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나귀의 지혜>를 리뷰해주세요.
당나귀의 지혜 - 혼돈의 세상에서 평온함을 찾기
앤디 메리필드 지음, 정아은 옮김 / 멜론 / 2009년 4월
평점 :
절판


내가 아는 당나귀라곤... 바로 이녀석!! 뿐이다.

 

고양시 한 동물원에서 정해진 시간마다 아이들에게 만져지러 동물원을 한 바퀴 산책을 하는  당나귀이다. 그때는 생각도 못했다. 그저 많이 유순한 모양이라고... 유순하지 않더라도 교육을 받았고, 조련사가 옆에 있어 이리 얌전한가 보다...정도로만 생각했다. 당나귀를 안아볼 기회가 생긴 아이들은 얼마나 기뻐하는지! 자신이 큰 특혜라도 받은 양 우쭐댄다.

<<당나귀의 지혜>>를 읽어보니 이제야 알겠다. "세상에서 가장 중요하고, 가장 민감하고, 가장 총명하고, 가장 사려 깊고, 가장 고통받는 동물"(...20p)이라고 영화 <당나귀 발타자르>의 감독 로베르 브레송 감독이 말했다. 가장 연약해 보이고 가장 온순한 이 동물이 다른 어떤 동물들에 뒤지지 않게 많은 짐을 지고, 주인들에게 혹사당해도 결코 고통을 밖으로 내보이지 않는... 그런 동물이라고. 지금껏 당나귀에 대해 그렇게 생각해본 적이 한 번도 없다. 아니, 당나귀에 대한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고 하는 것이 옳을 것이다. 하지만 다른 많은 문인들은 "당나귀"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가졌었나 보다. 

<<당나귀의 지혜>>는 저자 앤디 메리필드가 당나귀 그리부예와 함께 프랑스 시골 이곳저곳을 여행한 여행기이며, 그만의 사색 에세이이기도 하다. 처음 당나귀에 사로잡히게 된 계기부터 그리부예와 호흡을 맞추는 과정, 한 "당나귀"와 한 "사람"에 대한 애정이 아름다운 프랑스 풍경과 함께 고즈넉하게 그려진다. 한 장 한 장 넘길 때마다 놀라운 천성을 지닌 당나귀에 대해 놀라고, 수많은 작품들을 언급하는 저자에게 놀란다. 눈에 고칠 수 없는 병이 나도록 많은 독서를 하고 공부를 했다는 저자가 말하는 작품들은 모두 당나귀에 대한 이야기들이다.(어찌보면 당연한 것이겠지만..^^) 

"어쩌다 내가 길을 잘못 들더라도 그리부예는 절대 불평하지 않는다. 그는 우리가 특정한 장소를 향해 가고 있지 않다는 사실, 특정한 목적을 가지고 나아가고 있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다. 우리는 그저 하루하루의 모험에 충실할 뿐이다. 우리가 여행하는 이유는 ...... 음, 그저 여행하고 있으니까 여행하는 것이다." ...178p

 인간이 아닌 동물과 호흡을 맞춰 함께 한다는 사실 자체가 얼마나 놀라운가! 아니, 오히려 사람이 아닌, 다른 동물이 아닌 "당나귀"였기 때문에 가능했을지도 모를 일이다. 너무 외롭지도 않고, 너무 고독하지도 않은... 서로의 사색에 잠겨 그렇게 조금씩 조금씩 앞으로 나아가는 여행은 저자에게 사색의 길이 되고, 치유의 길이 되었다. 

당나귀를 새롭게 보게 된다. 이 책이 서술되는 내내 언급되었던 <돈키호테>가 읽고 싶다. 프랑스 시골로 여행하고 싶다. 그리고... 그리부예 같은 당나귀도 만나고 싶다. 

 

- 서평 도서의 좋은(추천할 만한) 점 : 느긋한 여행, 느긋한 사색을 즐기고 싶게한다.

- 서평 도서를 권하고 싶은 대상 : "느긋함"과 "전원스러움"을 만끽하고 싶으신 분들
 

- 마음에 남는 '책속에서' 한 구절 :  

"마음 속의 모든 것을 비우고 속도를 늦춘다. 당나귀와 함께 있을 때는 뭐든지 천천히 해야 한다. 마치 허리까지 오는 물속에서 걷는 것처럼 천천히 일관성 있게 움직여야 한다. 사려 깊고 느린 동작은 당나귀에게 신뢰감을 준다. 신뢰감을 형성하기 위해서는 미세한 단계를 찬찬히 밟아나가야 한다."..30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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