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 기억의 피아니시모/ 리사 제노바


하버드 신경학 교수에 소울메이트 남편, 거기에 남부럽지 않게 키워낸 삼남매까지...앨리스에게는 무엇하나 부족한 것이 없어 보였다. 그녀가 매일 매일 조깅하는 거리에서 집으로 가는 길을 잃어 버리기 까지는. 처음 갱년기 증상일거라 짐작했던 앨리스는 상태가 점점 나빠지자 본격적으로 자신의 뇌에 무슨 이상이 있는지 알아보기 시작한다. 진단명은 조발성 알츠하이머. 나이 오십에 치매라니...이 무슨 어이없는 일이란 말인가. 강의를 하고 학회에 출석해야 하는 앨리스로써는 자신이 숨쉬는 것마냥 해온 모든 것이 앞으로 어려워질 것이라는걸 받아들이기가 힘들다. 그녀의 발병이 유전에서 비롯된 것이라는걸 알게 된 앨리스는 그녀의 자식들이 걱정이 되고, 작년에 돌아가신 아버지의 정신상태가 그제서야 이해가 간다. 되도록이면 자신의 병명을 알리지 않을 생각이었던 앨리스는 실수가 잦아지면서 더이상 남에게 증상을 감출 수 없다는 것을 인정하게 되는데...


영화 <Still Alice>의 원작인데 영화가 궁금하다보니 원작먼저 읽게 되었다. 내가 익히 아는 것들을 하나둘씩 못하게 되는, 어떤 의미에서는 느린 인격 살인이라고 해야 할까? 그 소용돌이 치는 과정속으로 휩쓸려 버린 한 교수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었다. 책을 읽어보니 어떻게 영화화가 되었을지 짐작이 가던데, 무엇보다 배우들을 잘 선정한 듯 싶다. 주인공 역의 줄리안 무어나 앨리스와 불편한 관계에 있던 세째딸 역의 크리스틴 스튜어트는 책속에서 바로 튀어나온 사람들 같아 보이니 말이다. 지적인것이 생명인 하버드교수에게 찾아온 치매라... 그런 아이러니함속에 속수무책으로 허물어지는 앨리스의 모습을 통해 치매의 끔찍함과 가족들의 어려움을 설득력있게 그려내고 있었지 않는가 한다. 더불어 기억을 잃어버린다고 해도 어디까지를 ' 나' 라고 주장할 수 있을까 라는 의문도... 그 상황에 처한다면 우린 어떻게 대처를 해야 할 것인가 작가는 앨리스는 통해 질문하고 있던데, 그거야말로 정말 어려운 문제가 아닐까 싶다. 피해갈 수 없는 일이라면, 모두에게 보다 인간적인 방법을 고안해 내야 한다는 것을 작가는 주장인 듯 하던데, 알고는 있지만 해결 방안을 찾아내기 힘든, 어찌보면 우리 모두에게 주어진 숙제가 아닐런지 싶다. 치매의 문제야 말로 나는 상관없다고 자신할만한 사람이 아무도 없을테니 말이다. 


★★☆☆☆ 사신의 7일/ 이사카 코타로


 사신 치바의 후속작이라고 해야 하나? 하여간 사신 치바가 다시 돌아왔다. 전작을 재밌게 읽었던 나로써는 반가움에 콧노래를 불렀던 작품. 내일 죽는다면 누구에게 복수하고 싶은가? 라는 물음에 별로 떠오르는 상대가 없는 나완 달리 꼭 복수하고 싶은 사람이 있는 두 사람이 이 책의 주인공들이다. 외동딸을 사이코패스에게 허무하게 잃어버린뒤 삶의 의미를 잃어버린 야먀노베 부부는 1년동안 치밀하게 딸의 복수를 준비한다. 그리고 마침내 그 날이 되었을때 그들 앞에 난데없이 나타난 사람은 바로 다름 아닌 치바! 과연 치바는 왜 그들 앞에 나타난 것이며, 이번에 그가 조사(?) 하는 사람은 누구인 것일까? 복수를 하겠다고 나서긴 했지만 실은 개미하나 죽이지 못하는 여린 심성의 야먀노베 부부는 복수는 커녕 오히려 딸의 살해범에게 농락을 당하고 마는데...


