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가 남긴 한 마디 - 아지즈 네신의 삐뚜름한 세상 이야기 마음이 자라는 나무 19
아지즈 네신 지음, 이난아 옮김, 이종균 그림 / 푸른숲주니어 / 2008년 11월
평점 :
절판


 
"아지즈 네신"이라는 작가의 책은 이번이 처음이다. 하지만 책장을 넘길 때마다, 그리고 한 작품이 끝날 때마다 계속해서 감탄해 마지 않는다. 그의 작품에는 이백 개가 넘는 필명으로 백 권이 넘는 작품을 발표하여 터키의 국민작가로 추앙받고 있는 만큼, 또한 작가이기 이전에 인간의 존엄성 회복과 보호에 앞장서 온 투철한 인권운동가인 만큼, 매우 풍자적이고 매우 치열한 우리의 삶 자체가 들어가 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그의 글은 "우화"의 성격을 띄기 때문에 어둡지 않다. <<개가 남긴 한 마디>>에서처럼 ’개’나 ’당나귀’, ’양’이 등장하여 인간 군상들을 대변한다. 그가 자신의 풍자관을 "풍자는 세계를 웃음거리가 되는 것으로부터 구해 준다"라는 글로 정의했다고 한다. 그만큼 그의 글들은 저도 모르게 미소가 지어지면서도 그 날카로움에 놀라게 된다.

그 날카로움이란, "아지즈 네신"이 발표한 이 책들은 이미 몇 십년이 흘렀건만 지금 현재 우리의 정치, 사회의 모습과 아주 똑같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까마귀가 뽑은 파디샤>나 <당신을 선출한 죄>, <아주 무서운 농담>은 우리나라 현 정세와 딱 맞아떨어지는 듯 하다. 서로 높은 자리에 선출되고 싶어 좋은 일을 많이 할 거라는 공략을 남용하는 모습이라거나 도대체 누구 때문에 나라가 이 모양, 이 꼴이냐고...찾아보니 결국 내가 선출했기 때문이구나...같은...ㅋㅋ, 혹은 듣고 찔리라고 비방용 이야기를 만들어 퍼트렸더니, 정작 본인(높은 고위관리직)들은 자신의 이야기인지 모르더구나...하는 이야기들이다. 

사회 전반에 걸친 이야기를 이렇게 재미있는 이야기로 만들 수 있는 그의 능력이 매우 존경스럽다. 그의 이야기들 속의 나라들은 하나같이 이상한 나라들 뿐인데, 읽고나서 보면 그 나라는 세계 어디에서나 있을법한 나라이니 정말 신기할 따름이다. ’풍자란 이런 것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모든 작품의 놀라움에 "허!" 하고 무릎을 쳤지만 나도 모르게 "하하하!" 하고 웃어버린 한 작품이 있으니, 바로 <도둑고양이의 부활>이다. 

도둑질을 매우 자랑스럽게 하는 마을이 있었다. 이 마을에 "충반"이라는 도둑고양이가 살았는데, 이 고양이의 솜씨는 너무 감쪽같고 귀신같아서 모두들 존경하고 귀여워 했더란다. 해가 가고, 나이가 들어 결국 충반은 죽게 되고 마을 사람들은 장례식까지 잘 치러주었다. 

"충반이 죽은 후 마을은 정적에 휩싸였다. 하지만 두 달 후, 기적이 일어났다. 충반의 무덤 위에 위풍당당한 건물 한 채가 우뚝 솟았기 때문이다.
국. 세. 청!
마을 사람들은 저마다 국세청 건물을 가리키며 한 마디씩 했다.
"충반의 혼이 부활했어!""....21p



우하하!!! 어쩜 좋아~~~!!! 난 이 이야기가 너무너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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