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기로운 사피엔스 생존기 - 선사 시대에서 우주 시대까지 살아남은 단 하나의 인류 인싸이드 과학 2
프랑수아 봉 지음, 오로르 칼리아스 그림, 김수진 옮김 / 풀빛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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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평범했던 인류가 최후의 인류로 남게 된 비밀, 
슬기로운 사피엔스 생존기 청소년 과학추천도서

 


 




 


슬기로운 사피엔스 생존기
프랑수아 봉 글, 오로르 칼리아스 그림, 김수진 옮김, 풀빛미디어 펴냄

 

 

 

 

왜 하필 사피엔스일까? 사피엔스는 왜 지구에서 유일한 인간 종이 되었을까? 답은 명백하다. 사피엔스만이 끝끝내 살아남았기 때문이다. 얼마 전 읽었던 고고학자 닐 올리버의 책 "잠자는 죽음을 깨워 길을 물었다"에서 메모해둔 '적자생존의 가지치기를 피하지 못한 모든 고인류는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라는 말이 문득 떠올랐다. 그만큼 사피엔스는 위대하다. 나는 사피엔스다. 고로 나는 위대하다. 이상한 소리 하지 마요? ㅋㅋ 

 

 

 

사피엔스, 지적 능력과 호기심이 뛰어난 선택된 존재

 

 




 

영장류에서 출발해 오스트랄로피테쿠스의 유전자를 물려받은 호모 하빌리스가 진화한 호모 에렉투스는, '생물학적 진화 - 새로운 인지 및 정신 운동 능력의 발달 - 도구의 발명 - 새로운 적응 능력'이라는 흐름을 타고 호모 사피엔스까지 잘 굴러갔다. 그런데 호모 대열에서 제외되었던 오스트랄로피테쿠스가 사실은 최초의 뗀석기를 만든 종이었음이 최근 알려졌다. 그렇다면 도구를 사용했으니 호모 오스트랄로피테쿠스라고 명칭이 수정되어야 할까나!

 

이런 의논은 나중으로 미루고 어쨌든, 불을 잘 다루었던 호모 에렉투스는 지구상에서 광범위하게 번성하여 이곳저곳으로 진출함으로써 그 환경에 맞게 진화하였다. 그중 유럽에서 그들은 혁신을 선택해서 네안데르탈인이 되었고, 아프리카에서는 더 변신하여 마침내 사피엔스가 탄생했다. 여기서 등장하는 개념이 공진화다. 이는 주어진 환경에서 서로 다른 두 종이 공동으로 진화할 때 하나의 종이 하는 행동이 다른 종의 행동을 좌우하고 서로의 진화에 영향을 준다는 개념인데, 실상 모든 종을 이겨내고 살아남은 후계자는 사피엔스인 셈이다. 그렇다고 네안데르탈인이 완전히 실종된 것은 아닌 것도 고유전학의 발전으로 밝혀졌으니, 네안데르탈인과 사피엔스의 유전자는 서로 섞여서 희석되었고 지금에 이르렀다고 보면 되겠다.







 

사피엔스가 한 곳에 정착해 있지 않고 지구 곳곳으로 이동한 이유는 무얼까? 일단 환경 변화를 꼽는다. 환경 변화에 따른 기후가 세상을 끊임없이 변화하게 했달까. 그러니 지금 각국이 대비하자고 외치는 기후 변화는 그만큼 중요한 것이다. 사람이 살기에 항상 적합했던 곳에는 꾸준히 사람들이 살았지만 온화한 기후일 때만 비연속적으로 사람이 살았던 곳도 있고 사람이 살 여건이 되지 못한 곳에는 상황에 따라 사람들이 떠나기도 하고 모이기도 했다. 즉, 우리의 선조인 수렵채집인들은 끊임없이 떠돌이 생활을 하며 삶의 터전을 재구성한 것이다.

