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와 슈퍼 복숭아 시공주니어 문고 2단계 20
로얼드 달 지음, 퀸틴 블레이크 그림, 지혜연 옮김 / 시공주니어 / 2000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로알드 달"이라는 작가는 정말 상상의 나래를 끝없이 펼치는 듯하다. 조금이라도 현실에 발이 묶여 무서워서, 혹은 그렇게까지..라며 미루거나 멀찍이 거리를 두던 모든 끈을 끊어버리고 마치 폭주하듯 훨~훨~ 날아간다. 정말 거침이 없다. 아이들조차도 상상해보지 못한 모든 것들이 표현되어 있으니 어쩌면 아이들이 로알드 달의 작품 모두를 사랑하는 건 당연할 것이다. 

<<제임스와 슈퍼 복숭아>>에서는 그 상상의 모든 것들이 집결된 듯 보인다. 말도 안되는 사고로 부모를 잃고 한순간에 고아가 되어버린 "제임스"의 고통스럽고 힘든 삶이, 마치 그 삶에 보답이라도 하려는 듯 우연한 기회에 이상한 일들이 벌어지며 "모험"의 세계로 이끈다. 

당연히 이런 주인공이 등장하는 모든 동화처럼 이 책에도 제임스를 괴롭히는 못된 악당이 등장하는데 불행하게도 그 악당들은 제임스의 두 고모이다. 언덕 위에 자리잡은 집에서 한 발자국도 내보내지 않고 그 누구도 만나지 못하게 한 채 일만 시키는 고모들.

"시간이 갈수록 제임스는 점점 더 슬프고 외로웠다. 제임스는 날마다 정원 가장자리에 서서, 발 아래에 마법의 양탄자처럼 너무도 아름답게 쭉 펼쳐진, 하지만 도저히 가 볼 수 없는 숲이며 들판이며 바다가 있는 세상을 그리워하며 그저 바라볼 뿐이었다."...15p

너무나 불쌍한 아이들은 하늘이 돌보는 법!^^ 제임스에게도 구제받을 길이 열렸으나 그 희망은 엉뚱한 방향으로 나타나고 오히려 제임스는 거대해진 벌레 혹은 곤충들과 새로운 모험을 하게 된다. 복숭아 나무에서 열린 거대한 복숭아를 타고 끔찍했던 이 곳을 떠나 새로운 곳으로 갈 수 있다는 희망!

전체 이야기는 불우했던 제임스가 모험 끝에 행복해진다는 단순한 진리의 구성을 띄지만 그 중간중간 보여지는 환상적인 모험은 그야말로 상상 가득이다. 또한 제임스의 친구가 된 벌레와 곤충들을 통해 우리가 평소 하찮게 여기던 수많은 존재들이 우리들에게 얼마나 유익하게 존재할 수 있는지, 혹은 그렇지 않더라도 그 존재 자체로서 얼마나 행복할 수 있는지를 알려준다. 

"난 거미를 절대로 죽이지 않겠다. 도와 주고 구해 주고 같이 놀자고 놀이방에 초대해야지"...259p

아이와 어른의 감성은 분명 다르다. 나 또한 이 작품을 재미있게 읽었지만 아이의 경우 전혀 의외의 장면에서 빵~! 터졌다. 누에가 실을 뽑는다는 장면이 그 어디에서도 묘사되지 않는데도 아이는 상상만 해도 얼마나 웃긴지 모른다며 몇 분이나 웃던지...ㅋㅋ 그렇게 해맑은 웃음을 보며 진정한 "감성"은 바로 이런 곳에 있는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을 해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