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은행통장>을 리뷰해주세요.
엄마의 은행 통장
캐스린 포브즈 지음, 이혜영 옮김 / 반디출판사 / 2009년 3월
평점 :
절판


6학년 때, 친구들과 <빨간머리 앤>을 한 권씩 사서 읽은 적이 있다. 그 해에 우리가 알던 앤의 뒷이야기가 처음 출판되어서 우리들 사이에는 제법 이슈였다. 그 책들을 읽으며... 내가 가장 감동받았던 부분은 길버트와 앤의 연애사에 이은 결혼도 아니고, 앤이 결국은 아주 훌륭한 교사가 된 사실도 아니었다. 여러 아이를 낳고 그 아이 하나하나를 대하는 앤의 마음가짐과 자세에...난 무척이나 고무되었다. 나도... 나중에 자라 결혼하여 아이를 낳으면... 꼭~ "앤"과 같은 엄마가 되리라! 무릎 꿇고 아이의 눈에 나의 눈을 맞추며 스킨십에 전혀 주저함없이 아이에게 애정 표현을 해줄 것이며, 어떤 엉터리같고 웃음이 나는 이야기일지라도 앤처럼 진지하게 들어주고 함께 공감해 주리라고...그렇게 결심했다. 

나는... 지금 그런 엄마일까? 전혀... 아니다. 아이를 100% 지지해주리라던 결심은 어느새 사라져 가끔은 아이를 비웃기도 하고, 핀잔을 주며 내 몸에 살짝 얹혀진 손을 내칠 때도 있다. 우리 엄마에게 받은 설움을 그대로 내 아이에게 전해주고 있구나...싶어 섬뜩할 때가 있다. 

<<엄마의 은행 통장>>을 읽으며 내내... 나 자신을 반성했다. 세상엔 이렇게 훌륭한 엄마가 분명 존재하는데... 왜~ 난....이렇게 되어버린걸까? 

이 책은 노르웨이에서 이민한 외가쪽과 캐스린네 가족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이 가족들이 어찌나 똘똘... 뭉쳐 사는지 마치 우리나라 가족을 보는 듯하다. 어려울 땐 바로 모여서 의논하고 머리를 맞대고 좋은 해결책을 찾아낸다. 특히 캐스린의 엄마는 아이들의 완전한 보금자리이자 든든한 버팀목이다. 어찌나 지혜로운지 각각의 에피소드를 읽을 때마다 감탄에 감탄을 하게 된다. 

때로는 아이를 100% 신뢰해주고, 때로는 엄격하며, 때로는 카리스마 넘치고 때로는 한없이 귀여운 분이시다. 때로는 강인하고 때로는 약하지만, 절대 흩트러진 모습을 보여주시지 않는다. 그런 부모 밑에서 자란 아이들이 어찌 훌륭하게 자라지 않을 수 있을까. "훌륭하다"라는 의미는 좋은 직업을 가졌다는 의미로만 쓰이지는 않는다, 당연히... 창피해야 할 때 창피할 줄 알지만, 자존심까지 버리지는 않는 것, 슬픔을 웃음으로 이겨낼 줄 아는 여유.... 언제나, 어떤 상황에서도 긍정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힘! 이런 것들을 가진 사람이야말로 훌륭한 어른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다 좋았었어."
엄마가 단호하게 되풀이했다.
"그 모든 것이 말이야." ...268p

나도 아이에게 존경스럽고 신뢰가 가는 엄마이고 싶다. 무엇보다 지혜로운 엄마이고 싶다. 아이를 사랑하는 마음을 드러내고 100% 신뢰할 수 있는 엄마이고 싶다. 웃음이 나기도 하고, 감동으로 밀려오기도 했던 카트린네 가족이 너무나 사랑스럽다. 아이에게 소홀해질때마다 이 책을 꺼내 읽어야겠다. 그리고 나를 다잡아야겠다. 

 

- 서평 도서의 좋은(추천할 만한) 점
: 가슴이 따뜻해지고 입가에 미소가 절로 번진다. 나 자신을 돌아보는 계기도 되었다. 
  

- 서평 도서를 권하고 싶은 대상
: 따뜻한 가족 소설을 좋아하시는 분들. 아이를 둔 모든 "엄마"들이 읽으면 좋을 것 같다. 

- 마음에 남는 '책속에서' 한 구절 

" 다 좋았단다."
엄마가 말했다.
"어떻게 그런 말씀을 하실 수가 있어요? 글쎄, 내가 기억하는 것만 해도, 엄마......"
"다 좋았었어."
엄마가 단호하게 되풀이했다.
"그 모든 것이 말이야." ....268p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