사신 치바같은 쓸만한 캐릭터를 이미 만들어놨음에도 왜 전작보다 더 좋은 작품을 쓰지 못하는 것인지 안타깝다. 그걸 보면 좋은 작품을 쓴다는게 생각만큼 쉬운게 아닌 모양. 장점은 뭐, 거의 없다 시피하니 대충 생략하고 단점만 들라면 이사카 코타로의 고질적인 악습이라고 해야 하나? 설교가 여지없이 등장한다는 것이다. 이 양반, 치바가 음악이라면 사죽을 못쓰는 것처럼 설교를 안 하면 책을 못 쓰시나보다. 누군가 좀 말려줬음 싶을 정도로 전작품을 통해 설교를 남발하시는데, 그의 트레이드마크인 것처럼 말이다. 도대체 누가 소설 읽으면서 지루한 설교따위를 듣고 싶겠는가. 하여간 난 아니라니까? 이야기는 굼뱅이 마냥 느리게 진전을 하고, 이런 전개가 필요하긴 해? 라는 뜨악한 심정으로 보게 만드는데다, 사이코패스가 이젠 전세계적인 유행인가 보군이라고 생각하게 되는 것도 별로다. 그만큼 사이코패스의 이야기는 많이 들었다는 말씀. 그나마 결말이 맘에 들어서 다행. 그렇지 않았더라면 점수를 더 박하게 줄뻔했다. 냉정하지만 인간적이고, 음악과 비를 몰고 다니는 사신이라는 기발한 캐릭터를 고안해낸 이사코 코타로, 그가 다음엔 이 치바를 더 훌륭하게 활용해 주시길...


★★★☆☆ 실크 웜/ 로버트 갤브레이스


  로버트 갤브레이스라는 필명으로 작품을 낸 조앤 롤링의 두번째 추리 소설 . 복잡하게 시리 왜 자신의 이름이 아닌 필명으로 내셨을까 짜증이 나긴 하는데, 해리 포터의 세계적인 인기를 감안하면 그 이름에 의지하지 않고 글을 써내겠다는 그녀의 의지만큼은 존중해주고 싶다. 하여간 자신이 아동용 책뿐만이 아니라 어른용 추리 소설도 굉장히 잘 쓴다는것 다시 한번 증명하고 있던 작품. 해리 포터로 평생을 써도 다 못쓸 돈을 버셨을텐데도 힘들여 책을 쓰시는걸 보면 그녀의 근면성도 알아줄만하고, 더군다나 다른 장르임에도 이질감없이 뚝딱뚝딱 잘만 써내려 가는걸 보면 그녀가 천상 글쟁이라는 것이 분명해 보인다. 해리 포터가 아니라도 언젠가는 이름을 꼭 날렸을만한 재능이다. 하긴 이제 오십을 넘기셨으니 나중에 어떤 작품이 그녀의 대표작으로 언급이 될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겠지. 하여간 이젠 하도 칭찬을 해서 더이상 칭찬할 구석이 없어 보이는 조앤 롤링이 내놓은 두번째 소설.  그녀에 대한 욕심이 과해져서 일까? 기대치가 이제 하늘로 치솟아 보이지 않게 된 것인지 모르겠으나, 이 책이 전작만큼 좋지는 않았다. 이유는? 글쎄...살인 방식이 너무 끔찍하고, 사건을 조잡하게 느껴질 정도로 꼬아놔서 말이다. 과연 누가 이렇게 살인을 하고 싶겠는가 싶을 정도로 공을 들여 살인을 저지른 과정도 석연치 않아서, 이 모든 것을 합해 점수가 좀 내려갔다. 하지만 살인사건만 빼고 본다면 그외 과정들은 훌륭하다. 탐정과 그 비서의 썸탈듯 썸타지 않는 이야기, 출판계의 이면을 들여다 보는 재미, 당대 인기 락스타의 혼외 자식이라는 어정쩡한 캐릭터로 중무장을 한 탐정 자신의 이야기까지 덧붙여져서 흔연스럽게 이야기가 흘러간다는 점은 탁월했지 싶다. 그래서 이 책을 읽고 나서 조앤 롤링에게 실망했느냐고? 어디 감히!! 그러겠는가. 생각해보면 조앤 롤링은 짝수번째 작품이 그다지 재밌지 못했다. 첫번째 해리 포터가 대박나고 나서 나온 두번째 책이 난 가장 재미없었다고 보는데, 그 이후로도 약간은 짝수번째가 약하다는 징크스가 있었지 않는가 한다. 해서 아마도 다음 편이 이보단 더 재밌을 것이라 추측을 하면서, 조앤 롤링이 남는 시간에도 꾸준히 멋진 작품들을 많이 내어 주셨음 하는 바람이다. 



