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월요일 밤에 다큐 영화인 ‘노무현입니다‘를 아내와 봤다. 준비물이라던 손수건을 손에 꼭 쥐고서. 다행히 그렇게까지 눈물을 흘리지 않았다. 그것은 이 영화가 그의 죽음에 중점을 둔 것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영화는 지지율 2%의 그가 민주당의 대통령 후보가 되는 과정을 극적으로 담고 있다. 물론 후반부에 그의 죽음을 다루기는 하지만, 그것이 영화 전체에 흐르는 인간 노무현의 극적 등장을 압도하지는 못한다.
자발적 지지자들의 헌신과 새로운 사회에 대한 갈망이 노무현과 만나 2002년에 그 꽃을 피웠다. 그 시대를 살아간 나로서는 그와의 만남 자체로 반갑고 고마웠다. 그렇게 영화는 눈물을 쥐어짜기보다는 내게 잔잔하며 깊은 감동을 주었다.
오히려 마음이 편했다. 내가 지지했던 인물이 알고 있던 사실과 어긋나지 않았고 또한 내가 희망했던 인물에 부합해서. 그래서일까? 영화 속 환호와 박수 장면에 나도 계속 따라하려고 했다. 좋았다.
그런데 이 다큐 영화를 노무현 반대자들도 볼까? 이 생각에 미치니 갑자기 엉뚱한 상상을 하게 되었다. 일본군 위안부를 인정하지 않는 일본 우익들이 위안부 다큐를 볼까? 하는. 인간 노무현의 속살을 함께 공유할 수 있는 사회가 되길 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