 

한 곳에 정착한 호모 에렉투스는 공동체주의자였기에 살아남을 수 있었다고 본다. 그들은 멀리 바라봐야 했기에 높은 곳에 자리잡았을 수도 있고, 짐승들이 물을 마시기 위해 들를 수밖에 없는 얕은 강가 주변, 혹은 거대한 짐승을 쉽게 옮기고 보관할 수 있도록 낮은 곳에서 생활했을 수 있다. 그들은 가족의 개념이라기보다는 하나의 사회적 단위로서 살았을 것이고 모여 앉아 불로 음식을 조리하고 빛을 지키기 위해 애쓰고 무기를 만들었을 것이다. 융합이다. 이제 한 장소에서 오래 머물러야 한 그들은 관계성을 필요로 했고, 장신구 등을 이용해 성적/세대적/문화적 정체성을 드러내기 위한 표식을 발달시켰으며, 종교 및 장례 등의 예식과 자신들의 생활을 추상화 구상화를 비롯한 동굴 벽화 등으로 표현했다.







 

 

  

 

 

이동 생활을 하는 수렵채집인, 농경과 야생동물의 가축화 등을 통해 정착 생활을 하는 농경목축인으로 보통 나뉘는 인류. 어쩌면 신석기시대가 인류세의 시초일까? 혹시 우주시대에 사피엔스를 운운하는 것은 어쩌면 시대 착오적인 것일까? 땡! "슬기로운 사피엔스 생존기"의 저자 프랑수아 봉은 인간은 자신의 운명을 손에 쥐고 지배하는 방식에 따라 행동적 생물학적 차원에서 영향을 받는데, 이런 방식은 하룻밤 만에 생겨난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 모든 것은 하나의 흐름이 아닐까 싶다. 앞선 것이 없었다면 나중 것도 없을 것 아닌가. 인류는 늘 상상하고 꿈을 꾸어왔기에 이만큼 발전한 것이라고 본다. 이미 우주로 진출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인류이기에 우리의 앞날이 어디로 어떻게 흐를지, 사피엔스는 어떤 방향으로 진화할지 하는 궁금증과 함께 최후의 인류라 하니, 혹시 우리 정말... 하는 일말의 두려움이 공존한다. 

 

앉은 자리에서 끝까지 읽어버린 프랑수아 봉의 "슬기로운 사피엔스 생존기". 오로르 칼리아스의 멋진 그림이 더해지니 보는 재미가 더욱 좋다. '슬기로운 사람'이라는 뜻의 호모 사피엔스의 탄생, 그들의 소통 방식, 문화, 공존 등이 제법 친절하게 설명된 청소년 교양과학 "슬기로운 사피엔스 생존기". 30만 년 전 호모 사피엔스의 삶에서 21세기 인류의 미래를 찾아보는 기회, 아이들과 함께 가져보자. 

 

 

출판사 지원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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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식객 허영만의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캘린더 - CALENDAR & 컬러링 BOOK
허영만 그림 / 가디언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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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식객 허영만의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캘린더

CALENDAR & 컬러링 BOOK












와아~ 벌써 2023년이 성큼!

2022년이 이제 두 달도 안 남았어요. 세월 정말 빠르네요.

10월이면 서점이며 문방구로 다음 해 캘린더랑 다이어리, 스케줄러 구경 다니곤 했는데

이제 세월 빨리 가는 거 하나도 안 반가운 나이가 되었다 보니 ㅋㅋ



그래도 예쁜 탁상 캘린더에 눈이 반짝대는 건 어쩌면 본능?

올해 만난 첫 2023 캘린더는

허영만 만화가의 그림이 귀여운 "2023 식객 허영만의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캘린더"






인생 '멋있고 맛있게' 살자

비싸다고 좋은 음식이 아니다

아무거나 먹지 말고

제철 건강한 맛을

맛나게, 제대로 즐기자







인생, 멋있고 맛있으면 OK~

먹는 거 좋아하는 1인이기에

맛난 거 먹고 건강하게 살면 그거 참 멋있겠다 싶다.










이번에 출간된 2023 캘린더 & 컬러링북에는

<식객 허영만의 백반기행>으로 맛집 가이드가 된 허영만 작가가

방방곡곡 발품을 팔아 찾아낸 음식들을

월별 제철 식재료와 음식, 24절기에 맞춰 추천한 건강 음식으로 담았어요.

이벤트 데이에 먹어야 할 음식도 있고요!

