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천의 동물대탐험 1 : 비글호의 푸른 유령 - 동물들의 숨바꼭질 '의태' 최재천의 동물대탐험 1
최재천 기획, 박현미 그림, 황혜영 글, 안선영 해설 / 다산어린이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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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전에 최재천 교수님의 한 책을 통해 최재천 교수님이 어린이들과 함께 자연을 누비신다는 이야기를 본 적이 있었어요.

그때, '이 아이들은 참 복받은 아이들이다'라고 생각한 적이 있는데, 이번에 최재천 교수님께서 어린이를 위한 생물학 동화책을 기획하셨다는 소식을 듣고 얼마나 반가웠는지 모른답니다.

심지어 저희 남편까지 기뻐하더라고요! 한때 파브르와 같은 곤충학자, 혹은 생물학자를 꿈꾸었던 아이들 아빠는 평소에도 아이들과 자연, 생물 등과 관련된 이야기를 많이 해주고 있었거든요.

그래서 사실 이 책은 아빠가 먼저 주도적으로 아이들에게 읽어 주더군요~☺

정말 셋이서 순삭으로 읽고 즐기는 모습이 넘나 아름다웠어요.

어떤 책이든 주 독자인 아이들 반응이 가장 중요하겠죠? 아빠와 함께 [최재천의 동물 대탐험: 1. 비글호의 푸른 유령]을 읽고 난 첫째 아이가 바로 저에게 달려와 묻습니다.

"엄마! 이거 2편 있어요?

다음 이야기 궁금해요!!

사 주세요!"

굳이 더 이상 무슨 말이 필요할까요?

그저 저희 집은 2편이 나오길 기다리고 있답니다. (이제 막 1편이 출간되었는데 말이지요.)

사실 동물 대탐험이라고 해서 박사님과 아이들의 탐험을 어떤 방식으로 진행할지 궁금했었는데,

"비글호"라는 비행선을 타는 순간부터 아이들에겐 눈은 호기심으로 가득 차지는 것 같더군요.

4명의 어린이 주인공들은(미리, 아라, 호야, 와니) 개미 박사님과 함께 비글호를 타며 막 탐험 시작하려 합니다.

그런데 그곳에서 유령 '다윈 박사님'을 만나면서 이야기가 더욱 한층더 흥미롭게 진행되더군요. 실제로 존재하고 존재했던 최재천 개미 박사님과 다윈 박사님이 동화 속에 직접 출현하다니!

아이들의 눈이 똥그레지며 빤짝빤짝거립니다.

각자 개성이 강한 아이들이 모여 정글 속 생물들의 "의태"를 알아가는 과정은 또 다른 재미이기도 합니다.

정글에서 직접 채집한 사마귀, 대벌레 등의 생물을 통해 의태 생물을 표현하는 서사는 6세인 둘째 아이도 크게 어렵지 않아 하는 것 같더라고요. (물론 평소 여름, 가을이면 이런저런 곤충들을 잡아다 주는 아빠 덕도 있지만요. ^^)


1편의 이야기를 마무리 지으면서 탐험해서 알게 된 탐험 내용을 실제 생물 사진들과 함께 다시 정리하는 부분도 아이들에게 흥밋거리를 던져주는 것 같아요. 단순히 이야기로만 남는 것이 아니라, 지구 어딘가의 생물의 삶이 실제로 존재하고 있음을 다시금 상기시켜 주니 말이지요.

아이들 아빠는 본 책을 보면서 "최재천의 아마존"이라는 유튜브 채널에서 교수님의 말씀이 생각난다고 하더군요

"정글은 정말 아름다운 곳이다.

사람이 태어나서 죽기 전까지 정글 한 번 못 가본 사람은 정말 안타깝다.”

아마 [최재천의 동물 대탐험: 1. 비글호의 푸른 유령]을 통해 그도 생물과 자연을 좋아하고 사랑하는 한 사람으로서 잊고 있었던 어린 시절의 꿈이 꿈틀거렸나 봅니다.

본격적인 동물 탐험에 대한 이야기가 벌써부터 기대됩니다!

저희 집은 온 가족이 기대하고 있어요!

2편은 언제 나올까요~~~

※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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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근두근 첫인사 맑은아이 7
양지안 지음, 서지혜 그림 / 맑은물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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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바빠지는 가을입니다.

