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블 - 우주의 심연을 관측하다 이와나미 시리즈(이와나미문고) 21
이에 마사노리 지음, 김효진 옮김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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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적 기억 중에 아주 편안하고 즐거웠던 추억이 하나 있다. 학교 소풍이었는지, 가족과 함께 한 나들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 여정 중 천체실에 들어가게 되었고 눕는 의자에 앉아 반구 천장을 통해 별자리를 바라보았던 경험이다. 캄캄하게 되었을 때에는 조금 무서웠지만 곧 하늘에서 반짝이는 별들이 쏟아지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별자리에 대한 이야기도 재미있었지만 하늘, 우주라는 공간에 대해 무한한 호기심이 일었다. 그 호기심은 지금까지도 계속 갖고 있다.

 

<허블>이라는 길지 않은 책을 집어들었다. 지금까지는 그저 "허블 우주 망원경"의 이름인 줄 알았더니 20세기 최고의 천문학자 이름이었다. 그래서 책을 읽어야 한다는 생각을 다시 한다. <허블>은 일본 천문학자인 이에 마사노리가 직접 조사하고 허블의 뒤를 쫓아 연구한 뒤 쓴 에드윈 파월 허블의 전기이다. 허블이 몸담고 있던 천문대 도서관에 남겨진 자료와 지금까지 그를 기억하고 있는 주변인들과의 인터뷰, 허블의 이야기가담긴 여러 권의 참고 문헌을 통해 작성됐다.

 

이야기는 허블의 가문에서부터 시작된다. 집안 분위기를 알 수 있고 허블 파월 에드윈이 어떤 과정으로 천문학에 가 닿았는지를 알 수 있다. 에드윈은 완벽하다 싶을 만큼 뛰어났던 것 같다. 키도 크고, 체격도 큰데다 잘생긴 얼굴까지. 그리고 학교에서 하는 각종 운동에도 아주 뛰어난 소질을 보인데다 공부도 잘했으니 말이다. 용의 머리가 되겠다는 열망과 상승 지향적 면모도 엿보인다. 아마도 그렇기 때문에 그렇게 많은 업적을 남기지 않았을까 싶다.

 

지금의 우리에겐 우주가 계속해서 팽창한다는 사실이 너무 당연한데, 그것을 처음 주장한 사람이 바로 허블이라는 사실을 처음 알게 되었다. 허블은 진정한 관측자였던 것처럼 보인다. 가설을 세우고 그것에 맞춘 증거를 찾는 것보다는 끊임없이 관측을 하고 그 사진들을 통해 사실을 증명해내는 것이다. "허블의 법칙", 우주가 팽창한다는 사실도 그렇게 확인된다.

 

이렇게 뛰어난 사람이 인간적으로 아쉬움이 보이는 건 조금 안타깝다. 물론 그런 단점은 자라오면서 생성된 것이겠지만 어른으로 성숙해서도 자신의 결과에만 집착한 것은 역시나 아쉽다. 당시 과학계에선 서로의 이론을 서로 나누기보단 경쟁적으로 챙기기 바빴던 것으로 보인다. 좀더 공개적이었다면 지금 우리는 우주의 신비를 조금 더 자 알게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저자가 천문학자이기 때문인지 과학 이론에 관해서는 조금 어려웠다. 자세한 설명 없이 그냥 죽 설명하고 있어서 하나하나 이해하기에는 좀 힘들었지만 전체적으로 어떻게 천문학이 발전했는지는 잘 이해할 수 있었다. 우주 망원경 이름에 허블이 붙은 것은 허블이 죽고 난 이후이다. 허블이 이룩한 업적이 많았기에 가능했을 것이다. 허블의 인생을 통해 인류가 발전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학자들의 고민이 있었는지를 알게 되었다. 그들도 실수할 수 있고(맨허튼 프로젝트 같은) 그럼에도 더 나아가기 위해 노력한다는 사실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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