 
 
 
루시언 프로이드 - 오래된 붓으로 그려낸 새로운 초상의 시대 다빈치 art 21
조디 그레이그 지음, 권영진 옮김 / 다빈치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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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그림이 되다>를 읽은 독자로써 지나칠 수 없었던 작품. 이 책을 읽은 가장 큰 수확이라면 루시언 프로이드를 입체적으로 그려볼 수 있었다는 것이다. 통찰력있고 재능이 출중한 두 작가 ( 마틴 게이퍼드와 이 책을 쓴 조디 그레이그) 에 의해 낱낱이 조명이 되다보니, 루시언 프로이드가 어떤 사람인지 대충 짐작할 수 있겠어서 말이다. 이 책을 읽고서야 난 마틴 게이퍼드가 굉장히 점잖은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게 아니라면 직업 정신이 투철한 사람이거나...<내가 그림이 되다> 정도의 책을 쓴 사람이라면 통찰력이 없을리 없으니, 그에게 루시언 프로이드가 안 보였을리 만무하고, 그가 무언가를 봤음에도 쓰지 않기로 결정한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을 테니 말이다. 이 책과 그 책을 비교해 본 결과 마틴 게이퍼드가 쓰지 않기로 결심한 것들이 한눈에 들어오는데 그게 나름 웃기고 의미심장했다. 그리고 그건 루시언 프로이드의 주장대로 그를 그림으로만 봐달라고 하는 것에 대한 마틴의 무언의 동의였지 않을까 싶더라. 두 남자가 사생활이 아닌 자신이 창조해낸 결과물만을 가지고 대화를 나누기로 결정을 했다고 말이다. 그것에 대해 내가 뭐라할 이유는 없다. 일면 수긍이 가기도 한다. 각기 분야에서 최고라는 소리를 듣는 두 사람이다보니, 다른 말이 필요없었을 것이다. 건조한 면이 있긴 하지만 소란스럽지 않아서 좋다. 오해의 여지도 잘못 해석할 이유도 없다. 둘 사이에 염화시중의 미소가 흘렀다고 해도 무리는 아니다. 어쩌면 그래서 <내가 그림이 되다.>가 그렇게 아름다운 책이 되었는지도 모르겠다. 루시언 프로이드의 그림을  그대로 빼다박은 글을 써낸 것이므로. 해서 이 책을 읽고나서야 비로서 알게 된 사실 한가지는, 그리고 마틴 게이퍼드가 그의 책 속에서는 전혀 언급하지 않기로 결심했던 한가지는...


바로 루시언 프로이드가 소시오패스였다는 사실이다. 그가 그토록 자신의 사생활이 언급되는 것에 신경을 곧두세운 이유는 그가 지극히 비밀스러운 사람이였기 때문도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그의 사생활이 그만큼 난잡했기 때문이다. 성관계를 맺은 여인만 대략 500명에 공식적으로 인정한 자식만 열 네명, 그외 알려지지 않은 자식들만 삼십명이 넘을지 모른다고 하니 대충 짐작이 되실 것이다. 남자건, 여자건, 나이차가 얼마나 되든, 그들의 족보가 어떻게 되건( 전 아내의 딸과 관계하기도 함.) 상관하지 않으셨다니, 그를 현대판 카사노바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듯 싶다. <내가 그림이 되다>에서 카사노바를 소시오패스라고 진단하시길래 얼마나 통찰력 있으신가라고  감탄했더니만,  알고보니 그도 같은 과라서 그렇게 잘 알고 있었던 것이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아니 어쩌면 당연한 사실일까나?--그가 평생 아버지로써의 책임을 전혀 지지 않았음에도 죄책감을 느끼지 않았다는 것이다. 양심의 가책이나 뭐, 그런 것조차 없었다고 하니 내가 왜 루시언 프로이드를 소시오패스라고 하는지 이해가 가실 것이다. 그런걸 보면 예술가를 아버지로 둔다는 것이 생각만큼 근사한 일은 아닌가 보다.


가족이나 친구에게는 냉정하거나 무자비하거나 무관심할 수 있는 사람이지만, 타인이라면 친절할 수도 매력을 발휘할 수도 있도 사람이기에, 루시언은 타인으로 만난 이 작가에게 자신의 매력을 충분히 발휘한다. 타인과 친구라는 경계 선상에서 만났으니 상처를 입을 일이 없어서 작가로썬 좋았겠다 싶다. 좋은 점만 보고 들었어도 되었을테니 말이다. 그렇게 되도록이면 좋은 방향에서 루시언의 일생을 돌아본 것이 장점, 왜냐면 얼마든지 삼류 막장극으로 빠져들 여지가 무궁무진했기 때문이다. 루시언의 사생활이 얼마나 난잡하고 야만적이었던지 간에 우리가 그를 주목하게 된 것은 그의 그림들 때문이고, 화가는 그림으로 말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영리한 전개였지 싶다. 루시언 프로이드를 알고 싶다시는 분들에게 추천. 말하건데, 이 이상의 책은 아무도 원하지 않을 것이다. 이 책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루시언에게 질릴 것이기 때문에. 어쩌면 루시언을 좋아하고픈 사람들은 그의 그림들만 보는 것도 나쁘진 않을 듯 하다. 그가 화가로써 우리에게 보여주고자 했던 것은 그림속에 다 담아 두었으니 말이다. 추측컨대 그는 평생 인격자나 좋은 아빠, 좋은 남편, 좋은 아들이 되고자 했던 적은 없었던 듯하다. 그는 다만 탁월한 화가가 되고자 했고 그 야망을 이루었다. 타협하지 않은 지성과 진정성을 잃지 않는 뚝심, 그리고 지치지 않은 열정으로. 그의 업적에 경도된 사람들이 눈을 가리기로 결심한 것도 무리는 아니지 않는가. 중요한 것은 때론 바로 그런 것이기 때문에. 영생을 사는 것은 우리 인간이 아니라 예술이니 말이다.     