예컨대 4월 14일 블랙데이엔 짜장면,

4월 20일 곡우엔 조기와 바지락이 제철 식재료.



요기서 끝나면 싱겁죠?

뒤쪽에 소금 좀 쳤습니다^^











요거죠.

캘린더에 맛있게 간을 맞춰주는 컬러링 도안들.

허영만 작가가 선택한 제철 음식이 옆에 그려져 있어요.

컬러링 도안은 그 그림을 보고 색칠하면 돼요.

그리고 또 한 번 간을 맞춰줍니다.









요거요!

컬러 테라피: 맛있게 색챌해 보세요

이 도안에 색칠한 후 이벤트에 참여할 수 있어요.

색칠한 그림을 사진으로 찍어서 이메일로 보내면 응모되는데요

1인 1회 참여 가능하고 선착순 100명 한정 이벤트예요.

메일 주소는 gadian@naver.com

물론 색깔은 내 맘대로 픽 가능!

허영만 작가님의 그림과 나의 색감이 어떻게 어우러질지 궁금하네요.









캘린더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문구는

지금 휴가 중입니다

하하하, 매일매일 휴가이고 싶다~











"식객" "타짜" "각시탈" "날아라 슈퍼보드" 등

48년 동안 500여 편의 만화를 그린 허영만 만화가.

예전에 일산 쪽에서 우연히 스쳐 지난 적이 있는데

아, 그때 사인 좀 받아둘 걸 그랬어요.

완전 소탈하신 차림새에 친근한 웃음을 보여주셨는데 말이죠.



내년 달력 찾고 계신다면, 건강해질 것 같은 캘린더,

"2023 식객 허영만의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캘린더"로 만나보실래요^^





출판사 지원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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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중심의 행성에서 살기 위하여 - 인류세 리뷰
존 그린 지음, 이진경 옮김 / 뒤란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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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그린 에세이 인간 중심의 행성에서 살기 위하여_인류세 리뷰



 



 

인간 중심의 행성에서 살기 위하여_인류세 리뷰
존 그린 지음, 이진경 옮김, 뒤란 펴냄

 

 


우리 인류는, 아니 나는 혹시 살아생전 종말을 맞이할 것이라고 생각할까? 딩동댕동. 사실 지구의 종말이나 인류의 종말을 생각하자면, 나는 엄청난 낙천주의자임에도 불구하고 두려움에 사로잡히곤 한다. 아, 나의 감정 리뷰는 미뤄두어야겠다.

 

 


지구는 뜨거워지고 있고 빙하는 녹고 있고 각종 감염병이 몰려오고 미치광이는 전쟁을 벌이고 경제는 터지기 일보 직전이다. 최근 들어 우리가 전쟁이나 인공지능 혹은 감염병이나 기후 위기 또는 생태계 위기에 직면해 있다는 전문가의 경고를 얼마나 많이 접하고 있는가! 그런데 어쩌면 경제적 쓰나미에 휙 돌아버린 사람들이 난동을 벌이다 어느 새 트리거를 건드릴지도 모른다. 이것 때문이든 저것 때문이든 25만 년 동안 하나의 종으로 존재해왔던 우리 현생 인류는 지금, 우리가 멸종으로 내몬 도도새나 자이언트 나무늘보처럼 어느 순간 사라질 수 있다는 긴박감에 사로잡혀 있다.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 용기 있는 자, 누굴까!

 

 

우리는 너무나 강하지만 동시에 충분히 강하지는 않다.

 

 

 

인류세가 뭐지? 내가 모르는 세금이 생겼나? 아, 부끄럽지만 그리 생각했다. 찾아보니 인류세란 노벨화학상을 받은 네덜란드의 화학자 크뤼천이 2000년에 처음 제안한 용어란다. 인류의 자연환경 파괴로 인해 지구의 환경체계는 급격하게 변하였고, 그로 인해 지구환경과 맞서 싸우게 된 시대라는 새로운 지질시대 개념... 한번에 팍 이해되지는 않는다 싶다가, 퍼뜩 눈에 들어오는 설명을 찾았다. 지질시대를 연대로 구분할 때 기(紀)를 더 세분한 단위인 세(世)를 현대에 적용한 것! 아하. 몇 기 몇 기를 더 세분화해 몇 기 몇 세~ 이런 식으로 가는 건가 보다. 존 그린의 정의에 따르자면, 인류세란 현재의 지질시대를 가리키기 위해 제안된 용어다. 그렇다면 지금 시대에 대한 리뷰인가?

