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
소크라테스의 변명·크리톤·파이돈·향연 (그리스어 원전 완역본) - 플라톤의 대화편 현대지성 클래식 28
플라톤 지음, 박문재 옮김 / 현대지성 / 2019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소크라테스는 유명한 철학자이다. 하지만 소크라테스는 자신의 사상을 글로 남긴 적이 없다. 그래서 플라톤의 기록으로만 남아있다. 그 대표적인 글을 모은 책 바로 이책 '소크라테스의 변명 크리톤 파이돈 향연'이다.

이 책은 몇가지 장점을 가진다. 일단 네개의 다른 이야기는 조금씩 다른 주제를 담는다. 분야도 다르고 분량도 나뉘니까 어려운 철학의 두꺼운 분량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적고 느린 호흡으로도 천천히 따라갈 수 있게끔 해준다. 또한 소크라테스가 자신의 생각을 정리해서 적은 글이 아니라 '청자'가 존재하여 서로 대화를 이루기 때문에 주된 내용을 설명하고자하는 말들이 많아 이해에 도움이 된다. 그리고 여러 상황 설명이나 각주 등이 잘되어 있다.

우리가 철학을 해야하는 이유를 느끼게 해준다. 소크라테스의 실천적인 사유와 변증이 도드라진다. 그냥 세상의 원래 그런 이야기들을 수동적으로 받아들이던 이에게 조금만 더 분별력을 가지고 철저한 분석과 논증의 태도를 취해야 한다는 것을 느끼게 해준다. 자기반성, 객관적 성찰, 체계적인 사고과정을 느껴볼 수 있다. 대화를 따라 읽다보면 홀린듯이 집중하여 나도 그 주제에 대한 생각을 해보게 된다. 정의나 삶, 사랑에 관한 주제를 자연스레 풀어간다. '맨프럼어스'나 '대학살의신'과 같은 영화를 보는 듯한 기분이 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82년생 김지영 오늘의 젊은 작가 13
조남주 지음 / 민음사 / 2016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책은 굉장히 치밀하게 잘 기획된 작품이다. 저자의 기획의도로 읽혀지는 것들이 누구에게나 공감대를 형성해 낼 수 있는 것으로 느껴졌고 전체적으로 이러한 의도가 잘 반영 되었다고 본다.

소설이라기엔 조금 어색한 어조로 시작한다. 마치 해설을 하는 듯한 말투로 일관되게 인물과 거리를 유지한다. 인간극장 같은 다큐멘터리를 보는듯한 느낌이다. 이는 당사자의 입장에 대한 이해나 공감을 강요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독자 스스로가 관찰자로서 자신이 느껴지는 대로 볼 수 있게끔 한다. 이러한 지점은 특정한 공감대가 형성될 타겟들을 위한 책이 아니라는 반증이다. 이분법적으로 나누기에는 위험할 수 있지만 가장 큰 경계선은 ‘남과 여’일수 밖에 없는 것은 사실이다. 그래서 이 책은 보편적 여성에 대한 이야기이므로, 남성의 공감대 형성에 얼마나 성공적일 수 있는가에 있어서 실질적 가치를 지닌다고 생각한다.

작가는 실제로 거부감 없이 많이 읽히기를 바랐다고 한다. 그래서 극단적인 상황이나 인물은 피했다고 한다. 남성이 직접적인 가해자가 되어버리면 이미 하나의 ‘소설’이 되고 극중 판타지에 지나지 않으며 책을 덮고도 그저 책 속 이야기로 그칠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러한 점을 의도적으로 피한 이 책은 남성독자에게도 거부감 없이 읽힐 수 있다.

다시 말하자면 내가 본 이 책의 의도는 공론화나 대립이 목적이 아니다. 당연히 사회고발도 아니고 판타지도 아니다. 출처까지 밝혀가면서 숱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가장 빈번하게, 보편적으로 발생하는 사건들에 집중했다. 단지 기구한 운명을 타고난 불운한 여성의 이야기를 만들어낸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내 옆의, 내 곁의, 내 주변의 여자들이 겪었던 이야기들이다. 현실적인 디테일이 살아나는 문장들과 과도하지 않게 콤팩트한 표현들은 담백함을 무기로 현실을 벗어나지 않게 한다.

그럼에도 소설이 갖춰야할 ‘흥미’와 ‘몰입’은 구조적인 형태로 이루어 낸다. 가장 결정적인 사건부터 초반에 배치된다. 따라서 김지영씨는 대체 왜 그렇게 되었을까? 라는 물음을 심어주며 하나씩 면밀히 살펴본다. 이후에는 어린시절, 여학생, 여대생-여자직장인, 아내이자 엄마 라는 네번의 시기를 나눠서 보여준다. 담담한 어조로 사회적 알람에 맞춰 구성되었다. 이러한 싸이클을 보면 어느 누구라도 삶이 동일한 궤적을 그릴것이다. 그래서 자연스레 공감할 수 밖에 없는 구조를 갖췄다.

