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 두기 - 세상의 모든 관계에서 나를 지키는 힘
임춘성 지음 / 쌤앤파커스 / 2017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인간관계에 관한 문제는 항상 어렵기만 한 것 같다. 근데 이런저런 사람들을 만나고 시간이 점점 흐르면서 느끼는 점은 인간관계 문제에 딱 정답이라고는 없겠지만, 그래도 가장 현명한 게 ‘적당한 거리 두기’가 아닐까 생각한다. 너무 가깝지도 않고 멀지도 않게 적당한 거리를 두고 관계를 맺는 게 나한테도 좋고, 상대방한테도 좋다는 것.... 요즘에는 그렇게 크게 인간관계로 스트레스 받는 일은 없지만, 적당한 거리 두기에 관심이 있어 이 책을 읽게 됐다.

 

책은 총 8개의 챕터로 구성되어 있는데, 각 챕터의 제목들이 인상적이다. ‘휘둘리지 않으려면, 버림받지 않으려면, 치우치지 않으려면, 손해 보지 않으려면, 상처받지 않으려면, 책임지지 않으려면, 홀로되지 않으려면, 꼴통 되지 않으려면’!!! 생각해보면 인생의 거의 모든 문제는 ‘거리 조절’에 실패했을 때 벌어진다고 이야기하는 저자는 너무 멀지도 너무 가깝지도 않게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면서 중심 잡고 살아가는 것에 대해 여러 조언을 해준다.

 

사랑뿐만 아니라 우정에 대해서도 좋은 이야기를 많이 해주는데.. 친구 사이의 거리에 대해서도 여러 생각을 했다. 나는 친구를 사귈 때 좁고 깊게 사귀는 스타일이고 친구가 많은 편도 아니다. 즉, 저자가 예로 들고 있는 많지 않은 친구와 속 깊은 우정을 나누는 사람이 바로 나의 경우라고 볼 수 있다. 나도 고민이 있거나 하면 다른 사람들처럼 친하고 많이 믿고 있는 소수의 친구들에게 털어놓는데, 이 책을 읽다보니 어쩌면 내가 소수의 사람에게 나의 소중한 가치를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진 않은지 생각해보게 됐다. 그럴 경우 친구들이 나를 휘두르려는 저의나 악의가 없다고 하더라도, 친구들에게 의지하려는 내 마음이 나 스스로를 옭아매서 소중한 친구들을 ‘나를 휘두르는 사람’으로 만들 수 있다는 얘기가 기억에 많이 남는다. 이런 생각을 해본 적이 없어서 읽으면서 아.. 이럴 수도 있겠다.. 라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 친구 숫자가 중요하다는 생각을 안 하는데, 인생을 함께 걷는 친구를 꾸준히 만들어야 한다는 충고는 가슴 깊이 새겨둬야겠다. 너무 많은 친구와 얕은 우정을 나누는 것도 문제이지만 또 너무 소수의 친구와의 우정에 올인하는 것도 좋지 않다는 의견에 일리가 있다고 생각했다.

 

예전에는 가까우면 좋은 거라고 생각했다. 사랑하는 사람이든 친한 친구든 가족이든 전부... 내가 별로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과의 관계만 인간관계 스트레스의 원인이었다. 근데 어느 순간부터 아무리 가까운 사이에도 어느 정도의 거리가 있는 것이 건강한 인간관계라는 것을 알게 됐다. 너무 가까워도 좋기만 한 것은 아니었다. 무엇이든지 적당한 게 좋다고 하지 않던가. 인간관계도 그런 것 같다. 알지만 쉽지 않기도 하고... 그 적정선을 맞추는 게 참 어렵지 않나... 결국 여러 관계에서의 ‘거리 두기’는 평생 내가 스스로 풀어야 할 숙제일지도 모른다. 건강한 인간관계를 위해 적당한 거리 두기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다시 상기하게 된 것만으로도 이 책을 읽을 가치는 충분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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