 



 
 
 
내가 너의 친구가 되어줄게 - 동물의 왕국에서 벌어진 가슴 뭉클한 43가지 이야기!
제니퍼 S. 홀랜드 지음, 우진하 옮김 / 시그마북스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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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게 된 계기는 책속의 사진때문이었다. 각 사연들 속에 나오는 사진들을 보았는데, 그것만으로도 내 호기심에 불을 당겼던 것이다. 동물들의 이야기라면 종을 불문하고 좋아하는 나로써는, 사진까지 첨부된 이런 미담들을 놓치고 싶지 않았다. 종이 다른 동물들이 자신의 본능을 무시하고 서로를 사랑하게 되는 이야기라니.그레이트 데인이 새끼 사슴을, 테리어가 새끼오리를, 암닭이 강아지를, 어미개가 새끼 고양이를, 점박이 양이 달마티안 개를, 돌고래가 바다 사자를, 소년이 마못을, 올빼미가 야옹이를...끝도 없이 나오는 이종들의 향연. 과연 그것이 가능해 라고 우리가 의문을 가질 수 있겠지만서도, 실제로 그런 일들이 벌어진다니 놀랄노자 아니겠는가. 해서 재밌겠다는 생각으로 보게 된 책인데, 책을 얼마 읽지 않아서 다른 생각에 빠지게 되었다.


그건 바로 우리 인간은 우리도 동물이라는 것을 잊고 사는게 아닌가 싶다는 것이다. 이종 동물들끼리 사랑하고 돌보고 아끼고라는 단어를 곰곰히 따져본다면, 우리야말로 그런 경우의 최고봉 아니겠는가. 우리 인간이야말로 다양한 동물들을 키우니까, 단지 먹기 위해서 아니라 같이 살아가는 동반자로써 말이다. 우리가 그럴 수 있다면 다른 동물들도 그럴 수 있는게 아닐까, 인간이 돼지를 먹지만 어떤때는 애완용으로 키우듯이 말이다. 우리의 동물 사랑이 무한대라면, 다른 동물들에게도 그런 감정이 있다고 추측한다는게 자연스러운 일이 아닐까. 그들이 우리와 너무도 다른 존재들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어쩜 부자연스러운 일은 아닐까 싶다는 것이다. 애정이라는 감정을 가지는 동물들이 특별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어쩜 우리의 무지나 오만이 아닐까 싶은 것이다. 어찌보면 우리와 마찬가지로 그들에게도 사랑하고자 하는 감정이 있고, 다른 한편으로는 생존하고자 하는 본능이 있는건 똑같을텐데 말이다. 그들이 인간처럼 언어를 구사하지 못한다거나, 지능이 낮다거나, 우리와 다른 뇌의 구조를 가졌다는 이유만으로, 그들이 다른 종을 사랑하는 것이 굉장히 특별한 일이라고 생각하는 자체가 잘못 생각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왜 우리에게 있는 감정이 그들에겐 없을 것이라고 지례 짐작하는 것일까? 개나 고양이를 키우는 많은 인간들이 그들에게도 인간을 사랑하는 감정이 있다고들 한 목소리로 주장하는데 말이다. 개나 고양이에게 우리 인간은 다른 종 아니던가? 그러니까, 어찌보면 이 책속에 나온 많은 동물들은 저자가 주장하는 만큼 특별한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지극히 평범한 동물들일지 모른다고 말이다. 다만 특별하다면 다른 종과 교감을 하고 공감을 나눌만큼 열린 마음을 가졌다는 것일테지만서도, 그런건 인간들 사이에서도 마찬가지니 넓게 본다면 다른게 없다고 하겠다.


