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의 힘 문화와 역사를 담다 2
박찬승 지음 / 민속원 / 2017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과거 많은 역사학자들은 자신만의 성에서 자기가 만족해 하는 글들을 써왔다. 사회와 교류 없이 같은 업계에 종사하는 자들과만 나누는 그런 글들이 생산되었다. 따라서 밖에 있는 이들이 전문가들의 글을 찾기도 어렵고 또한 읽고 이해하기란 더 어려웠다. 견고한 자기들만의 성이 그리 만든 것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이 성이 조금씩 허물어지고 있는 듯하다. 전문역사가들이 전문서적 외에도 일반 독서대중을 상대로 한 책이 많이 출간되고 있다. 물론 사이비 역사학자들의 책들로 섞여 있어 선택에 주의를 기울여야 하지만. 게다가 인터넷 및 모바일의 빠른 보급으로 이를 활용한 역사학자들의 소통도 증가하고 있다. 홈페이지 활동은 오히려 폐쇄적인 상황이 되어 버린 듯하고, 페이스북이나 블로그처럼 접근이 쉬운 소셜네트워크 등을 통해서 활동하는 이들이 늘었다.

내가 직접 교류하고 있는 역사학자들은 거의 일면식도 없는 분들이 대부분이다. 나는 그들의 책이나 논문 혹은 (신문, 잡지) 기고문 등을 통해서 글로만 만나 왔다. 전문가들이 학술체도 신문체도 아닌 평이한 언어로 누구나 읽을 수 있는 주제로 글을 쓰고 있다. 나는 그 글의 대부분을 페이스북에서 읽어왔다.

페이스북의 특성상 지나치게 긴 글을 그냥 지나쳐 버리기 쉽다. 전문용어가 범람하는 글 역시 마찬가지다. 그러니 누군가에게 읽히려면 평범한 언어로 시의적절한 주제를 글로 써야 한다. 그 대표적인 살례가 바로 한양대 사학과 박찬승 교수가 아닐까 싶다. 본디 그의 글은 논문도 학술서적도 그렇게 어렵지 않다. 즉 일상에서 배타적 글쓰기를 지양해온 것이다. 그런 그가 페이스북, 잡지 등에 올린 글들을 모아 펴낸 책이 바로 <역사의 힘>이다.

저자가 머리말에서 밝힌 것처럼 ˝‘역사‘는 알게 모르게 현실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고, 심지어 현실에 변화를 가져오기도 하고, 또 미래를 바꾸기도 한다. ‘역사의 힘‘은 이렇게 강하다. 그렇기 때문에 어떤 특정한 목적을 위해 역사를 오용하거나 남용하는 것은 매우 경계해야 한다.˝ 이런 그의 역사관이 책에 고스란히 녹아 있다. 게다가 그의 글은 매우 부드럽다. 글을 읽노라면 저자의 인품이 글에 그대로 녹아 있음이 느껴진다. 지긋한 어조로 권유하거나 사회를 비판한다. 거부감보다 그의 논조에 쉬 동조하게 만든다. 이는 그의 글이 가지는 최고의 힘이다.

따라서 이글은 전문역사서적이 아니라 역사를 통한 사회비평서라고 할 수 있겠다. 어쩌면 현재를 주제로 한 역사에세이라도 할 수 있다. 아무튼 좋은 글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