또한 세심한 기획력이 돋보이는 점은 일명 ‘벡델 테스트’ (미국 여성 만화가 엘리슨 벡델이 고안해낸 영화 성평등 테스트 - 이름을 가진 여자가 2명이상, 이들이 서로 대화, 대화 내용이 남자와 무관 등의 세가지 기준)의 역을 적용하여 이름을 가진 남자는 오직 남편 ‘정대현’씨 밖에 없다. 가장 결정적인 제목 역시, 보편적인 인물의 일대기로 보여주기 위하여 산아제한과 IMF경험, 무상보육 등의 이슈가 삶에 고스란히 남을 수 있는 82년생의 흔한 김씨, 당시 가장 많은 이름의 지영으로 결정되었다.

사실 남녀불평등은 대체 어디서 비롯 되었는가를 거슬러 보면 먹고 사는 문제를 벗어나지 못한다. 한 가족공동체가 살아가는데 필요한 역할이 구별되고, 가족이란 공동체 단위에서 선택권을 빼앗기는 희생자는 여자였다. 경제와 육아라는 두 축에서 부당하게도 을의 입장이 되어버렸다. 비록 이를 과거의 다양한 환경이나 세태로써 인정한다고 양보하더라도 현재에까지 타당하지는 못한 이유이다. 시대착오적인 발상을 여전히 이어오고 있는 것은 분명 고쳐져야할 부분이다. 사회 속의 여성이 보장받지 못하는건 사실 인식과 제도가 미비하여 개선되어야할 부분인데도, 언제나 좋은게 좋은거다, 피해주지말고 순탄히 넘어가자는 문화가 팽배한 대한민국의 현실 속에서는, 함구가 미덕인 세상에서는 여전히 잘못을 답습해갈 뿐이다. 이러한 것들을 공감하지 못하는 남성들은 사실 이런 점들을 알아보려는 노력조차 하지 않는 태도를 가지고 있다. 다른 이를 자신의 관점에서만 보면 당연히 덜 와닿는것이 당연한 것인데도, 오로지 자신의 관점 안에 갇혀서 보고있는 스스로의 한계를 깨지 못하는 것이다. 단적인 예로 소설 속에서 ‘육아’나 ‘가사’를 ‘도와주는 것’이라고 표현하는 것에서 잘 드러난다. 이미 무의식적으로 남의 일이고 선이 그어져있는 것이다.

특히 결말부에서 보여주는 다소 냉소적인 설정도 중요한 지점이다. 고통을 받는 이들에게 도움을 주어야할 이들은 여전히 피해자들을 이해하지 못하는 한계를 드러낸다. 이러한 비관적인 시선은 끝없는 무력감으로 이어지게 한다. 만약 희망적인 메세지로 마무리 지어 마음의 짐을 덜어 주었더라면 책을 덮었을때 현실에선 여전히 남의 일로써 공감하지 못할 것이었다. 우리를 고민에 빠트리며 직접적인 해결자가 되어야할 태도를 갖게끔 해준다.

PS. 개인적으로는 공감을 자아내는 탁월한 기획력에 남자들을 위한 페미니즘 입문서가 아닐까 라는 생각을 했는데 오만했다. 다른 몇몇 남성들은 여전히 이조차도 소설정도로 취급하며 무뎠다. 굉장히 놀라웠다. ‘이런 일은 드물어’라는 무서운 마인드를 가졌으니 말이다. 남성중심사회가 악순환을 반복할 수 밖에 없는 현실을 직접 지켜본 셈이다.

언제나 원래 그런 것은 없다. 설령 누군가 보풀이 불편하다고 하는 것을 보고 '고작 보풀로 호들갑이냐'고 하는 태도는 지양해야한다.

(본 리뷰는 올해 5월 8일 개인 포스트에 등록한 글을 조금 다듬은 내용입니다. 별로 보는이 없는 공간이라 누군가 도용해도 전혀 눈치 못챌 곳이기에 우려삼아 덧붙입니다.
참고 : http://naver.me/xahPQHO6)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비밀의 정원 - 안티 - 스트레스 컬러링북 조해너 배스포드 컬러링북
조해너 배스포드 지음 / 클 / 2014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스트레스가 해소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미생 1~9 완간 박스 세트 - 전9권 - 아직 살아 있지 못한 자 미생
윤태호 글.그림 / 위즈덤하우스 / 2013년 9월
평점 :
품절


인생이녹아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비밀의 정원 - 안티 - 스트레스 컬러링북 조해너 배스포드 컬러링북
조해너 배스포드 지음 / 클 / 2014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스트레스해소되어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