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놀아도 재미나요 - 비가 와서 밖에 나가지 못할 때 네버랜드 마음이 자라는 성장 그림책 10
콜레트 엘링스 지음, 이정주 옮김, 마리알린 바뱅 그림 / 시공주니어 / 2008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내가 아이에게 딱 한 가지 바라는 것이 있다면... 그건 내 아이 입에서 "심심해"라는 소리가 나오지 않는 것이다. 외동아이라 같이 놀 형제, 자매도 없고 엄마, 아빠가 항상 같이 잘~ 놀아주는 것도 아니고, 외향적이라 집 앞에 있는 놀이터로 뛰어나갈 성격도 되지 않는다는 것을 잘 알면서도, 아이로서는 어쩔 수 없이 하는 말이라는 걸 잘 이해하고 있으면서도 일단 그 "심심해"라는 말을 들으면 신경질부터 나기가 일쑤다. 한 템포 참는 엄마가 되지도 못해서 "넌~ 좀 그 얘기 좀 안 하면 안되냐? 심심하면 니가 놀 거리를 찾으면 되잖아. 6살이나 되서 맨날 심심해, 심심해.. 그게 뭐야?"라고 하면 아이는 입이 피노키오 코처럼 나와서는 방으로 들어가 버린다.

"어떻게 하면 혼자 잘~ 노는 아이가 되는 거지?"라는 의문은 풀 수 없는 숙제 같았다. 주위에선 시간이 해결해 준다, 둘째를 낳아라, 다~ 그러면서 크니 그냥 냅둬라..등등과 같은 조언을 해주지만 외동아이를 둔 엄마로서는 <항상 심심해 하는 아이>에서 시작된 생각이 <융통성과 창의성이 없는 아이>에 이를만큼 비약적으로 생각되는 것이다. 

시공주니어에서 나온 <네버랜드 마음이 자라는 성장 그림책>은 15권으로 주인공 톰이 생활 속에서 겪는 다양한 일들을 담은 생활 동화이다. 유치원을 처음 가거나, 동생이 태어나거나와 같은 우리 아이들이 생활하며 겪을 수 있는 여러 가지 생활을 통해 주인공 톰은 어떻게 행동하는지를 읽으며 공감도 하게 되고 생각지도 못했던 방법을 배우게 될 수도 있을 것이다.

<<혼자 놀아도 재미나요>>라는 제목을 읽는 순간, 우리 아이의 반응은 "우와~ 얜 좋겠다. 혼자 놀아도 재미있고..." 였다. 그동안 얼~마나 혼자 노는 게 재미없고 싫었으면 이런 얘기를 할까..하고 마음이 짠~ 하다가도 또, 얘처럼 너도 재미있게 놀면 되지, 왜 방법을 못 찾는거야? 하며 답답해지기도 한다. 

톰은 비가 와서 밖에 나가 놀고 싶은데 그럴 수가 없다. 엄마도 집안일로 바쁘시고, 동생도 혼자만의 놀이에 빠져 있어 오빠가 끼어드는 걸 원하지 않는다. 너무너무 심심하던 톰은 좋은 생각을 해 내는데... 혼자 살 집을 만들기로 한 것. 여러가지 물건들로 집을 만들다가 그것을 배로 바꾸고... 호기심에 보러 온 동생도 태워주고, 엄마와 아빠까지...함께 배 놀이를 하게 된다. 

아이의 놀이에 적극적으로 동참해줄 수 있는 엄마와 아빠. 이 부모들은 아주 바쁠 때를 제외하고 평소에도 이렇게 아이와 함께 즐겁게 놀아주었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아이의 놀이에 함께 하는 그 장면이 너무 자연스러워 보였으므로 그건 어찌보면 너무 당연한 것이다. 온 가족이 놀이를 억지로가 아니라 스스로 즐기면서 한다면 아이는 그런 경험을 바탕으로 혼자서도 잘~ 놀 수 있게 되는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내 아이가 "심심해"라는 소리를 입에 달고 다니게 된 원인은 아이가 아닌 "부모"에게 있었던 것이다. 이 책을 읽고 마지막 장을 덮으며 왠지 너무나 미안했다. 그동안 바쁘지 않을 때도 잘 놀아주지 못해서... 놀아주었을 때도 나 스스로 즐기면서가 아니라 억지로 놀아준다는 것을 은연중에 알리면서 놀았으니 아이는 그동안 하나도 즐겁지 않았을 수도 있겠구나 싶다. 융통성이나 창의성이 없어서 혼자 잘 놀지 못했던 것이 아니라 그동안 잘~ 놀았던 경험이 없었기 때문에 심심해 한다는 것을 항상 잘 기억해야겠다. 다음부터는 우리 아이 입에서도 "혼자 놀아도 재밌어."라는 말이 나오도록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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