촘스키, 인간이란 어떤 존재인가
노엄 촘스키 지음, 구미화 옮김, 조숙환 감수 / 와이즈베리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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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촘스키, 인간이란 어떤 존재인가 [노엄 촘스키 저 / 구미화 역 / 조숙환 감 / 와이즈베리]


언어학자이자 철학자, 인지과학자로 이 시대의 최고 지성으로 꼽히는 노엄 촘스키의 책이 출간되었다. 촘스키는 오래전부터 계속되어 온 질문인 '인간이란 어떤 존재인가'라는 질문을 가지고 우리에게 찾아왔는데,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고자 인간의 인지적 특성과 관련한 다음 네 가지 질문을 던진다.


1. 언어란 무엇인가?

2. 우리는 무엇을 이해할 수 있는가? (인간의 이해력이 지닌 한계는 무엇인가?)

3. 공공선이란 무엇인가? (우리가 추구해야 할 공공선은 어떤 것인가?)

4. 자연의 신비: 얼마나 깊이 숨겨져 있는 것인가?


우리가 인간으로 태어나면서 본능처럼 자연스럽게 소리를 내고 언어를 사용하기 때문에 여기서 인간이란 무엇인가를 이야기하기 위해 가장 먼저 접근하는 것이 언어이다. 우리의 생각과 감정을 표현하고 상대에게 전달하기 위해 사용하는 언어의 순서와 형태는 내부에서 만들어진 형태를 표출이라는 부수적인 절차를 통해 감각운동 체계에 적합한 형태로 바꾸는데 그 형태는 외적 표출에 사용되는 감각의 양상에 따라 달라진다고 한다. 사람이 살면서 환경에서 익힌 언어가 비록 편리하고 단순하게 줄여 말하는 등 어법에 맞지 않거나 어울리지 않아도 상대에게 의미 전달이 가능한 것인데 촘스키는 언어도 자연의 법칙을 따라야 한다고 말한다. 이렇게 언어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통해 인간은 과연 어떤 존재인가에 대해 가까워질 수 있다며 언어의 기원, 형태와 특성, 변화, 법칙과 규칙 등에 대해 이야기한다.


"언어가 의사소통을 위해 사용된다 하더라도 의미(혹은 소리나 구조)가 같아야 할 필요는 없다. 의사소통은 맞고 틀리고가 아니라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 유사성이 충분치 않을 경우 의사소통에 어느 정도 문제가 생기며, 그것은 지극히 일상적인 일이다. '의사소통'이라는 용어가 실질적인 의미는 거의 없고 다양한 유형의 사회적 상호작용을 포괄하는 용어로 사용됨에도 그게 무슨 상관이냐는 듯 의사소통은 여전히 실질적인 언어 사용의 일부분으로 남아 있다." 


2장에서는 인간의 인지 능력과 인지할 수 있는 한계에 대해서 다루는데 우리가 무엇인가를 이해하는 인지 능력이 신체 능력이라 불리는 다른 것과 비슷하다는 주장과 함께 1장에서 다룬 언어와 이해의 연관으로 추가적으로 이야기한다. 그리고 3장 공공선에서는 사회의 현실과 경제 문제에 대해 다루는데 교육제도, 건강보험, 민주주의, 관료주의, 노동조합, 여성 운동 등 촘스키의 냉철한 사회비판과 문제점 지적을 구체적으로 접하고 오랫동안 변질된 정책들을 개선하고 바꿔야 할 방향에 대해 접할 할 수 있다. 그리고 마지막 4장에서는 자연의 신비에 대해 논하면서 인지능력의 한계를 지적한다.  


"평생 몇 가지 단순한 작업만 하고, 그 결과 역시 어쩌면 늘 똑같거나, 아니면 거의 똑같은 작업을 하며 일생을 보내는 사람은 자신의 이해력을 발휘할 기회가 없으며... 그래서 대개는 인간이 될 수 있는 가장 어리석고 무지한 사람이 된다. 그러나 모든 진보하고 문명화한 사회의 가난한 노동자, 즉 대단히 많은 사람이 이런 상태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 정부가 그것을 막기 위해 애써 노력하지 않는다면."


인간을 존재하게 만드는 인지능력과 언어, 인간이 살아가는 사회와 공공선, 자연의 궁극적인 비밀, 신비까지 여러 철학자들과 과학자들의 책을 인용하면서 그들의 생각과 주장을 보여주며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끊임없이 깊이 탐구하고 생각해야 할 것들을 일깨워주는 것까지는 참 좋았는데 인문학과 과학적인 내용들이 뒤섞여 개인적으로 어려웠고 술술 읽히지가 않아 좀 아쉬웠다. 무엇보다 촘스키가 말하는 인간이라는 존재는 무엇인지 궁금했는데 그것을 이해하기 위해 던지는 질문과 해설이 생각보다 복잡하고 어려워서 다시 읽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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