사실 크게 하는 것도 없는 엄마인 것 같은데 둘째 아이의 한 마디가 저를 조금?은 긴장되고 바빠지게 만든 것 같아요.


"엄마, 나 내년에 학교 가고 싶어요."


현재 6살인 둘째 아이는 오빠의 학교생활, 방학 생활이 무척이나 부러웠나 봅니다.


올해 입학한 첫째 때문에 저의 모든 일상도 첫째에게 맞추어서 적응하느라 정신이 없었던지라 배움에 목말라 했던 둘째의 요구를 자연스레 등한시했던 일이 미안해지더라고요. 학교에 가고 싶다는 말이 어째 예사롭게 들리지 않아 둘째 아이를 좀 더 신경 써서 관찰해 보았답니다. 또 아이와도 깊이 있게 얘기해 보았고요. 그리고 저희 부부는 이 아이를 내년에 학교를 보내기로 결정했어요. 그러면서 9월이 시작하면서 아이는 자연스레 7세 반으로 월반을 하게 되었죠.


7살 언니 오빠들이 이제는 친구가 되어 생활해야 하는 날이 다가오자 아이의 마음에도 설렘 반 두려움 반이 느껴졌나 봅니다.


"조금 떨리고 무서워. 나 잘할 수 있겠지?"


그런 아이와 함께 저는 조심스레 며칠 전 맑은 물 출판사에서 선물 받은 그림책, [두근두근 첫인사]를 펼쳐 보았습니다. 정말인지 이렇게 시기적절하게 딱 맞는 그림책 선물을 받다니!!!


첫 단추부터 잘 끼워지고 있다는 생각이 드는 건 제 착각이 아니겠지요?


따스한 바람이 부는 날, 아기 여우는 엄마 여우와 동네 첫 나들이를 나갔습니다.

(제 생각이지만 아무래도 이 아이 여우네는 새로운 동네에 이사를 온 모양이에요)

주위 사람들과 반갑게 인사하는 엄마 여우와는 달리 아기 여우는 인사하기가 부끄럽기만 합니다. 또 경우에 따라서는 마음이 두근두근, 콩닥콩닥 하며 낯설기도 하고 무섭기도 하고요.

하지만 아기 여우와 마주친 주변 동물들은 그런 아기 여우를 이해합니다. 그럴 수 있다 여기면서 말이에요. 그리고 오히려 먼저 아기 여우에게 반갑게 인사해 주죠.


주변의 따뜻한 시선과 태도 때문일까요?

아기 여우는 "용기 내어" 새로운 친구들에게 먼저 다가가 첫인사를 합니다.


아기 여우는 같이 놀고 싶은 마음에 목소리를 높여 인사했어요.

"얘들아, 안녕?"


첫인사라는 게 그런 것 같아요. 용기가 필요한 부분이죠.

특히 새로운 환경에서 만나는 새로운 친구들/사람들을 만날 땐 더더욱 용기가 필요한 것 같습니다.

그 용기는 처음에 어려울 수 있지만 용기를 내고 나면 오히려 더 즐겁고 따뜻한 관계가 맺어질 가능성이 더 높아지죠.


저희 둘째 아이도 아기 여우처럼 "용기 내어" 7살 친구들에게 첫인사를 잘 나누었나 봅니다.


"안녕, 나도 내년부터 학교 들어가기로 했어. 사실 난 1월 생이라 원숭이띠야! 앞으로 잘 부탁해!"


교실에 들어가서 첫인사를 하고 난 후 조금 쑥스럽기도 하였지만 이내 금방 적응했다고 하더군요. 금세 친구들과 서로 이름을 부르며 잘 어울렸다는 상황을 선생님께 전달받은 후 많이 안심이 되었답니다.


용기 내어 인사를 건넨 둘째 아이도 대견하고, 또 아이의 첫인사를 아무런 편견 없이 잘 받아들이고 친구로 맞이해준 다솜반 친구들에게도 고맙고요.


아이가 맞닥뜨릴 앞으로의 세상은 낯섦에 연속일 것입니다.

학교에 가고 해마다 반복되는 새로운 교실, 그리고 앞으로 맞이하게 될 수많은 새로운 환경들.

아마도 이번 월반하며 겪은 "두근두근 첫인사" 경험이 아이 스스로 용기와 자신감이라는 이름으로 한 스푼 듬뿍 가슴 속에 담았을지도 모르겠어요.


