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경희의 수제청 정리노트 - 새콤달콤 나만의 홈카페 즐기기
손경희 지음 / 한국경제신문i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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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루, 다래, 개복숭아, 돌배, 복분자, 오디, 돼지감자, 칡 순, 칡꽃, 칡뿌리, 그리고 산야초들은 매년 산과 들에서 채취를 해서 발효청을 만들어 왔다. 일반적으로 알려진 대로 재료와 설탕의 비율을 1:1로 하여 한 번도 실패한 적이 없는 나름대로는 숙달인이 되었다. 발효청 담기에 어느 정도 자신감을 바탕으로 알코올 발효와 초산 발효에까지 영역을 넓혔다. 수제 청과 수제 식초로 때로는 따뜻하게 때로는 아주 차갑게 하여 음료수를 대신하는 즐거움은 나의 모든 힘든 노력까지 합쳐져서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자부심을 만들어 주었다. 하지만 재료 채취를 위해 산과 들판을 누비는 운동도 수제청에 함유된 약성도 기대와는 달리 건강에 도움이 되지는 않았다. 재발한 뇌경색에다가 심근경색과 당뇨 전단계까지 더해진 아주 안 좋은 상태에 빠져버렸다. 건강 문제로 일절 손을 대지 않아 2년 전의 상태 그대로 먼지만 소복이 쌓이고 있다. 매일매일 쳐다보면서도 다시 시도할 엄두를 내지 못했는데 손경희의 수제청 정리노트를 만나고 나서 다시 수제청과 수제식초에 마음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수제청 24가지, 수제식초 7가지, 코디얼 4가지, 건조과일 10가지를 만드는 방법이 소개되어 있다. 개인적으로는 어느 정도 알고 있는 수제청과 수제식초보다는 여기서 처음으로 접하게 된 정수에 설탕 또는 꿀을 과일과 함께 끓여서 만든 시럽 형태의 코디얼과 건조과일에 아주 많은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재료의 세척과 손질법 그리고 용기의 소독법은 수제청이나 식초 담그기에서 실패의 가능성을 없애기 위해서 가장 기본적인 것이므로 반드시 익혀서 몸에 배게 해야 한다. 청 담그기에서 재료와 설탕의 비율이 1:1이 일반적이지만 재료별로 량이 정해져 있어 재료별 수분함량을 간접적으로 추측할 수가 있다. 재료와 설탕을 섞어 액상으로 만들고 완성된 식초를 첨가하여 식초를 만드는 법을 배울 수 있는데 이미 만들어진 수제 청에다 초산균 덩어리를 넣어 초산발효를 시켜 식초를 만들어 본 방법과 비교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 발효와 숙성을 이용해 만드는 수제청과 끓여서 만드는 코디얼 어느 방법을 사용하든 다양한 재료를 이용하여 맛나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게다가 건조과일까지 방법을 알게 되어 이제는 상해서 버리는 과일이 없게 될 것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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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은 다시, 당신에게로
오철만 지음 / 황도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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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름 사진에 새겨진 이야기"와 "EBS 세계테마기행 스리랑카 편과 인도 편에 출연"이라는 글귀에 아름답고 진기한 인물이나 풍경 사진을 무한정으로 즐기면서 색다른 이국적인 문화와 필름 사진에 대해서도 알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했었다. 하지만 기대치와는 많이 달라서 개인적으로는 큰 감흥을 받지 못해서 유감이다. 물론 힐끗 보기에도 잘 찍긴 찍은 것 같은 사진들이 많이 수록되어 있는데 같이 들어 있는 글에서 이야기하는 내용과 연결이 안되는 느낌을 받았다. 언제 어디 혹은 누구라는 정도의 알림이 사진에 있었더라면 멋지다는 느낌이 배가되었을 터이고 보는 즐거움에 바로 연결되었을 것이다. 사진의 이해도 잘 안되는 와중에 사진과 완전히 동떨어진 글 내용이 연관 지워지지도 않아서 글 그 자체도 이해가 잘 안된다. 그래서 그런지 사진도 글도 어느 하나 가슴에 와닿는 그 무언가가 많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의 사진이 당신을 위로할 수 있다면"하는 바람은 나의 경우에는 채워주지 못할 것 같다. "또 하나의 겨울이 지나가고 다시 찾아온 봄날에도 우리는 이렇게 함께 앉을 수 있을까."로 아버지와 헤어질 시간을 두려워한다. 또 십 년 넘게 올해가 마지막이라면서 씨앗 마늘을 고르는 86세 노모에게서 왠지 이번엔 참말일 것 같아서 왈칵 눈물이 쏟아진다는 장면이 같은 처지라는 동질감이 들어서 그런지 감흥 없이 지루하게 읽어내려간 내용들뿐이지만 유독 기억에 생생하게 남아 있다. 