 

 




 


신생대 제4기 홍적세, 지질시대 최후의 시대이자 현세인 충적세, 전혀 새로운 시대. 어쨌든 다른 새로운 지질시대가 도래했다는 뜻에서 등장한 개념이 인류세! 아이고 두야? 인류세는 단순히 보자면, 크뤼천이 제안한 2000년 안팎을 그 시작으로 친다. 그런데 이런 거 필요없다. 존 그린의 논픽션 "인류 중심의 행성에서 살기 위하여"에 붙은 '인류세 리뷰'라는 말에 너무 얽매여 책을 과학적으로 읽어야 한다는 강박에 사로잡혔달까. 

 


이 책은 그야말로 현 시대의 각종 것들에 대한 리뷰다. 지구라는 행성의 운명을 틀어쥐고 있는 시대인 '인류세'를 살아가는 데서 자연스레 겪었던 일들을 풀어놓은 것이다. 그저 삶과 죽음, 지구, 인류를 탐구하기 위해 지극히 인간적인 기운을 풍기는 주제들을 등장시킨 인문에세이인 셈이다. 이 리뷰들에 존 그린은 개인적 경험과 삶의 자취를 잘 녹여내고 있다. 그런데 마치 신변잡기인가 싶은 2021년 굿리즈 초이스 어워드 논픽션 분야 최우수도서 수상작 "인류 중심의 행성에서 살기 위하여_인류세 리뷰"의 밑바닥에는 지구에 대한 통찰과 사유가 담겨 있다. 

 

 


우리는 우리 자신이 우주 속에 존재하고 있음을 알고 있는, 우주의 유일한 존재다. 우리는 지구의 기후와 생물종의 다양성을 근본적으로 재편할 정도로 충분히 강하다. 하지만 그것들을 다시 재편할 방법을 선택할 정도로 충분한 위력을 가지고 있지는 않다.


인류세의 가장 큰 특징으로는 인류에 의한 자연환경 파괴를 들 수 있다. 그동안 인류는 끊임없이 지구환경을 훼손하고 파괴함으로써 인류가 이제까지 진화해 온 안정적이고 길들여진 환경과는 전혀 다른 환경에 직면하였다. 엘니뇨·라니냐·라마마와 같은 해수의 이상기온 현상, 지구온난화 등 기후 변화로 인해 물리/화학/생물 등 지구의 환경체계도 근본적으로 변화하였다. 이로 인해 우리 인류는 급격하게 변화하는 지구환경과 맞서 싸우면서 어려움을 극복하지 않으면 안 되게 되었는데, 인류세는 환경훼손의 대가를 치러야만 하는 현재 인류 이후의 시대를 가리킨다. 인류로 인해 빚어진 시대이기 때문에 인류라는 말이 붙은 것이다.

 

 




 




당장 우리에게 닥친 감염병으로도 세상은 휘청였다. 아직 인류가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여러 질병들과 마찬가지로 코로나19바이러스는 그 정복이 요원하다. 그리고 요즘 거의 매일 등장하는 기후 위기에 대한 보도는 사태의 심각성을 예측한 인간들의 엄청난 경고임에도 불구하고 이미 불감증을 겪는 느낌이다. 어쩌면 인류라는 하나의 종이 이미 지구를 96퍼센트 이상 차지함으로써 공룡이 겪었던 대멸망의 시기에 이미 접어들었다는 회의론 때문에 포기하는 건가 싶기도 하다. 하지만 나 역시 두렵지만 낙천주의자적인 성격을 살려보기로 한다. 인류가 모질게 겪은 참사를 어떻게 이겨냈는가를 떠올리기로 한다.

