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초콜릿의 달콤함을 모릅니다 마음이 자라는 나무 11
타라 설리번 지음, 이보미 옮김 / 푸른숲주니어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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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년 전 비슷한 내용의 책을 읽었던 기억이 난다. 그러고 보니 같은 푸른숲주니어의 "마음이 자라는 나무"시리즈 중 한 권인 <카펫에 숨겨진 비밀 쪽지>이다. 파키스탄에서 있었던 실화를 바탕으로 했던 아동 노동에 대한 책이었는데 그 책을 읽을 때에도 한순간도 놓치지 못하고 조바심 내며 읽었다.

 

<나는 초콜릿의 달콤함을 모릅니다> 또한 아동 노동에 대한 이야기이다. 국제 구호 단체에서 일하는 부모님을 따라 여러 나라에서 자란 작가는 아마도 어려서부터 이러한 문제 의식을 가지고 자라지 않았을까 싶다. 그리고 자신이 생각하던 것을 청소년 소설을 통해 나타냈을 것이다.

 

아마두는 아프리카 말리인이다. 너무나 가난한 고향에서 더이상 굶주림을 견딜 수 없어 조금 자라자 직접 벌어먹기 위해 버스 기사를 따라 코트디부아르의 한 카카오 농장으로 왔다. 8살 동생 세이두와 함께였다. 하지만 돈을 벌 수 있을 거라던 기대와는 달리 버스 기사는 돈을 받고 떠나버렸고 아마두와 세이두는 그 다음날부터 이 농장의 아동 노예가 되었다. 버틸 수 있을 만큼 만의 식사량과 창고에서 자야 하고 정해진 만큼의 카카오를 수확하지 못하면 매질에 밥도 없다. 이 악몽이 언제 끝날지 알지 못한다. 그래서 아마두는 수를 센다. 카카오 열매의 갯수, 잠이 들 때까지의 시간, 매질을 견디기 위한 수... 그러던 어느날 이 농장에 힘도 없는 여자 아이 하디자가 잡혀 오고, 하디자는 끊임없이 탈출을 시도한다. 그런 하디자를 보며, 더이상 이 농장에 있으면 동생 세이두를 잃을지도 모른다는 공포에 아마두는 셋이 함께 탈출을 계획한다.

 

아마두는 농장에서 2년 동안 노예로 지내며 이미 희망을 버렸다. 처음엔 반항도 해보고, 탈출도 해보았지만 어린 동생이 있었기에 돌아오는 건 매질 뿐이었다. 그래서 살기 위해 아마두는 그냥 하루하루를 버텼다. 소원이 이루어질리가 없고 자신에게 희망이 있을 것 같지도 않았다. 그저 동생을 지키고 살아남기 위해 버티던 삶이었다. 그런 그에게 희망을, 어쩌면 다른 삶을 살 수 있다는 기대를 가지게 한 것이 하디자였다. 태생부터 다르고 생각도 다르고 성격도 다르지만 이들은 원래의 삶으로 돌아가기 위해, 정말로 살기 위해 먼 여정을 시작한다.

 

"공정 무역"이라는 말을 아이들 동화를 읽으며 알게 되었다. 어떻게 2000년이 넘은 이 시대에도 아이들을 노예처럼 부려먹을 수 있는 건지 이해할 수가 없다. 그저 농장주들의 횡포라고만 생각했고 그냥 그런 것들을 사지만 않으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나는 초콜릿의 달콤함을 모릅니다>를 읽으며 단순한 문제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러니까... 아줌마 말씀은 지난 이 년 동안 우리가 농장에서 키워 온 카카오가...., 잠들지 못하는 도시 아이들을 위한 거였다는 뜻인가요?"...234p

 

이 세상 어디선가는 아직도 아동 착취가 벌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우리 4살 아이가 매일처럼 먹는 초콜릿에서조차 이런 아픔이 담겨있다는 사실은 미처 인지하지 못햇다. 초콜릿의 비싼 가격은 초콜릿 대형 회사 차지가 될테고 원자재를 수확하는 1차 산업으로는 돌아가는 것이 없다 보니 아동 착취까지 이어진다. 이런 사실을 이 세계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을까. 초콜릿은 더이상 달콤하지 않다. 다시 한 번 공정무역에 대해 적극적으로 생각해보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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