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제일 큰 상자 지양어린이의 세계 명작 그림책 48
카르멘 코랄레스 지음, 유 아가다 옮김 / 지양어린이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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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어린이집을 통해 산타 선물을 받고 생일 선물도 받고 어린이날 선물을 받으면서 아이는 이제 확실히 자기 것에 대한 욕심이 많아졌어요. 늦둥이라 넘치는 사랑에 아이가 망가질까 조심, 또 조심했는데 워낙 갖고 태어난 성향 때문인지 자기 위치를 너무 잘 알기 때문인지 어느새 아이는 "욕망의 화신"이 되어버렸네요. 세상에 갖고 싶은 장난감과 예쁜 드레스가 너무 많은 거죠. 그걸 다 제 것으로 하고 싶은데 엄마는 맨날 안된다고 하고 기다리라 하니 항상 뾰로퉁입니다. 


가지고 싶은 것이 아무리 많아도 모두 가질 수 없음을, 오히려 가지지 않음으로서 자신을 채울 수 있음을 알려주고 싶었어요. 아직 어린 아이에게는 쉽게 이해할 수도 공감도 안되겠지만 물건을 가지지 않고도 행복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면 되지 않을까 하고요. 


<세상에서 제일 큰 상자>는 마치 우리 둘째처럼 욕심이 아주 많~은 고양이의 이야기예요. 무엇이든지 모으기를 좋아하는 고양이, 레오노라는 바퀴벌레, 깃털, 털실 등 고양이가 좋아할 만한 물건이라면 무엇이든 집으로 가져와 모았어요. 그 중에서도 상자를 가장 좋아했죠. 



정말 많은 상자들을 모았지만 레오노라는 더 많은 상자, 더 큰 상자를 갖고 싶었죠. 그러다 어느 날 정말, 아주 아주 큰 상자를 발견했죠. 이 상자는 세상에서 제일 큰 상자였어요. 그리고 그 상자를 갖고 싶어 머리를 굴리고, 또 굴리죠. 



레오노라는 큰 상자를 집으로 가져오기 위해 집에 있던 모든 물건들을 버리기 시작해요. 그리고 그 큰 상자를 가지러 갔죠. 그런데, 이미 그 상자는 온데간데 없이 사라졌네요. 이제 레오노라는 어쩌죠? 집으로 돌아온 레오노라는 불행할까요? 


얼마 전 아빠와 둘째가 이런 대화를 나눴다고 합니다. 아빠 꿈이 뭐냐고. 그러더니 자신의 꿈을 물어봐 달라고요.

"네 꿈이 뭔데?" 물으니...

"응~ 지금 내 장난감들이 베란다에 여기저기 있는데, 일단 저 장난감들을 다 치우는 거야. 어린 동생들 나눠주고.

그리고, 내년 내 생일과 어린이날에 다시 새로운 장난감으로 다~ 채우는 거지."

흠... 

분명... 버리고 채울 수 있다는 교훈이었지만... 이렇게 새로운 것으로 채운다는 결말이 아니었는데... 아직 좀 더 깊은 철학적 교훈은 어려운가봐요.^^;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이야기 나눠보려고요. 꼭 무언가로 채우지 않더라도 레오노라처럼 뛰어놀 수 있는 넓은 공간을 얻고 "우리"라는 이름으로 재미있게 행복하게 지낼 수 있지 않느냐고 말이죠. 그리고 그 자리를 책으로 채웠으면 하는 엄마의 바람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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