 


'나는 종말에 가까워지고 있지 않다고 믿기로 했으며, 끝은 오지 않을 것이며, 우리가 다가오는 변화에도 살아남을 방법을 찾게 될 것이라 믿기로 했다'는 저자 존 그린의 말이 새삼 와닿는다. 우리에게 추억이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를 통해 작은 실천을 촉구하는 존 그린. 그 실천이 변화를 일으키고 희망을 불러올 수 있음을 깨우쳐주는 책. 인간 중심 행성에 관한 풍부하고 경이로운 탐구서, 존 그린의 감성 가득한 인문에세이 "인간 중심의 행성에서 살기 위하여_인류세 리뷰"다.
 

 

출판사 지원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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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도 뱀파이어는 생각보다 빠르게 달린다 고블 씬 북 시리즈
송경혁 지음 / 고블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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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블씬북 시리즈, 송경혁, 충청도 뱀파이어는 생각보다 빠르게 달린다

 

 

 




 


충청도 뱀파이어는 생각보다 빠르게 달린다
송경혁 지음, 고블 펴냄​

 

 


코로나 19가 우한발인가를 두고 설왕설래가 다시 시작된 이 시기에 뱀파이어와 관련한 코미디 SF소설을 읽게 될 줄이야. 타이밍 어쩔~! 이 뱀파이어가 그냥 뱀파이어냐 하면 천만의 말씀 만만의 콩떡. 루마니아에서 발생한 전염병에 감염된 것들이다. 물린 사람들을 뱀파이어로 변이시키는 바이러스는 급속도로 퍼지기 시작하는데, 누가 전염자고 누가 안전한 사람인지를 도대체 구별할 수가 없을 정도라 더 급박하다. 충청도인데?



 

 

모든 게 변수야.
하지만 본질은 그게 아니잖아.

 

 







영길은 어릴 때부터 심한 입 냄새 때문에 또래한테 놀림을 당했다. 하지만 어쩌랴, 입 냄새는 집안 대대로 내려오는 유전이었는 걸! 어느 날 영길은 부모님이 운전하는 차에 올라 드라이브를 나갔다가 갑자기 달려든 트럭에 받혀 길바닥으로 떨어지는 사고를 당한다. 이 사고 때 영길은 마침 근처 농가에서 일하고 있던 상일에게 구출되어 유일한 생존자가 되었다! 하지만 가족의 사망 소식에 영길은 병원에서 자살소동을 벌이는데... 엄마의 희생으로 자신이 살아났음을 알게 된 미성년자 영길은 유일한 혈육이자 한때 조직폭력 열망파의 보스였던 외삼촌에게 맡겨진다. 그런데 이 외삼촌, 뭔가 이상하다? 

 

 

 

처음과 달리 점점 술에 취한 날이 잦아지는 외삼촌을 뒤로하고, 피를 뽑아 돈을 벌던 영길은 마음을 다잡고 상일과 함께 일하며 생계를 유지한다. 그런데 이게 무슨 일이람! 유럽발 전염병 뉴스가 쏟아지는 참에, 루마니아 출장을 다녀온 상일이 수상한 행보를 보인다. 영길의 지독한 입 냄새가 좋다며 달려들어 그의 흉터에서 피를 빨기 시작한 것이다. 그런데 영길은 왜 감염되지 않는 거지? 그런 생각을 하고 앉아 있을 새도 없이, 청년회장이 영길을 피신시키겠다고 나선다. 그리고 이내 느려터지기로는 대명사 격인 충청도 지역에서 지팡이를 짚지 않고도 겁나 빠른 속도로 뛰어다니는 노인 뱀파이어들이 감염되지 않은 영길 일행을 공격하는데! 누가 적이고 누가 아군인지 몰라 허둥대는 이때 오랫동안 자취를 감추었던 영길의 외삼촌이 갑자가 나타나 자신들의 입냄새와 관련한 놀라운 사실을 들려주는데... 이거 무서운 이야기 맞아요? ㅋㅋㅋ 전염병 이야기라 마구 웃지도 못하겠네!

 



 

 




 

대체적으로 작가의 말을 읽지 않는 편인데 엉겁결에 거기까지 읽어버렸다. 그리고 이거 블랙코미디 SF소설인데 뭔 이런 가슴 찡한 문구 날려주셨나 싶다. 세상의 모든 이가 나를 버린 것 같아도, 아니 실제로 버렸더라도 내 이야기를 들어주는 이가 한 명만 있다면 살아갈 힘을 얻을 수 있는 것 같다.