그런 것에 생각이 미치다보니, 이종들의 사랑에 경탄을 금치 못하는 저자의 글이 별로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분명 그녀는 책들 속에서 나오는 동물 모두에게 찬탄을 금치 못하던데, 나는 그것이 그렇게 특별하다고 생각되진 않아서 말이다. 그대신 눈에 들어오는 것이 있다면 단연코 사진이다. 동물들의 사진들...바라보고만 있어도 행복해진다. 저자의 글에 실망을 하다가도 사진만 보면 그런 기분이 싹 가신다. 그러면서 애초에 내가 왜 이 책을 보고 싶어했던가 이해가 된다. 난 그저 동물들이 애정을 나누는 광경을 보고 싶었던 것이다. 귀엽고 신기하고 동화속에 나올만한 비주얼들로,  보는 것만으로도 미소가 흐른다. 기분이 나쁠때 휙휙 넘겨보면 우울한 기분이 가실 것도 같다. 광고계에서 3B가 있다고들 하지. 아기, 미인, 그리고 동물...정말로 이해가 간다.동물들의 귀여운 모습에는 눈길이 저절로 머문다. 하니 우울하시고 기분이 안 좋은 분들이라면 한번 보시길. 이종 동물들이 서로를 보살피고 아끼고 등을 기대고 코를 맞대는 모습들이 너무도 사랑스럽다. 사람들이 그들의 이야기에 솔깃하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보는 것만으로도 흐믓해지는 광경들에서 눈을 떼기란 지극히 어려우니 말이다.



 
 
 
철학 비타민 - 세상이 다르게 보이고 내가 바뀌는
도마스 아키나리 지음, 전선영 옮김 / 부키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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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다르게 보이고 내가 바뀌는 < 철학 비타민> 라는 표지 문구가 눈에 들어온다. 이젠 어떤 것을 읽어도 세상이 다르게 보이거나 내가 바뀌는 경험을 하기는 힘든 나이가 되어 버렸지만, 그럼에도 이 책을 집어든 이유는 목차때문이었다. 철학은 무슨~~이라면서 아무 생각없이 목차를 흩어봤는데, 그것들이 내 흥미를 끌어냈지 뭔가. 예를 들어보면 이렇다. / 사람은 제각각이다.(소피스트) /철학 사상 가장 위대한 인물이자 괴짜의 등장(소크라테스) /이토록 낭만적인 철학(플라톤)/스승을 걷어차다.( 아리스토텔레스)/ 한결같이 신을 믿다.( 아우구스티누스)/ 그가 있었기에 냉난방이 있다?( 베이컨) /우리 마음은 새하얀 종이( 로크, 버클리, 흄) /세계를 180도 뒤집은 꼬장꼬장한 철학자(칸트) /괴로워 하는 '나'를 위한 철학( 키르케고르 )/ 삶은 고뇌다. ( 쇼펜하우어) /만약 똑같은 인생을 다시 산다면 ( 니체)/ 웃기 때문에 행복해질 수 있다.(제임스) /죽음에서 눈을 돌리지 마라! (하이데거) /인간의 끝없는 자유 ( 샤르트르) /쾌락에도 질의 차이가 있다.( 존 스튜어트 밀) /무엇을 위해 일하는가?(마르크스) /인간은 죽었다.(푸코) /무의식을 둘러싼 싸움( 프로이트와 융)...목차만 읽는데 철학사가 한눈에 들어온다. 거기에 궁금하게까지 만든다는 점에서 일단 읽어보고 싶어졌다. 이 정도의 목차를 끌어낼만한 기지라면 어쩌면 따분하지도 어렵지도 않게 철학사를 흩어볼 수 있지 않을까라는 기대가 생겼던 것이다. 거기에 이런 목차 안에 저자가 어떤 내용으로 각 학파들을 요약해 놓을지가 저의기 궁금했었다. 고등학교 시절 어리둥절해하는 우리들을 보면서 안타깝고 간절한 표정으로 철학을 가르치시던 윤리 선생님의 얼굴이 떠오르면서, 어쩌면 그가 해내지 못한 철학의 정수를 이 책 한 권을 통해 알 수 있지 않을까라는 기대가 생겼던 것이다. 어떤 탁월한 발상의 전환으로 핵심만 골라 잡아 쉽게 내게 이야기해준다면, 철학 그까지껏 어렵지 않아요 라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 싶었던 것이다.


