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노키오 인디고 아름다운 고전 시리즈 6
카를로 콜로디 지음, 김양미 옮김, 천은실 그림 / 인디고(글담)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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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고의 "아름다운 고전 시리즈"는 읽는 기쁨이 무척 크다. 우선 어려서부터 많이 읽어 왔고, 읽지 않았더라도 누구나 알고 있는 명작을 아름다운 일러스트와 함께 완역으로 읽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피노키오>만 해도 그렇다. 피노키오의 대강의 줄거리도 모르는 사람이 어디 있을까. 우리 아이가 읽던 피노키오만 해도 돌 무렵부터 읽던 8장짜리 진짜 짧은 피노키오부터 시작하여 조금 자라서 읽었던 이른바 유아들을 위한 명작 전집과 디즈니가 만든 애니메이션 속의 피노키오까지... 큰 줄거리에서 자잘한 에피소드를 가감하여 결국은 피노키오가 착한 사람 아이가 된다는 결말을 내며 끝을 맺는다. 

조금은 두꺼운 듯한 이 책의 첫장을 넘기며 내가 몰랐던... 원작의 내용은 과연 무얼까...를 생각했다. 그리고 설레였다. 각 챕터의 줄거리를 요약한 듯한 목차 소제목이 무척이나 시적이다. 그리고 역시나 아름다운 색감의 일러스트와 함께 <피노키오>를 시작했다.

  

  

전체 줄거리를 놓고 보자면... 그 어떤 동화책보다 디즈니의 <피노키오>가 이 완역본과 가장 닮아있어 무척이나 놀랐다. 요정만큼이나 귀뚜라미의 역할이 큰 것과 피노키오가 계속해서 실수와 잘못을 저지르는 에피소드들이 그렇다. 

피노키오....를 읽다보면 실수와 잘못을 하고 반성을 하고, 다시는 그러지 않겠다고 다짐하고서는 또다시 같은 실수와 잘못을 저지르는 피노키오에 화까지 나려한다. 이젠 제대로 반성을 했겠지... 설마 그렇게 당하고도 또 약속을 어기거나 실수를 하겠어?...라고 생각하다보면 피노키오는 또다시 우리를 실망시킨다. 그런데도 피노키오의 옆을 지키는 요정과 귀뚜라미와 제페토 할아버지는 그러한 피노키오를 절대로 포기하지 않는다. 실망하기는 해도 진짜 사람 아이가 아니고 한낱 나무 인형 꼭두각시에 불과해도 반성의 기미가 보이면 용서해주고, 다독여주고, 위로해주며 올바른 길로 나아가도록 지도해준다.

짧은 그림책이나 동화책으로는 느끼지 못했던 것들이 눈에 보인다. 어쩌면... 피노키오는 많은 실수를 하면서 조금씩 조금씩 배워가는 우리 아이들의 모습을 그린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 어른들의 잔소리를 듣기 싫어하고 공부도, 열심히 일하는 것도 싫어하지만 사실, 마음 저 깊은 곳에는 친구들을 배려할 줄 알고, 어려움에 처한 사람들을 도와줄 줄도 아는 피노키오는 천성은 착하지만 꾐에 잘 빠질 뿐이다. 

"알고 있단다. 그래서 널 용서한 거야. 진심으로 후회하는 모습을 보고 네가 마음이 착한 아이라는 걸 알았거든. 마음이 착한 아이는 말썽을 피우고 니쁜 짓을 하더라도 새 사람이 될 희망이 있는 법이란다. 내가 여기까지 널 찾아온 것도 다 그 때문이야."...192p

"장하구나, 피노키오! 네 갸륵한 마음을 생각하여 지난 잘못은 모두 용서하도록 하마. 부모를 사랑하고, 부모가 병들고 가난할 때 정성껏 돌볼 줄 아는 아이는 칭찬과 사랑을 받을 만하단다. 말 잘 듣고 착한 행동을 하는 모범적인 아이가 아니더라도 말이야. 앞으로 착하게 살렴. 그러면 행복해질 거야."...323p

피노키오 주위에 피노키오를 포기하지 않고 용서해주고 사랑해주는 이들이 있었기에 피노키오는 완전한 사람 아이가 될 수 있었다. 긴~긴 에피소드들을 읽고 난 뒤, 사람 아이가 된 피노키오를 만나니... 그 감동이 색다르다. 전에는 느껴보지 못한 감동이다. '아! 드디어 피노키오가 해냈구나!'하는 느낌.^^

아이와 함께 많은 피노키오를 읽어봤어도 한 번도 느껴보지 못한 이 감동은... 아마도 완역의 온전한 이야기에 있을 것이다. 그 어떤 작은 이야기도 빠지지 않은 완전한, 제대로 된 <피노키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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