 

 

 

살아가는 동안 우리는 얼마나 많은 변수를 마주치는가. 그리고 그 변수는 우리의 삶을 얼마나 다른 방향으로 이끄는가. 사람의 목숨을 담보로 돈을 벌고자 하는 일은 또 얼마나 많이 벌어지는가. 이 삶의 와중에 우리는 얼마나 흔들리고 무너지고 회복하고 관계를 이어가는가. 가족을 잃고 혼자나 다름없어진 이 앞에 나타나 손 내밀어준 타인의 가치는 그 누구도 함부로 값을 매길 수 없을 것이다. 모든 게 변수지만 본질을 찾아내라고 주문하는 SF소설 고블씬북 시리즈 8번째 책. 충청도 출신 작가 송경혁표 사투리가 귀에 들리는 듯한 "충청도 뱀파이어는 생각보다 빠르게 달린다"이다.

 

출판사 지원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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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정한 서술자
올가 토카르추크 지음, 최성은 옮김 / 민음사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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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정한 서술자 올가 토카르추크, 문학을 통한 인간의 연대를 서술하다




 


 

 


2022년 노벨문학상 수상자가 아니 에르노로 결정된 지금, 2018년 ㄴㅂㅁㅎㅅ 수상자인 올가 토카르추크의 첫 번째 에세이집 "다정한 서술자"를 만났다. 이 책을 펼치자마자 하나의 그림을 두고, 사인칭 서술자의 입장에서 자신과 자신의 글을 들여다보는 방식을 즐기고 있다는 올가 토카르추크의 시점은 시작부터 나와 사뭇 다름을 깨닫는다. 노벨문학상 수상작가이니만큼 그녀의 시선을 먼저 인정하고 계속 들어가본다. 세계가 본질적으로 크지 않으며 우리가 충분히 포용할 수 있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깨달은 사람은 누구일까. 흠... 이런 걸 궁금해할 줄이야. 이래서 나와 감상 수준이 다른 걸까. 그런데 저 문장을 읽고 나니 나도 궁금하다. 이런 면에서 보자면 올가 토카르추크는 독자를 자기 편으로 끌어들이는 능력자임이 분명하다.

 

 

 

다정한 서술자
올가 토카르추크 지음, 최성은 옮김, 민음사 펴냄

 

 

 


쥘 베른의 책들 속에서 성장했다고 말하는 올가 토카르추크와 여행에 대해 생각을 나눠본다. 여행을 떠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일상 탈출! 진정한 자유! 헉헉대지 않고 숨을 내쉬는 것! 휴식! 이동 수단이 다양해지고 먼 거리도 거뜬히 짧은 시간 내 움직일 수 있는 시대를 사는 내게, 여행은 이러한 의미이다. 그런데 저자는 가깝게는 우리 조부모들이 살던 시절만 해도, '여행은 낯섦을 연습하는 과정이었다'고 한다. 그렇네. 우리는 인터넷을 통해 숱한 정보를 이미 얻은 채 여행을 떠나지만 선조들의 여행은 하나부터 열까지 대부분 상상이 함께했겠다. 그렇게 보자니, 우리에게 어쩌면 여행은 단순히 떠난다는 행위에 대한 설렘만 있을 뿐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올가 토카르추크는 세상이 획일화되고, 대부분의 장소에서 거의 비슷한 것이 자리잡고 있기에, 혹은 세계 곳곳에 놓인 마데인이 만든 기념품 때문에, 세계여행은 매력적인 잠재력을 잃었다고 말한다. 아, 한편으로 또 그렇구나 하고 동조한다!

 



나는 우리 삶이 사건들의 총합일 뿐 아니라 

각각의 사건들에 우리가 부여하는 다양한 의미들이

복잡하게 뒤얽힌 것이라고 믿는다.