해서 결론은, 기대가 충족되기도 했고, 아니기도 했다는 것이다. 기대가 충족되었다고 한 부분은 흥미를 자아내는 목차하에 칸칸히 들어간 서양 철학자들의 설명들이 예상대로 그다지 어렵지 않게 서술되어 있었기 때문이고, 충족되지 않았다고 한 부분은 그럼에도 이 책을 읽고 난 뒤에 철학에 대해 엄청나게 많이 알았다는 포만감이 든다거나, 철학이 너무 재밌어서 더 연구해보고 싶다거나 라는 생각은 들지 않았기 때문이다. 다만 예기치 못한 성과를 들라면, 철학사를 한번 휙하니 흩어보는 과정을 통해 그간 내가 얼마나 성장을 했는가를 알 수 있었다는 것이다. 학창시절만큼 머리가 빨리 돌아가거나 기억력이 좋진 않지만서도, 인생을 바라보는 깊이만큼은 그 시절보다 깊어졌음이 확실해서 말이다. 이런 말을 하는 것은 고등학교 시절 윤리 선생님이 어떻게 해서든 이해시키려 애를 쓰시던 말들이 이젠 들으면 무슨 말인지 이해가 갔기 때문이다. 아, 가여운 윤리 선생님. 어떻게 보면 그분은 불가능한 것이 도전하고 계셨던 것이다. 그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말이다. 아마도 그 분이 가장 공감할만한 영웅은 시지프스가 아니었을까, 이제 와서 그런 생각이 든다. 그러니까 그때 내가 철학 문제를 잘 푼 것은 단순 암기력이 좋아서였을뿐, 철학을 제대로 이해해서는 아니었구나 라는걸 이 책을 보고서야 알았다.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아직 삶을 살아보지 못했던 시절의 이해력이다 보니, 과연 무엇을 제대로 이해했다고 할 수 있겠는가. 그저 열심히 달달 외고, 맞는 짝을 맞추는 혜안만 길렀던 것일뿐...해서 이제와 철학사를 되집어 보니 새롭게 보이는 것이 눈에 들어온다. 서양 철학의 올스타라는 분들의 인생 역정 말이다.


그들과 나를 같은 인간 선상에서 두고 보니, 소크라테스가 독배를 기꺼이 마신 과정은 놀랍기만 했다. 악법도 법이라는 그의 소신은 얼마나 섬뜩할만큼 존경스러운 것인지...그것이야말로 법을 이루는 근간이겠지만서도, 정법마저도 자신에게 불리하다면 피해가려하는 소신배들이 넘쳐나는 이 세상에서 말이다. 자신을 어이없게 죽음으로 내모는 악법마저 주저없이 따르겠다고 하던 그의 마지막을 현재에 대입하니 초연함에 고개가 숙여진다. 어찌보면 무지렁이들에 둘러싸여 살아가는 하루 하루가 얼마나 불행했으면 더이상 살고 싶지 않으셨던 것일까? 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서도, 죽음 뒤에는 아무것도 없다고 생각한 사람의 이성으로 그런 결정을 내렸다는 자체가 참으로 소름이 끼쳤다. 니체는 또 어떤가? 그렇게 불행한 삶도 다시 주어진다면 몇 번이고 다시 살아내 보이겠다는 그의 삶의 대한 애정이 애잔하게 느껴진다. 루소의 어린 시절을 들어보니, 그가 왜 그렇게 삐뚤어졌는지도 이해가 간다. 그가 생각따로 행동따로 사는 이중적인 사람이 된 것은 어린 시절의 불행때문일 수도 있고, 그가 소시오패스이기 때문이기도 하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그렇게 너무도 유명한 이야기라서 아무렇지도 않게 흘려 들었던 일화들을 현재에 대비해 다시 재해석하는 기회를 가지게 되었다는 점에서 이 책은 가장 의미가 깊었다. 그들이 그렇게 유명해진데는 다 이유가 있었다는 것과 그들 인생 자체가 우리에게 가르침을 준다는 점에서 말이다.


결론적으로, 간단하게나마 철학에 대해 쉽게 알고 싶다시는 분들에게 적당한 책이 아닐까 한다. 쉽게 읽힌다. 각 철학파들의 주장을 핵심적으로 알 수 있다는게 장점이다. 여러 철학 거장들의 사상들을 일목요연하게 파악할 수 있어 시야를 넓히는데 좋다. 어쩌면 당신 맘에 드는 철학자를 혹 만날 수도 있을 것이다. 다들 일견 맞는 말만 하고 계시기 때문에, 아마도 이제와서는 누구의 말이 옳고 틀리고의 문제가 아니라, 어떤 의견을 자신이 인생을 해석하는 지침으로 삼고 있는 것인지가 이 책을 보고난 최종 결론이 아니겠는가 한다. 세상이 다르게 보이지도, 내가 바뀌지도 않았으나, 그래도 내가 좋아하는 철학자가 누구인가 정도는 알아낼 지 모르니 말이다.



