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쯤인지 모르겠는 오늘
이보람 지음 / MY(흐름출판) / 2017년 3월
평점 :
절판


에세이라고 들었는데 받자마자 쭉 훑어보니 시집 같다는 느낌이 강했던 책이었다. 이 책의 저자가 섬세한 글귀와 개성 가득한 일상으로 사랑받는 인스타그램 스타라는데.. 나는 인스타그램을 안 해서 이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됐다.

 

사실 이 책, <어디쯤인지 모르겠는 오늘>은 제목 때문에 읽고 싶었던 책이다. 인생에서 진짜 오늘은 어디쯤일까. 이런 생각을 할 때의 그 답답함. 거기에 대해 저자는 어떤 말을 해주려나 궁금했다. 밤에 자려고 이불을 덮고 누웠는데 그날 하루가 굉장히 버거웠다는 느낌이 들었던 날... 몸도 마음도 지친 것 같은 때에 스탠드 불빛 아래서 책을 한 장씩 넘기기 시작했다.

 

감성 가득한 글귀들이 모여 있다. 그리 길지 않은 문장을 쉬엄쉬엄 읽어가며 공감하고 위로를 받는다. 조용하고 따뜻한 말들이다. 사소하지만 이런 위로들이 필요할 때가 있다. 아니, 어쩌면 그게 진짜 전부가 아닐까 생각이 들 때가 있다. 따뜻한 위로가 전부인 것 같은 느낌.. 아마 특히 위로가 필요하던 때였나 보다. 말로는 항상 괜찮다고 하는데, 나 정말 괜찮은 걸까? 여러 생각이 들었다.

 

진짜 공감 많이 했던 부분이 하나 있었다. p.256의 ‘어차피 혼자 풀어야 할 숙제인 걸 알고 있지만’ 부분... 정말 힘든 일이 있는데 누구에게 어떻게 얘기해야 할지 모르겠으나 도저히 혼자서는 감당이 안돼서 어렵게 누군가에게 얘기를 꺼낼 때가 있지 않나. 근데 그때 얘기를 마치자마자 괜찮아, 잘 될 거야. 너보다 더한 사람도 많아... 이런 얘기 들어본 적 있지 않음? 들어본 적 있다면 공감할 만한 글귀였다. 물론 나를 힘들게 하는 모든 일들이 어차피 결국 나만이 풀어야 할 숙제라는 건 잘 아는데, 그럼에도 주변 누군가에게 어렵게 말을 꺼낸다는 거.. 그것은 말함으로써 그 무게가 조금은 가벼워졌으면 하는 마음과 내 옆에서 누군가 진지하게 그 문제를 들어주는 사람이 있구나 라는 안심을 갖기 위해서인데.. 그런 반응이 나오면 괜히 얘기를 꺼냈다는 생각이 들지... 그래서 점점 더 고립을 자처하는 걸까.

 

감성 글귀와 사진 보는 것을 좋아한다면 가볍게 읽어보기 좋은 책이었다. 어디쯤인지 모르겠는 오늘이지만 그래도 그 오늘이 가장 중요한 것일 테니, 힘내보자, 생각이 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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