 

 





 

 


여행의 의미가 어떠하든 간에 전 세계를 강타한 감염병 사태에 따른 팬데믹 시대로, 세상은 작아지고 여행은 꿈이 되었으며 우리는 단절되었다. 돈이 있어도 이동할 수 없던, 박탈당한 자유는 이제 막 고삐가 풀리기 시작했지만 여전히 두렵다. 그것만큼이나 두려운 것이 또 있으니, 호모 콘수멘스(소비하는 인간들)의 지적 재화의 소비다. 지금 내가 이 책 "다정한 서술자"의 감상을 적겠다고 자판을 두드려대는 이 순간에도 수백 혹은 수천 건의 기사와 시, 소설, 에세이, 보고서 따위가 창출되고 있다. 이것이 무한성이다.

 


무한성은 끊임없이 스스로를 재생산하며 확산되고 있지만 우리 인간에게 그것을 통제할 수 있다는 느낌을 제공하기 위해 취약하고 보잘것없는 검색 엔진 도구를 전면에 내세웠다. 이에 우리는 세뇌당하여 우리가 그것들을 지배한다고 착각한다. 스스로 바보인 줄도 모르고 바보로 살아가는 것이다. 스스로를 세상과 분리된 유일하고 단일한 존재로 인식한 똑똑한 호모 사피엔스들이 말이다.​ 그런데... 분리되었던 우리는 '다정함'에 의해 다시 서로 연결되고 유대하며, 상대와의 유사성 및 동질성을 깨닫는다. 과연 다정함이 무엇이기에? 내가 아닌 존재에 대한 무한한 연대와 공감의 정서이다. 다정한 서술자 올가는 에세이를 빙자한 리뷰를 통해 이 세상은 살아 움직이고 있고, 서로 끈끈하게 연결되어 있으며, 더불어 협력하고, 상호 의존하고 있음을 이야기한다.

 



 

 



 

 


내게 문학이란 세상에 대한 이야기를 직조하는 끊임없는 과정이다.

 


 


​상호 간의 영향과 연결이라는 통합적 관점으로 세상을 조망하는 에너지가 문학만큼 강력한 장르는 없다고 나는 생각한다. (중략) 문학은 본질적으로 '네트워크'와 유사하다. (중략) 그러므로 문학은 정교하고 특별한 인간의 소통 수단이며 (하략).
작가는 글을 창작해 쓰고 독자는 그것을 해석하며 읽는다. 쓰기와 읽기로 단순화되어 보이는 이 행위에 '다정함'이라는 놀라운 도구가 끼어들면 어떤 일이 발생할까. 작가가 개입해 탄생하던 단순한 스토리텔링은 작가가 개입하지 못하는 상태에서의 창조로까지 이어지고, 독자들은 뜻밖의 연대를 이룬다.


소설가이자 강연자요 심리학전공자인 올가 토카르추크는 세상에 대해 가지고 있던 호기심을 펜데믹 사태를 기점으로 날카로운 현실 진단으로 전환한다. 그녀는 환경 문제와 동물권 수호를 위해 전 지구적 결속을 추구해야 하며, 소외된 대상에게 다정한 연대의 손길을 내밀어야 한다고 말한다. 올가는 "다정한 서술자"에서, 작가로부터 파생된 존재이지만 어느 순간 작가의 의지를 벗어나 자율적인 목소리를 내는 독립적인 인격체인 서술자가 되기 위해 작가 지망생들이 어떤 마음가짐을 가져야 하는지, 어떤 시선을 가져야 하는지 그 방향을 짚어준다. 신과 인간, 인간과 동물, 인간과 자연이 유대의 끈으로 촘촘히 연결되어 있으며 우리가 발상의 전환을 시도해야 한다고 말하는 그녀의 서술에 독자인 나는 다정한 서술자의 창작을 다정한 마음으로 대하려 한다.


올가 토카르추크가 그동안 발표한 에세이와 칼럼, 강연록 중에서 여섯 편의 에세이와 여섯 편의 강연록 등 열두 편을 직접 선정해 엮은 에세이집 "다정한 서술자". 이 글들을 통해 그녀가 엮어내는 문학과 글쓰기의 과정을 만나보자. 동일한 것을 두고 작가와 나는 어떻게 느끼는지를 비교해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겠다.

 

민음사 지원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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