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가가 되려는 아이에게...

미술 수업
토미 드 파올라 글, 엄혜숙 옮김 / 문학동네 / 2007년 11월

신문의 책 소개란에 내용과 함께 읽고난 후 독후활동까지 이렇게 하라~ 하고 소개하고 있어 "화가"가 꿈인 아이를 위해 구입했다.
단숨에 읽더니, "흠~, 뭐!" 란다.
"무슨 뜻이야? 재미 없어?"라고 물어보니 재미는 있지만 깊은 감동은 없다나...ㅋ
7세이고 이제 막 두꺼운 책을 읽기 시작한 우리 아이에게는 너무 쉬운 책이었나보다.
게다가 신문에서 소개했던 8가지 색만으로 그림그리기 독후활동을 하자고 하니 귀찮아하기까지...ㅠㅠ
엄마의 노력을 뭘로 보는게냐! 너는!!!(뭐, 아이들은 부모 맘대로 되는 것이 아니니, 할 수 없다.)

커서 화가가 되는 것이 꿈인 토미는 그림을 잘 그리고 항상 그림을 그린다. 
"토미의 쌍둥이 사촌 누나들은 진짜 화가가 되려고 미술학교에 다니고 있었어요.
누나들은 토미에게 다른 사람의 그림을 따라 그리지 말라고 했어요.
대신 연습하고, 연습하고, 또 연습하라고 했지요.
그래서 토미는 그렇게 했어요."
수많은 그림을 그리고, 주위 어른들의 지지를 받는 토미는 그러나 침대보나 벽에는 그림을 그려서는 안된다는 제재를 받게 된다.
유치원과 학교에서 제대로 된 미술 수업을 받기를 원하는 토미는, 유치원에선 바람에 날아가는 그림물감을 사용해 우글쭈글해지는 종이에 그려야 한다는 사실에 실망한다. 
1학년이 되어 학교에 입학하면 제대로 된 그림을 그리게 될 거라는 희망을 가졌지만 막상 그림 그리기 시간이 되자 토미가 가진 64색 크레용은 사용할 수 없었고, 선생님께서 나눠주신 8색 크레용과 종이 딱 한 장밖에 사용할 수 없었다. 
게다가 미술 선생님은 선생님 그림을 보고 따라 그리라고 하신다.
화가가 되고 싶은 토미는... 이 난관을 어떻게 극복할까?

  
  

요즘 아이들은 너무나 풍족한 생활을 하고 있기 때문에 5살만 되어도 이미 12색 이상의 크레파스를 갖게 된다.
7세인 우리 아이는 매년 유치원에 보내고 선물받고 하다보니 어느새 크레파스만 3개가 되었다.
토미가 자랑하는 64색 크레용을 우리 아이는 96색으로 갖고 있으니 말이다.
(아까워서 쓰지도 못하고 고이 모셔두고는 있지만...)
때론 제한된 재료로도 그림을 그릴 수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고 싶었다.
토미도 학교에 입학해서 그러한 것들을 배우게 되지 않았을까?
제일 잘하는 것을 더욱 잘 하고 싶었던 토미이지만 때론 친구들과 함께 "규칙"이라는 규범 안에서 행동할 줄도 알아야 한다는 사실을 배웠을 것이다.
바우어스 선생님의 해결책은 얼마나 지혜로우신지!!!
토미를 특별취급 하지도 않으면서 아이의 재능을 살려줄 수 있는 길을 찾았으니 말이다. 
그렇게 토미는 자라 이 책의 저자가 되었으니... 왜 감동적이지 않을까...

한창 두꺼운 책을 읽는다고 자만심이 하늘을 찌르는 우리 아이에게 몇 번이고 다시 읽으라고 권해주어야겠다.
그리고 꼭! 한 장에 8색 크레용 그리기를 시도해봐야지!!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