우리 아이들의 두근두근 첫인사를 응원하며 그림책 #두근두근첫인사 를 추천해 봅니다.




* 출판사로부터 그림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리뷰를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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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오늘 공룡됐어 맑은아이 4
김인숙 지음, 라나킴 그림 / 맑은물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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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첫째 아이는 벌써 8살, 1학년입니다.

이제는 의젓한 남자 어.린.이.로 쑥쑥 성장하는 것이 보입니다. 학교 갈 때도 스스로 가방을 챙기고 혼자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가 씩씩한 걸음으로 등교하는 모습을 볼 때마다 대견스러울 따름이지요. 잘 크고 있구나~!라고 느끼면서 한편으로는 아이의 아기아기한 모습이 그리울 때도 있어요.


맑은 물출판사 [나 오늘 공룡됐어 (김인숙 글 & 라나킴 그림)] 그림책을 보면서 아이의 5살 때 모습이 많이 떠올려졌어요. 아직 아기 티가 벗어나지도 않은 채 유치원에 입학했던 아이!

그때는 저 역시 초보 엄마라 잘 몰랐습니다. 유치원 문 앞에 서면 제 치맛자락 뒤로 숨는 아이의 마음을요.

어서 아이를 등원하고 출근을 해야 하는 저로선 그 상황이 너무 곤욕스러웠고 좀 버거웠기도 했지요.


우리 아이는 낯선 상황에서 긴장도가 매우 높은 아이였다는 것을 미리 알았다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새로운 환경과 사물에 다른 아이들보다도 많은 시간이 걸린다는 아이였다는 것을 미리 알았다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아니, 

그렇다면 좀 더 일찍 아이의 마음을 알아차렸을 수 있었을까요? 뭔가 살짝쿵 아쉬움이 남는 순간이네요.


"오늘은 다른 날과 달라.

기분이 조금 이상해."


그림책 [나 오늘 공룡됐어]는 어린아이의 언어로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햇살 유치원 입학한 아이의 마음이 고스란히, 그리고 솔직하게 담아냈죠.

이제 형님이 되어 유치원에 가는 설레는 마음도 잠시, 햇살 유치원에 가는 발걸음이 살짝 긴장되기 시작하죠.

그래도 용기 내어 엄마와 헤어진 후 선생님과 함께 유치원으로 들어가는데.. 이를 어쩌죠?


"갑자기 머리가 어질어질하고 뱃속도 꿀렁꿀렁거리면서 눈앞도 흐릿흐릿해지는거야."


아이는 어떻게 이 상황을 극복했을까요?

어쩌다 공룡이 된 걸까요?


저희 아이가 언제부터 이 긴장감을 극복하고 즐겁게 유치원을 다니게 되었는지는, 사실 이젠 잘 생각이 나지 않습니다. 마음에 드는 친구들을 만나고, 선생님도 유치원 엄마라며 친근해지면서 유치원 생활을 잘 적응해 나간 것 같더라고요. 물론 유치원 기관 내 선생님들의 도움도 있었겠지만 분명한 건 아이 스스로도 잘 지내보고자 하는 노력이 있었지 않았을까요?


그림책의 주인공 아이 역시 새로운 환경에서의 긴장 너머 햇살 유치원에 잘 적응하고 싶은 마음이 깊은 곳에 숨어 있었을지도 모르겠어요. 그 마음이 친구들과 선생님을 통해 자연스레 알게 되고 그래서 결국 자신 역시 공룡이 된 게 아닐까요?


[나 오늘 공룡됐어 그림책]을 둘째 아이의 한 친구에게 선물해 주고 싶더군요.

유치원에 온 지 얼마 되지 않은 둘째 아이의 친구는 새로운 유치원 생활 환경에 낯선 느낌인 것 같더군요.

자꾸 작은 이슈가 발생하는 그 아이 때문에 속상하다는 둘째의 말을 듣고, [나 오늘 공룡됐어] 그림책을 함께 읽어 보았습니다. 그리고 새로운, 낯선 환경을 접한 친구의 마음은 어떨지, 처음 유치원에 갔을 때 나의 마음은 어땠는지 이야기해 보았어요. 완벽하지는 않지만 조금이나마 친구의 상황을 이해해 보려 하는 것 같아 보이더군요.


