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하며 놀고 있네 라임 틴틴 스쿨 7
야니 판 데어 몰렌 지음, 김희상 옮김, 김고은 그림 / 라임 / 2016년 12월
평점 :
절판


재미있는 제목에 표지 그림도 참 익살스러운데... 책을 본 중1짜리 딸은 "헉! 헐~"이라고 내뱉곤 "나보고 읽으라고 할 거 아니지?"란다. 이유는 하나다. "철학"이라는 단어가 들어있다는 것. 도대체 왜 "철학"이라는 낱말이 이렇게 쳐다보기도 싫고 생각하기도 싫은 존재가 되었을까. 하지만 잘 생각해 보면 나 또한 그때는 그랬던 것 같다. 외워야 할 것만 잔뜩 있고 이해조차 할 수 없었던 학문. 그래도 이해해보겠다고 그때 당시 유명했던 책 <소피의 세계>에 도전해 보기도 했으나 실패. 잘 외워지지도 않는 인물들의 이름만 잔뜩 나온다고 기억했던 책. (다시 읽어봐야겠다. 지금 읽으면 어떤 느낌일지..^^)

 

철학에 대한 수업을 할 때마다 아이들에게 철학하면 떠오르는 이미지, 느낌 등을 먼저 묻고나서 철학의 정의를 알려준다. 내가 알고 싶었던 것, 궁금한 것, 더 찾아보고 싶은 것이 있다면 그것을 해 가는 과정 자체가 바로 철학이라고. 우리가 좀더 합리적인 결정을 하기 위해 우리는 제대로 생각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 꼭 필요한 것이 바로 철학이라고. 여기까지는 이해하지만 그 다음으로 넘어가면 아이들은 다시 멘붕 상태이다. 각각의 단계는 이해하겠으나 하나로 합쳐놓으면 다시 "철학"은 내가 모르는 것, 어려운 것, 끔찍한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철학하며 놀고 있네>는 이야기가 있다. 한 반 아이들과 철학 선생님이 계시고 이들의 철학 수업과 함께 반 아이들 각자의 고민이 함께 소개된다. 그래서 좋았다. 현실적인 아이들의 고민이 철학 수업을 통해 소개되는 철학자들의 고민과 함께 연계되며 아이들과 독자가 아주 자연스럽게 철학에 대해 가깝게 다가갈 수 있도록 한다. 일반적인 철학책처럼 철학자들을 시간 순서로 나열하고 개념을 설명하지 않는다. 이 훌륭한 철학 선생님은 자신이 중요하고 꼭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철학자들만 주제별로 묶어 소개한다. 그러다보니 철학이 외워야 할 대상이 아닌, 내 생활 속에 스며드는 문제 해결 방법을 알려주는 개념으로 등장한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이를 '황금의 중도'라는 아름다운 개념으로 표현했어. 균형 잡힌 생각을 하며 중도를 찾아 완벽해지려 노력할 때 우리는 행복해질 수 있다는 뜻이야."...236p

 

철학자들에 대한 공부가 필요하다고 느끼고 있던 때에 만난 책이라 아주 즐겁게 읽었다. 스와트 선생님의 설명은 더할나위 없이 간결하면서도 쏙쏙 이해를 돕는다. 시험도, 채점도 없는 선생님의 수업처럼 철학자의 이론보다는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어떤 생각을 해야 하는지에 초점이 맞춰있기에 관심을 확장시키기에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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