나에게도 당연히 닥쳐올 일인데 애써 생각하지 않으려고 내치고 있는 기분이다. 가슴이 먹먹해지며 어떻게 헤어질 준비를 하는 것이 좋을지 생각을 해보게 한다. 매일 텃밭에서 주저앉아 잡초를 뽑아서 바지를 흙투성이로 만드는 노모에게 짜증으로 일관하는 나 자신이 부끄럽다. 인간의 생로병사는 누가 대신 걸어줄 수 있는 길이 아니다. 하지만 보조 맞추어 함께 걸어갈 수는 있다. 마지막 걸음걸음은 좋은 일만 가득했으면 좋겠다. 지금이라도 최선을 다해서 그렇게 해주고 싶다. 어렵겠지만 긍정적인 즐겁고 행복한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 마음에 후회가 남지 않도록 하는 최선의 방법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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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가는 것들의 비밀 - 새로운 것을 만들려는 이들이 알아야 할 7가지 법칙
이랑주 지음 / 지와인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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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기에 4일이나 걸렸고 이렇게 서평을 쓰려고 시작하기까지 3일이나 걸렸으니 책 한 권에 7일씩이나 잡아먹고 있다. 서평단을 통하여 책을 제공받았기 때문에 서평 기한을 지켜야 하는데 이것도 훨씬 넘겨 버린 것이 분명하다. 약속 어김과 자기 통제 불능에 심한 자책감을 느낀다. 무언가를 마음에 채워간다는 즐거움으로 가득했던 책 읽기에 대한 거부감이 생겨버렸다. 아무리 마음을 다잡아 보아도 책만 들면 졸음이 찾아온다. 깜빡 졸았는 것 같은데 길게는 두 시간 정도를 나도 모르게 잠에 빠진 적도 있다. 2018년엔 5월부터 145권, 2019년에는 5월 19일까지 72권을 읽었으니 이틀에 한 권씩은 꾸준히 읽어 왔다. 곰곰이 생각을 해보면 3일에 한 권, 이틀에 한 권에서 욕심내어 하루에 한 권 책 읽기의 무리한 도전을 했고 당연한 실패를 했는데 여기에서 지금의 부정적 책 읽기가 생긴 것 같다. 그 여파가 두 달이 다 되어 가는데도 여전히 남아서 사라지지 않는 게 큰 문제다. 이런 상황에서 만난 "오래가는 것들의 비밀"은 내켜 하지 않는 몸 상태로 꾸역꾸역 읽기는 읽었지만 당연히 머릿속에서 정리되지도 않고 기억으로 남지도 않은 것 같다. 여기에다가 서평 쓰기에 아주 많은 시도와 포기를 거듭한, 삼일 후인 지금은 완전히 백지상태인 것 같다. "40개 나라, 200개 기업, 1000개 가게에서 발견한 팔리지 않는 시대에 필요한 비주얼 전략"과 "새로운 것을 만들려는 이들이 알아야 할 7가지 법칙"이 무엇인지는 확실히 기억하고 응용도 해보고 싶었는데 그렇지 못한 것이 지금 최대의 아쉬움이다. "1000개를 상상한 기준, 사람들의 뇌리에 깊이 박히게 해주는 반복, 자기를 표현하는 고유한 상징(내 것), 무의식(비주얼 설계로 사람들의 무의식에까지 나의 가치를 각인), 원조(내 제품의 고향을 찾아주자), 처음 본 사람의 시선을 따라가자, 촘촘하게 스며들자" 이렇게 의미를 보여주는 과정, 비주얼을 세심하게 컨트롤하는 힘을 길러주는 7가지 법칙과 애플 스토어나 나이키 소호와 같은 책에 소개된 잘 나가는 기업과 가게들을 연관 지워 기억하고 나 자신의 일에 응용하는 수준은 이번의 책 읽기만으론 부족하다는 것을 느낀다. 그래도 자신만의 빛깔을 계속 내기 위하여 가장 먼저 오래가려고 생각해야 하는 것을 강조하는 것에는 많은 공감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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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 인생을 다시 설계하는 무의식의 힘
존 바그 지음, 문희경 옮김 / 청림출판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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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책 읽기에 슬럼프가 온 게 확실하다. 먼저 읽는 속도가 떨어지고 읽기를 지속하는 시간도 짧아졌다. 이제는 책만 잡았다 하면 졸음이 찾아온다. 심지어 의지와는 상관없이 깜빡깜빡 졸았다가 깨는 경우도 빈번히 생긴다. 이런 실정이니 책 내용이 기억 속에 있을 리 만무하다. 안 그래도 책 내용의 이해와 기억이 좋지 않아서 그런지 서평으로 정리하는데 어려움이 많았는데 더더욱 어렵고 하기 싫은 것으로 만들어 버렸다. 책 읽기에서 무언가를 얻었다는 뿌듯한 즐거움은 옛날의 이야기가 되었다. 책 읽는 것 자체가 괴로움이고 내용 이해를 조금도 하지 못하는 시간 낭비의 자책감만 생긴다.