사실이 말이다.


그가 암으로 죽어가는 과정속에서 남긴 몇 편의 글을 모은 것이다.신없이 어떻게 죽을 것인가? 라는 물음에 어떻게긴? 잘이지...라고 퉁명스럽게 대꾸할 듯한 크리스토퍼 히친스는 자신이 식도암에 걸렸다는 말을 듣고 과연 자신이 어떻게 달라지려나 궁금해진다. 그가 평소에 무신론을 과하게 주장하고 다녔다는 것을 감안하면, 그가 혹시라고 개종이나 개과천선을 하지 않을까 라면서 종교인들이 희망을 가졌다고 한들 그들의 잘못만은 아닐 것이다. 원래 그들의 천성이 그러한 것을 어쩌겠는가. 하여간 그렇게 불난 집에 부채질을 열심히 하면서, 혹시라도 지금에라도 생명을 구걸하면서 나에게 오면 광명이나 최소한 천국의 한 자리 정도는 내주겠다는 종교인들의 열화와 같은 성원에 조금은 짜증을 내고, 조금은 유머로 받아치면서, 그는 끝까지 자신이 믿었던 것에 대한 지지를 철회하지 않는다. 어찌나 속시원하고 후련하던지 말이다. 내가 왜 예전에 그를 그렇게도 좋아했는지 기억이 났다. 그렇다고 이 책이 종교를 경멸하기 위해 죽음의 두려움을 숨기는 그런 책이라고 생각하심 안 된다. 그는 제정신으로 그 모든 것을 받아들이고, 신체의 고통에 수반되는 모든 감정적인 변화들을 적어내려 가려 노력하고 있었으니 말이다. 그렇다. 그는 끝까지 글쟁이였고, 그 자세만큼은 변화하지 않았다. 그는 말한다. " 나는 항상 스스로의 이성적인 사고능력과 엄격한 물질주의를 자랑스러워했다." 고...나 역시도 그렇다. 그의 이성적인 사고 능력이야말로 이 시대의 빛같은 것이었고, 얼마나 많은 사람들에게 광명과 속시원함을 가져다 주었는지 나는 잘 안다. 늦었지만, 이렇게 그를 일찍 잃었던 것에 대해 애도를 표하는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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