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결의 역습 - 청결 강박에 사로잡힌 현대인에게 전하는 충격적인 보고서
유진규 지음, 미디어초이스 방송제작 / 김영사on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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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최근 주위에는 아토피나 천식, 비염이 없는 아이를 본 적이 없는 것 같다. 우리집만 봐도 가족 모두가 비염에, 아이는 약하지만 살짝 아토피가 있고 나는 가벼운 천식도 가지고 있다. 이 알레르기의 주범은 집진드기와 계절성 변화. 며칠 전 50% 할인을 한다길래 매트리스 청소를 하기 위해 불렀다. 결혼 후 한 번도 바꾸지도, 청소를 제대로 해보지도 않은 매트리스를 보고 아저씨는 기함을 하셨다. 얼른 바꿔야 할 것 같다고.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매트리스는 미세먼지 천지에 곰팡이까지 핀 상태라 결국 새 침대를 구입하기로 하였다. 평소 깔끔한 편이 아닌지라 어쩌다 한 번씩 대청소라도 할라치면 쌓이고 쌓인 먼지에 우리가 이래서 다들 비염이 있구나...하고 생각할 때가 많다. 아토피나 비염이 있는 집은 다들 열심히 닦고 치우고 쓸고 한다는 사실을 잘 알기에...하지만 <<청결의 역습>>을 읽으면서 나는 내 자신을 한 번 위로해 본다. 그 위로가 비록 억지로 끼워맞춘 변명일지라도!^^

 

"청결 강박에 사로잡힌 현대인에게 전하는 충격적인 보고서"라는 부제목에 맞게 이 책을 읽다보면 가족의 건강을 위해 열심히 쓸고 닦았던 내가 그동안 정말 잘 한 것이었을까? 하는 생각이 잠깐 들 것이다. 하지만 찬찬히 읽어보다 보면 이 책이 진짜 말하려는 것이 무엇인지 깨닫게 된다. 이 책은 단지 "청결하려고 노력하지 말아라"를 말하려는 것이 아니라 우리 몸 속의 유익균에 대해 말하고 있기 때문이다. 단지 그 유익균이 우리가 없애려는 유해균과 함께 사라져 우리 몸이 이상증세를 보이고 있다는 사실이다.

 

책 속에는 이미 TV로 방송되었던 다양한 실례들이 자세하게 소개되고 있다. 심한 아토피나 비염, 천식을 앓던 아이들, 어른들이 어떤 과정을 통해 훨씬 좋은 결과를 얻게 되었는지...

 

"아이들의 장내세균을 검사한 서울 삼성병원 안강모 교수는 "장내세균이 제대로만 발다달하면 아마도 알레르기를 잘 일으키지 않는 건강한 면역체계를 유지하게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138p

"항생제 사용과 알레르기 위험도 사이에는 역학적으로 유의미한 상관성이 있다. 생후 1년 이내에 항생제를 사용하면 천식에 걸릴 가능성을 50% 증가시킨다."...172p

 

우리나라에서는 남용되고 있는 항생제가 이렇게 큰 영향을 끼치리라고 누가 생각이나 했을까. 책은 다소 이론적인 설명들로 어렵게 느껴지곤 하지만 이 책이 전하려는 의미는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우리가 유해균을 없애려고 사용하는 락스나 구강청결제 등, 당장의 아픔을 낫게 하기 위해 사용하는 항생제로 인해 우리 몸 속에서 좋은 역할을 하는 유익균들은 사라지고 오히려 유해균들이 살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주며 그렇게 활개치게 된 유해균들은 우리 몸에서 각종 질병들을 일으키게 된다는 사실이다.

 

"우리는 위생의 개념을 다시 정의해야 할 시점에 와 있다. 위생이란 우리에게 친구가 되는 무고한 세균들에 항균물질과 항생제를 퍼붓는 홀로코스트를 가하지 않으면서 유해한 병원균들을 적절히 피하는 것이다. 그리고 친구 세균들의 도움을 받아 나쁜 세균들을 견제하는 것이다."...179p

 

이 책을 읽고 나니 보이지 않던 것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신문에서 그냥 대충 보고 넘겼을 것들이 하나하나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우리만 몰랐던 사실. 이미 의학계에서는 우리 몸의 유익균을 살리기 위해 많은 실험과 과정이 진행되고 있었다는 것이다. 우리가 구석기 시대로 돌아갈 수 없다면 일상생활 중 어느 정도의 청결은 당연하겠지만 너무 유난떨지 말고 적절한 식이요법으로 유해균이 활성될 만한 환경을 만들어주지 않는 것, 이 사실만 기억하면 되지 않을까. 위생에 대새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고 조금 더 가족의 식사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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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int236 2013-11-30 20: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농담처럼 아내에게 하는 말이 있습니다. 애들 너무 깨끗하게 키우면 더 아픈거야. 우리 어린 시절에는 땅에 떨어진 것도 주워 먹고 그랬잖아. 그러자 아내하는 말이 요즘은 그러면 큰일난다네요. 땅이 너무 오염되어서...땅에 떨어진 것도 못먹는 정말 더러운 세상이 되었습니다.

ilovebooks 2013-12-09 13:24   좋아요 0 | URL
저희 아이 6살 때인가... 놀이터에서 누가 흘린 라면땅을 주워먹고 있는 모습을 보고 기겁했던 기억이 나네요.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