 
 
 


                                                                                               < 우드 잡>

        

     <가무사리 숲의 느긋한 나날>을 원작으로 만들어진 작품. 대학에 떨어지고 여친에게까지 차인 히라노 유키는 길거리에서 우연히 집어든 삼림관리 교육관 모집서에 호기심이 생긴다. 내용때문이 아니라 그 전단지 속의 여자 모델이 예뻤기 때문. 단순히 그녀가 맘에 든다는 이유로 신청서를 덜컥 낸 유키는 긴 여정끝에 가무사리 숲이란 곳에 도착하게 된다. 도시에서 태어나고 자란 청년이 공기도 사람도 말도 다른 낯선 환경에 뚝 떨어지게 되었을때 누구라도 당황하는 것은 당연하겠으나, 유키는 다른 도시 청년보다는 훨씬 더 어리버리하고 약골이라서 말이다. 아무 생각없이 살던 사람이 아무 생각없이 살면 안 되는 곳에 떨어졌을때의 충격과 갈등을 다들 짐작하시리라 본다. 1개월만 버티면 수료증을 준다는 말에 어떻게 해서든 버티려고 안간힘을 쓰던 그는 어느날 야밤에 짐을 싸고 마는데...

 

숲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리얼하게 보여주면서 숲이 어떤 의미인지를 깨닫게 해주던 영화다. 일본 영화답게 유머러스하고 경쾌하다. 뺀질이 초짜가 생전 듣도 보도 못한 생소한 직업에 도전해 당당한 일꾼으로 성장해간다는 기본 줄거리에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맛깔나게 버무린 것이 주효하다. 배우들의 찰진 연기도 볼만하지만, 그래도 이 영화의 가장 인상적인 점을 들라면, 숲의 정경이다. 어디에 카메라를 갖다 대건 눈이 확 시원해지는 느낌이었는데, 바람이 불때마다 녹색의 바다가 출렁이는 듯한 장면은 감탄스러웠다. 거기에 일본에서 꽤나 알려진 배우들이 직업 벌목꾼처럼 나무를 타고 베는데 그것도 대단했지 싶다. 어떤 액션 장면보다 아찔하던데, 그걸 어떻게 찍었을지 저의기 궁금하다. 숲을 존중하고 공생하며 살아가는 마을 사람들의 모습에 서서히 동화되어 가는 도시 청년의 직업탐방기. <가무사리 솦의 느긋한 나날>의 감동을 기억하시는 분이라면 보셔도 좋을 듯. 


                                                       < 투 데이즈 원 나잇>


마리옹 꼬띠아르의 원맨쇼를 보는 듯했던 작품. 주인공의 옆 모습만 비쳐주는데도 영화가 지루하지 않더라는 것이 특징이라면 특징. 내용을 요약해 보자면,  우울증에서 간신히 회복된 상드라는 병가에서 돌아와보니 직장에서 해고된 사실을 알게 된다. 그것도 같이 일하던 동료들의 투표에 의해서. 사장이 보너스냐 상드라의 복직이냐를 두고 투표를 실시했기 때문이다. 월급이 간절히 필요한 상드라는 눈물을 흘리지만, 친한 직장 동료의 설득으로 월요일에 다시 한번 전체 투표를 진행하기로 했다는 말에 정신을 차린다. 이제 그녀가 해야 하는 일은 이틀 낮과 하루 밤의 주말 동안 동료들의 집을 돌면서 자신에게 찬성 투표를 해달라고 설득하는 것. 우울증의 여파로 깨질듯 연약한 그녀는 자신이 그것을 해낼 수 있을지, 내진 해봐야 무슨 소용이 있을지 자신없어 한다. 다른 누구보다 돈이 얼마나 커다란 유혹인지 아는 그녀로써는 자신을 위해 그들의 몫을 포기해달라고 부탁하기가 힘들었던 것이다. 그럼에도, 갖고 있는 용기를 긁어모아 가가호호 집집 방문을 시작한 상드라, 그녀는 과연 과반수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인가.

영화를 보면서 주인공 상드라의 감정에 몰입해서 볼 수 있었던 작품이다. 마치 내가 해고 직전에 동료들의 동정에 호소하고 다녀야 하는 상드라의 마음이었다고나 할까? 처음엔 그것이 말도 못하게 자존심이 상했었는데, 그녀를 따라다니다 보니 그외 다른 것이 눈에 들어오게 되더라. 그것이 이 영화의 메시지다. 마지막에 상드라가 남편에게 전화를 걸면서 " We had a good fight." ( 정확치는 않음. 본지 좀 오래되서.)이라고 한 장면이 가장 인상적이었는데, 그 한마디가 이 영화의 모든 것을 말해주고 있었던 것이 아닐까 한다. 인생에선 때론 결과가 전부가 아닐때도 있다는 것을, 무모하더라도 도전하는 과정속에서 얻어내는 것도 있구나 라는걸 생각하게 했다. 화려한 비주얼로 승부하는 영화가 아니라 이야기로 승부하는 작품. 현실적인 사람들의 이야기라서 공감하기 더 쉽지 않을까 한다.