유치원 문턱에서 들어가지 못하고 서성거리는 아이가 있다면 추천해 주고 싶습니다.

아이의 마음을 그림책과 함께 들여다보시는 거, 어떨까요?




* 출판사로부터 그림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리뷰를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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셜독홈즈 : 사라진 다이아몬드
아녜세 바루치 지음, 찰리스빅레드하우스 옮김 / 바이시클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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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번에 운이 좋게 바이시클북에서 그림책 두 가지를 선물 받았지요.

엄마인 저는 개인적으로 #가브리엘 그림책이 너무나도 좋았는데, 아이들의 취항 저격은 바로 셜독 홈즈 사라진 다이아몬드] 그림책이었답니다.

보자마자 봉지를 뜯고, 어떻게 알았는지 빨간색 돋보기를 바로 찾아내더군요! 이미 셜독 홈즈 사라진 다이아몬드]와 놀 준비가 완벽히 되어 있던 것이죠.


셜록도 아니고 설독이라...!

게다가 이제는 나이도 든 데다가 실력도 좀 녹슬었다고, 독자인 아이들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모습이 재미났답니다. 그림책 속의 주인공이 도움을 요청하니 아니 도와줄 수가 없지요.

다이아몬드를 훔친 범인은 총 9명이더군요!

한 페이지마다 중요한 단서를 찾아야 하고, 그 단서를 토대로 범인이 아닌 녀석을 하나씩 제외하며 추리해야 하는 그런 책이었답니다.


페이지 한 장 한 장 빨간 돋보기를 이용하여 범인이 흘리고 간 물건이나 실수를 알아내야 하는 것이 이 책의 핵심 포인트인 것 같았어요. 엄마인 저도 한참 동안 돋보기를 들여다보게 되더라고요. 단서가 어디에 있나를 보기 위해 아이들과 경쟁 아닌 경쟁을 하며 서로 먼저 찾기 위해 안간힘을 써 보았답니다. 생각보다 집요한 관찰과 나름 논리를 풀어 내어야 하는 책이더라고요.

그런데 과연 법인은 잡을 수 있었을까요?

범인이 남긴 이상한 편지를 살펴보면 뭔가 아쉬움이 남는 결말이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다음 장면에 대해 아이들과 이야기를 나눠 보는 것만으로도 즐거운 상상이 될 것만 같은 느낌입니다! 아직 저도 이야기 나눠보지 못했지만 꼭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드니 말이지요.

과연 아이들은 어떤 방법을 생각해 낼까요? 급 아이들이 만들어 낼 뒷이야기가 궁금해지네요~

! [셜독 홈즈: 사라진 다이아몬드] 그림책을 읽을 때는 손거울을 미리 준비해 주시는 것도 잊지 마셔요~~~

마지막 범인이 남긴 이상한 편지를 살펴보기 위해 필요하더라고요!


즐겁고 재미난 그림책 선물! 감사합니다.

그러고 보니 이번 어린이날 선물로도 따봉인 것 같네요~

아이들 친구들에게도 인기 만점이었던 것을 보면요~😊



* 출판사로부터 그림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리뷰를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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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브리엘
마일리스 도푸레슨 지음, 즬리에뜨 라그랑주 그림, 박선주 옮김 / 바이시클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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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평온해지는 그림책 하나를 만났습니다.

별빛이 반짝이는 까만 밤하늘 아래 빨간 자동차에서 내려 다리 밑의 개울을 보는 엄마와 아이의 모습이 평안해 보입니다. 아마도 아이의 이름이 가브리엘인 것 같아요. 그림책 제목이 [가브리엘]이거든요. 그림책 표지를 넘겨 면지를 보는데 까만 밤하늘 아래 별들이 빛나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그 별빛이 듬성듬성 보이는 것 같네요. 여기는 어디의 밤하늘일까요? 저 역시 지금 제가 있는 곳에 밤하늘을 바라봅니다. 제가 있는 곳에는 별빛이 하나도 보이지 않는 것 같아 조금 속상해집니다.


금요일 오후 수업이 끝나면 내 머리는 꽉 차서 터질 것 같다.



