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둥이 루비와 가닛 시공주니어 문고 3단계 47
재클린 윌슨 지음, 닉 샤랫 그림, 지혜연 옮김 / 시공주니어 / 2005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동생이 태어날 때 그 위의 형제가 받는 스트레스는 배우자가 바람을 피웠을 때 받는 스트레스와 같은 것이라고 들었다. 그만큼 강렬한 경험이고 힘든 상황이라고. 아마도 평생을 비교하고 경쟁하고 우정을 나누면서도 힘겨루기를 해야 하는 유일한 존재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럼에도 우선 각자의 인격을 존중해 줄 수는 있다. 하지만 쌍둥이라면 어떨까. 

태어날 때부터 함께이고 모든 것을 함께 한 쌍둥이라면, 자신과 모든 것이 똑같은... 마치 거울을 보는 듯한 평생의 반려자가 언제나 함께 있으므로 그들은 하나의 몸에 두 개의 영혼이 담긴 존재라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들도 엄연한 두 개의 인격체이므로 성격도, 개성도, 취향도 물론... 다를 수 있다. 항상 같은 존재라고 생각해오던 이들이 과연 어떻게 서로의 존재를 인정할 지.

<<쌍둥이 루비와 가닛>>은 그런 쌍둥이의 모습을 정말로 리얼하게 그리고 있다. 10살인 루비와 가닛은 언제나 같은 옷에 같은 머리 모양, 같은 걸음걸이, 같은 행동에 똑같이 말을 한다. 반은 남들에게 과시하거나 임팩트를 주기 위한 장난이고 반은 십년동안 매일같이 함께 했으므로 당연하게 할 수 있는 그들만의 언어이다. 하지만 그들의 성격은 사실 정반대! 루비는 활발하고 나서기를 좋아하고 잠시도 가만히 있지 못하지만 가닛은 내성적이고 조용하고 사색을 좋아한다. 그러니 가닛이 언제나 언니 루비의 결정을 따라가는 것은 당연하다. 

이들이 이렇게 평생을 보낼 수 있을까? 당연하게도 아니다. 아빠에게 여자친구가 생기고 급기야 새로운 생활을 위해 이사를 하게 되면서 이들은 새로운 환경 속에서 서로가 원하는 것이 서로 다름을, 지금껏 함께 붙어다니며 강한 무기로서 작용하던 것들이 이제는 삐걱거리게 되었음을 인정하게 된다. 그 인정하기까지의 과정은 쉽지 않다. 때로는 질투를, 때로는 미안함을, 때로는 자존심을, 때로는 격한 감정들을 느끼게 된다. 과연 귀엽고 발랄한 이 쌍둥이들이 험난한 다리를 건너 반대편에 잘 도착할 수 있을까?

"이 편지를 읽고 보니 루비와 네가 늘 붙어 있다는 것이 어쩌면 너희 둘 모두에게 나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더구나. 너희 둘이 서로를 방해하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말이다. 각자에게 아주 귀중한 기회마저 놓치면서 말이야. 앞으로 크면서 각자 독립된 개인으로 발전할 필요도 있을 것 같다."...194p

작가는 이 꼬마 아가씨들의 이야기를 이들의 노트를 통해 보여주고 있다. "우리"에서 "나"가 되는 과정이 이 아이들의 진심어린 이야기를 통해 전해지니 읽는 이로서 정말 진실성과 현실감을 느낄 수 있다. 이 나이 또래의 쌍둥이들이 읽으면 정말 많은 도움을 받을 듯. 우리 딸 추천 별 다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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