                                                                        < 크레이지 스투피드 러브>

스티븐 카렐이 출연한다고 해서 보게 된 작품.  다른 남자가 생겼으니 이혼하자는 아내의 말에 짐을 싸들고 나온 칼은 자신에게 왜 이런 일이 벌어졌는지 이해가 가질 않는다. 첫사랑과 결혼해 아내만 보고 살아온지 어언 20여년. 가정을 위해 눈길 한번 돌리지 않고 살아온 그에게 아내가 이럴 수는 없는 것이다. 배신감과 상실감에 분노를 주체하기 힘들었던 그에게 그런 그를 안스럽게 보고 도와주겠다는 사람이 나섰으니 그가 바로 야곱이다. 밤마다 여자를 갈아치우는 것을 아무렇지도 않게 해내는 이 멋들어진 카사노바는 지루하고 축 늘어진 재미없는 아저씨가 되어있는 칼을 개조시켜 주겠노라고 선언한다. 처음엔 어린 네가 뭘 안다고 하면서 반발하던 칼은 점차 야곱의 조언에 따라 중년 카사노바로 거듭나게 된다. 새 인생이 펼쳐졌다면서 환호를 하는 칼, 하지만 그의 마음 깊은 곳에선 여전히 아내에게 돌아가고픈 마음 하나뿐인데...

경쾌하고 다소 꼬인듯한 로맨스 영화라고나 할까? 줄곧 엇갈리기만 하는 등장인물들의 사랑에 혼란스러웠는데 마지막에 제대로 정리를 해주어서 다행이다 했다. 화려한 배우들에 그럴듯한 연애 기술 조언, 그리고 그들의 왁자지껄 연애로 재밌게 본 작품이다. 특히나 마지막 장면에서는 웃을 수밖엔 없었음. 마지막을 보기 위해서라도 이 영화는 볼만한 가치가 있다고 할 것이다. 스티븐 카렐을 보려고 보게 된 영화인데, 라이언 고슬링의 매력을 발견하게 된 작품. 엠마 스톤도 예쁘게 나온다. 아, 그러고보니 요즘 잘 나가시는 줄리언 무어도 나오시네. 하여간 배우들을 보는 것만으로도 눈이 즐거웠던 작품.


                                                    < 플레이스 비욘드 더 파인즈>

라이언 고슬링에서 시작해서 데인 드한으로 끝이 나는 영화. 리뷰가 길어지는 관계로 간단하게 요약을 하자면, 2대에 걸친 악연을 서사적으로 풀어내고 있던 작품이다. 서커스의 모터싸이클 스턴트맨인 루크는 1년 반 전에 하루밤 잤던 여자가 자신의 아이를 낳았다는 것을 알게 된다. 자신은 아버지가 없어서 이모양 이꼴이 되었다면서 좋은 아버지가 되어 주겠다고 나선 루크, 문제는 그녀에게 이미 결혼하려는 사람이 있다는 것이다. 이런 복잡한 관계가 좋은 결과로 이어지기란 어려운 법, 당장 사단이 나기 시작하고, 아이에게 돈이라도 원없이 주고 싶었던 루크는 자신의 장기를 살려 은행 강도에 나서게 된다. 한편 신참내기 경찰인 에이버리는 도망친 은행강도가 민가에 침입했다는 말에 출동하게 되는데...

라이언 고슬링의 진심어린 연기, 데인 드한의 눈을 뗄 수 없게 만드는 마력이 눈에 들어오던 작품. 브래들리 쿠퍼도 어디 가서 매력이 떨어진다는 소리를 들을만한 사람이 아닌데, 이 영화에서는 그 둘에게 밀리는 느낌이다.  2대에 걸친 악연을 조금은 억지스럽게 아귀를 맞춘게 아닐까 싶은 감이 있다는 것이 별로였지만 영화의 분위기만큼은 제대로 살린 듯. 특히나 좋은 아버지가 되겠다면서 아들 주변을 빙빙 도는 칼의 슬픈 인생이 눈에 밟히던 영화였다. 그 누구도 알아주지 않는, 아니 알아줄 수 없는 진심에 가슴이 아리더라. 그런 역에는 이상하게도 라이언 고슬링이 제격인듯...매력적인 세 남자를 보고 싶으신 분들에게 추천. 하지만 영화 자체는 좀 어둡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