가브리엘의 모습이 왠지 제 아이처럼 보입니다.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정신없이 살아가고 있는 우리 아들. 초등학교 1학년이지만 하교 후 방과후 수업에다 피아노, 수영 학원까지 우리 아이의 머리도 꽉 차서 터질 수 있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빨간 자동차를 타고 있는 엄마를 만나기까지 가브리엘은 교문 앞의 풍경을 바라봅니다. 파리의 북적대는 도시 모습이 인상적이네요. (! 저는 파리라고 생각했어요, 가브리엘의 여정에 에펠탑도 보이는 것 같아 보였거든요.) 좁은 골목길에 꽉꽉 찬 자동차들, 도시 사람들의 표정들을 보니 서울 건물 숲 사이사이 모습들도 연상되었답니다. 머릿속도 일주일치의 일들로 꽉 차 있고 보이는 풍경도 답답한데 날씨마저 도와주지 않는 것 같아 보이네요. 하늘이 잔뜩 찌푸린 상태로 있으니 말이죠.


나는 머릿속에 아주 작더라도 여유 공간을 하나 만들어 보려고 했다.



하지만 폭풍의 속의 가브리엘 표정은 그리 나빠 보이지 않아 보입니다. 심지어 어디인가 기대에 찬 얼굴이 어디 좋은 곳에 가는 것을 알려주는 것만 같습니다. 아이의 표정만 보더라도 가브리엘의 머릿속이 점점 여유로워지고 있는 것을 느낄 수 있으니까요. 가브리엘은 어디를 가는 걸까요?


맞다, 오늘은 금요일이니까...
...
오늘은 금요일이니까.



가브리엘의 여정은 매주 금요일마다 진행되나 봅니다. 금요일.. 금요일... 왠지 모르게 곱씹게 되네요. 사실 저희는 서울에서 살다가 서울 근교에 보금자리를 잡았답니다. 첫째 아이를 친정에게 맡기고 워킹맘으로 살아가기 위해 이곳으로 왔는데 어쩌다 보니 저는 일을 그만두었고 두 아이를 전적으로 양육하고 있어요. 이제 서울로 다시 입성하기는 힘들겠다고 생각한 적도 있지만, 드넓은 공원을 내 집 앞처럼 드나들며 자전거며, 킥보드며, 인라인이며 각종 탈것들을 확 트인 공간에서 자유로이 즐기는 아이들을 보니 이곳은 참 아이 키우기에는 정말 좋은 곳이라는 생각이 들곤 합니다. 물론 완전 시골은 아니기에 쏟아지는 별빛 구경은 하지 못하지만요.

하지만 아이가 커가면서 마냥 이 드넓은 공원을 즐기기가 힘들더군요. 예체능 관련 학원만 겨우 2개 정도 다닌다고 생각했는데, 사실 집에서 책육아다, 엄마표 수학이다 영어다 하는 집안의 학습까지 생각해 보면, 제 생각보다 아이는 빡빡한 스케줄을 가지고 있더라고요. 여유를 준다고 주는 그 시간이 어쩌면 아이에게는 부족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가브리엘을 보면서 느껴지네요.



고요 속에서 할아버지의 얘기를 들었다.
아무 말씀도 안 하셨지만 말이다. 별들의 얘기를 듣고, 숲의 얘기도 들었다.
오늘은 금요일이니까.



금요일.
뭔가 특별한 날이어야 할 것 같아요.

가브리엘처럼 한적한 시골, 그리고 차로 두 세시간 정도 걸리는 거리에 있는 시골 친척도 없고, 주말에 아이와 함께 추억을 쌓아줄 할아버지도 없지만, 아이의 머릿속에 여유 공간을 만들어 줄 수 있는 그런 이벤트를 정기적으로 가져야 할 것만 같습니다. 살면서 쉬는 것 역시 중요하다고 하잖아요. 자연 속의 고요에서 자연의, 별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도록 하면 좋을 것 같지만 지금 현실로는 쉽지 않다는 게 아쉽네요. 하지만 다른 방법을 생각해 봐야겠어요. 금요일의 저녁을 어떻게 보내야 할지요. 아이들의 머릿속을 여유롭게 풀어주기 위해, 아무것도 들어오지 못하게 할 수 있는 우리 가족만의 방법을요.



[가브리엘]의 뒤 면지처럼 수많은 별볓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없겠지만 수많은 기분 좋은 추억으로라도 가득 찰 수 있도록 우리만의 금요일 이벤트를 생각해 보는 건 어떨까요? 그림책 [가브리엘]을 보면서 말이지요.




* 출판사로부터 그림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리뷰를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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