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가 나의 책 읽기 곡선에서 최소치이기를 바라면서 꾸역꾸역 마지막 506페이지를 넘겼다. "시험 준비를 위해 전혀 관심이 없는 주제를 공부하거나 책이나 신문에서 지루한 부분을 읽을 때 마음이 산만해지고, 우리는 그저 펼쳐진 면을 노려보면서 기계적으로 책장을 넘기지만 내용이 잘 들어오지 않는다. 마음이 다른 무언가에 가 있기 때문이다." 내용만 보면 현재의 나의 독서의 모습과 아주 비슷하여 나의 책 읽기 문제의 원인을 알아낼 수 있을 것 같은데 그렇게 되지 않아서 아주 아쉽다. 마음이 가 있는 다른 무언가를 모두 미래에 관한 것, 중요하지만 충족되지 않고 아직 남아 있는 목표, 걱정스럽고 빨리 해내야 하는 일에 대한 무의식의 생각이라고 하는데 아무리 생각을 해봐도 나의 경우에 맞출 수가 없다. 생존과 종족보존의 진화와 안정 애착의 생애 초기에 의한 과거, 내집단과 외집단, 모방에 의한 현재, 목표와 욕구에 의한 미래의 심오한 힘인 무의식이 우리에게 보이지 않고 우리가 모르는 방식으로 우리의 경험과 행동에 영향을 준다는 것을 알았다. 그리고 수면 밑에서 무수하게 작용하는 무의식적 영향을 통제하고 적절히 활용하기 위한 가장 효과적인 방법도 배운다. 의도를 수행하는 시간과 장소와 방법을 구체적으로 계획하는 실행 의도와 규칙적이고 일상적인 장소와 시간에서 길들인 좋은 습관이 무의식적이고 자동적인 기제에 가능한 많은 역할을 넘기는 자기조절 방법이라는 것도 알게 되었다. 아직은 완전히 이해되지 않은 것이지만 유용하고 필요한 일을 생각 없이 할 수 있도록 실천하다 보면 주기적으로 찾아오는 독서의 슬럼프를 현명하게 극복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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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명절의 절식과 의례
김용갑 지음 / 어문학사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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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시풍속은 한 해를 단위로 일정한 시기 즉 음력의 월별 24절기와 명절에 반복해서 행하는 종교적 주술적인 의례 행위와 민속놀이, 기념 음식 마련과 같은 집단적 또는 공통적으로 관행()에 따라 전승되는 의식, 의례행사와 놀이이다. 이 세시 풍속을 행하는 기념일을 절일(節日)이라고 하며 이 절일 중 공동체 구성원 대다수에 의해 두드러지게 기념되는 날을 명절이라고 한다. 우리 한국인들은 차례로 대표되는 의례 등을 행하고 상징성 있는 음식(節食)을 마련해 명절을 기념하는 전통을 가지고 있다. 현대에는 설날(음력 1월 1일)과 추석(8월 15일)만이 명절로 기념되고 있으나 1970년 이전으로 돌아가면 음력 5월 5일의 단오와 양력 12월 22일 무렵의 동지 등도 명절로 기념했다고 한다. 설날 떡국, 추석 송편, 단오 창포로 머리 감기, 동지 팥죽이 바로 떠오르는 것으로 보아 수긍이 된다.  한국 문화의 토대인 한국의 명절 의례와 절식에 대한 지역별 소개와 대표 절식의 발달 배경 등의 이해를 통하여 명절증후군 등의 문제점, 다문화 시대, 세계화의 시대에 다른 문화들을 이해하고 한국의 전통문화를 계승 발전시킴을 목적으로 한다고 한다. 개인적으로는 차례에 대한 관심이 커서 절식보다는 의례에 집중했다. 유교의 제사 의례와 큰 차이가 없는 의례는 완전한 기제사 형식이거나 간단한 제사인 차례 형식으로 행해진다. 기념일로 구분하면 정월 초하루형, 섣달그믐형, 분리형 양일형, 결합형 혼합형 양일형, 지속형 혼합형 양일형, 교체형 혼합형 양일형이 있고 기념 시간으로도 다양한 시간대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그간의 궁금증을 조금이나마 풀게 되었다. 대표 절식의 발달 배경을 파헤치는 것처럼 다양한 제사의 형태의 발생의 배경도 알 수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은 남는다. 일반인의 조상 제사는 조선 건국에 참여한 신진 사대부들이 무속과 불교의식을 대체할 새로운 생활 의례로 주자가례의 의례를 채택할 무렵부터라고 추측한다. 한민족의 오랜 전통으로 여겨지는 4대 봉사의 제례와 명절의 차례 문화 역사가 2백여 년 내외에 불과함에서 수천 년의 한민족 문화의 극히 일부이자 한 시대를 풍미하는 종교적 풍속임을 깨닫게 되었다. 장자에 의해서 제사가 주도돼야 한다는 종법, 유교의 혈연적 위계질서에 의해서 종가와 방계, 종손과 지손, 남성과 여성의 지위와 역할이 수직적 질서로 고착화되었고, 이것에 의해서 만들어진 신분제와 남성 우위와 같은 불합리한 제도와 사상은 가족과 사회 구성원 자유와 평등, 행복 추구 및 개인의 능력을 중시하는 현대의 보편적인 가치나 정서에 부합하기 어렵기 때문에 사라질 것이라는 데에 적극 공감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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