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이스 보이] 달이 지구를 사랑하듯

스페이스 보이 ㅣ 미래인 청소년 걸작선 55
닉 레이크 지음, 이재경 옮김 / 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 / 2018년 4월

16살을 2달 앞둔 한 소년 레오는 우주정거장에 산다. 이 소년과 일생을 함께 해 온 쌍둥이 리브라와 오리온은 레오가 16살이 되는 날, 지구로 돌아갈 계획에 무척 들떠 있다. 이 아이들은 우주 미래 계획 일정의 실수로, 우주정거장에서 태어난 아이들이다. 그랬기에 충분히 자라고 지구 진입을 견딜 수 있을 때까지 기다린 다음에야 지구로 귀환할 수 있었다. 이들은 모든 것을 비디오나 책으로 배울 수밖에 없었다. 기고 걷는 것조차 중력이 없는 0G였기에 자연스럽지 않고 너무나 힘들게 배울 수 있었던 것처럼. 모든 것이 다른 지구에 대해 꿈꾸고 상상했다. 그리고 드디어! 이들은 예기치 못한 사고로 인해 조금 빨리 지구로 돌아올 수 있었다.

약 500페이지 정도의 다소 긴 소설이다. SF 소설을 꽤 자주 읽어서(여러 권을 읽다 보니 소재와 주제가 다 거기서 거긴 것 같아서였다) 아주 많이 기대하고 읽기 시작한 책은 아니었다. 다만 검정색 바탕에 푸른 지구와 우주복 표지가 무척 인사적이었고 믿고 읽는 "미래인 청소년 걸작선'이었기에 거부감 없이 읽기 시작했다. 그리곤 책을 손에서 놓을 수가 없었다. 가슴을 졸였다가 눈물을 훔쳤다가 가슴이 아려왔다가 마지막 장을 덮고 나서야 쥐었던 손을 풀게 된다.

우주정거장에서 레오가 바라보던 지구는 그야말로 자신의 꿈이었고 사람이 사람답게 살아가는 이유였고 그리움이 가득한 곳이었다. 그렇게 지구에 도착했다. 걷는 것, 숨 쉬는 것, 움직이는 것 어느 하나 쉬운 게 없었지만 중력 1G인 지구의 모든 것이 이들에겐 경이로웠다. 하지만 뭔가 이상했다. 주위엔 비밀이 가득했고 몸에 이상이 생기기 시작한다. 그저 적응을 위한 단계라고만 생각했는데 이들의 건강을 위해 도착한 마운틴 돔에서 레오는 엄청난 사실을 알게 된다.

지구는 망가져가고 있다. 지금보다 20, 30년 뒤에는 어찌될지 알 수 없다. 그 망가지는 지구의 미래를 위해, 주요국의 정부는 지구 밖을 연구하기 시작했다. 그 중 하나가 바로 별자리 프로그램이다. 그리고 이 소설은 바로 이 별자리 프로그램에서 모티프를 따 시작된 이야기다. 인류가 인류를 위해, 반인륜적인 실험을 자행했다. 태어난 아이들이 어떤 고통을 겪게 될지, 어떤 삶을 살게 될지는 고려 대상 자체도 아니었다. 그리고 이제 그 아이, 레오는 자신의 삶을 개척해 나아가려 한다.

"달은 항상 거기 있다. 어딘가에. 우주정거장 창밖에. 지구 주위를 돌면서. 끝없이. 헌신의 궤도"...102p

"나는 사랑한다. 할아버지와 리브라와 오리온을 사랑한다. 우리 엄마까지 사랑한다. 그드 모두를 사랑한다. 나는 사랑한다. 달이 지구를 사랑하듯이."...377p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이 진정 사람으로서 살기 위해 선택한다. 누구도 레오의 결심을 막을 수 없다. 그 과정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마음 졸이며 읽었다. 레오의 당찬 결정과 그를 사랑하는 많은 사람들과 레오가 그들을 사랑하는 방법이 가슴을 울린다.

그리 먼 이야기가 아니다. 그리고 목적을 위한 실험이라면 지금도, 어디선가 자행되고 있을지도 모른다. 우리 청소년이 만들어갈 미래를 위해 꼭 알아야 하고 생각해 보아야 할 주제이다. 정말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면, 금상첨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